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4월 4일(금) 윤석열 대통령 탄핵선고를 예고하였다. 지난 해 12월 14일 국회에서 탄핵이 의결된 후 111일이 경과한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 63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91일이었던 데 비해 이례적으로 길다. 그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사유가 그 이전에 비해 더욱 심대하고 그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헌재의 시간은 사흘 후에 마무리하게 된다. 그 시간은 어느 방향으로 흐르게 될까? 기회인가 아니면 혼돈인가! 정치의 문제를 법에 호소하는 것은 정치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다. 정치가 나라를 바르게(政者正也) 하지 아니하거나 절충과 타협을 이루어내지 못할 때 정치는 법에 의뢰하게 된다. 국가의 원수(헌법 제66조)로서 행정부의 수장으로서 대통령은 국가를 통치하는 책무가 부여된다. 대통령이 정치를 풀어내지 못하면 그는 무능한 대통령이다. 법치에 따르지 않고 자기 망상에 사로잡혀 권력을 행사하면 그는 포악한 대통령이 된다. 그러면 시민(국민)들이 일어나게 된다. 시민들이 잠잠하면 길가의 돌들이 일어나 소리 지르게 될 것이다(눅19:40). 그러므로 시민의 목소리는 하늘의 소리이다. 지금 광화문에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천지를 가른다. 1987년 6월…
1일 헌법재판소가 드디어 4일 오전 11시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을 선고한다고 발표했다. 헌재는 ‘2024헌나8 대통령(윤석열)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가 4일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3일 예상 밖의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123일 만이다. 그리고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헌재에 접수된 이후 111일만이며, 헌재 변론이 종결된 지 38일만이다. 헌재는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국회의 의결로 해제하는 과정에서 헌법과 계엄법 등을 위반했는지 판단한다. 헌재 재판관 8명 가운데 6명 이상이 탄핵에 찬성하면 윤 대통령은 즉시 파면된다. 반면 3명 이상이 기각이나 각하를 결정하면 곧바로 직무에 복귀한다. 변론이 종결된 지 한 달이 넘었음에도 판결이 길게 늘어진 이유에 대해 각종 설왕설래, 풍문이 떠돌았다.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변론 종결 후 각각 14일, 11일 만에 선고됐다. 이에 비하면 너무 오래 끌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약 3주 후 임기가 만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그런 것 아니냐는 터무니없는 추측과, 남은 임기를 한덕수
얼마 전 서울시가 40대의 취업 지원을 위한 ‘40대 직업캠프 취업과정’을 운영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서울시는 40대 직업캠프를 “N잡과 취‧창업을 고민하는 40대 서울시민을 위한 직업전환 유망분야 직업교육훈련을 지원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40대부터 시작되는 부양 부담과 조기 퇴직, 노후 준비 등 불안한 미래에 대한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맞춤 정책 지원을 시작한다는 야심찬 설명도 덧붙였다. 일단 내용은 차지하더라도, 40대를 지원한다는 것 자체는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싶다. 솔직히 대한민국 40대는 어쩜 이리 운이 없나 싶을 정도로 정부의 혜택을 요리조리 빗겨간 비운의 세대다. 1970년대 중반에서 198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이들은 학창시절 급식이 없었다. 매일 도시락을 준비하는 어머니들은 빠듯한 살림에 두 세명 자녀의 도시락을 준비하느라 치열한 아침을 보내야 했다. 그들이 대학에 입학하거나 사회에 첫 발을 내밀 때엔 우리나라에 IMF 사태라는 혹한기가 들이닥쳤다. 거의 매일 두 집 건너 한 집당 아버지들의 실업 소식이 들렸다. 실직한 아버지를 둔 자녀는 대학 입학을 포기하기도 했다. 지금은 국가장학금 제도라는 든든한 학비 지원…
200년 전 조선왕조 천주교 신유박해(1801년) 사건 때 정약용 선생은 일가족이 천주교에 연루되어 집안은 풍지박산이 되고, 정약용 선생은 전남 강진에 유배를 간다. 그 곳에서 선생은 용기를 내어 자신의 열정을 학문으로 승화시키게 된다. 지방 수령과 목민관이 지켜야 할 올바른 마음과 몸 가짐의 자세, 업무지침에 관련된 내용의 '목민심서'를 1818년에 지었다. 이 책에서는 12 편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 중에서 필자는 목민관들의 마음을 다스리는 규율인 ‘율기(律己)’에 관심이 있다. 먼저 바른 몸가짐(칙궁(飭躬), 청렴한 마음(淸心), 집안을 다스림(齊家), 청탁을 물리침(屛客), 씀씀이를 절약함(節用), 절약한 자금으로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樂施)으로의 내용이다. 또 '목민심서'의 서문에 보면 선생의 본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오늘날의 백성을 다스리는 자들은 오직 거두어들이는 데만 급급하고 백성을 부양하는 방법은 알지 못한다. 이 때문에 지위가 낮은 아랫 사람들은 여위고 병들어 줄지어 굶어죽은 시체가 구덩이를 메우지만, 다스린다는 자들은 바야흐로 고운 옷과 맛있는 음식에 자기만 살찌고 있으니, 어찌 슬프지 아니한가.” 위 서문과 같이…
