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손주들과 함께 ‘제3땅굴’과 ‘도라산통일전망대’를 다녀왔다. 꽉 막힌 남북관계. 숨 막히는 현실가운데에서도 손주들과의 보람 있는 대화 속에 모처럼 소망을 꿈꾸는 아름답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북한이 파 놓은 땅굴을 보기위해 600M에 달하는 경사 길을 걸어 들어가면서 초등학교 2학년인 우리 손자 ‘준희’는 끊임없이 질문을 쏟아낸다. 분단의 의미가 잘 와 닫지 않는 어린 나이이다 보니 당연히 질문이 많을 수밖에... 도라산전망대에서 바라 본 북한 땅, 개성공단에 대한 설명엔 시큰둥하다, 뒤편의 송악산을 가리키며, 여자가 누워있는 모습 같지 않느냐는 내 말엔 몹시 수긍하며, “맞아! 맞아!”를 연발한다. 분단과 DMZ에 대한 설명을 ‘네 동생과의 다툼’ 현실을 비유하며 설명을 하니 조금은 이해가 된듯하다. ‘함께 잘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내 결론적 언급에 고개를 끄덕였다. 전망대 교육관에서 DMZ 홍보영상에 나오는 지난 시절 남북의 정상들 만남의 모습들을 보면서, 윤대통령도 이 영상물을 꼭 한번 봤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퇴임 후 나도 저 영상물에 나와야지’ 하는 도전을 받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3의 남북연결도로가 한반도 중앙의 DMZ를 가
어떤 사람이 지혜 높은 스님을 찾아가 털어놓았대요. “스님. 제가 한동안 마약에 손을 댔다가 걸렸습니다.” 그런데 그 스님이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껄껄 웃으며 “그걸 왜 들키고 그래요?” 하는 바람에 찾아간 사람이 어안이 벙벙해졌대요. 스님은 “석가모니도 비틀즈도 다 마약하면서 새로운 경지를 연 사람들이에요. 다만 국가가 언제부터인가 하지 말라고 하면서 그게 죄가 되었던 것뿐이죠”라고 말하더래요. 스님의 마지막 말이 걸작이었다네요. “이 세상에 죄인 아닌 사람은 없어요. 다만 두 부류가 있지요. 자신의 죄를 ‘들킨 죄인’, 자신의 죄를 ‘들키지 않은 죄인’이 있을 따름이지요.” …언젠가 신문에서 이 글을 읽다가 무릎을 친 적이 있어요. 엉뚱하게도, “누구든 죄 없는 자 있다면 나서서 이 여인을 돌로 치라”고 외쳐서 위기에 처한 간음 여인을 구했다는 예수님 생애 일화가 생각났죠. 요즘 언론을 장식하고 있는 사건들을 보면서 문득 ‘들킨 죄(罪)’라는 말이 떠올랐어요. 우리 사회에는 이미 만연돼 있는데, 아닌 척 살아가는 비리들이 한둘이 아니잖아요? 그중에 ‘뇌물’보다 더 끈질기고 고약한 풍습은 없는 것 같아요. 거액의 경제 문란 사건을 필두로, 모든 사건 뒤에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도시 규모를 인구를 통해 정의한다. 중소도시로 상정 가능한 최소 인구를 5만으로 설정하는 것은 대부분의 연구에서 일관되게 나타나지만, 인구의 최대범위에 대해서는 30만 명에서 최대 100만 명까지로 다양하다. 하지만 오늘날 중소도시는 저출산ㆍ고령화, 글로벌화의 여건변화를 맞고 있으며, 그에 따라 전국 기초 자치단체의 2/3가 인구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및 지방 중소도시 그리고 농어촌 지역의 인구 감소ㆍ고령화 심화 등으로 인한 고용감소, 재정력 감소, 행정서비스 약화, 삶의 질의 저하 등이 초래되고 있다. 안양시를 살펴보면 2022년 말 현재 인구는 54만8천2만 명, 2000년 초반에 도시계획상 인구 추이를 76만 명까지 바라보다가 2013년~2022년까지 10년 기준으로 연평균 감소율은 매년 1.03%씩 감소하는 추세이다. 이 상태로 인구 감소가 지속적으로 진행된다면 10년 뒤에는 인구 50만 명도 안 되는 중소도시로 변모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재정자립도는 2022년 기준으로 보면 39,6%로 경기도 31개 시∙군중 상위권인 9위로 나타났다. 하지만, 10년 기준으로 연평균 감소율은 매년 3.46%씩 감소되고 있다
지난 1일 경기도 김포시와 파주시에 올해 처음으로 지역사회 내 유행을 차단하기 위한 ‘말라리아 경보’가 발령됐다. 이 지역에서 각각 3명의 ‘군집 추정사례’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군집 추정사례란 말라리아 위험지역 1km 이내에서 30일 이내에 2명 이상 환자 증상이 발생할 경우다. 올해부터는 3명 이상일 경우 해당 지역에 경보가 발령된다. 이에 따라 도는 경보 발령지역에 사는 주민·방문객들에게 주의를 요청했다. 말라리아는 아프리카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수백 명씩 발생하고 있다. 1970년대에 사라져 한때 퇴치 선언까지 했지만 1993년 이후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국내 말라리아 환자 수는 500명대였지만 2020년 385명, 2021년 294명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지난해 다시 420명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우리와 상황이 달랐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느라 말라리아가 지속 확산되어 환자와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말라리아 감염 건수는 2억3200만 건이었다가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한 2020년 2
