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기간동안 각지에 퍼져 있던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고 자연스럽게 민심의 흐름도 만들어진다. 취업과 결혼, 자녀 진학 등의 문제는 피해야 할 화제라 하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가족의 관심사다. 게다가 건강, 노년의 삶 등의 문제들은 경제, 교육, 복지 정책 등과 직결돼 있어 정치이야기로 이어진다. 결국 현 정권의 국정수행 능력과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간접적 평가로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연휴를 보내고 일상으로 돌아온 국민들의 맘 한구석은 편치가 않다. 국민들을 신나게 할 만한 정치적·경제적 동력이 없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지금 갈수록 심화되는 양극화와 장기 간의 경기침체, 가계부채, 실업난과 물가고로 기진맥진해 있다. 이에 대한 반사이익인지는 몰라도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이 30%대를 돌파하며 하락세인 새누리당 지지율을 바짝 추격했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16~17일 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의 정당 지지율은 34.7%에 그쳤고,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33.8%를 기록했다. 양당의 지지율 격차는 1%p도 채 나지 않는 0.9%p에 불과했다. 이완구 국무총리 임명 과정에서의 여파와 새정치연합 새 지도부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서해5도 어민들이 해양수산부·해양경비안전본부·국방부합동참모본부·행정자치부·인천시·옹진군 등 정부 대표단과 만났다. 이른 바 ‘중국어선 불법조업에 따른 서해5도 어업인 피해대책 관계기관 회의’였다. 해경이 미처 대처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중국 어선들이 우리 영해로 600~700척씩 들어와 물고기를 싹쓸이 하고 어구까지 걷어가 어민들의 생계가 막막해졌기 때문이다. 어민들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서는 실질적인 국가적 차원의 대응책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었던 것이다. 어민들에 따르면 중국어선들은 창과 칼 등으로 무장하고 떼로 몰려다니며 조업하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 중국어선이 나타나면 우리 어민들이 다칠까봐 피하라고 옹진군 어업지도선이 방송할 정도라니 할 말이 없다. 영해 주권을 포기한 것과 다름이 없다. 관계당국의 대책은 늘 똑같다. 중국과 협력해 단속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관계기관 회의 이후에도 중국어선들의 불법 조업은 계속됐다. 서해는 물론이고 제주도 인근 해상이나 동해상 울릉도 지척에서도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과 어구
무예는 신체학문이다. 인간의 몸을 사용해서 그것 안에 담긴 다양한 사상과 철학을 연구하는 것이 무예학이다. 단순히 상대와 몸을 맞대고 승패를 겨루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몸을 사용하는 기본 원리를 시작으로 하여 몸을 기르는 방식 즉, 양생(養生)의 단계까지 확대시킨 것이다. 그래서 무예학 공부는 단순히 기술적인 체육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체구조 파악이나 생리적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의학부터 인간의 몸을 어떤 방식으로 사유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한 철학까지 다양한 분야를 공부해야만 무예의 본질에 접근할 수가 있다. 근래에 인터넷을 비롯한 가상공간에서 종종 무예와 관련한 다양한 논쟁들이 펼쳐지곤 한다. 어떤 무예가 실전성이 있느니, 없느니 혹은 서로 다른 무예를 수련한 사람이 겨루기를 하면 누가 이기는지 등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쉼 없이 논쟁으로 떠오른다. 그 논쟁에서 승자는 말 그대로 ‘키보드 워리어’라고 불리는 인터넷 강자들이 승리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무예수련을 하지는 않지만, 이론적으로 해당분야에 대해 깊숙이 파고들어 연구하여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경우도 많다. 그런데 대부분 누군가의 수련 이야기를 그대로 믿고 이론화
