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한테 혼날 때 마다 화장실로 뛰어가서 설사하는 무대리. 월요일 프리젠테이션 직전이면 배가 아파서 안절부절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급기야 오늘은 발표 도중 뛰쳐나가고야 말았다. 무대리는 고등학교 때부터 스트레스만 받으면 소화가 안되고 꽉 차있는 느낌이 나거나 변이 묽어지면서 설사를 하는 증상이 시작되어 점점 심해지다가 지금은 고질병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이런 증상을 가진 사람들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실제 대장의 구조적인 이상은 없으나 이유 없이 배변의 변화와 함께 복통이 발생하는 것을 과민성 장 증후군 이라고 한다. 소화기 내과를 방문하는 환자들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이며, 실제 병원을 찾지 않는 환자들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가 매우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2006년 국내 보고에 의하면 100명중 6.6명이 과민성 장 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민성 장 증후군이 생기는 원인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스트레스는 증상의 발생이나 악화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의 육체는 정신이 지배하고 있으므로 정신적 변화나 충격이 육체적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정신적 스트레스는 위장관 기능에 직접적인 영
두달 전 96세의 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의 삶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다. 세인들의 화두가 됐던 ‘앞으로 2년을 더 일하고 98세 되는 해에 사랑하는 짝을 찾아 보겠다’는 김교수의 말을 중심으로 건강과 노년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젊음은 자연의 선물이지만, 노년은 자신이 만든 예술작품이다’라고 결론지은 생각이 난다. 한국 철학계의 대부로 불리는 김 교수는 96세인 요즘도 곳곳에서 강의를 하고, 방송에도 출연하며 나이에 관계없이 자신의 일을 왕성하게 하는 인사로 유명하다. 그 덕분에 엊그제 모 방송에서 인터뷰하는 노철학자를 다시 보았다. 그리고 한 시간 가량 인터뷰 내내 논리 정연한 어법으로 철학과 인생, 인간관계와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며 정신과 육체의 건강함에 다시 한 번 감탄 했다. 그리고 인터뷰 말미에 ‘사랑 받는 것 보다 사랑을 주는 것이 훨씬 행복 하더라’ 라며 아끼지 말고 가족과 주위사람들에게 주라는 말을 듣고 큰 감동을 받았다. 김교수의 이 같은 말은 기독교적 신앙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지만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라 더욱 그랬다. 김교수는 인터뷰에서
기계도시속에서 /강인한 도시에는비가내립니다 정오입니다 철로가소리없이비에젖습니다 들어오는열차도나가는열차도없습니다 비가내립니다 시내버스도그많던택시도보이지않습니다 아스팔트넓은도로에 사람들이띄엄띄엄부호처럼걸어다닙니다 따르륵따르륵전화다이얼이저혼자살아서 시내에서시내로걸려갑니다 비가내립니다 도시는거대한전염병동 시뻘건웃음소리가검게탄건물의벽에서 거미줄처럼나직이새어나옵니다 비가내립니다 -강인한 시집 대표시 100선 ‘신들의 놀이터’ 온 국민을 불안과 공포에 떨게 한 메르스. 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의 최대 진원지로 꼽히는 삼성서울병원 원장이 경찰 소환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도시는거대한전염병동’이 시에서 공포로 몰아넣은 것은 독재자의 시뻘건 웃음소리다. 정오의 열차도 보이지 않고 시내버스와 택시 외부로 통하는 모든 교통수단이 끊겼다. 폐허가 된 도시 광주. 유령처럼 사람들 몇 걸어가고 전화다이얼소리와 빗소리에 젖은 도시. 검게 탄 건물의 벽과 군홧발소리와 총을 겨눈 군인이 오버랩 된다. 용서는 하되 잊지는 못한다 했던가. 침묵과 기억의 층위를 읽는다. /김명은 시인
