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과 윤석열. 최근 언론에 가장 많이 거론되는 두 정치인이다. 한 분은 여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됐고, 다른 한 분은 제1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현재까지는 상당히 높은 분이다. 지난 일주일 동안 두 대선 후보는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지사 자격으로 19일(월)에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21일(수)에는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야당의원들이 제기하는 대장동 의혹을 해명했다. 주요 종합일간지들은 1면 머리기사를 포함해 많게는 4개면을 할애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중립적 입장을 표방하는 한국일보가 21일자 1면 머리기사로 보도한 “도돌이표로 끝난 ‘이재명 국감’”이 이번 대장동 국정감사를 압축적으로 대변했다. 윤석열 예비후보는 19일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는 분들이 많다”며 전두환씨를 두..
몰도바에서 6년 유학했다는 아티스트를 만났다. ‘한 남자’ 때문에 죽기 전 가고 싶은 여행지 목록에 올라있는 나라, 몰도바.(‘한 남자’가 궁금하실 당신. 뒤에 풀 예정이니 일단 몰도바 이야기로 직진 부탁한다.) 내 주변에 몰디브를 다녀왔다는 사람은 차고 넘치지만 몰도바 여행자는 없었다. 꿈의 여행지 몰도바에 대해 이것저것 묻는 내게 아티스트는 찬물을 퍼붓는다. ‘볼 거 별로 없어요. 갈 데도 특별히 없구요.’ 그의 말은 내게 ‘ 만난 사람이 별로 없어요. 특별했던 사람도 없구요’로 번역돼 들렸다. 번역기는 서른 개 넘는 나라를 배낭여행하며 떠돈 내 경험이다. 올해 초,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작업실을 만들자 ‘심심하던 차에 건수 생겼다’며 많은 지인들이 놀러 왔다. 환대의 마음으로 헤이리의 ‘나의 최애 공간’을 데려가 구경시켰다. 들꽃 장식으로..
’21년 9월 현재 전국적으로 사회적기업은 3672개 인증을 받아 3064개 기업이 활동 중이며, ‘21년 10월 현재 (사회적)협동조합은 2만 1513여 개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사회적기업은 480여 개였으며, 현재 전체 사회적기업의 17.1%인 520여 개 기업이 경기도에서 사업 중이다. 경기도 소재 (사회적)협동조합은 ’20년 12월 약 3550개에서 ‘21년 10월 현재 4000개 이상으로 사회적기업과 함께 증가 추세에 있다. 2020년 3월 경기도는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 일자리재단 산하에 ‘경기도사회적경제센터’를 설립하여 체계적인 사회적경제 발전을 위한 역할 수행을 하고 있다. 경기도는 ‘20년 12월에 발표한 ‘경기도 사회적경제 5개년 기본계획’에서 사회적경제 민관협력 강화를 위한 유기적 협력시스템 구축, 경기도 사회적경제 지..
20대 대선이 4개월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후보, 정의당은 심상정 후보로 최종 주자가 결정됐다. 경선 불복 움직임을 보였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그제 이재명 후보와 만나 정권재창출을 위해 힘을 보태기로 했다. 늦게나마 경선에 승복했다는 것은 정치신뢰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다음 달 5일엔 제1 야당인 국민의힘 최종 후보도 판가름 난다. 이런 가운데 제3의 후보들이 몸을 풀고 나섰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지난 24일 '새로운 물결' 창당 발기인 대회를 가졌다. 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대선 출마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지금 정치판의 강고한 양당 구조로는 대한민국이 20년 넘게 가진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정치교체’를 내세웠다. 2011년 새 정치의 시대적..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건 사슴이다. 소는, 모가지와 상관없이 슬픈 짐승이다. 소의 운명은 ‘워낭소리’와 함께 끝났다.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가는 다큐멘터리 영화만큼이나, 소의 역할 또한 우리 곁에서 지워지고 없다. 들녘에서 논을 갈고 밭을 일구는 건 소가 아니라 기계다. 일터에서 쫓겨난 것은 사람이나 소나 마찬가지이지만, 소에게까지 실업수당이 지급되진 않는다. 고양이처럼 발바닥을 핥지 못하고, 강아지처럼 꼬리를 흔들지 못해서, 소는 반려동물의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소는, 모가지와 상관없이 슬픈 짐승이다. 개와 고양이를 키우듯이 사람은 소를 키운다. 개와 고양이는 주린 정을 채우기 위해서 키우고 소는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서 키운다. 사람은 소를 먹는다. 사람이 고기로 먹는 소는 한해 삼억 마리에 달한다. 고기는 구워 먹거나 삶아 먹거나 날것으로 먹는다. 머리는 쪄서 귀와 코와 혀와 골을 먹고, 뼈는 푹 고아 물을 먹는다. 그렇게 먹다 남긴 것을 갈아서 사람은 일반가축의 먹이를 만든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 중에는 반려동물의 먹이도 있다. 사람이 먹기 위해 죽인 가축의 부산물을 가축이 다시 먹는다. 사람들은 그것을 사료라고 부른다. 개중에는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키우는 소도 있다. 젖소의 운명은 태어나는 순간 갈린다. 젖을 짤 수 없는 수컷은 생식기능을 끊어버리고 고기소로 키운다. 우리가 아는 젖소는 모두가 암컷이다. 물론 암컷 젖소라고 무턱대고 젖을 짤 순 없다. 젖은, 새끼를 배거나 낳은 소에게서만 나온다. 사람들은 젖을 짜기 위해 끝없이 젖소를 임신(姙娠)시킨다. 그런 점에서, 젖소의 임신은 사람에 의한 강제 임신이고 평생 임신이다. 그렇게 짜낸 젖소의 젖으로 사람들은 우유와 치즈와 버터와 초콜릿과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는다.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건 사슴이다. 소는, 모가지와 상관없이 슬픈 짐승이다. 논과 밭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과 함께 늙어 죽는 건 조선왕조실록에나 나오는 이야기이다. 소는 스무 살까지 살 수 있지만 ‘가축’이 된 소는 평균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죽는다. 현대사회에서 소의 죽음을 결정하는 것은 평균수명이 아니라 사람이다. 사람은, 소의 육질이 가장 연하거나, 피둥피둥 살이 올랐거나, 새끼를 낳지 못하거나, 젖이 나오지 않을 때 소를 죽인다. 그렇게 죽은 소들의 나이는 두 살이나 세 살이 대부분이고 젖소라 해도 여섯 살을 넘지 않는다. 언제부터였을까. 소를 닮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터에서 쫓겨나는 건 소나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소와 사람을 밀어내고 일을 하는 건 기계와 인공지능이다. 기계와 인공지능은 근로기준법의 대상이 아니다. 스물네 시간 일을 시켜도 문제없고, 고장이 나도 내다 버리면 그뿐이다. 사람이 만든 기계와 인공지능으로, 정작 사람이 일로부터 소외되는 세상이다. 일이 곧 밥이고 생명인 세상에서, 일터에서 쫓겨난 일꾼들의 눈은 슬프다. 소를 닮은 눈은 슬프다. 소를 닮은 사람들은, 모가지와 상관없이 서글픈 짐승이다.
