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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동환 시장...행복해야 할 것 같은 계절에

밝은 불빛 아래 있지 않아도,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 함께 떠올릴 수 있는 계절이 되길

 

연말이 되면 거리는 유난히 밝아집니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불빛, 음악과 인사들. 모두가 같이 웃고, 같은 분위기로 이 계절을 지나야 할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연말이 언제나 그런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연말에도 혼자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누군가는 병원과 현장, 근무지에서 평소와 다르지 않은 하루를 보냅니다.

또 누군가는 올 한 해를 돌아볼 여유조차 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버텨온 시간을 조용히 지나 보냅니다.

 

응급실에서는 오늘도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밤을 새우는 분들이 있습니다.

새벽 거리를 깨끗이 정돈하는 분들, 콜센터에서 민원을 받는 분들, 24시간 편의점을 지키는 분들. 연말의 화려한 불빛 뒤에는 언제나 그렇게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연말을 이야기할 때 종종 '함께함'과 '행복'을 당연한 전제로 놓습니다.

하지만 사회는 늘 같은 장면으로만 움직이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자리를 지키고, 누군가는 쉬지 않음으로써 우리가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합니다.

 

그분들이 없었다면 우리의 연말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계절에 '행복'이라는 말보다 '존중'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떠올리게 됩니다.

 

헌신은 당연한 것이 아닙니다.

고맙다는 한마디로 끝나는 일이 너무 많습니다.

헌신은 누군가의 선택이고 책임이며, 그래서 그에 걸맞은 존중과 존경을 받아야 할 일입니다.

 

사회가 성숙해진다는 것은 고마움을 말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 일입니다.

그 헌신이 당연한 것이 되지 않도록, 계속해서 기억하고 대하는 태도를 갖는 일입니다.

 

연말은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웃어야 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각자의 사정과 삶이 존중받아야 하는 시간입니다.

밝은 불빛 아래 있지 않아도,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까지 함께 떠올릴 수 있는 계절이 되었으면 합니다.

 

연말은 행복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우리 모두에게 씌워집니다.

하지만 삶의 모습은 저마다 다릅니다.

누군가에게 연말은 성취의 시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그저 견뎌낸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그 모든 시간이 각각의 무게로 존중받아야 합니다.

 

행복은 각자의 삶이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고, 존중받을 때 스스로에게 돌아오는 선물 같은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한 해를 살아냈습니다.

한 해 멋지게 정리하지 못했더라도, 눈에 띄는 성과가 없었더라도, 저마다의 자리에서 충분히 애썼습니다.

 

한 해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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