지난 11일 수원에서 ‘고은학회’가 창립됐다. ‘고은 문학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인문학 심포지엄도 개최했다. 정조대왕의 효심과 문화가 깃든 수원으로서는 문화도시로 향하는 큰 걸음이 될 수도 있다. 고은 시인은 우리나라 현대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 시대의 지성이자, 현란한 삶의 이력을 소유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해마다 오를 만큼 현대 한국문학의 한 봉우리로 우뚝 선 그다. 수원이 그리워 광교산에 정착해 연작 시를 발표하고 있기도 하다. 그의 문학 50여년이 수원에서 지속되고 뿌리를 이어간다는 것은 수원의 자랑이며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이날 열린 인문학 심포지엄에서는 고은 시인에 대해 체계적인 학문의 관점에서 기존 논의를 축적하면서 고은 문학에 대한 보다 미래지향적인 평가의 장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학회는 특히 다작을 하기로 유명한 고은 시인의 묻혀 있는 작품과 기초자료들을 모으는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고은 문학을 더 깊이 연구하고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도 노력할 계획이라고 한다. 고은 시인은 문화는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의 기본행위라고 늘 강조해왔다. 그는 문화수도운동에 참여하면서 오랜…
오산시민과 오산 방문객들이 악취 때문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올해 여름이 시작되면서 부쩍 고약해진 악취는 특히 오산역이 있는 오산동 부근이 심해 연일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오산역 관계자와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악취는 주로 이른 아침과 저녁시간, 비가 오거나 흐리고 습기가 많은 날에 더욱 기승을 부린다고 한다. 얼마나 심한지 빨래를 널어놓으면 냄새가 밸 정도라고 한다. 시민들은 서울에서 전철을 타고 퇴근하다가 심한 냄새가 난다 싶으면 ‘아, 이제 오산에 도착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여서 오산시의 이미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하고 우려한다. 그리고 실제로 오산역을 이용하는 외부인들은 역겨운 냄새 때문에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 그러니 손님이 떨어질까 걱정하는 인근 상인들의 표정도 어둡다. 이 악취의 주범은 오산시 환경사업소 내 분뇨처리장과 하수처리장으로 오산역과 600∼700m 떨어진 곳에 있다. 오산천 건너편 제지공장과 음식물쓰레기처리장도 악취의 요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환경사업소 분뇨처리장은 지난 5월부터 상부밀폐 및 탈취시설 설치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사 기간 중 어느 정도 악취는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심해도 너무 심한 것이
지난달 EBS에서 방영한 ‘나는 교배견입니다’라는 프로그램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 프로그램은 어둡고 컴컴한 철창에 갇혀 발정유도제를 맞아가며 1년에 두세 차례 새끼를 낳아야하고, 더 이상 새끼를 낳지 못하게 되면 단돈 1만원에 팔려나가는 교배견 사육 실태를 보도했다. 애견인구 천만시대에 부끄러운 단면이기도 했다. 다롱이와 다래는 우리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이름이다. 다롱이는 유기견이고, 다래는 교배견이다. 3년 전 딸아이가 처음 다롱이를 데려왔을 때, 갈비뼈가 툭 튀어나올 만큼 바싹 마른 상태였다. 극한의 굶주림과 추위에 떨며 겨우 생명을 이어오고 있었다. 그 추운 겨울, 분양하지 않았다면 굶어 죽었을지도 모른다. 집에 데려온 처음 며칠간은 외출을 못할 정도로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사료를 주면 순식간에 삼켜 버렸다. 다시 버림받지는 않을까하는 두려움과 빨리 먹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치열한 생존경쟁에 길들여진 때문이었다. 소화를 제대로 못시켜 병원도 몇 번 다녀왔다. 점차 살이 붙어 이제는 다이어트 사료를 먹여야 할 정도다. 교배견 다래는 새끼를 못 낳게 되자 안락사를 기다리고 있던 놈이었다. 데려와 보통 사료를 주니
