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를 동반한 눈이 내렸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은 더 춥다. 이 겨울나기를 가장 힘들어 하는 사람들 중에는 노숙인들이 있다. 한겨울,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당연히 따뜻한 잠자리와 밥이다. 그래서 각 지자체들은 노숙인들의 동사를 방지하기 위해 나름대로 대책을 세워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경기도와 수원시에서는 단지 밥과 따뜻한 잠자리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인문학 교육을 실시한다. 뜬금없다는 반응도 있다. 당장 한 끼 밥도 해결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인문학이 가당키나 한 것인가? 하지만 이는 노숙인들을 무시하는 말이다. 그들에게도 자존감이 있고 자립하고 싶어 하는 의지가 있다. 태어날 때부터 노숙인이 아니었다. 다들 귀하게 태어났고 부모와 형제, 친지들의 사랑과 기대를 받으며 성장했다. 재작년 경기개발연구원 김군수 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노숙을 하게 된 원인이 ▲장기간 실업(19.9%) ▲가족해체(16.7%) ▲사업실패(15.8%) 등의 순이었다. 즉 대부분 경제적 요인 때문이다. 노숙인이 된 이후엔 주민등록말소, 신용불량, 알콜중독 등의 문제를 겪게 되고 주거, 의료, 치안 등 사회생활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못 받고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진다.…
비교문화를 전공하던 일본 유학의 시대, 고달픈 생활 속에 위안이 되었던 것 중에 하나는 역 앞에 있는 밥집을 겸한 작은 이자카야에서 일본인 주인장 내외와 회포를 푸는 일이었다. 늘 반갑게 맞이해 주어 단골이 되었다. 당시 60대 중반의 노부부는 늘 민요 ‘아리랑’을 불러주었다. 어릴 때 동네 한국인들이 가르쳐 주었다고 얘기했다. 그들의 향수는 한국인들의 일제 강점기 시대 고난의 대장정과 역경 속에 살아온 디아스포라의 모습이 같이 겹치면서 애잔한 느낌이 들었다. 그들이 불러주는 ‘아리랑’은 너무나 고왔고 아름다웠다. 그만큼 ‘아리랑’은 외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한국을 대표하는 곡이다. ‘아리랑’은 한국의 특유의 정서인 ‘한‘(恨)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곡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원형으로 자리잡고 있다. 제일동포 3세로, 현재 한국인 밀집지역인 가와사키에 살고 있는 송부자(宋富子)씨는 자신의 이야기인 일인극 ‘재일삼대사’(在日三代史)를 꾸준하게 공연을 하고 있다. 그는 중학교 재학중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벌써 대설이다. 차츰 쌀쌀해지는 날씨와 행보를 맞춰 단풍을 털어낸 나무들이 꾸밈없이 뼈마디를 드러낸다. 이제 더 이상은 지나간 영화를 되돌아보지 않을 결연한 자세로 겨울바람과 마주섰다. 낮게 드리운 하늘이 불러들인 바람에 비스듬히 누운 연기에 취한 까마귀가 추수가 끝난 들판을 선회하고 첫눈이 오려는지 구름은 눈에 익은 능선을 덮고 있다. 아직도 첫눈을 기다리는 마음을 들여다보면 세상의 모든 처음이란 어떤 힘을 가졌기에 사람의 마음에 물결을 일으키게 하는지 모르겠다. 새로운 시도가 두려운 나이가 되어서도 결코 늙지 않을 첫사랑이 그렇고, 해산을 하고 갓난아기와의 첫 눈맞춤은 살아가는 동안 그 어떤 유혹에도 오로지 빛을 향하여 나아가리라는 다짐을 하기에 충분했다. 새 학기가 되어 새로 공책에 글씨를 쓰는 순간, 수틀을 메우고 색실을 꿰어 처음 자수를 시작하는 순간에는 내 심장소리가 들렸다. 이처럼 처음이라는 순간은 우리를 별다른 이유 없이 설레게 하고 들뜨게 한다. 생각해 보니 작년에는 자고 일어나니 먼 산에 눈이 쌓여 멀리서 바라보며 없는 솜씨로 사진도 찍고 여기저기 첫눈 소식을 전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제나 저제나 하며 하늘만 바라보고 지나갔다. 그렇게 기다
술의 도수 결정은 일정한 물에 알코올 함유 농도의 비중으로 정한다. 즉, 술 속에 포함되어 있는 에틸 알코올의 양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소주가 20도라면 에탄올 함량이 20%라는 식이다. 양주는 도수 대신 푸르프(Proof) 단위를 사용한다. 주로 영국과 미국산 위스키에 표시하는 푸르프는 에탄올과 물이 각각 약 50퍼센트 정도 섞여 있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만약 알콜도수가 100프루프라고 적혀 있으면 실제 도수는 그 절반인 50도를 뜻하는 것이다. 알코올의 농도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했던 과거에는, 마시는 술과 화약을 반반 섞어서 불을 붙인 뒤 파란색 불꽃이 유지되면 알맞은 술이라는 뜻으로 100proof라고 불렀다고 한다. 