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체육회가 지난 24일 제44회 경기도체육상 시상식 및 제94회 전국체육대회 봉납식을 끝으로 사실상 올 한해 체육 행정을 마무리 했다. 경기체육은 지난 2월 강원도 등지에서 열린 제94회 전국동계체전과 지난 10월 인천광역시 일원에서 열린 제94회 전국체전에서 각각 종합우승 12연패를 달성했으며 전국장애인체전 8년 연속 종합우승, 전국생활체육대축전 13년 연속 최다종목 우승 등 엘리트체육은 물론 생활체육, 장애인체육 등 모든 체육분야에서 웅도(雄道)의 명성을 이어갔다. 제44회 경기도체육상 시상식은 지난 1년 동안 값진 땀방울로 경기체육을 빛낸 선수들을 격려하고 축하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그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체육인도 있다. 그들은 바로 올해를 끝으로 팀이 해체돼 더 이상 경기도를 대표해 각종 대회에 출전할 수 없게 된 선수와 지도자들이다. 경기도는 2002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전국동계체전과 전국체전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체육웅도의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2010년 용인시와 성남시가 직장운동경기부를 무더기로 해체하겠다고 밝혀 도내 체육계를 술렁이게 한 데 이어 이듬해인 2011년에도 도내 8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재정악화와 성정 미달 등을 이유로 운영
‘욕심’을 불교용어로 욕(欲)이라 한다. 욕(欲)은 탐욕(貪欲)의 줄임말로서, 탐(貪)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해서 바른 노력 없이 쉽게 얻으려는 욕구, 즉 탐(貪)의 마음작용이 욕심이며 바라고, 구하고, 하고자 할 때 동반되는 것이어서 지나치면 반드시 화(禍)를 부른다고 했다. 거어지탄(車魚之歎). ‘사람의 욕심에는 한이 없다’는 표현을 할 때 자주 사용하는 고사다. 중국 전국시대 제(齊)나라에 맹상군(孟嘗君)이라는 재상이 있었다. 현명하고 학식이 깊어 그의 집에는 문하생이 되려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었다. 때문에 수천명의 유능한 식객들을 거느리게 됐다. 이런 식객 중에 풍훤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풍훤은 하는 일도 없이 늘 빈둥거리며 지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자신을 대접해 주지 않는다고 투덜거렸고, 주위 사람들은 그를 피해 다녔다. 그러나 맹상군은 그를 아꼈다. 어느 날 풍훤은 생선이 없다고 불평했고 며칠 후에는 자신이 타고 다닐 수레가 없다고 탄식했다. 맹상군은 곧바로 그를 위해 생선과 수레를 마련해 주었다. 이후에도 풍훤은 많은 불평을 했지만 맹상군은 그가 원하는 모든 것들을 다 들어주었고 이에 감복한…
고백은 어렵다. 그것이 사랑이라도 그렇다. 특히 맨 처음이라면 말해 무엇하랴. ‘눈치만 살피다가 1년 2년 3년’이 지나갈 정도니 말이다. 사랑고백도 이럴진대 자신의 신상에 대한 고백이나 조상에 대한 고백은 힘들기가 갑절이다. 더욱이 그것이 못나거나 추한 경우라면 더더욱. 휴일 아침 오래된 시집들을 뒤적이다 놀라운 대목을 발견하곤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송수권 시인의 ‘자화상(自畵像)’이다.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이 자신을 미워하거나 가여워하는 수준이라면 송 시인의 자화상은 너무 솔직해서 읽는 이의 가슴을 섬뜩하게 만든다. 일부를 공유하면 이렇다. ‘…/봉수대가 허물어진 그 골짜기에는 우리 웃대 先親 한 분 잠/들어 계시다/한양이라 시구문 밖 소문난 망나니로 씽씽 칼바람을/내며 가셨다 하니/그 무덤 속엔 당대에서도 잘 들던 칼 몇 자루/녹슬어 있지 않았을까./어느 해 한식날이던가 성묘 길에서 아버님은/ 나를 인도하시고, 그 무덤을 비껴가며/ 족보에도 없는 무덤이니라 힘 주어 말씀하시었으니/…/ 우리 先親 소문난 칼 솜씨 칠월 장마에/풋모과 떨구듯/나도 한
