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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세대 실손보험 출시 앞두고 ‘계륵’을 면하려면

보험료는 오르고 보장은 줄고…해지와 전환의 갈림길
비급여 관리 부재·고령화 리스크 속 현명한 선택 필요
정부의 산정특례 제도 운용으로 '보장 메리트' 추락

 

가입자 3900만 명을 넘어서며 국민 10명 중 7명이 가입한 '실손보험'이 제 5세대로 진화하며 계속 유지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보험료 인상과 보장 축소가 반복되면서 해지와 전환이 빠르게 늘고 소비자와 업계에서 계륵으로 자리를 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병원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 가입자일수록 “아프지 않은 죄로 보험료만 내고 보장이 줄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실손보험은 1세대부터 4세대 실손으로 바뀌면서 보장 범위는 줄고 비급여 항목에 대한 자기부담률이 기존 보다 2~30% 높아졌다.

 

2021년 도입된 4세대 실손보험은 안 쓰면 보험료를 인하하는 구조지만 역으로 “쓰면 보험료 인상 부담이 크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실손보험의 본래 취지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보험업계 추산에 따르면 "최근 보험사의 실손보험 손해율이 130~140%대에 이르는 역마진 상품"이라고 말한다. 보험사가 100원을 걷어 130~140원을 지급하는 구조가 됐다.

 

보험료 인상의 중심에는 의료기관마다 치료 수가가 다른 데 있다. 치료전 "실손 가입 여부"를 묻는 게 관행이 될 만큼 도수치료, 백내장 수술 등 비급여 항목의 지표가 없다.

 

병원이 높은 의료비를 책정하고 실손에서 80%를 보상받으라고 종용하는 관례가 보험사의 역마진으로 돌아오지만 이를 제어할 장치가 따로 없다는 게 문제다.

 

보험료 인상의 더 무서운 변수는 ‘장수 리스크’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할수록 의료 이용 빈도가 급증해 실손보험은 장기유지 고객이 많을수록 손해율은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

 

실손보험의 가장 큰 문제는 위험 분산 기능의 약화에 있다. 현재는 불필요한 의료 행위를 받는 이용자가 떠넘긴 비용을 일방적인 보험료 인상으로 전가되며 ‘안 쓰는 가입자’가 사실상 아픈 사람들의 보조금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보험료 인상에 대한 장기 부담은 숫자로 보면 더 선명해진다.

실손보험은 출생과 동시에 가입할 수 있고 초등학생의 경우 약 4000원 정도로 가입해 갱신을 거듭한다. 하지만 80세가 되면 월 보험료는 35만~40만 원까지 치솟는다.

 

가장 보험의 혜택이 필요한 노령세대가 연간 약 420만~480만 원 이상을 납부한다면 그 돈을 모아 의료비로 사용하는 편이 좋겠다는 계산도 나온다. 이렇게 평생 낸 보험료는 크게 아프지 않다는 전제하에 최대 1억 원에 이를 수 있다.

 

은퇴 이후 80세가 납부하는 월 보험료는 연금 수령액의 절반 수준으로, 늘어나는 의료비와 보험료 부담을 동시에 받게 되며 실손보험 해지를 고민하게 된다.

 

더욱이 암·희귀질환·중증 난치성 질환의 경우 정부가 산정특례 제도를 운용하며 보장을 확대하고 있다. 산정특례 제도는 의료비 부담 때문에 치료를 미루거나 포기하지 않도록 국가가 중증·희귀성 질환·암 ·뇌혈관·심장 질환자의 본인 부담금을 낮춰주는 제도다.

 

일반 진료에서는 입원 20%, 외래 최대 60%까지 본인 부담금이 발생하지만, 산정특례 대상자로 등록되면 대부분 10% 이하, 암 환자는 5% 수준까지 급여항목의 본인 부담금이 내려간다.

예를 들어 1000만 원의 치료비 중 일반 진료 기준 입원은 20%, 외래는 30~60%를 부담하지만 산정특례가 적용되면 최대 10%, 암 적용 시에는 5%만 부담하면 된다.

 

단, 산정특례 제도는 질환별로 적용 기간이 정해져 있어 재등록이 필요하고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표적 항암제 등 비급여 항목은 보장하지 않는다.

 

다만 산정특례가 적용되더라도 고가의 비급여 치료나 장기 치료에 따른 간접 비용까지는 보장되지 않아, 실손보험의 역할이 완전히 대체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단편적인 보험료 조정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비급여 진료에 대한 관리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가격 공개와 진료 기준 표준화 없이는 실손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입자들 역시 "실손보험의 성격을 명확히 하고 민간과 국가가 책임지는 역할 분담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험 업계는 올해 4월 즈음 5세대 실손보험 출시를 검토 중이다.
변경안은 보험료를 30~50% 낮추대신 비급여 보장 한도를 기존 50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대폭 축소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가입자들은 이 같은 구조가 보험 본연의 위험 분산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보험업계는 반대로 "예기치 않은 의료비 지출을 저축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결국 실손보험 가입 여부는 현재의 보험료 보다 은퇴 이후인 60대 이후 급격히 오를 보험료를 장기간 감당할 수 있는지, 그리고 비급여 의료비 리스크를 개인이 어느 수준까지 떠안을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 경기신문 = 성은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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