농도가 묽으면 잘 타지 않고, 너무 진하면 불꽃 색깔이 밝은 노란색을 띤 다는 것으로, 알코올의 농도를 구분했다고 전해진다. 도수의 높고 낮음이 좋은 술을 결정하는 요인은 아니다. 오히려 도수가 높은 독한 술일수록 빨리 취하게 되면서 우리 몸은 급작스런 변화에 상처를 받게 된다. 스위스의 유명한 술 압상트(Absinthe)는 스위스를 비롯하여 여러 나라에서 판매가 금지되고 있다. 까닭은 술의 알코올도수가 68도나 되기 때문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 중 하나는 사회복지사와 보육교사의 처우개선 공약이었다. 당시 남경필 후보는 “준공영제 도입”이라는 카드를 제시하며 사회복지사의 처우개선을 약속했다. 경기도에 근무하는 1만 8천여 사회복지사들은 소망하던 처우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준공영제의 후속조치에 귀추를 주목하는 한편, 단순히 정치적 표(票)퓰리즘으로 끝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12년 5월 전국 최초로 사회복지사의 처우개선과 관련해 ‘경기도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다. 그러나 조례에 명시되어 있는 ‘사회복지 종합계획 수립’을 통한 사회복지사 처우개선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추진방안들이 아직까지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조례 제6조와 제7조에 의하면 3년마다 수립하고, 사회복지사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경필 지사는 “사회복지사 등의 보수수준의 연차적 개선수립 계획,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개선 및 지위향상에 대한 계획, 사회복지사 등의 근무환경 개선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대도시의 대기오염을 방지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쾌적한 도시공간에서 시민들의 건강을 보호해 주어야하기 때문이다. 날로 악화되어 가는 서해안 중심도시인 인천지역에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프레온가스가 대기 중으로 유출되어 온실효과를 심화시키고 있다. 프레온 가스는 흔히 오존층을 파괴시키는 주범이다. 프레온가스는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라 사용이 금지돼 오존층을 파괴하지 않는 HCFC(자동차 냉매로 사용되는 프레온 가스)가 사용되고 있다. 또 이산화탄소의 최대 만배나 되는 온실효과가 있어 지구 온난화 측면에서 보면 치명적인 물질이다. 자동차의 프레온 가스는 자원순환법에 의해 폐차장에서 회수 보관 처리가 의무화 돼 있으나 폐차장에서는 프레온가스를 모두 대기로 날려 보내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폐차장에서 프레온 가스 처리비용을 아끼려고 대기로 유출시키고 있는데 지자체와 환경당국의 철저한 관리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인천시를 비롯한 지자체가 집중단속해서 프레온 가스 불법 유출을 막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폐 자동차 프레온 가스를 회수하려면 시간이 많이 소요되므로 이에 따른 인건비가 가중된다. 자금투여를 피하기 위해서 가스를 회수하여 대기 중으로 방출하고…
프로축구 성남 FC는 수원블루윙즈와 함께 경기도민들의 사랑을 받는 구단이다. 그런데 성남FC 구단주가 한국프로축구연맹과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구단주는 다름 아닌 이재명 성남시장으로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성남이 고의적 오심으로 세 차례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면서 ‘빽 없고 힘없는 성남 시민구단이 당한 설움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가 밝힌 경기는 8월 17일 부산전(2-4 패), 9월 20일 제주전(1-1 무), 10월 26일 울산전(3-4 패) 등 3경기다. 그는 성남은 올해 FA컵 우승을 차지했지만 잘못된 경기운영으로 2부 리그로 떨어질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 논란이 됐다. 진실은 당시 심판과 선수들이 잘 알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이 대응에 나섰다. 연맹은 지난 1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경기규칙 '제3장 36조 5항(심판판정에 대해 공식 인터뷰나 대중에게 공개될 수 있는 경로를 통한 언급을 금지한다)'을 근거로 이 구단주의 징계를 논의했다. 