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서면서 공천개입 의혹과 롼련한 수사망을 정치계로 확대하는 모양새다.
28일 특검팀은 이날 오전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과 경기 화성 동탄에 있는 이 대표 자택,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 대표는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이 불거진 2022년 6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였다. 당시 윤 전 대통령 부부는 2022년 대선 과정에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대가로 같은 해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받도록 해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아울러 이 대표는 명 씨에게 김 전 의원을 주프랑스대사로 보내자고 제안했다는 의혹도 있다. 명 씨의 전 운전기사는 지난 4월 명 씨와 김 전 의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저희(자신과 명태균)가 노원구에 찾아가 그때 같이 차 안에서 그 이야기를 했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 측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을 몰랐으며 이와 무관하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지난해 4월 22대 총선 공천개입 의혹도 확인 중이다.
이 대표는 지선 및 재보궐선거 의혹과 관련해 업무방해 혐의 피의자이며 총선 의혹과 관련해선 참고인 신분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날 확보한 물증을 토대로 이 대표가 총선을 앞둔 2월 29일 명 씨, 김 전 의원,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와 경남 하동군 칠불사에서 만나 논의한 내용을 확인할 전망이다.
이날 오후 특검팀은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 씨를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김 씨는 이른바 '양평 공흥지구 개발특혜 의혹'의 주요 당사자로, 지난 25일 특검팀은 그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김 씨는 김 여사 일가가 ESI&D를 통해 양평 공흥지구에 아파트 개발 사업을 하면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물증을 토대로 이날 김 씨에게 특혜 의혹의 실체를 캐물은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가 해외 순방에서 착용한 고가 귀금속의 재산신고 누락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아울러 특검팀은 일명 '집사게이트' 사건과 관련 이날 KB캐피탈 황 전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집사게이트는 김 여사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가 설립에 참여하고 지분까지 가진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옛 비마이카)가 2023년 카카오모빌리티와 신한은행 등 기업들로부터 부당하게 투자받았다는 의혹이다.
특검팀은 KB금융의 자회사인 KB캐피탈은 IMS모빌리티에 20억 원을 투자한 사실을 파악하고 구체적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당시 KB캐피탈의 고위 임원이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설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계열사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져 이 역시 김 여사의 영향력에 기대어 투자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한편 특검팀이 수사 중인 건진법사 청탁 의혹 핵심 인물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 씨의 구속여부가 이르면 오는 30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25일 윤 씨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 씨는 2022년 4∼8월쯤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고가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백 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통일교의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이 청탁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씨는 물품과 청탁을 건넨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한학자 통일교 총재 등 윗선의 결재·허가를 받고 한 일이라고 주장해왔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