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2 (토)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사설] 끝내 ‘윤어게인’으로 치러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혁신 통한 보수정치 재건 바라는 민심과 정반대 행보

  • 등록 2025.08.01 06:00:00
  • 11면

이달 22일 치러지는 국민의힘 당권레이스가 시작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그리고 국민에 대한 사과는커녕 특검 조사마저 거부하고 있는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치러지는 전당대회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에도 큰 위기를 맞았지만 민심을 따라 쇄신 노력을 한 탓에 어렵게 기사회생 했고, 5년 만에 재집권까지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반성도 없고 쇄신도 없다. 민심과 싸우려고 작정한 듯 난폭한 역주행을 멈추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에게는 이번 전당대회가 마지막 승부처다. 여당 시절 윤 전대통령이 저지른 내란에 대해서 진솔히 사과하고, 이른바 ‘찐윤’ 지도부가 만들었던 탄핵반대 당론도 폐기해서 민심을 따라 궤멸직전의 보수 정치를 살려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쇄신, 혁신이란 말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윤어게인’ ‘전한길’ ‘찬탄VS반탄’ ‘신천지’ ‘극우유튜버’가 국민의 힘 전당대회를 삼켜버렸다. 

 

당연히 민심은 더 싸늘해지고 있다. 지난 달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도는 10%대로 떨어졌다. 7월 2주차 갤럽조사에서는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도 민주당에 밀렸다.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지만 그래도 대한민국 보수정치의 맥을 이어온 정당인데 민심이반의 속도과 깊이가 너무 가파르다. 국민의 힘 스스로 날개를 꺽어버린 탓이다. 젊은 이미지를 통해  쇄신의 모습을 보이려고 임명된 30대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당내 친윤들의 공격만 받다가 쫒겨났고, 안철수 의원은 혁신위원장으로 발표되자마자 사임했다. 다음에 등장한 윤희숙 혁신위원회는 혁신안을 내놨지만 당내 ‘윤어게인’ 세력들로부터 ‘다구리’만 당한 채 좌절했다. 대선 이후 국민의힘이 보여 준 이런 모습들이 보수 텃받인 TK에서조차 외면받는 이유다. 

 

전당대회 당권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더 가관이다. 혁신 경쟁은 온데간데 없고 극우 성향 전한국사 강사 전한길씨 논란이 전당대회 판 전체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전씨는 부정선거라는 망상에 사로잡힌 극우인사로 탄핵 반대는 물론 ‘윤어게인’을 외치는 유튜버다. 그는 국민의힘 전당해회와 관련해서 “당권 주자들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 여부를 묻는 공개질의서를 보내겠다”고 밝혔다. 당권주자들을 사상검증하겠다는 것이다. 안철수 의원과 조경태 의원은 ‘응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주요 당권주자인 김문수 전 장관과 장동혁 의원은 전씨 질의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한동훈 전 대표는 전씨가 “진극(진짜 극우) 감별사”라며 “(그에게) 줄 서면서 우리 당에 ‘극우가 없다’고 하는 건 국민과 당원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천지 논란’도 점입가경이다. 2021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신천지 신도 10만여명이 책임당원으로 가입해서 경선 결과가 뒤집혔다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의혹 제기에 장동혁 의원은 “어떤 종교든, 어떤 생각을 가진 분들이든 국민의힘 당원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홍 전 시장은 본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정당이 일부 종교집단 교주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면 그건 정당이 아니라 사이비 종교집단에 불과하다"라며 비난의 강도를 높이면서 "신천지에 놀아나고, 전광훈에 놀아나고, 통일교에 놀아나고, 틀튜버(극우 정치 유튜버)에 놀아나고 내가 30년 봉직한 그 당이 이 지경이 되다니 분하고 원통하다"고 했다. 비단 홍 전 시장 뿐 아니라 한국에서 보수정치를 해왔던 대다수 정치원로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를 맞아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론에 대해 당 내부에 이견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이 민주정당의 경쟁력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 국민의힘 내부의 논란은 빗나가도 한참을 빗나갔다. 부디 이제라도 민심의 무서움을 깨닫고 반성과 혁신 논쟁이 주가 되는 전당대회를 치르기를 권고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보수적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기 때문이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