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회에서든지 재산분배를 둘러싼 분쟁은 심각하다. 인간의 본능과 삶의 현실문제와 연결돼 있어서다. 따라서 사회변화에 상속제처럼 민감하게 반영돼 나타나는 것도 없다. 하지만 적어도 조선시대 중기인 17세기까지는 아들과 딸에게 차별 없이 재산을 균등하게 분배했다. 중국이 아들에게만 균분(均分)상속을 한 것이나 일본이 장자에게만 상속을 한 것과는 매우 다르다. 분배의 대상이 되는 재산은 논·밭과 집 등 부동산은 물론 노비도 포함됐다. 이런 사실은 고려나 조선의 유산상속문서인 분재기(分財記)에 그대로 남아있다. 자손에게 물려줄 재산을 기록한 문서가 분재기다. 분배하는 방식과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다. 대표적인 게 사후에 유서나 가족 간의 합의에 의해 재산을 나눈 화회문기(和會文記)와 재산을 재주(財主) 생전에 나눈 분급문기(分給文記)다. 조선시대에는 유산의 법정상속 비율을 정하고 문서양식을 통일했다. 분재기도 모두 관의 공증을 받게 했고 증인의 서명을 갖추게 했다. 분쟁을 최소화 하기위한 그 서식을 보면 작성일과 재산분배 내용을 적고, 상속자들의 서명과 수결(手決:손도장)을 받고 있다. 마지막에는 필집(筆執)이라 하여 작성자를 명시했다. 남녀…
공공시설유지를 위한 관급자재의 관리가 엉망진창이어서 문제가 심각하다. 혈세로 구입한 자재의 재활용과 안전관리의 재고는 고사하고 이를 매각하여 자금을 유용하고 있다. 국민의 공공복지분야에 필요한 자재관리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지자체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절실하다. 담당공무원의 부도덕성과 직무소홀을 엄격하게 문책하여 재발을 방지하여야 한다. 화성시의 경우 도로시설물과 가로등 유지관리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창고에 보관된 단가가 비싼 관급 자재를 고물상에 팔아 자금을 유용했다. 공직자의 부도덕성은 관리와 감독부서의 무책임으로 방치되고 있다. 화성시는 수년간 자행돼온 관급자재의 매각사건을 은폐해 오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일선 지방행정의 관리체계 미미함과 무능함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재활용이 가능한 자재를 함부로 고물상에 판매해 유용하는 사례는 공직자의 사명감 부족에 의한 예산낭비의 사례이다. 이의 개선과 방지를 위한 감독부서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요구된다. 더욱이 적사장에는 도로시설물은 물론 제설제로 사용되는 염화칼슘 등 여러 관급 자재들을 보관하고 있지만 CCTV 등 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조차 마련되지 않아 관리가 무방비상태다. 특
우리는 불신시대에 살고 있다. 우선 정치 쪽이 그렇다. 경제대통령을 외치며 당선된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부자나 대기업은 어땠는지 몰라도 서민경제는 더 팍팍해진 것이 사실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대선공약으로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지방선거 무공천을 약속했으나 지방선거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지금까지도 여당인 새누리당은 세월만 지나길 바라고 있는 듯한 자세다. 우리 사회의 정신적 영역인 종교에 대한 불신감도 작지 않다. 일부이긴 하지만 성직자들의 일탈과 지나친 정치적 성향으로 인해 배척을 당하기도 한다. 최근 통계청이 내놓은 ‘한국의 사회동향 2013’ 보고는 우리사회의 불신상태가 어느 정도인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먼저 2011년 기준 한국정치 1번지인 국회에 대한 신뢰도는 31%에 불과했다.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온갖 공약을 내놓고 국민을 하늘 같이 떠받들겠다며 국회에 입성한 국회의원들에 대한 실망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신뢰도는 참 민망스러운 수준이다. 중앙정부에 대한 신뢰도 역시 실망스럽다. 국민들은 이 나라의 국정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중앙정부를 56.1%밖에 신뢰하지 않았다. 43.9%는 믿지 못하는 것이다. 전기한 것
