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민선6기 동안에 사회적 일자리 18만 개를 창출한다고 발표했다. 분야는 자활, 노인, 장애인, 경력단절여성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6개 분야 43개 사업이다. 여기에 드는 예산만 해도 1조3천600억 원이나 된다. 사회적 일자리란 유럽에서 저소득층의 장기 실직이 사회적 문제가 된 지난 1980년대에 생겼다. 일자리가 필요한 계층에겐 근로 기회를 주고 빈곤층이나 취약계층에겐 필수재적인 사회서비스를 공급한다. 사회적으로 유용하면서 복합적인 효과를 준다. 저소득층 홀몸노인·장애인·소년소녀가장 대상 가사·간병도우미, 저소득층 보육지원, 노숙자 돌보기, 재활용품 수거 및 분리, 환경오염 감시 등이 주 일자리다. 주로 서비스분야의 일자리들로서 사회적으로는 유용하다. 그러나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영리기업들이 기피한다. 따라서 주로 정부의 예산지원이나 비영리단체에 의해 창출된다. 경기도 역시 사회적일자리에 관심을 갖고 있다. 국비 53.3%, 도비 7.7%, 시군비 39%를 들여 추진하는 사회적 일자리 유형은 △국민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대상 ‘자활근로 및 지역사회서비스’ 5만9천106개, △65세 이상 노인일자리 3만7천601개, △장애인일자리 7천509
막바지 가을이다. 바람이 나무의 옷을 벗긴다. 바람의 방향을 따라 한 해 동안 걸쳤던 옷을 훌훌 벗어내는 나무들, 저것이 한 해의 빛깔들이다. 바람의 색이고 태양의 색이고 비의 색이다. 아침마다 베란다로 넘겨다보던 나무는 수시로 옷을 갈아입곤 했다. 아직은 추위가 남아있던 이른 봄날 겨우내 가뒀던 잎들을 분만하기 위해 나무는 입덧을 시작했고 한 뼘쯤 커진 가지 끝에서 망울을 피워내며 칙칙하던 제 몸을 환하게 밝히더니 봄비 촉촉이 내린 뒤 말간 연둣빛 잎을 꺼냈다. 나무의 변신은 무죄다. 우울하다고, 기분 좋다고, 스트레스 받는다고 온갖 구실을 들이대며 옷을 사달라고 조르는 딸애처럼 옷의 색깔이며 크기를 조절해가며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받아냈다. 가끔은 까치가 날아와 쉬었다가기도 하고 잎과 잎 사이로 햇살이 내려와 반짝이기도 했지만, 단골손님은 바람이었다. 바람결에 잎들은 수런거렸고 바람이 화가 나면 몹시 가지를 괴롭히기도 했지만 이내 나무와 바람은 한통속인 채로 계절을 모아들였다. 그 숲이 사라졌다. 퇴근하여 보니 나무가 모두 없어졌다. 얼마 전부터 낯선 사람이 드나들고 측량을 하는가 싶더니 아름드리나무며 소나무 과수나무까지 몽땅 잘리고 밑동만 덩그러니 남
1980녀대 초 미국에서는 이전에 볼 수 없던 특이한 환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비록 소수 이긴 했지만 그들은 원인을 알수 없는 폐렴과 피부암을 앓고 있었다. 미국질병통제센터는 곧바로 조사에 착수 했다. 그리고 1981년 6월 5일 환자들이 앓고 있는것은 새로운 질병으로 모두 5명이 발생했고 동성애자인 남성들이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천형(天刑.하늘의 벌)이라 불리는 ‘에이즈’가 세상에 알려지는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2년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 ‘몽타니에’와 ‘시누시’ 박사가 원인 바이러스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를 찾아내면서 치료의 길을 열었는데 그들은 이같은 공로로 200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하지만 치료의 길은 멀고 험했다. 1990년대 까지 한 종류의 약 뿐이 개발이 안될 정도였다. 지금은 약의 작용 방식에 따라 치료제가 4종류에 30개가 넘지만 아직까지 에이즈 감염을 막는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HIV가 끊임없이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고 있어 완벽한 백신을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에이즈로 세상을 떠난 사람은 전세계적으로 총 2천500여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현재 감염 환자수도 3천360여만명에 달하며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여야 합의로 담뱃값을 2천원 인상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야당은 1천원의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결국 2천원의 인상을 고수해 온 정부·여당안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그동안 2천500원 수준인 담뱃값을 최소한 4천500원선으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계속 밝혀왔다. 