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 소득양극화, 가족과 지역공동체 해체 등에서 발생하는 사회위험 현상들은 전통적인 사회복지와 경제정책에서는 대응이 힘든 구조적인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신사회 위험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복지프로그램으로 ‘보편적 사회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기반투자정책’이 제시되었다. 중앙정부에서도 2013년 사회보장기본법을 전부개정하면서 ‘사회서비스’ 중심의 생활보장을 법제화하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구체적인 정책체계를 설계·운영하지 못하고 과거와 같은 전통적 사회복지정책의 틀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도가 민선 5기에 도입한 무한돌봄정책은 지방자치단체가 주도적으로 지역사회 복지체계를 구축·운영한 대표적 혁신 사례라 할 수 있다. 위기가정 긴급지원(무한돌봄사업)에서 출발하여 위기 가정에 대한 사례관리기구(무한돌봄센터) 설치까지 정책이 확대되었다. 지방자치단체가 주도적으로 복지정책을 기획하고 실행한 예가 드문 만큼 지금까지 정책 성과들에 바탕을 두면서 한단계 업그레이된 정책체계를 구축하고 사업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남경필 지사의 복지정책의 핵심은 따복마을 활성화와 36
허균 선생은 다음과 같이 읊고 있다. 솔바람 소리(松聲), 시냇물 흐르는 소리(澗聲), 산새 지저귀는 소리(山禽聲), 풀벌레 우는 소리(野蟲聲), 학이 우는 소리(鶴聲), 거문고 뜯는 소리(琴聲), 바둑 돌 내려놓은 소리(碁子落聲), 비가 섬돌에 똑똑 떨어지는 소리(雨滴階聲), 하얀 눈이 창밖을 두드리는 소리(雪灑窓聲), 차 끓이는 소리(煎茶聲), 이런 소리야 말로 지극히 청아하고 맑은 소리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리 말고 더 아름다운 소리가 있는데 讀書聲이다. 그 중에서도 자기 자식의 글 읽는 소리(子弟讀書聲)가 가장 듣기가 좋고 듣고 싶어하는 소리라고 적고 있다. 中國詩 가운데 ‘뉘 집의 아들일까?, 새벽까지 호롱불 아래서 책을 읽는 아이는?(孤村到曉猶燈火 知有人家夜讀書)’이라는 구절이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송강가사에 ‘달빛 감상하고 꽃을 보는 것이 아무리 좋다고 하나 한 집안의 화목한 얼굴빛만 못하고, 가야금 타는 소리 바둑두는 소리가 아무리 좋다고 하나, 아이 글 읽는 소리만 같지 못하다’라는 내용이 있다. 다산 선생이 길을 가다 오두막집에서 흘 나오는 글 읽는 소리를 듣고 지은 시가 있다. ‘온 세상에 무슨 소리가 가장 맑을고, 눈 쌓인 깊은 산 속
서울과 수도권을 오가는 전철의 풍경은 침묵 가운데 질서정연하다. 승객들은 스마트폰을 보면서 나름대로 세상과 소통중이다. 전철의 움직이는 기계음 속으로 승객들은 빨려들어가 목적지까지 도달한다. 전철 안은 간혹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나 나이 드신 어르신께서 판매용 카트를 끌고 와선 물건들을 판매하곤 한다. 며칠 전 일이다. 남자 노인 분께서 허리보호대를 판매하려고 2호 칸에서 홍보하고 있었다. 제품은 허리보호대. 노인들 허리 건강에 좋은 허리보호대를 판매하고 있었으나 구입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러자 웬 할머니께서 사겠다고 신호를 보낸다. 5천원이라고 하니 그 할머니는 ‘좋은 제품인데 아주 싸네~’라며 ‘싸다’는 점에 방점을 찍어 엑센트를 힘주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승객들의 눈이 그곳으로 고정되었다. 나도 그쪽을 응시했다. 그러한 반응들은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할아버지는 파는 사람이고 할머니는 사는 사람이었다. 2호 칸에서 할아버지는 5천 원짜리 허리보호대를 하나 팔았다. 그리고 3호 칸으로 넘어갔다. 옆으로 보니 그곳에서도 일장 연설 홍보를 하고 있는 중이다. 나는 좀 전에 물건을 산 할머니의 행동을 아무런 의
사람이 쉬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재충전에 목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보다 더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하여, 또는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기 위하여 쉬는 것이라면, 쉼 그 자체도 여전히 또 다른 형태의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일 자체가 삶의 목적인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물론 일은 생존조건이기에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일은 생활수단만이 아니라 능력과 계급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은 많고 편하고 높은 소득을 가져올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고도성장과 이윤극대화를 추구하는 시장에서 우리는 빠져나갈 수 없습니다. 