이게 나라인가. 나라가 나가가 되려면 나라다운 기본기가 잘 이루어져야 한다. 의사가 의사다워야 하며 교수가 교수답고 목사가 목사다워야 한다. 기자가 정론곡필을 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검사나 판사가 깡패나 건달 짓을 하면 안된다. 정치인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도 하기 싫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작동되는 것이 없다.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 부인이자 오랜 경력의 신경정신과 의사라는 사람이 자신의 인상비평 하나만 믿고 공개적으로 상대 당 유력 대권 후보를 사이코패스로 진단한다. 그러면서 자기의 실수였다고 얼버무린다. 이건 외과의가 환자의 왼쪽 폐를 적출해야 하는데 오른쪽을 잘라내고 나서는 앗 착각했네 라고 하는 것과 같은 얘기다. 환자가 죽고 나서도 단순 실수였다고 얘기하는 식이다. 이게 의사인가. 저자 거리의 약장수도 이..
농어촌과 오지·벽지의 인구감소 추세가 심각하다. 이들 지역의 대중교통도 축소 운행되거나 아예 노선이 폐지되는 경우가 많아 지역주민의 일상적인 이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들 지역에 대한 국가 차원의 체계적 관리 및 지원이 필요하다. 정점식 국회의원(국민의 힘, 통영·고성)이 지난 3월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을 대표발의했다. 오지·벽지 등 대중교통수단이나 시설이 충분하지 못한 ‘대중교통소외지역’ 재정을 지원함으로써 해당 지역의 교통여건을 신속하게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대중교통소외지역 주민들이 열악한 교통환경으로 인해 사회·경제적 활동에 많은 제약이 발생하는 등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으며 이는 지역 쇠퇴를 넘어 지역 경제 침체의 원인이 되기도 한..
우리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은 말과 글이다. 그렇기 때문에 말과 글은 우리의 삶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특히 정치 분야를 놓고 보면, 정치에서 말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소한 80%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말에 신중해야 하고, 자신의 말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말과 관련해 상당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정치인이다. 그가 구사하는 언어는 일단 쉽다. 쉬운 언어의 사용은 정치인에게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강점이다. 전달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이런 장점 이외에도, 윤 후보는 국민들에게 솔직하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이 점 역시 그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이 과해서는 안 된다. 솔직함이 과할 경우에는 실수가 자주 나올 수 있다. 솔직함..
2013년부터 8년이 지난 14일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비로소 피의자 신분을 벗어났다. 그동안 간첩으로 오인되어 주변 사람들로부터 온갖 멸시와 혐오의 대상이 되어 왔고 사회에서는 거의 격리되다시피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아야 했다. 생업을 위한 어떤 일이나 활동도 할 수 없었지만 이제서야 모든 오해를 털어버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잃어버린 나의 8년은 어디서 보상받을 것인가? 서울시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중 느닷없이 탈북자 간첩으로 몰려 모든 것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던 유우성 씨 이야기이다. ‘유우성 간첩조작사건’으로 알려진 이 건은 2013년 기소되었지만, 이듬해 국정원이 중국 공안의 출입국 도장을 위조해 북한을 왕래했다는 문서를 조작한 것이 밝혀져 무죄로 종결된 사건이었다. 관련된 이야기는 후일 MBC의 사장이 되었던 최승호 피디가 해..
정부와 사회 각계각층의 자제 요청에도 민주노총이 노동 현장 개선을 촉구하며 지난 20일 서울을 포함해 전국 14개 지역에서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조합원과 경찰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있었고 시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학교 급식·돌봄에 공백이 생겨 학사 운영에도 차질을 빚었다. 지금은 지난해부터 1년 9개월여 동안 우리 사회·경제 전반을 짓눌러온 코로나 사태를 딛고 ‘코로나 회복’의 첫걸음을 떼려는 엄중한 시점이다. 개인은 물론 음식점 등 영세업자들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기나긴 고통의 터널을 통과해야 했다. 자영업자들은 전국 대학에 파업을 반대하는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민주노총의 요구에도 나름대로 이유와 명분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코로나 등으로 인한 고용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