이번 담뱃값 인상은 지난 2004년에 500원을 인상한 이후 10년만의 인상이다. 정부는 세수 증대 목적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국내 담뱃값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인 7천원에도 한참 뒤진다는 것과 금연운동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인상으로 내년 담뱃세가 모두 9조5천61억원 가량 걷혀 당초 예상처럼 올해보다 2조8천억원 가량의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2천500원짜리 담배를 기준으로 유통마진 39%(950원), 담배소비세 25.6%(641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14.2%(354원), 지방교육세 12.8%(321원), 부가가치세 등 기타 9.4%(234원)로 돼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담배소비세 1천25억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8천728억원, 개별소비세 1억7천18억원(3천415억원은 소방안전교부세로 전환), 폐기물부담금 384억원, 부가
귀농붐이 일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재 농촌을 지키는 사람들은 대부분 노인층이다. 아이들이 없어서 농촌학교는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고 폐교·합병되는 학교도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지난 1949년 이천시 모가면에 개교, 65년이나 되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모가중학교는 농촌인구의 감소로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들어, 동문과 지역 주민들은 머지않아 폐교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했었다. 그러나 지난 2012년 3월 학교 살리기사업의 일환으로 야구부를 창단했다. 그런데 그 야구부는 창단 7개월만에 대규모 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야구부는 안광신 교장의 결심으로 창단했다. 이후 우승하면서 작은 학교지만 외부로도 잘 알려지고 안교장 부임 당시 88명이던 전교생은 120명으로 늘기도 했다. 당시 안 교장은 이 시골의 작은 학교가 살아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체능을 육성하는 것이란 소신을 갖고 있었다. 가평 단월중학교도 야구부와 여자축구부를 창단하면서 13명뿐이던 전교생이 100명으로 증가한 경험이 있다. 그의 생각은 옳았다. 그런데 지난해 3월 A씨가 교장으로 부임한 이후부터 문제가 생겼다. 사사건건 야구부 학생 학부모 감독과 마찰을 빚었다. 이 문제는…
모든 사람의 신체구조와 성격은 다르다. 따라서 무예를 익힐 때에도 기본을 배운 이후에는 자신의 성질에 맞는 형태로 변화하게 된다. 신체가 장대하고 힘이 좋은 사람은 월도나 협도와 같은 무거운 무기를 사용하면 그 위력이 배가 된다. 반면 신체가 왜소하나 민첩함이 따라준다면 쌍검이나 단창 등 빠르고 경쾌한 움직임을 익혀야 무예의 완숙 속도가 빨라진다. 맨손무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힘과 덩치는 좋으나 움직임이 둔하다면 씨름이나 유도와 같은 유술기가 좋을 것이고, 왜소하지만 민첩성이 좋을 경우에는 태권도나 킥복싱처럼 빠른 보법을 구사하는 무예가 적합하다. 똑같은 무예를 배운다 하더라도 자신의 신체적 혹은 성격적 특성을 살려야만 그것이 진정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이렇게 자신의 몸에 최적화된 상태로 무예를 익히면 보다 빠른 수행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장점만을 너무 과신하고 또 다른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정체될 수밖에 없다. 전장을 이끄는 장수의 경우도 자신의 장점만을 과신한 나머지 결정적인 패배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임진왜란 때의 일이다. 1592년 4월 물밀듯 쏟아져 들어오는 왜군에 의해 순식간에 동래성을 비롯한 제 1방어선이 무너져…