일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경쟁사회에서 뒤지거나 자신이 무용지물이라는 자격지심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데 구약성서의 창세기에 따르면 하느님은 만물을 창조하시고 일곱 번째 날에 쉬었다고 합니다. 하느님은 일만하는 신이 아니라, 쉬기도 하는 신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쉼은 쉼 그 자체에 목적이 있었습니다. 다음 날 보다 더 많은 창조를 위해 쉰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사람은 왜 쉬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그리스도교의 대답은 간단합니다. 하느님이 쉬셨으니까! 쉼에는 목적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마치 우리가 목적을 가지
예나 지금이나 세금에 대한 인식은 매우 부정적인 것 같다. 책을 낼 때 마다 인세를 꼬박꼬박 바쳐야했던 벤저민 프랭클린은 ‘세상에서 분명한 것은 단 두 가지다. 하나는 죽음, 하나는 세금’이라 한탄했다. 아인슈타인도 ‘세상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소득세’라고 했을 정도다. 하지만 누구도 피해갈수 없는 것 또한 세금이다. 그리고 타당하든 아니든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때문에 생활양식까지 바꿔버리는 경우도 흔하다. 17세기 러시아 황제 표트르 1세가 귀족들에게 수염을 자르라고 명했다. 쇄신을 위해 구습을 버리라고 한 것이다. 하지만 거센 반발이 일었다. 오랜 풍습이자 러시아정교가 중시하는 수염을 깍으라 했기 때문이다. 황제는 명령이 먹혀들지 않자 세금이란 수단을 꺼내들었다. 계급에 따라 30~100루블씩의 세금을 부과했다. 그러자 하나 둘 명령에 따르기 시작했다. 이것이 그 유명한 수염세다. 17세기 영국엔 창문세도 있었다. 당시 윌리엄 3세는 호화주택에 세금을 부과하는 아이디어를 채택했다. 처음엔 벽난로가 있느냐 없느냐로 호화 여부를 따졌으나 나중엔 창문 수를 기준으로 과세했다. 호화주택엔 창문도 많다는 데 착안한 일종의 재산세였다. 그러자 사람들은 집
나트륨은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의 생리학적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다. 세포막간 수분과 다른 영양소의 전이를 통제하고, 운동 시 탄수화물의 흡수를 도와주며, 몸 안의 수분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칼륨과 함께 세포 안팎에서 산·알칼리의 균형을 조절하고 근육의 자극과 신경의 흥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과다 섭취다. 섭취가 지나치면 고혈압, 신장병, 심장병, 비만을 일으킬 수 있다. 위산 분비의 이상을 가져와 영양 흡수를 방해하고 저혈당증과 당뇨병, 호르몬 분비의 이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소세지나 햄, 라면, 햄버거 등 대부분의 가공식품엔 권고량을 훨씬 뛰어넘는 나트륨이 포함돼 있다. 우리나라 전통식품인 간장과 된장, 고추장과 김치, 새우젓과 조개젓, 생선자반, 장아찌 등 각종 염장식품에는 나트륨이 과다하게 들어간다. 음식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개선이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 하루 섭취 나트륨 권고량은 2천㎎인데 우리나라 성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섭취량은 2012년 기준 4천600㎎이나 된다. 얼마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외식의 경우 나트륨의 함량이 심각해 국민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특히 한국인이