잘 알려진 이야기지만, 태평양전쟁 말기 미국 해군의 가장 큰 고민 가운데 하나는 일본군의 가미가제 전술이었다. 전력상 열세인 일본군이 막강 화력의 미군에 대항하기 위해 비행기에 폭탄과 함께 최소한의 연료만 싣고서 날아가 미국 군함을 들이받는 것이었다. 비행기의 자살 공격은 성공할 경우 배의 안전에 치명적이었던 데다 목숨을 하찮게 버리는 그 행위 자체가 미군이 보기에는 무섭도록 끔찍한 것이었다. 실제로 200척이 넘는 많은 전함이 피해를 입었다. 흥미로운 것은 미군들의 대응방식이었다. 처음에는 당황하고 두려워했지만 그들은 바로 적절한 대응책을 찾았다. 전함의 생명이나 마찬가지인 기관실을 보호하기 위해 물리적인 조치를 취한 일이야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두려움을 이길 정신적인 대응책 또한 필요했다. 그들은 배의 갑판에 커다란 화살표를 바다 방향으로 그려 넣고는, 거기에다 ‘가미가제 히어’라고 적었다. 즉 바다 방향으로 날아가서, 배 말고 바다 위에 떨어지라는 일종의 주문이었다. 서양의 합리주의 사고를 가진 미군이 그 주문의 효력을 믿은 것은 아니다. 단지 죽음과 마주한 긴장과 공포의 순간을 유머로서 견디고자 했던 것이다. 태평양전쟁에서 미국
중국 後漢(후한) 때의 일이다. 章帝(장제)라는 임금이 죽자 10살밖에 안 된 和帝(화제)가 제위에 올랐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황제나 임금이 나이가 어리면 外戚(외숙)이나 宦官(환관)이 득세를 하는 경우가 많다. 예외 없이 화제도 정권을 잡자 황후였던 竇太后(두태후)와 그의 오빠 竇玄(두현)이 뒤에서 정권을 휘둘러 화제는 명목상 허수아비 임금이나 다름없었다. 얼마 후 권력의 달콤한 맛을 알게 된 두현은 화제를 弑害(시해)하고 자신이 직접 제위에 오르려는 음모를 꾸미다가 화제의 측근에 의해 발각됐다. 화제는 아끼는 환관 鄭衆(정중)을 시켜 두씨의 일족을 제거하도록 시켰는데 그것을 미리 알고 자살했다. 하지만 두씨 일족이 사라졌다고 해서 바로 화제의 지위가 공고해질 수 없는 일. 이번에는 두씨 일족을 제거한 환관 정중이 권력에 관여해 결국 화제가 집권한 이후 이러한 혼란기를 맞아 후한이란 나라는 자멸하고 말았다. 우리 역사에서도 모방이라도 하듯 어리고 힘없는 왕을 세워놓고 권력의 암투로 점철된 단면들을 무수히 읽어왔다.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앞의 불을 끄면 뒤에서 물이 밀어닥치는 경우가 있다. 옛말에도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은 한꺼번에 닥친다 하였으니 지혜로운
남북으로 분단돼 극심한 군사적 대치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군비행장은 필요하다. 또 인근 국가들의 군사력 증강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국가는 군사시설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긴 해도 군사시설의 장기주둔으로 인한 인근 주민들의 피해는 크다. 특히 군 비행장 지역 주민들은 생활의 불편함과 재산권 제약 등으로 인한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그런데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군 협의 행정위탁 합의를 체결, 이천시와 포천시 군비행장 주변 군사시설보호구역 규제가 완화돼 개발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로써 개발이 가능해진 이 지역의 면적은 91.38㎢인데, 이는 여의도 면적의 32배에 해당한다. 지난해 12월30일 이천 항공작전사령부에서 경기도지사와 항공작전사령관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합의 체결로 이천 군비행장 주변(52.33㎢), 포천 군비행장 주변(5.88㎢)은 별도의 군부대 협의 없이도 행정기관이 인허가를 할 수 있는 협의위탁지역으로 신규 지정됐다. 지금까지 이 지역에서 건축행위 허가를 받으려면 군 협의 기간이 30일 이상 소요됐으며 군 협의에 필요한 위치도, 사업계획 개요서 등 서류도 신청자가 모두 준비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군 협의 과정에서 &
어려운 서민들의 삶은 부부가 함께 일을 하여도 경제적 여유가 없다. 서민들의 빈곤한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여성일자리 창출은 시급한 문제다. 날로 강화되는 국제경쟁력 속에서 고용창출의 기회가 원만치 않지만 지역여건을 고려한 여성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지자체는 깊은 관심을 갖고 추진해 가야한다. 경기도의 경우 금년도 여성 일자리 창출목표가 지난해의 반 토막에 불과하다. 지자체에서 여성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지역여건을 고려하여 중장기적으로 계획을 수립해서 과감하고 성실하게 추진해가야 한다. 경기도는 지난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금년까지 총 7만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키로 했으나 목표치를 반이하로 수정하였다. 여성 일자리 창출 목표가 대폭 감소되었으나 이나마 효율적인 추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일하고 싶은 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주므로 자기만족을 충족시켜주고 가정경제를 향상시킬 수 있다. 도는 지난해에 3만1천개의 여성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여성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면서 자유롭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지 못하고 있다. 가정에서 자녀양육과 가사노동을 하면서 일할 수 있는 인터넷 고용창출영역의 개발이 시급하다. 이에 대한 지방