설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시점이다. 모처럼 부모·형제, 친지들을 만나 덕담을 주고받으며 회포를 풀기도 하고 못내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며 다시 만날 기약을 하는 모습에서 훈훈한 정을 느낀다. 노모는 자식들을 빈손으로 돌려보내지 않으려고 그동안 장만해놓은 것들을 주섬주섬 차에 실어주고 떠나는 차의 꽁무니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한다. 며칠간의 북새통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는 벌써 그리움이 차지한다. 그게 사는 맛일까. 나도 한 열흘 동안 정신없이 살았다. 섣달 하순이 생일인 남편을 위해 생일상을 준비하여 평소 가깝게 지내던 친구들 초대해서 밤이 늦도록 놀았다. 1년 중 우리 집에서는 가장 큰 행사이기도 하다. 곧이어 가족, 친지를 위해 선물 준비하고 차례상 차리고 어른들 찾아뵙고 세배 올리는 등 정신없이 지냈다. 친정이 가까운 관계로 나흘째 친정 나들이다. 형제가 많다 보니 동기간이 올 때마다 호출이다. 슬쩍 꽁무니 빼고 싶어도 모처럼 친정에 온 형제들 생각해서 달려가다 보니 도대체 내 자유시간이 없다. 차라리 명절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혼자 구시렁거리고 있던 참에 홈 쇼핑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방송 사상 최저가라며 이런저
인류가 살아온 역사를 500만년이라고 할 때, 그것을 1개월로 줄여서 시대별로 계산하면, 인류가 유목민으로 살아온 제일 긴 기간은, 29일 22시간에 해당하고, 근대 산업사회의 생활은 1분 30초에 해당하며,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전자정보시대는 불과 12초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가장 짧은 12초의 순간에 불과한 전자정보시대는 인류역사상 그 어느 시대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급격하고 새로운 변화를 이루어내고 있다. 오늘날 발달한 고도의 정보 통신기술은 인류에게 시간과 공간의 속박을 해방시켜 놓아, 인간의 의식과 행동을 조성하는 경험공간을 재구성하고 있다. 프랑스 철학의 거장 미셸 세르(Michel Serres)는 주로 이 시대의 주류미디어를 사용하는 세대를 ‘신인류’로 표현한다. 그것은 삶의 편리성뿐만 아니라 인간의 의식과 사고방식까지도 뒤바꿔 생활혁명을 이루어 놓은 세대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편 미국의 미디어 전문가 데이비드 와인버거(David Weinberger)는 오늘의 지식과 정보는 모두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거의 모든 사람들이 포털 사이트로 접속하여 뉴스를 읽고, 쇼핑을 하고, 검색하며 살기 때문에 대부분의 젊
2003년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제56차 세계보건기구(WHO)총회가 열렸다. 그리고 192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담배규제 협약이 채택됐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500만명이 흡연으로 사망하고 오는 2020년엔 1천만명에 이를 것이라 예상되자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세계보건기구가 나선 지 5년만에 결실을 보는 순간이었다. 주요 내용은, ‘5년 안에 협약 가입국에서는 모든 담배 광고, 판촉, 후원 전면 금지’ ‘담뱃갑의 최소 30% 면적에 암에 걸린 폐의 사진을 싣는 등 경고문구나 그림을 삽입’ ‘담배 자판기에 미성년자의 접근 금지’ 등등 다섯가지였다. 그러나 초기에 실천하는 나라는 얼마 없었다. 특히 ‘경고그림’을 싣는 나라는 2001년 세계 최초로 담배에 경고그림을 도입한 캐나다를 비롯 2002년 도입한 브라질, 싱가포르(2004년 도입) 태국(2006년 도입) 등 극소수에 불과 했다. 세계 최대 담배생산국인 미국조차 2012년에 가서야 ‘끔찍’하고 ‘직설적’인 새로운 경고표시를 의무화한다고 발표했을 정도로 참여율은 저조했다. 당시 미국 정부가 담배 포장을 변경하기로 한 것은 25년 만에 처음이었다. 따라서 미국인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이 흡연이며, 이로 인한 연
미국 서부 개척시대 세무공무원들은 총으로 무장하고 납세자를 만났다고 한다. 납세자들이 걸핏하면 총기로 저항하기 때문이었다. 미국 독립전쟁도 영국의 과세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촉발되었듯이 세금을 거두는 일은 목숨을 건 어려운 작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최근 우리나라에 세금 논쟁이 일고 있다. 복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세수를 확충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피 하다는 여론이 대두되고 있다. 법인세를 과거 수준으로 올리고 고소득자의 세부담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 우리나라 조세제도의 소득재분배 기능이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모두 일면 타당성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의 결과가 현실에서 반대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부자들에게 소득세를 더 부과하면 부자들은 해외로 이주하여 세금을 회피할 수도 있고, 법인에게 더 과세하면 국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거나 신규투자도 해외로 돌리게 되어 국내 세수와 고용이 오히려 줄게 되는 결과가 초래된다. 또 우리나라에 투자하려는 외국인 투자자는 우리나라보다 세율이 낮은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등으로 발길을 돌리게 된다. 가장 큰 세원인 부
