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복음선교회(JMS) 교주 정명석이 대법원에서 성폭력 범죄로 징역 17년형을 확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JMS 관련 교회와 포교 활동이 국내에서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납치와 폭행, 성폭행 사건이 반복됐음에도 현재까지 조직 활동이 유지되면서 사회적 관리·감독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9일 기독교계와 사법당국 자료를 종합하면, JMS는 정명석이 1978년 창설한 종교단체로, 지난 수십 년간 내부 신도 범죄와 교주 성범죄로 사회적 물의를 반복해왔다.
1999년 1월 6일에는 JMS 신도들이 교단을 이탈한 전 신도 여성을 폭행하고 강제로 납치하려 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경찰 신고로 구조됐으며, 해당 사건 이후 정명석은 같은 달 8일 해외로 출국했다. 이후 국내에서 성범죄 고발이 이어졌고, 정명석은 2007년 중국에서 검거돼 국내로 송환됐다. 2008년 법원은 강간치상, 강간, 강제추행 혐의로 정명석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고, 그는 2018년 만기 출소했다.
출소 이후에도 성범죄는 반복됐다. 정명석은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 수련원 등에서 외국 국적 및 한국인 여신도들을 상대로 총 23차례에 걸쳐 성폭행 또는 강제추행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법원은 지난 1월 9일 준강간, 준유사강간 등 혐의에 대해 징역 17년형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종교적 신념과 심리적 압박으로 정상적인 항거가 불가능한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정명석은 또 JMS 수련원 약수터 물을 ‘월명수’라는 이름으로 판매해 약 20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수사 결과 판매 대금은 교회 총무나 목사 등의 개인 명의 계좌로 수납됐으며, 일부 해외 지역에서는 2리터당 약 40달러에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 차원의 폭력 사건도 이어졌다. 2003년에는 JMS 신도들이 정명석의 성범죄 의혹을 제기한 인사를 쇠파이프와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해 정명석의 실체를 폭로한 김도형 교수의 부친이 자택에서 집단 폭행을 당하는 사건도 있었다.
문제는 이처럼 반복된 중대 범죄에도 불구하고 JMS 관련 교회 활동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 기준으로 국내 JMS 관련 교회는 약 120곳으로 파악되며, 이 중 경기도에는 수원과 화성 등 17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교 활동도 여전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진행 중이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정명석을 옹호하는 게시물이 게시되고 있으며, JMS 관련 누리집에는 정명석 설교문이 게시돼 교회 방문을 유도하는 형식의 홍보가 이어지고 있다.
공공기관 도서관을 통한 저작물 유통 실태도 확인됐다. 국립중앙도서관과 국립세종도서관, 일부 대학 온라인 도서관에는 정명석 명의의 시집과 설교집, 신도로 추정되는 인물이 편집한 설교 노트 형태의 서적이 일반 종교 도서로 분류돼 비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도서들은 ‘기독교’, ‘기독교 수양’ 등의 주제로 분류돼 열람이 가능한 상태다.
사이비 종교 탈출을 지원하는 한 관계자는 “일반 도서관에 자연스럽게 비치된 책을 통해 무방비 상태의 시민들이 교단에 노출될 수 있다”며 “공공기관 차원의 검토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불법 행위를 반복하는 종교단체에 대한 해산 제도 검토를 지시하며 법제처에 관련 법적 검토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정명석이 징역 17년형을 확정받은 JMS를 포함한 반사회적 종교단체 전반에 대한 제도적 대응 가능성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형사처벌과 별도로 단체 차원의 법적 책임, 재정 구조, 조직 운영 실태에 대한 행정·사법적 점검이 병행돼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