
오는 8월 개서를 앞둔 수원팔달경찰서가 정상적인 운영 체계를 갖추기까지 10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경찰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인계동, 행궁동 등 범죄 취약 지역을 관할하는 만큼, 조직 정비와 초기 안정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음 달 5일 문을 여는 수원팔달경찰서는 팔달구 전역의 치안을 전담하게 된다. 해당 지역은 인계동, 행궁동 등 유동 인구가 많고 경찰 출동이 빈번한 지역으로, 새 경찰서의 치안 역량이 수원 전반에 미칠 영향도 작지 않다.
하지만 내부에선 수원팔달서가 ‘제 역할’을 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설 경찰서는 초기 조직이 완비되지 않은 채 출범하는 경우가 많고, 인력 구성 역시 기존 조직에서 차출된 인원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신설 경찰서 인력 대부분이 타 부서에서 차출돼 온 경찰관들인데, 서로 다른 조직 문화와 업무 스타일을 가진 이들이 단기간에 조화를 이루기는 어렵다”며 “전국적으로도 신설 경찰서에서 이직이나 전출이 반복되는 '탈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랜 시간 체계를 쌓아온 기존 경찰서와 달리, 수사·형사·경비·정보 등 기능 간 조율과 경험 축적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복잡한 상황에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중간 관리자, 즉 허리급 간부가 부족한 것이 신설 경찰서의 가장 큰 약점”이라며 “과거 화성동탄경찰서도 비슷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현재 수원팔달경찰서는 수원남부·중부경찰서에서 근무한 경험자들을 중심으로 인력을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일선에선 여전히 실질적인 경험 부족, 사무 인프라 미비, 조직 정비 미흡 등의 초기 불안 요인을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팔달구 일대에선 실제 강력 사건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팔달구 우만동에서 청과물을 운영하던 두 명의 업주가 다툼 끝에 충돌했고, 이후 가해자인 40대 중국인 A씨가 피해자인 60대 한국인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이는 이후 장안구에서 범행이 발생했지만, 발단은 팔달구에서 비롯됐다.
이처럼 수원팔달경찰서는 단순 행정 기능이 아닌, 실제로 사건 발생 빈도가 높은 핵심 지역을 관할하게 되는 만큼, 단순한 신설 조직 이상의 대응력을 갖춰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이에 대해 수원팔달경찰서 관계자는 “신설 기관에 대한 우려는 늘 존재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며 “경험 많은 경찰 인력을 배치해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혼선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수원 치안 전반을 경험한 인력들로 조직이 꾸려지고 있다”며 “팔달구뿐 아니라 수원시 전체의 안전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