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고 이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단독 회동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경색된 여야 간 대화와 협치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7일 대통령실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오찬에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 대표를 비롯해 양당 대변인과 비서실장이 참석하며, 대통령실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이 함께한다.
대통령실은 특별한 의제를 정하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국정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의견을 주고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병욱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은 지난 5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 만남이 국정운영에 있어 협치와 소통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민생 회복’에는 한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장 대표가 특검의 수사 기간·범위·인력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으로 여당의 3대 특검법(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 개정 추진과 내란특별재판부 추진 등 입법 폭주를 강력 비판할 경우 신경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 5일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 대리를 접견한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특검법을 연장한다든지 특별재판부를 설치한다든지 결국은 야당을 탄압하고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해서 민생을 챙기기보다 야당을 탄압하는데 몰두하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지금의 어려운 민생을 해결하기 위해 대화와 협치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건 대통령”이라고 밝혀 대통령의 역할을 주문할 것임을 시사했다.
장 대표는 한미정상회담 성과에 대해서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한국인 300여명이 체포된 사건과 맞물려 고강도 비판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지도부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회동 의제와 발언 수위 등을 점검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여야 대표 간 악수 여부도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로 보고 있다.
정 대표는 비상계엄 등에 대한 사과나 반성 없이는 국민의힘 인사들과 악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에 이번에 정 대표와 장 대표 간 악수가 이뤄진다면 꽉 막힌 정국에 ‘해빙무드’를 상징하는 장면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나 민주당이 오는 11~12일 본회의를 열어 이른바 ‘더 센 특검법’(3대 특검법 개정안) 처리를 검토하고 있어 정국 긴장감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여야 대표와 오찬 회동 후 사흘 뒤인 오는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 비전과 정책 방향,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