한해의 첫날 임을 뜻하는 ‘설’. 언제부터 우리의 명절이었는지 명확하지 않다. 중국 역사서인 구당서(舊唐書)에 ‘신라인들이 매년 정월 원단(元旦)에 서로 경하하며, 왕이 연희를 베풀고 여러 손님과 관원들이 모인다. 이날 일월신을 배례한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삼국시대로 짐작할 뿐이다. 고려사에 설날은 상원(上元 대보름)·상사(上巳 3월삼진)·한식(寒食)·단오(端午)·추석(秋夕)·중구(重九 중앙절)·팔관(八關)·동지(冬至)와 함께 9대 명절로 기록되어 있다. 조선시대에는 한식·단오·추석과 더불어 4대 명절로 여겼다. 하지만 그중에 원단 즉 설날을 으뜸으로 쳤다. 새해의 시작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설날을 전후해 관리들에게 7일간의 휴가를 주었고 신하들은 왕에게 신년을 축하하는 예를 올렸으며 왕은 신하들을 위해 잔치를 베풀었다는 기록도 있다. 상서로운 날인 만큼 원일(元日)·원단(元旦)·원정(元正)·원신(元新)·원조(元朝)·정조(正朝)·세수(歲首)·세초(歲初)·연두(年頭)·연수(年首)·연시(年始)등 부르는 이름도 매우 많았고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세시풍속도 다양했다. 고려시대 정초엔 패수(浿水)에서 물과 돌을 서로 끼얹고 던지고 소리지르며 놀았다는 기
요즘 들려오는 미술계 소식들 중에서 유독 이중섭에 관한 것들이 자주 들린다. 현대화랑에서 열린 이중섭의 전시에는 도화지 살 돈이 없어 담패 포장 은박지 위에 그렸다는 그림들과 일본의 가족들에게 보낸 손편지 등을 보려고 2만 여명의 관객들이 다녀갔다고 한다. 국공립 미술관이나 문예회관이 아닌 화랑에서 이루어진 전시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놀라운 숫자가 아닐 수 없다. 화가 이중섭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기 시작하자 몇 년 전부터는 가족들이 주고받은 편지를 엮은 책, 작가 평전 등도 꾸준히 출판되었다. 제주 서귀포시 이중섭이 살았던 집이 있는 곳에는 미술관과 예술거리가 조성되었으며, 부산시립극단은 이중섭의 생애를 소재로 한 공연을 상연하고 있다. 사실 화가 이중섭을 향한 대중들의 사랑은 요 몇 년만이 아니라 오랫동안 꾸준히 이루어졌다. 이중섭은 호당 작품 가격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높은 작가이며, 가족그림이 인기를 얻기 이전에도 ‘황소’ 시리즈로 익히 알려져 있었다. 다만 그동안은 주로 황소를 그린 작가로 인지되어 왔다면 최근에는 가족들을 그린 작품들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 여기에는 작가의 구구절절한 가족사가 한몫하고 있다. 작가는 유학시절에…
담배에는 발암물질과 독성 유해물질 성분이 잔뜩 포함돼 있는데 대표적인 유해 물질에는 타르, 일산화탄소(CO), 니코틴 등이 있다. 특히 타르는 극독 물질로 약 20종의 A급 발암물질을 비롯해 수천 종의 독성화학 물질이 들어 있다. 일산화탄소는 연탄가스와 같은 것으로 흡연은 연탄가스를 계속 흡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니코틴은 습관성 중독을 일으키는 마약성 물질이다. 따라서 직접 흡연은 물론 간접흡연도 심각한 피해를 준다. 요즘 금연하는 성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도 담배의 이런 유해성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부터 담뱃값도 큰 폭으로 인상됐기 때문에 독한 마음을 먹고 금연하는 사람들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경제력이 없어서 부모에게 용돈을 타서 쓰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담뱃값 인상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끊는 것이 바른 길이지만 의지력과 판단력이 성인들보다 약한 청소년들은 금연을 쉽게 단행하지 못한다. 담배는 끊지 못하겠고 가진 돈은 없고 결국 이들은 절도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이에 본보는 이미 지난 1월5일자에서 정부의 금연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대부분의 담배의 가격을 갑당 2천원 인상한 가격으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담배를 구하기 위한 청소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