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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의 달리는 열차 위에서] 미친 개는 몽둥이가 약이다

  • 최영
  • 등록 2025.11.13 06:00:00
  • 13면

 

매일 아침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나서다보면 종종 예기치 못한 항의를 받을 때가 있다. “이렇게 큰 개를 왜 입마개를 하지 않습니까?” 나의 반려견은 맹인안내견으로도 많이 활약하는 세상없는 순둥이 래브라도리트리버 종이다. 그럴 땐 정중히 안내드린다. “입마개를 해야 하는 맹견은 법에 지정이 되어있습니다. 도사견, 핏불테리어, 스탠퍼드셔 테리어, 불테리어, 로트와일러 등입니다.” 모두 개물림사고로 뉴스에도 종종 언급되는 투견종들이다. 얼마전 아들이 키우던 핏불 한 마리를 시골어머니에게 맡겨놓았는데 그 어머니를 핏불이 물어 숨지게 한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다. 개가 주인을 몰라보고 광견(狂犬)이 되면 몽둥이 외에는 약이 없다.

 

미치면 주인도 몰라보는 것이 개만 그렇겠는가? 대장동 사건 항소를 포기하자 검찰의 항명이 거세다. 시작은 서울지검장이었다. 자신이 결정해야 할 항소건을 수뇌부의 지휘에 따라놓고 “내 생각은 달랐다”며 사표를 던졌다. 이어 약속이나 한 듯 검사장들의 집단 입장표명이 뒤따르더니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는 격. 이제는 지청장, 부장, 심지어 초임검사까지 팔걷어 부치고 뛰어나온다. 알고나 떠들어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올해 1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검찰이 항소를 포기했다. 그리고 솔직해져라. 검사들의 항명은 너무나 정치적이다. 대통령이 대장동사건에서 책임을 면하는 것이 못마땅한 것 아닌가? 검사들의 속내는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되고 지난 수개월의 국정운영동안 지지율을 높이고 있는 대통령을 법사슬로 엮어 끌어내리고 싶은 것이다. 그래야 검찰개혁을 되돌리고 검사들이 산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미치지 않았다면 다른 무슨 표현이 가능한가?

 

데자부가 떠오른다. 2020년 문재인정권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추윤갈등이 빚어졌을 때 검찰이다. 전국에서 평검사회의를 소집하는등 윤석열의 편에 서서 검란을 일으켰던 그 검사들이다. 이들의 분노는 늘 선택적이다. 윤석열의 구속취소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포기나 김건희의 각종 비리 의혹 무혐의 처분 등에 대해서 쥐 죽은 듯 고요했던 검사들이다. 사실 문제는 항소포기가 아니다. 검사들은 그동안 대장동사건에 이재명 대통령을 엮어 넣기 위해 미친 듯이 날뛰었다. 김만배에게 “이재명 대표에게 돈을 줬다는 취지로 진술을 맞춰달라고 요청했다”(김만배 증언) 남욱 변호사에게 “배를 갈라서 장기를 다 꺼낼 수도 있고, 환부만 도려낼 수도 있으니 네가 선택하라”고 했던 그 검사들이다. ‘진술짜맞추기, 허위진술 강요’ 등 “줬다고만 해라. 나머진 우리가 알아서 한다” 식으로 몰고갔던 그 검사들이다. 이제는 거꾸로 검찰의 대장동 조작수사를 밝히고 몽둥이로 다스리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 사냥개가 미쳐버렸는데 삶아야지 별 수 없다.

 

오래전 법률가에 박상진 의사가 있었다. 박 의사는 1911년 일제의 고등고시에 합격하여 평양법원 판사로 발령받았으나 “식민통치의 관리가 되어 일제에 봉사할 수 없다”며 거부하고 만주로 건너가 독립전쟁에 뛰어들었다. 의사는 1915년 대한광복회 총사령관이 되어 무장투쟁에 나서 친일파를 처단하고 독립군을 양성하다 1918년 체포되어 모진 고문 끝에 대구형무소에서 사형을 언도받았다. 1921년 8월 13일에 만세삼창과 함께 순국했다. 검란에 뛰어든 검사들에게 고하노니... 똑같이 법을 공부한 박상진 의사 처럼은 못하더라도 지금까지 내란범에 부역한 것만 해도 능히 부끄러운줄 알아 앞으로 주인을 물어뜯는 광견(狂犬)의 길은 가지 않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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