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K리그1 수원FC가 잔류를 향한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팬들은 '주차 전쟁'에 시달리고 있다.
수원종합운동장 관리 주체인 수원도시공사는 프로경기 관람객들로 인한 교통 혼잡과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사전주차 예약제를 도입했지만, 안일한 운영과 부실한 시스템으로 인해 팬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수원종합운동장은 수원FC 남녀축구단, 프로야구 KT 위즈, 프로배구 한국전력, 현대건설의 홈구장이 몰려 있다.

한지붕 아래 네집 살림이 차려진 셈이다.
수원종합운동장은 프로경기 일정이 겹치는 날이면 관람객들과 정기권 차량 등이 엉켜 교통 지옥이 연출된다.
수원도시공사는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고자 2015년부터 프로야구 경기에 한해 사전주차 예약제를 실시했다. 프로축구, 프로배구 경기는 프로야구 일정과 겹친 경우에만 사전주차 예약을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 6월부터는 프로축구에도 사전주차 예약제을 도입했다.
프로야구, 프로축구 모두 경기 시작 7일 전에 수원도시공사와 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주차 예약 신청을 받았다.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는 사전주차 예약 등록이 안된 차량의 수원종합운동장 입차가 불가능하다.
사전주차 요금은 프로야구가 5000원, 프로축구가 2000원이다. 출차 시 사전무인 정산기, 입출차 부스, QR코드 등으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프로축구 사전주차 예약이 경기시작 5일 전으로 변경되면서 단순한 주차 공간 부족 문제에서 야구·축구 팬들의 갈등으로 번졌다.
프로야구 사전주차 예약에 실패한 야구팬들이 프로축구 사전주차 예약에 뛰어들어 축구팬들의 주차 예약이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미 KT 팬 커뮤니티에는 사전주차 예약에 실패한 사람들은 프로축구 사전주차 예약일에 신청하면 된다는 '주차 꿀팁'이 만연하다.
또, 많게는 1만 원에 주차권을 판매한다는 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실제 팬 커뮤니티와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주차권이 2000원부터 1만 원까지 거래됐던 정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밖에 프로야구 주차 예약에 성공한 사람이 야구팬들에게 판매·양도할 목적으로 프로축구 주차권 여러장을 확보하는 사례도 드러났다.
이 같은 문제는 수원도시공사의 안일한 운영과 부실한 사전주차 예약 시스템 때문에 발생했다.
현재 사전주차 예약은 경기 티켓 인증 절차 없이 핸드폰 번호와 차량 번호만 입력하면 신청할 수 있다. 또, 핸드폰 번호 한 개에 각기 다른 차량 번호를 입력해 여러번 신청할 수도 있다. 손쉽게 차량 번호 변경이 가능해 주차권 양도도 용이하다.
한 수원FC 팬은 "야구, 축구 경기의 사전주차 예약신청 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동시에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야구팬들의 예약 기회가 두 번인 셈"이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축구팬들도 프로야구 사전주차 예약신청 기간에 신청할 수 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사전주차 예약을 할 때 핸드폰 번호 한 개당 한 번만 신청 할 수 있도록 바뀌던가, 경기 티켓 확인 절차가 추가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수원도시공사 관계자는 "경기 티켓 소유자만 사전주차 예약을 할 수 있도록 하려면 정보가 연동되어야 하는데, 이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예산이 부족하다"며 "구단들과 많은 소통을 하고 있다. 서로 검토 해서 좋은 방향을 찾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프로축구 사전주차 예약 신청이 경기 7일 전에서 5일 전으로 변경된 것에 대해선 "축구와 야구 사전주차 예약 신청을 같은 시간에 하니까 예약 못한 팬들의 민원 전화가 많이 온다는 수원FC의 요청에 의해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