옳고 그른 것은 모두 자신만의 관점에서 생겨난다. 세상에 장점만 있는 사람이 어디 있나. 그런데도 시비를 가리고 장점만을 따져가며 화를 내는 것은 성숙한 사람의 행동이라 할 수 없다. 燕巖(연암) 선생은 세상에 사물을 대하며(天下之物) 귀하다고 해서 지나치게 좋아해서도 안 되고(貴不可偏愛), 아무리 하찮다고 해서 지나치게 버려두어도 안 된다(賤不可偏棄) 하였다. 古典(고전)에도 어리석고 성격이 안 좋은 이가 별안간 화를 내는 것은(愚濁生嗔怒) 모두 세상의 이치를 몰라서 그런 것이다(皆因理不通). 그러니 마음에 분노를 일으켜 화를 더하지 말고(休添心上火) 그저 귓전을 스치는 바람이라 여겨라(只作耳邊風) 하였다. 상대방의 나에 대한 분노에 일일이 대응하지 말고 초연할 수 있어야 마음이 상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또 장점과 단점은 가정마다 있는 것이고(長短家家有) 따뜻하거나 쌀쌀한 것은 어느 곳이나 같다(炎凉處處同). 옳다거나 그르다거나 하는 것은 본래 실상이 없는 것이므로(是非無相實) 마침내는 모든 것이 다 텅 빈 것이 되고 마는 것이다. 요즘 우리들의 일상을 되돌아보면 너무 쉽게 기뻐하고 너무 빨리 화를 낸다. 잘 참아야지 하면서도 그렇게 되지 않는다. 빠르게…
안양시 만안구 안양5동 냉천지구 및 안양9동 새마을지구 일원은 도로 등 기반시설이 부족·열악하고, 건축물이 노후화돼 이미 2004년 3월31일, 국토교통부(당시 건설교통부)에서 제2단계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로 선정했으며, 이후 정비사업의 장기화 등으로 인해 주거환경 및 기반시설의 정비가 무엇보다 시급하게 추진돼야 할 지역이다. 이러한 해당 지구를 공기업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내부 재정사정 악화와 600억원에 이르는 손실 때문에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10년여 동안 재산권 행사는 물론, 수리 한번 제대로 못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 수밖에 없었던 주민들과 안양시에 지난해 11월13일 주거환경개선사업 포기를 공식 통보했으며, 이로 인해 시는 그 동안 정부와 경기도 등으로부터 지원받은 146억7천900만원의 국·도비를 되돌려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에 안양시의회는 지난달 20일 관련부처 등에 “LH의 사업지연으로 10여년 동안 해당지역의 주민들은 건축행위 제한 등으로 인한 재산권 행사 및 주거환경 열악화 등 큰 피해를 입었다”며 “국·도비를 반납하지 않고 피해 주민에게 사용할…
살다보면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부러울 때가 있다. 정확히는 실체적 진실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부럽다는 것이다. 반면에 무서운 것은 많이 알고는 있으나 사실과 다르게 알고 있다는 것이다. 더 무서운 것은 정확한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처음 접한 잘못된 정보를 맹신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인지적 편견’이라고 한다. 처음 알게 된 내용이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믿으려는 현상이다. 주변에서 그런 인지적 편견 때문에 진실이 잘못에 묻혀 억울할 때가 많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세월이 약’이고 ‘사필귀정’이란다. 그런데 이것도 옛말이 돼 버렸다. 각종 정보매체와 SNS의 발달로 잘못하면 진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카더라’에 매장되기 십상이어서 이제는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유명인들이 억울함을 자살로 극복하려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일 게다. 북한이 불안하다. 고모부를 없앤 김정은의 잔혹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북한의 불안은 우리의 안보·평화와 직결된다. 7천만 민족이 아직 성숙되지 않은 젊은이의 ‘욱’하는 성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