이에 이 구단주는 기자회견을 열고 “상벌위원회에 당당히 출석해 부당한 ‘성역’의 폐지를 요구하고, 징계가 감행된다면 소송은 물론 헌법 소원 등 가능한 모든 방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은 광범위한 정책사업으로 중앙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뉴타운사업 실패에 따른 대안으로 1970년대 성공한 새마을운동과 같은 마을만들기 사업을 하기 위해 서울시를 포함한 각 지자체에서도 관련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있다. 광명시도 마을공동체 만들기 기본계획 수립 및 지원센터 설치를 위한 연구용역 중간보고와 공개 토론회도 하였다.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은 지역민들간에 유대감이 형성되고 네트워크가 잘 되어 주민들의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참여를 담보하는 틀 안에서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경제발전과 핵가족화, 노인인구 증가, 이웃 간의 무관심·갈등·소외 등 70년대와는 다른 경제적·사회적 문제가 발생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과연 새마을 운동과 같은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이 잘 진행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에 선정되면 사업에 따라 국·도·시비를 수천만원씩 지원받을 수 있다. 그 동안에도 지역공동체 사업인 일자리 창출의 일환으로 마을기업과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진행해 왔지만 일회성 지원으로 지원금 중단 시 기업의 도태를 막을 수 없는 사업들
홍합(紅蛤)은 ‘붉은 조개’라는 뜻이다. 암컷의 살은 붉고 수컷은 그보다는 옅지만 역시 붉은 기가 있다. 영남지방에서는 합자, 열합, 강원도에서는 섭이라고 한다. 맛이 달면서 성질이 따뜻하고 피부를 윤기있게 가꿔준다고 해서 중국에서는 동해부인(東海夫人)이라 부른다. 요즘과 달리 특별한 보관방법이 없었던 당시엔 생 홍합을 삶아 말려 보관 했는데 1809년에 나온 조선 조리서 규합총서에는 이를 담채(淡菜)라 쓰고 ‘바다에 나는 것이 다 짜지만 유독 홍합만 싱겁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 설명하고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도 담채로 기록되어 있다. 한방에서 약재로 쓸때도 이 이름을 사용한다. 자양·양혈·보간(補肝)의 효능이 있어 허약체질·빈혈·식은땀·현기증·음위 등에 보양재로 처방한다 홍합은 원래 한해성(寒海性)으로 193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동해안의 북부에 분포하고 있었다. 그러나 강한 번식력으로 지금은 우리나라 전 해안에 분포하고 있다. 전세계에 250여 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가 흔히 먹는 홍합류는 크게 우리나라산 홍합과 지중해담치 두 종류다. 그중 담치는 15세기 대항해시대에 유럽 선박의 바닥에 붙어 전세계의 연안으로 번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늘어나고 있는 자동차는 한정된 도로망 때문에 정체구간이 심해지고 이에 따른 대기오염과 시간소모가 심각하다. 걷는 시간의 감소로 시민건강에도 문제를 주고 있다. 가까운 거리와 쾌적한 공간에서 자전거를 이용한 건강지킴이 운동을 전개하여 안전사고를 줄여가야 한다. 현실적으로 자전거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나 경찰과 행정당국 등은 이들의 안전에 무관심하다. 연간 자전거 사고는 누적되고 있으나 당국의 대처부족으로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전국의 자전거 이용자들은 대략 45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매년 240여명이 자전거사고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자전거도 타기 전에 지켜야 할 규범과 기술을 익혀서 사고를 단절시켜 가야한다. 혼잡한 도로와 과속하는 차량은 잠재적 사고위험 요소이다. 자전거관련 전문가들은 우선 어릴 적에 기초부터 시작되는 안전망 구성이 몸에 배도록 교육과 훈련을 시켜 가야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자전거 교육은 전무하며 겨우 자전거 뒤를 잡아주는 식으로 습득해간다. 성인이 되어서도 안전장구 착용이나 관련 법규 준수 등에는 무관심한 경우가 다반사로 부상으로 끝날 사고도 사망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한강 둔치나 시내 도로에서 대다수 자전거 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