최근 SBS 새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개그맨 이광수씨가 20대 후반의 카페 종업원 박수광역을 맡아 뚜렛증후군 연기를 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광수씨 본인도 어릴적 실제 틱장애가 있었다고 고백함에 따라 틱장애에 대한 편견이 깨지고 그 치료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틱(Tic)은 갑작스럽고 빠르며, 반복적으로,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근육의 상동적인 움직임이나 소리를 말한다. 틱 증상은 운동틱과 음성틱으로 나뉘는데, 운동틱에는 눈 깜빡임, 눈알 움직임, 얼굴 찡그림, 머리 흔들기 같은 단순한 움직임부터 자신을 치거나, 갑자기 뛰어오르는 행동 같은 복합적인 운동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음성 틱 또한 기침으로 오해하기 쉬운 단순한 소리에서부터 킁킁거림, 가래 뱉는 소리, 그리고 ‘옳다’ ‘입닥쳐’ 등 상황과 전혀 관계없는 단어나 구절, 심한 경우 욕을 반복하기도 한다. 틱 장애 원인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심리적 요인으로 불안이 가장 관련이 깊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신학기, 가정불화, 학업 등의 스트레스 요인에 의해서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또한 12개
이틀 전 늦은 저녁식사을 마치고 귀가길 택시를 탔다. 마침 뉴스시간이어서 유병언 사망에 관련된 소식이 길게 이어졌다. 그리고 곧바로 재 보선에 대한 보도가 나왔다. 수원과 평택 김포는 물론 전국적으로 15곳이나 되는 선거구에 대해 분석과 전망이 취재기자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졌다. 그걸 듣고 있던 택시기사가 백미러로 날 힐끗 보더니 이렇게 내 밷었다. ‘한여름에 얼어죽을... 진짜 유명언이가 맞기나 한건가? 검거한다고 두달 넘게 헛발질 하더니 이제 죽었다고 하고, 곧바로 자식과 관계자는 줄줄이 검거되고. 세상 모를 일이 너무 많죠? ‘글쎄요 많은 사람들이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하니 그런거 같네요‘.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택시기사는 선거 얘기로 말을 바꿨다. 지역민 정서를 무시한채 마땅한 원칙도 명분도 없이 이번 선거를 치루는 정치권이 제정신이냐며 특히 야당의 단일화를 질타했다. 그리고 집에 가는 내내 정치 평론가 못지않은(?) 입담을 과시했다. 택시에서 내리며 이게 혹시 ’민심인가‘ 생각해 봤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유병언 사망과 선거에 대해 삶의 최일선에서 보고 느낀 점이 나와 비슷해서 더
허균선생은 사회변혁의 주체를 백성이라고 말하고 있다. ‘천하에 가히 두려워할 만한 것이 있다면 오로지 백성이 있을 뿐이다(天下之所可畏者唯民而已). 백성을 두려워해야 함은 홍수나 화재 호랑이나 표범 같은 맹수보다도 더한 것인데(民之可畏有甚於水火虎豹), 그런데 위정자들은 백성을 더욱 압박하고 모질게 부려먹으려 하니 도대체 무슨 이유인가(在上者 方且狎馴而虐使之抑獨何哉) 라고 했다. 허균은 백성들에 대해 세 가지로 분류했는데, 첫째는 자신이 가진 것만을 지키려하고 자신들의 고정관념에 얽매어 그저 법이나 지키고 윗사람의 명령에만 무조건 복종하는 사람들을 恒民이라고 한다. 이는 곧 평범한 백성(사람)이라는 말이다. 둘째는 모질게 착취당하여 살이 벗겨지고 뼈골이 부서지며 자신의 수입과 모든 수확을 잃고 윗사람을 원망하는 사람들을 원망할 怨자의 怨民이라고 한다. 셋째는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있다가, 상황을 살펴 시대적 변고라도 있다면 그 틈을 이용해 자신의 소원을 실현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로 호걸豪자의 豪民이라고 한다는 뜻의 내용이다. 그러므로 백성 자신들의 불만이 높아졌을 때, 때를 놓치지 않고 백성들을 봉기시켜 나라를 전복시키려는 사람들을 豪民이라고 부르니, 정말 백성
정부는 금년과 내년에 경제성장을 위해서 100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절세한 자금을 재투자하도록 제도를 강화하고 있으나 이에 대기업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과세와 인센티브로 투자에 나서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 중이나 많은 문제가 야기된다. 대기업의 사내유보금은 삼성전자가 59조4121억 원을 비롯해서 149조 원에 이른다. 이는 우리나라 1년 예산의 42%에 해당되는 규모이다. 기업투자는 수익이 예상되는 경쟁력을 발현할 수 있을 때에 투자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은 최근 2년 동안 가장 어려운 저성장에 머물고 있다. 많은 중소기업들은 부채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이다. 제품개발의 한계로 생산품의 경쟁력을 되살리지 못한 것이 주요원인이다. 기술개발로 새로운 생산품개발이 절실한 이유이다. 금리인하와 중소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경쟁력을 강화시켜 가야한다. 경기도는 상반기 중소기업육성자금 7천억 원을 접수하여 불과 한 달 만에 배정을 완료하였다. 이는 올해부터 자금 운용 구조가 11개 시중은행이 참여하는 자율경쟁 금리체제로 개편되면서 금리가 최대 2% 까지 낮아진 것이 한 요인이다. 여기에 하반기부터는 이자보전율을 은행 신용도에 따라 차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