정치를 욕하는 사람들이 흔하게 하는 푸념이다. 정치하는 놈들은 다 똑같이 제 욕심만 차리는 놈들이니 무슨 기대를 하겠는가라는 자포자기의 표현이고 요즘에는 여당도 싫지만, 야당은 더 싫다고까지 한다. 이렇게 정치를 불신하고 멀리하면 어떤 결과가 올까? 정치가 국민의 희망과 꿈을 주기보다는 허구한 날 비리와 부정만 일삼는 부패집단으로 인식된 지는 오래되었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정치가 불신의 대상이 되었는가. 그러나 시대를 막론하고 정치와 정치인이 국민에게 욕 안 먹은 적이 있었던가. 정치는 늘 국민의 기대에 부응치 못하는 원망의 대상이 되는 직종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정치에 대한 불신과 비난이 더욱 기승을 부린다. 원인은 정치인의 자질, 상황 등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언론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아니 어쩌면 정치불신의 가장 큰 원인 제공자는 언론이다. 언론은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라는 제4부의 권한을 위임받았다. 그런데 과연 우리 언론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 자사의 이익에 치우치거나 당파성에 매몰되어 침소봉대하는 보도로 모두가 똑같은 놈들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기능 기관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경보 오발탄으로 수도권 시민들을 공포에…
지속가능경영은 1972년 로마클럽의 성장한계 보고서에서 거론된 이후로 사용되었으며, 기업이 경영에 미치는 경제, 사회, 환경적 이슈를 균형적으로 고려하여 기업의 경영활동이 미래에도 지속 가능한지에 관한 정도를 의미한다. 이를 바탕으로 Elkington(1997)은 기업이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다음의 3대 측면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기업은 지속 성장과 이익 창출을 위해 경제적으로 책임을 다하고, 둘째, 다음 세대를 위해 주어진 환경의 보존과 동시에 자원의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용하며, 셋째, 빈곤 극복, 교육, 성평등, 인권 등 사회적으로 책임을 다하여 사회와 균형 있는 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3가지 노력이 수반됨을 강조하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었을 이야기이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경영의 현황을 살펴보면 실상은 달라진다. ESG 행복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2년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 중 143개만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이를 유추하여 해석하면, 중소기업에서 지속가능한 경영의 실천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안타깝지만 우리나라의 많은 중소기업들은 생업에 지쳐 일차적
유난히 맑고 푸르른 5월의 하늘아래 다문화 한가족 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야외음악당 푸른 잔디위에는 인도, 네팔, 스리랑카 등 전통의상을 예쁘게 차려 입은 아이들이 비눗방울들을 뿜어내고, 하얀 몽골부스에서는 각 나라의 음식들이 붐비게 서빙되고 있고 다양한 체험 행사들이 시행되는 모습을 보며 모처럼 코로나에서 벗어난 축제의 현장들이 생동감 있게 느껴졌다. 수원시는 외국인 주민이 6만5000여 명으로 전국에서 2위로 많으며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있는 외국인이 살기 좋은 도시이다. 결혼이민자 한국어 교육 및 취업교육, 다문화 가족 동아리 모임, 다문화 서포터즈 운영, 다누리꾼 운영등 다양한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 중에 있으며 더 나아가 찾아가는 문화 다양성 이해교육, 외국인주민 긴급지원사업 등 외국인과 다문화 가족이 함께 누리는 포용도시를 조성하고자 노력들의 결실이 아닐까 싶다. 올해로 15회를 맞는 다문화 한가족 축제는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하며 다문화가 가진 풍요로운 다양성이 '다름의 편견'을 허물고 소통의 장을 열어내며 우리 공동체를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뜻깊은 행사이다. 축제는 기획단계부터 외국인복지센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글로벌청소년 드림센터,…
윤석열 대통령 메시지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자유”다. 문제는 이 자유가 어떤 의미로 해석되고, 국정운영으로 나타나느냐에 있다. 지난 1년간은 총론에 기반해 행정조직개편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단계였다. 첫 인사는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대통령비서실과 사정기관, 주요 정부 부처 요직에 온통 검찰 출신들을 배치했다. 이렇게 특정세력이 과잉 대표될 경우 여타세력의 자유는 축소되어 대의제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 대의제민주주의는 각계각층의 국민을 대변하는 대리인들이 끌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조직 개편이 3차례 있었다. 먼저, 검찰조직 강화, 국방부와 통일부 대북관련 담당부서 조정,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부서 개편 등 지난 정부정책 뒤집기를 진행했다. 2차에는 51개 정부부처 행정업무를 일괄 조정했다. 3차는 지난 3월 노동, 교육, 연금 3대개혁 과제와 공무원 개혁을 위한 전담 기구 설치와 인력보강이 골자였다. 이제 각론 단계에 접어드는 국면이다. 대외관계는 일본과의 관계개선이 주요 기조다. 과거사 갈등을 봉합(?)하고,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도 일본의 뜻대로 진행되고 있다. 큰 틀에서 한미일 안보동맹 구축을 향해 질주하는 모양새다. 주요교역 파트너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