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문재인 정부는 ‘다 함께 잘사는 포용 국가’라는 국가 비전을 선포하였다.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국민 전 생애 생활보장 3개년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이 비전의 핵심은 국민의 전 생애 삶의 질을 국가가 책임진다는 것으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현 정부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국민의 삶의 질은 소득과 깊이 관계가 있고, 특히 노후소득의 보장이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일자리 문제가 모든 나라의 주요 정책과제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나름으로 일자리를 늘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런데 최근의 지방경제 상황을 보면 일자리 확보가 녹록치 않다. 여기에 공공부문과 신산업 일부에 일자리 쏠림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현재 지방의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의 일자리에 대해 구직자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그 일자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소득의 부족과 불안정성이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일자리의 안정성은 결국 당장의 소득, 그리고 그 소득의 지속가능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평생을 그 일자리에 헌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소득이 부족할 경우 그 일자리를 기피하게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낙조에 들다 /한석호 들길 따라 쑥부쟁이 한나절 지는 들녘을 걷는다 가슴 풀어헤친 듯 걸려 있는 저 그림 나를 붙들고 먼먼 옛적의 연필 자국 선명한 그림엽서 바람에 떤다 점점이 타들어 가는 물오리 한 떼 해는 목선이 발갛도록 울고 있다 - 시집 ‘먼 바다로 흘러간 눈’ ‘걷는다’는 것은 자신의 발자국 소리를 듣는다는 것이며, 손끝에 스며드는 바람의 온도를 느낀다는 것이다. 또한 시선에 들어오는 온갖 대상들의 목소리에 사로잡힌다는 것이다. 들길에 버려진 자갈 한 알도, 햇볕의 스펙트럼에 미묘하게 색이 변하고, 다른 자갈에 걸친 미세한 기울기에 따라 그 무게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걷는 사람은 결코 그러한 사태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며, 주의 깊게 바라보면서 기록하는 자이다. ‘걷는다’는 것은, 그러므로 사물과 대화를 하는 신비한 경험이다. 그는 들길을 따라 걷는다. 무정형의 영혼들이 그의 목소리를 듣고 능선을 넘어온다. 쑥부쟁이가 드문드문 솟아 있는데, 끝도 없이 이어지며 먼 능선까지 달려가고 있다. 한나절을, 태양이 수직으로 솟아 사물의 그림자를 잘라내는 시간부터, 붉은 광휘가 숲의 저편으로 사…
지난 주 형제들이 모여 아버님 산소에 금초를 하는 날입니다. 형제들이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어 오가는 길 운전 걱정은 덜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한 집씩 도착을 하면서 조금 먼저 온 사람이 미처 도착하지 못한 사람에게 전화를 합니다. 한 번씩 만나면서 모일 때마다 빨리 보고 싶어 하는 걸 보면 형제의 정을 느낍니다. 남편은 어제가 아들 생일이기도 했고 혼자 먼저 온 동생과 함께 외식을 하고 술도 한 잔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더니 조카와 삼촌은 이차를 거쳐 삼차를 가고 새벽 세시까지 들떠서 주당들의 무한질주가 이어졌습니다. 나는 어머니와 시누이와 여자들끼리 남아 얘기를 나누다 시간이 되어 점심으로 닭볶음탕을 준비합니다. 노각도 살짝 절여 초고추장에 무치고 영양부추 겉절이와 콩나물 무침과 오이지도 나박나박 썰어 얼음을 띄워 시원하게 준비합니다. 날은 점점 뜨거워지는데 산소에 간 사람들이 평소보다 늦어집니다. 가까이 모신 시외삼촌 산소까지 다녀온다고 해도 다른 때보다 늦어집니다. 시외삼촌은 돌아가셨을 때 산도 없고 나중에 산소 관리조차 할 사람도 마땅치 않아 아버님 곁에 모셨습니다. 결국 우리 형제들이 해마다 외삼촌 산소를 보살피고 명절이나 다른 일이…