주민들의 다양하고 현실적인 당면과제를 수행해가기 위해서는 예산확보가 우선이다. 진정한 지방자치의 발전은 총체적인 사업수행에 따른 예산이 수반될 때에 가능하다. 이의 한 방법으로 경기도가 지방교부세 산정기준을 현행 인구 수대로 유지해 달라고 행정자치부에 건의했다. 행자부는 더 이상 현실적인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 어려움에 제동을 걸어서는 안 된다. 마땅히 지방교부세 산정기준을 다른 요인으로 바꿔서는 곤란하다. 특히 경기지역의 경우 인구가 늘어나고 있으나 한정된 예산 때문에 주민들의 당면한 과제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행자부가 지방교부세 산정기준을 변경한 것은 경기도를 대상으로 예산을 감축하려는 저의이다. 이에 대한 수정을 도지사와 시장군수협의회가 공식건의 했다. 행자부는 더 이상 이들의 요구를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주민들의 통합된 의견과 예산이 수반되는 당면과제수행이 제일 중요하다. 전국의 기초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25%에 불과한 것도 중앙중심제의 세제제도 때문이다. 행정자치부의 보통교부세 산정기준 변경은 경기도를 향한 타깃 행정이다. 행자부가 입법예고한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담겼다. 행자부가 지난달 말 지방교부세의 일
본보는 지난 21일자 ‘서해5도는 중국 땅인가?’란 사설을 통해 우리나라 서해5도 어장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불법 조업 중국어선들의 실태를 지적하고 우리정부와 중국 측에 대책을 촉구한 바 있다. 한 백령도 주민이 ‘신도시의 불빛’같다고 한탄할 정도로 불법 조업 중국 어선이 많이 들어와 우리 영해를 휩쓸고 다니며 물고기를 잡고 어구까지 강탈해 간다는데도 적극적인 단속을 하지 않는 우리 정부의 안이함과 후안무치한 중국 측의 태도에 분노를 나타냈다. 단속 인력을 증원해야 하는데도 오히려 해경을 해체하려는 이 정부를 질타했다. 물론 이 정부도 할 말이 있겠다. 중국 어선들이 기상악화나 야음을 틈타 불법 조업을 하는데다 서해 5도 우리 어장이 북방한계선(NLL)과 가까워 단속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요즘 중국어선들은 더욱 대담해져 500~700여척이 대규모 선단을 이뤄 우리 영해를 침범해 불법 조업을 하고 있다. 치어까지 싹쓸이하고 우리 어민들의 어구까지 강탈해가고 있다. 단속하는 해경에게 흉기를 휘두르며 조직적으로 덤비기도 한다. 이건 어민이 아니라 차라리 해적이라고 해야 옳다. 그런데도 정부의 대처는 미온적이어서 어민들의 원성이 높다. 이에 최근 조윤길
조선왕조 정조는 불행하게 세상을 하직한 아버지 사도세자와 젊어서 혼자 된 어머니 혜경궁 홍씨에게 정성을 다하여 효행을 실천하였다. 그래서 유교 국가인 조선왕조의 표상이 되는 군주이다. 그러나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에게 마음 속 깊이 사랑하면서 효를 다한 것인지는 정조에 대해 공부를 하면 할수록 궁금하였다. 정조는 개인적으로는 매우 불행한 사람이었다. 아버지 사도세자가 할아버지 영조에 의해 죽임을 당하였기 때문이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비극인데 사도세자가 죽임을 당할 당시 왕실 가족 누구도 사도세자 편을 들어주는 이가 없었다. 사도세자의 생모인 영빈은 사도세자를 지키기는 커녕 영조에게 사도세자가 지극히 위험한 인물이니 처리하라고 했다. 사도세자 장인인 홍봉한은 처음에 사도세자를 보호하였지만 상황이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사도세자 죽음에 직접 간여하였다. 혜경궁 홍씨는 어떠하였는가. 그 역시 사도세자의 죽음을 막는데 힘을 보태지 않고 방관하였다. 1762년 사도세자가 죽음을 맞이하였을 때, 마지막까지 아버지 사도세자를 지키려 한 이는 세손이었던 정조뿐이었다. 정조는 할아버지 영조에게 "아비를 살려 주옵소서"라며 매달렸다. 그러나 영조
단풍잎이 떨어진 가지에 하얀 무서리가 꽃을 피운다. 입시한파를 시작으로 얼음이 점점 두터워진다. 게으름 피우다 뒤늦게 뽑은 텃밭의 배추도 된서리를 맞아 겉잎들이 축 늘어졌다. 아내는 고작 배추 10포기를 김장 하느라 ‘마늘 까 달라, 파 다듬어라’는 등 부산하다. 요 며칠 이웃집들 마당에 낯선 차들이 보이고 있어, 며느리와 딸들까지 김장에 동원된 모양이다. 이들은 하루 수고를 하고는 각자 몫의 김치를 챙겨갈 것이다. 김장은 멀리 살고 있는 가족들까지 모이게 하는 연중행사다. 요즘은 아파트에서 배추 다듬기가 쉽지 않아 절임 배추를 배달시켜 간편하게 담그기도 한다. 중부지방은 11월 초순부터 김장을 시작하지만 따뜻한 남쪽에서는 12월이 되어서야 시작된다. 읍내 농협마트 앞에는 배추가 산더미처럼 쌓였고 양념과 젓갈류 가게도 따로 열렸다. 금년에는 배추 풍작으로 가격이 폭락해 포기당 500원이라 한다. 20포기를 사면 5포기를 덤으로 준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우리도 이웃집에서 무를 너무 많이 나누어주어, 다 먹을 수 없을 지경이다. 배추 가져가라는 지인의 전화가 오기도 했다. 작황이 좋으면 값이 폭락하고, 값이 좋으면 작황이 좋지 않으니 이래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