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5 (화)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사설] 민주당 경기도당, ‘기강 해이’ 비판 외면 말아야 

취재 기자 폭행, 뇌물 의혹 등에 조직적 침묵 안 될 말

  • 등록 2025.08.05 06:00:00
  • 11면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경기도 더불어민주당이 ‘기강 해이’ 논란에 빠졌다.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끔찍한 취재 기자 폭행에 이어 도의원의 뇌물 수수 의혹 등 파장이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경기도당이 조직적 침묵으로 일관하는 이해하기 힘든 행태를 지속하고 있다. 출범 60일도 채 안 된 새 정부의 공직 윤리와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좀먹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민심을 진정으로 천심으로 여긴다면 세간의 비판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난달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평택시을) 지역사무실에서 취재를 하던 경기신문 기자가 이 의원의 측근으로부터 심각한 폭행을 당한 일은 있을 수 없는 언론 자유 침해사건이었다. 그런데도 민주당 경기도당은 사건에 대해 ‘입장이 없다’며 사실상 외면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오후 경기신문 박희범 부국장(평택 담당)은 평택항 부지 특혜 의혹과 관련한 취재를 위해 이병진 의원의 지역사무실을 방문하던 중 봉변을 당했다. 박 부국장은 정치권의 개입 여부를 알아보려고 이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진 A씨를 만났다. 대화 도중 A씨는 갑자기 문을 잠그고 거친 욕설과 함께 기자를 폭행했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박 부국장이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A씨는 화분을 들어 머리를 가격하기까지 했다. 


박 부국장은 머리와 눈 등 온몸에 심한 타박상을 입었고 어금니까지 깨지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의원 측은 A씨가 일반 당원일 뿐이며, 이 의원과는 특별한 관계가 없다며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지역사무실은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공간으로, 의원의 책임을 묻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하고 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경기신문은 즉각 강력한 수사와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을 요청했다. 전국언론노조 경기신문지부와 인천경기기자협회 경기신문지회도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가해자의 공개 사과와 더불어민주당 차원의 진상조사, 국회 차원의 언론인 안전 보장 및 재발 방지 장치 마련을 촉구했다. 정치권의 비판도 나왔다. 이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언론 자유를 짓밟은 전례 없는 사건”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수사당국은 이권 사건과 폭행 사건을 엄중히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엇보다도 이 사건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의 오불관언(吾不關焉) 태도는 심각한 문제다. 박민준 도당 홍보부장은 “이병진 의원 개인 문제”라며 책임 회피에 나섰고, 김승원 도당 위원장 또한 별다른 입장이나 후속 조치를 내놓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같은 시기에 경기도에서 불거지고 있는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의 비리 혐의도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원 4명과 전 성남시의원이 지능형 교통체계(ITS) 사업 관련 이권 개입과 뇌물 수수, 권력 남용 혐의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기자 폭행, 이권 개입, 그리고 여당 지도부의 침묵이라는 3중 악재는 과거 민주당이 야당 시절 전 윤석열 정부를 향해 맹폭할 때 사용했던 바로 그 프레임과 정확하게 맞닿아 있어서 ‘내로남불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온다. 


취재가 마음에 안 든다고 현장에서 기자를 개 패듯 두들겨 패고, 소속 정치인들의 이권 개입과 뇌물 수수, 권력 남용 의혹을 ‘내 일 아니다’ 하고 조직적으로 입을 닫아버리는 현상은 과거 무질서가 판을 치던 시절에도 좀처럼 발생하지 않았던 안하무인의 살풍경이다. 


이 나라 정치에서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의 위상을 생각하면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될 난맥상이 펼쳐지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초기 아직 모든 게 제자리를 잡은 상태가 아닌 시점에 이런 오만방자한 이미지가 집권당에 덧씌워진다면 결코 좋을 리가 없다. 민심에 대해 한없이 겸손한 여당 정치가 돼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철옹성도 쥐구멍 하나로 무너질 수 있다’는 격언을 엄중히 되새겨야 할 때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