서해 연평도 어장의 꽃게 조업이 본격화되면서 불법 중국어선이 또다시 증가하고 있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은 인천시 옹진군 연평어장의 가을어기 꽃게 조업이 시작된 이달 들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한 중국어선이 하루 평균 46척으로 지난달 말과 비교, 3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이달 들어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어선 2척이 해경에 나포됐는데 다음 달 중순 이후엔 불법 중국어선이 더 증가할 전망이라니 걱정스럽다.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에 양국은 지난 2014년에 어업지도선 공동순시를 첫 도입해 실시, 25척의 위반어선을 검거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9월 발생한 중국어선원 사망사건으로 잠정 중단됐다. 불법 조업 단속에 나선 우리 해경을 피해 달아나던 중국 어선에 섬광폭음탄을 터트리자 화재가 발생해 선원 3명이 숨지고 나머지 14명은 해경 함정에 구조된 사건이다. 이후 지난 8월 중국 청도에서 한·중 어업지도단속 실무회의를 개최, 한·중 잠정조치수역에서의 양국 어업지도선 공동순시를 오는 10월 중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양국 공동 순시로 불법 조업을 뿌리 뽑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12월 10월 전
임대사업 등록자에 대한 혜택을 축소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국토부 장관이 “임대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세제 혜택을 축소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대상을, 어떤 혜택을 줄이겠다고는 공개하지 않은 채 축소 방침만 밝히면서 벌어진 일이다. 정부는 지난 2일 등록 임대주택에 주던 세제 혜택을 줄이는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음지에 있던 주택 임대사업자 등록을 양성화하겠다며 내놓은 임대등록 활성화 정책의 방향을 바꾼 것이다. 다주택자가 집을 사는 데 임대등록 활성화 정책을 역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정책변경 추진의 이유다. 하지만 시행한 지 8개월에 불과한 정책을 바꾸는 것을 두고 악용 소지도 예측하지 못하고 시장에 혼란을 주느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혼란만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다주택자 임대등록 활성화 정책의 이유는 간단하다. 등록 임대주택에 사는 무주택자가 안정적 임대료로 4년 또는 8년 이상 거주할 수 있다는 정책적 효과가 커서다. 양도세 중과세 대상인 다주택자에게 매각이나 임대등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출구를 열어주는 효과도 기대했다. 등록 임대사업자에게는 취득·재산세 등 지방세와 건
학교 다닐 때 선생님이 찍어주던 칭찬 도장이 생각난다. ‘참 잘했어요’라는 원 모양의 스탬프 도장이다. 숙제를 해도 일기를 꼬박꼬박 써 내도 도장을 찍어줬다. 이 도장을 받으려고 선생님이 내 주는 과제물을 열심히 했다. 그런데 이런 마음이 점점 시들해졌다. 이 도장이 내 노력을 칭찬하는 느낌이 없었다. 요즘 말로 영혼 없이 찍어주는 도장이라는 것을 알았다. 요즘도 주변 선생님들 중에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 칭찬 도장으로 보상을 하는 경우가 많다. 모양도 내용도 그 옛날 도장과 똑같다. 하지만 내가 경험 했던 것처럼, 아이들은 선생님의 칭찬 도장은 진정성이 없다고 느낀다. 학생들에게 칭찬을 해 주는 것은 중요한 교육 수단이다. 칭찬이 능력을 발휘하는 힘이 된다. 특히 학생들은 또래끼리 경쟁하면서 많이 지쳐있다. 힘겨운 입시의 관문도 지나야 하고, 먼 미래에 취업을 해야 한다는 스트레스까지 받고 있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은 위축되어 있고, 사회적 시스템에 적응을 못해 방황하게 된다. 심지어 경쟁에서 일찍 밀리는 아이들은 낙담해서 일탈을 하게 된다. 그나마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칭찬이나 격려다. 이것이 있어야 지치지 않고 함께 갈 수 있다. 그래서 선생님
