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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힘, ‘지지층 정치’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부정선거 음모론에 이어 이번엔 ‘장애인 비하논란’

  • 등록 2025.11.21 06:00:00
  • 13면

최근에 국민의힘 주변에서는 기대와 절망이 공존하고 있다. 대검의 대장동 재판 항소포기 논란으로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면서 대선 이후 바닥을 헤매고 있는 당 지지율이 조만간 변곡점을 맞을 것이란 기대가 작지 않다. 또한 정부 여당의 부동산 정책 혼선에 대한 시장의 여론도 심상치 않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그동안 미뤄왔던 경제단체 면담 등을 추진하며 이재명 정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 함께 탄식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재명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는데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여전히 바닥에 머물고 있다. 명색이 제1야당인데 최근에는 ‘지지정당이 없다’는 무당층보다 지지율이 낮은 조사 결과도 나왔다. 당 내외에서는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지도부의 정치노선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장동혁 대표가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그러나 변화는커녕 대표 스스로가 소수 극우세력에 의존하는 정치를 강화하고 있어 당 안팎의 절망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장 대표는 최근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고 말해 당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황 전 총리는 극우세력을 대변하며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인물이다. 또한 장 대표는 지난 16일 극우성향의 인사들과 유튜버에 출연해 내년에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극우세력과의 연대 가능성도 언급했다. 

 

걱정되는 것은 장 대표의 언행이 단순 말 실수나 착오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장 대표는 중도층 대신 강성 지지층을 먼저 결집시켜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지도부 협의도 없이 내란 수괴혐의로 구속돼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대표 취임 이후 미뤄오던 면회를 국정감사 기간 중 그것도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시점에 윤석열 부부의 석방을 주장해온 김민수 최고위원만 동석한 채 면회를 한 것은 극우 강성 지지층 결집을 위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지난 달에는 제주 4·3을 '공산폭도들에 의한 폭동'으로 왜곡한 영화 ‘건국전쟁2’를 관람한 뒤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은 모두 존중돼야 한다"고 발언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 또한 의도적인 메시지로 보는 시각이 많다.

 

가뜩이나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강성 지지층마저 이탈한다면 집권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모습은 대중정당의 길이 아니다. 잘못된 판단이다. 최근에는 보수논객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조차 "(장동혁 대표) 본인은 대표에 당선되기 위한 전술로 '윤 어게인' 세력을 이용한 것 뿐이라고 믿겠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당선되는 과정에서 중도층과 합리적 보수는 국민의힘과 척을 지게 됐으니 그에게 남은 것은 오직 '윤 어게인' 세력 뿐"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장 대표 뿐 아니다.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은 지난 12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같은 당 비례대표인 김예지 의원이 발의했던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비난하면서 “(비례대표에) 장애인을 너무 많이 할당해서 문제”라며 “김예지 같은 사람은 눈 불편한 거 빼고는 기득권”이라는 등의 선을 넘는 막말을 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에 대해 장 대표는 제대로 된 징계조치 없이 ‘구두 경고’만 했다는 것이다. 

 

한국정치 발전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는 강력한 야당이 필요하다. 그래야 정부여당에 대한 매서운 견제와 균형감 있는 국정운영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국민의힘과 장 대표가 하루빨리 ‘지지층 정치’를 재고하기 바란다. 국민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어 국민의힘이 괴거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강성 지지층을 버려야 한다. 대다수 국민은 국민의힘과 장 대표가 망상수준의 윤어게인, 부정선거 음모론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의 보수를 강력히 재건하길 원한다는 것을 인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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