경기도교육청이 객관성과 신뢰성을 갖춘 평가시스템 구축을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서·논술형 평가 시범 운영 연구회’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서·논술형 평가는 공정성 논란과 함께 교사들의 과중한 업무부담 문제로 교육계의 골치 아픈 숙제로 여겨져 왔다. 아울러 시대에 맞는 교육 시스템 확보를 위해서 인공지능(AI) 기술의 접목은 뜨거운 이슈로 떠올라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우수한 AI 평가모델 구축으로 선진 첨단교육 시스템을 개척해내길 기대한다. 경기도교육청이 운영을 시작한 시범 운영 연구회는 인공지능 기반 서·논술형 평가를 주제로 학교 현장 적용을 위한 정책 방향을 모색하는 정책실행연구회다. 학교급별 인공지능 서·논술형 평가시스템을 시범 적용하고 검증하며 개선점을 마련하고 교과별 서·논술형 평가도구(루브릭)를 개발해 학교 현장을 돕는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진행한 연구회 공모에는 모두 29개 학교가 지원했으며 특히 고등학교는 7.5대 1의 경쟁률을 보여 많은 관심을 받았다. 도교육청은 공정한 심사를 거쳐 학교 단위로 모두 7개(초 2, 중 3, 고 3) 연구회를 선정했다. 교육청은 이들 연구회의 연구 결과를 자료로 제작해 도내 모든 학교에 확
최근 학교 현장의 논쟁 중 하나는 교실 내 CCTV 설치다. 일부 학부모 단체와 정치권은 교사의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학부모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교실마다 CCTV를 설치하자고 주장한다. 일부 정치권도 이를 법제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교사로서 나는 이런 변화가 과연 교육을 위한 방향인지, 여전히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교실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다. 수많은 감정과 관계가 오가는 살아 있는 공간이다. 교사를 포함한 매일 수십 명의 아이들이 실수하고 질문하며, 울고 웃는 곳이다. 교사는 아이들의 표정을 살피고, 눈빛을 마주하며 수업의 흐름을 조율한다. 아이가 울먹일 때 조용히 옆에 앉아 어깨를 다독이기도 하고, 실수한 아이의 속상한 마음을 말없이 받아주는 순간도 있다. 교실에 카메라가 설치되는 순간, 교사는 더 이상 아이만 바라볼 수 없다. “지금 이 말투가 오해를 부르지는 않을까?”, “이 장면이 문제가 되진 않을까?” 하루에도 몇 번씩 스스로를 검열하게 된다. 수업은 점점 ‘기록을 위한 문제 없는 장면’으로 바뀌고, 교실은 배움의 공간이 아닌 방어의 공간이 된다. 교사는 완벽하지 않다. 부모가 집에서 늘 최선일 수 없는 것처럼, 교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백 ]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경기도가 360° 언제나돌봄 정책의 일환인 ‘언제나 어린이집’을 1일부터 5개에서 11개로 확대 운영한다고 밝혔다. 맞벌이 부부에게 유사시 아이를 맡기고 일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은 절박한 민생이다. 육아에 얽매어 별도의 시간이 필요한 일체의 사회적 활동을 차단한 채 살아야 하는 젊은 부부들에게 ‘언제나 어린이집’은 획기적인 새로운 개념의 보육 복지 사각지대 해소책이다. 망국적 저출산 풍조 해소책과도 직결된 이 정책은 대폭 확대 발전돼야 한다. 경기도가 도입 시행하고 있는 ‘언제나 어린이집’은 평일과 토·일·공휴일 및 주·야간(새벽) 등 연중(24시간) 운영하는 보육시설로, 일시적·긴급상황 발생 시 영유아 자녀를 맡길 수 있는 긴급돌봄시설이다. 도에 거주하는 영유아(6개월 이상 7세 이하 취학 전)를 둔 부모(보호자)라면 가정에서 자녀를 양육하거나 어린이집·유치원을 다니거나 ‘언제나 어린이집’과 거주지역이 달라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도는 지난해 6월 1일 부천시(아람 어린이집), 남양주시(시립힐즈파크 어린이집), 김포시(시립금빛하늘 어린이집), 하남시(시립행복모아 어린이집), 이천시(이천시 24시간 아이돌봄센터 ‘아이다봄’) 등 5개 시군 별로 1곳씩 ‘
만학도로 유학을 마치고 귀국했을 때 한국사회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건 하늘의 별따기였다. 실력보다 커넥션이 중요한 사회의 공고화는 상상을 초월했다. 호구지책을 위해 모대학의 모교수에게 강의를 주실 수 있는지 타진하는 손편지를 보냈다. 다행스럽게 답신이 와서 나는 그 교수를 만나러 학교 연구실로 찾아갔다. 모교수는 내가 전공한 여론과 여론조사에 대해 궁금한 게 많다면서 여러 질문을 하셨다. 나는 프랑스 사회에서는 여론의 개념이 매우 중요하며 그 개념에 입각해 여론조사를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한국이 여론조사로 공천을 하는 것은 매우 잘 못된 일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여론조사를 공천에 사용한 민주당의 2002년 대선이 얼마나 잘 못된 것인지도 설명 드렸다. 여론조사란 오차범위가 존재하고 그 오차범위 안에 있는 후보들은 우열을 매길 수 없는 것인데 0.01%라도 앞선 사람이 대통령 후보가 되는 룰은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한국 사람들 너무 겁이 없다”라는 말까지 드렸다. 그러자 그 교수는 웃으면서 “방법이 없어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방법이 없어서라고? 난 이 말에 동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