“구우~~ 구우~~” 비둘기 울음소리가 새 아침의 여명을 연다. 반팔 차림으로 새벽운동을 나가면 조금 차갑게 느껴지는 초추(初秋)의 바람이 불어온다. 백로가 지나서인지 풀잎엔 방울방울 물방울 고개 숙인 벼, 떼지어 날아드는 잠자리, 산자락따라 만발한 코스모스, 맑고 높은 파란 하늘…. 어김없이 계절이 바뀜을 실감한다. 올 여름은 우리에게 정말 특별하게 기억될 날들의 연속이었다. 싱가포르에서의 북미간 정상회담과 6·13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압승, 일부 종목이지만 남북단일팀 구성 등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많은 볼거리와 즐거움을 제공했다. 거기에 연일 맹위를 떨치며 35도를 상회하는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됐다. 지표의 반사열은 찜질방 습열같아서 호흡이 헉헉 막히고 팔뚝엔 땀띠 천국이지만 부인이 입에 물려주는 ‘아이스바’는 순간적이나마 폭염을 물리치는 마술사로서 별미에 극치였다. “수면시간을 제외하고 오손도손 알콩달콩 얼굴을 바라보며 산다면 얼마나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요?” 잠자리에서 내자(內子)가 갑자기 질문을 한다. 80대 중반까지 살 수 있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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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곳간’을 채우려는 과세자 입장에선 아무리 많이 걷어도 부족한 게 세금이다. 그러다 보니 한 푼이라도 더 긁어내려는 희한한 명목의 세금을 수없이 양산했다. 1세기 로마 베스파시아누스 황제가 공중변소에서 수거한 오줌으로 양털의 기름기를 제거했던 섬유업자들에게 물렸다는 오줌세를 비롯 러시아 귀족들에게 부과한 수염세, 17세기 프랑스의 창문세, 공기세, 독일의 매춘세까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951년 지방세법 개정 이전 일부 지방에 요정 출입자에게 물리는 입정세(入亭稅)를 비롯 전봇대에 매기는 전주세, 개주인에게 부과하는 견세 등이 있었다. 피아노와 선풍기가 귀하던 시절이라 피아노세와 선풍기세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세금에는 무슨 명목을 갖다 붙여도 불만이 생겨나게 마련이다. 재정적자 축소가 아무리 급해도 그렇다. 또 무리한 세금 부과는 생각지 않은 부작용을 만들어내는 법이다. 이럴수록 과세자는 새로운 세수발굴에 더욱 나선다. 국민 건강과 복지 증진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소비행동을 억제 한다는 목적을 내세워 세수 증대 효과를 노리는 일명 죄악세(Sin Tax)도 그중에 하나다. 복지국가로 진화할수록 죄악세 대상은
불가와 깊은 연(緣)을 가진 꽃이 연(蓮)꽃이다. 불교를 설명 하면서 연꽃을 배제하면, 음식에 소금이 들어가지 않은것처럼 믹믹하다. 부처님께서 마야부인의 옆구리로 세상에 태어나시어 일곱 발자국씩 걸을 때마다 룸비니 동산에 연꽃이 피어올라 떠받들었다고 하며 부처님을 모신 사찰의 천정, 벽화, 문살, 탑, 기와 등 거의 모든 곳에 연꽃 문양이 새겨져있다. 부처나 보살이 앉은 자리가 연화좌(蓮花座)이고 스님네가 입는 가사(袈裟)를 연화복(蓮花服), 연화의(蓮花衣)라고 부른다. 부처님이 오신 날이면 어둠을 밝히는 연등을 단다. 연꽃은 곧 불심이며 불심은 연꽃으로 상징된다. 화엄경에서는 연꽃을 향(香), 결(潔), 청(淸), 정(淨)의 네 가지 덕으로 말하고 있다. 이 말이 아니더라도, 예로부터 연꽃의 고결함과 아름다움을 예찬한 글은 수 없이 많지만 그 중에 함부로 탐하지 않는 처염상정(處染常淨), 그 자체가 불교적이다. 연뿌리는 질펀한 늪 바닥에처해 있어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은 본성을 간직하여 세상을 정화한다는 것이다. 중생들이 몸은 비록 어지러운 사바에 있어도, 정(淨)하게 지녀 세상을 구제해야 한다는 불교의 깊은 뜻이 담겨 있는것이다. 많은 꽃이 수면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