정치인들의 사생활은 어디까지 보호돼야 할까? 요새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둘째 사위의 문제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이미 알려진 바대로 김무성 대표의 둘째 사위는 결혼 전이 지난 2월 상습마약투약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는데, 이 문제에 대해 언론을 비롯한 많은 이들은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물론 그 이유 중의 하나로, 김무성 대표의 둘째 사위에 대한 판결이 지나치게 관대하지 않았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래서 이른바 유력 정치인들의 친인척에 대한 봐주기 아니었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주장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김무성 대표는 이 문제가 언론에 보도된 직후 스스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서 자신의 입장을 발표했다. 김무성 대표는 “재판이 끝나고 출소한 지 한 달 정도 지나 우리가 내용을 알게 됐다”면서 “부모 된 마음에 (결혼을 앞둔) 딸에게 ‘이 결혼은 절대 안 된다. 파혼이다’라고 설득했는데, 우리 딸이 내 속을 썩인 일이 없었고 걱정을 끼친 일이 없었던 모범적 자식이고 공부도 아주 잘했다”면서 “사랑
‘구름이 아름답게 그림 그리면 / 노을이 내려와 색칠을 하고 / 기러기 떼로 날아 수를 놓는다 / 고운 저 하늘 / 한 자락 베어 / 우리 엄마 나들이옷 / 지어 드렸으면.’ 소파 방정환 선생의 ‘가을하늘’이란 동시다. 요즘 하늘이 꼭 이렇다. 보는 이의 마음을 푸르게 하며 맑은 동심도 되살아나게 하는 그런 계절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을하늘을 특별히 좋아한다. 1년 중 가장 맑고 높을 뿐만 아니라 뭉게구름과 같은 아름다운 구름이 많이 떠있기 때문이다. 구름이 많은 것은 우리 가을하늘의 특징이기도 하다. 여름 동안에는 수직방향으로 대류가 발달해 쌘구름(적운)과 쌘비구름(적란운)이 많이 나타난다. 하지만 가을이 되면 수평방향으로 대류가 흘러 털구름(권운)과 털쌘구름(권적운) 등이 자주 눈에 띈다. 가을하늘이 특히 맑은 것은 대기의 대류가 여름보다 약해서 먼지가 높은 곳까지 올라가지 못해서다. 그리고 시베리아 벌판의 공기가 우리나라로 다가오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가을하늘이 높아 보인다. 시기적으로 대략 9월 중순경이다. 하늘이 높게 보이는 것 또한 공기 중에 먼지가 적어 낮은 고도에서 빛의 산란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다. 산란은 태양빛이 먼지나 작은 입자에…
미이라 /손현숙 집구석 어디선가 이상한 냄새가 난다 이사 온지 며칠째 제 살 푹푹 썩히면서 써내려간 유서 같은 것, 스멀스멀 읽혀져서 머리 아프다 냄새 없애려고 집안 발칵 뒤집었다 구석구석 닦았지만 내가 닦은 것은 겨우 바닥이며 벽이라는 바깥이다. 냄새는 안에서 밖으로 번져 나온다 폐부로부터 돌아 나오는, 살아 있어서 꿈틀거리는 나무, 나는 한바탕 샤워를 한다 닦아도 냄새는 오히려 불콰하다 벽장 구석에서 나를 조롱하듯 뭉긋하게 익어가며 쪼글쪼글 말라 가는 한 바가지의 알. 그것은 살아 있음의 지독한 증거였다 감자의 미래가 숨어 있었다 - 월간 현대시 6월호 이 시를 접하는 순간 러시아의 문호 쉬클로프스키가 생각난다. 그는 예술의 목적은 대상의 감각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부여 하는 것이라 하였기 때문이다. 이 시는 무심코 벽장 구석에 방치한 감자를 모티브로 감자의 한 생애를 스케치하였다. 청각적, 시각적, 후각적, 미각적, 촉각적 이미지외에 휴머니즘적 이미지를 가미시키는 상황적 묘사를 그렸기 때문이다. 쪼글쪼글 말라가는 죽음을 하나의 새로운 삶으로 탄생시키는 반전의 요소와 푸른 희망의 씨앗으로 승화시키는 힘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또 하나의 삶의 현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전세물건이 있어도 대출을 많이 끼고 있는 깡통전세도 많아 자칫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전세금을 안전하게 보호받기 위해서는 신중한 사전확인과 대처가 필요하다. 당해 주택 등기부를 떼어보고 대출이 있는지 우선 확인해야 한다. 대출이 있다면 집값을 70%로 낮춰 잡고 대출을 빼고도 전세금이 남는지 확인해 보고 위험이 있다면 다른 집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전셋집을 정했으면 확정일자를 받고 전입신고를 하고 실제 거주해야 전세금을 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다. 확정일자를 받으면 그 이후에 발생하는 근저당, 가압류, 다른 임차인의 권리에 앞서는 순위를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다. 확정일자로 그 이후 발생하는 은행대출금 등 일반채권에 우선할 수 있지만 집주인에게 밀린 세금이 있는 경우에도 대항할 수 있을까? 납세자의 재산이 경매·체납처분 등의 절차로 강제환가 되고 그 대금이 경합하는 채권의 변제에 충당되는 경우 각 채권 성립의 전후에 관계없이 조세채권자인 국가가 기타 채권자에 우선하여 받을 수 있도록 조세의 우선순위를 인정하고 있다. 국세, 가산금 및 체납처분비는 납세자의 모든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 절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