조류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고 있는 AI(조류인플루엔자)가 최근 들어 파주 등 경기도 지역에 확산되고 있어 종합대책이 절실하다. AI의 전염은 정도가 매우 심각하며, 발병한 양계농가는 전량을 매몰해야 되기 때문에 피해가 심각할 수밖에 없다. 매년 겨울철이면 철새 도래와 함께 AI 발생을 걱정하게 된다. 현재 검출된 AI는 저병원성이나 언제든지 고병원성으로 변할 가능성이 커서 도내 1천400여 양계농가와 방역당국이 초비상이다. 최근 들어 AI 검출률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커다란 피해가 우려된다. 수만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양계농가들의 보호를 위한 철저한 단속과 함께 만일에 대비한 정부의 지원과 보험제도의 활성화를 적극 추진해 가야한다. 외지인에 대한 양계장의 출입통제와 더불어 AI 예방과 치료에 대한 철저한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가축질병연구와 더불어 AI발병 방지에 대한 연구를 강화시켜 가야한다. 최근 환경부의 전국 야생조류 분변분석 결과를 보면 상반기보다 11배나 증가하여 피해발생 시 양계농가의 커다란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파주시의 경우 조사대상 400건 중 36건에서 AI가 검출되었다. 특히 겨울철새가 도래하는 화성시 남양만과 고양시, 김포시 내 한강하
수원북부민자도로(이하 북수원민자도로) 건설을 놓고 도로건설을 할 수밖에 없다는 수원시와 이를 반대하는 수원 광교초·중학교 학부모, 시민단체간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수원시청을 항의 방문한 예비학부모가 북수원민자도로 건설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며 삭발했다. 본보(24일자 23면)에 보도된 삭발장면 사진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원래 삭발은 불가에서 속세의 잡다한 인연과 탐진치(貪瞋癡:탐내는 욕심과 노여움과 어리석음)를 끊고 용맹정진하기 위해 출가하는 스님들의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속세에서도 집단이나 개인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삭발을 하는 경우는 많다. 시위나 농성현장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주로 남성들이긴 하지만 이번엔 여성 학부모가 눈물을 흘리며 삭발을 했다. 북수원민자도로에 대한 광교초·중학교 학부모들의 우려와 반감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장면이다. 지난 17일에도 현장학습이란 명분으로 광교초등학교 학생 400여명과 학부모, 시민단체 등 500여명이 수원시청을 항의 방문한 적이 있다. 이 과정에서 어린 학생들을 동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북수원민자도로는
우리 사회의 가장 이슈인 ‘복지’, 이에 발맞추어 무수히 쏟아지는 복지정책들. 그러나 아쉽게도 복지정책을 수행하는 사회복지사 처우와 관련한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정책은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사회복지실천 전문가들에 대해 무한희생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늘어나는 복지정책과 함께 이를 실천하는 사회복지사 처우개선도 동일선상에서 개선해야 하지만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대책은 아직까지도 미흡한 실정이다. 사회복지대상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그 서비스를 실천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이 행복하고, 안정된 환경에서 근무할 때에 서비스 대상자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내년도 국가예산 중 100조원 정도가 사회복지 예산안으로 편성되었다. 그만큼 개인과 가족의 부담을 덜고 사회가 그 문제를 공동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답답하고 숨겨진 고민이 있다. 정부가 사회복지정책을 마련하지만, 그 실천은 바로 사회복지사들이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국가가 해야 할 역할을 사회복지사들이 실천하고 있는데, 정작 이들에 대한 처우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영화 <소원>이 올해 청룡영화제 청룡영화상에서 최우수작품상과 각본상,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이에 앞서 발표된 33회 영화평론가협회상에는 <소원>의 엄지원이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이 영화에 대한 호평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는데, 필자 역시 이 영화를 다섯 번이나 보았다. 세상의 모든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건네는 위로와 치유의 손길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느꼈다. 평일에 영화관을 찾아서 그런지 한산한 분위기였지만 필자는 우선 시나리오에 시선이 갔다. 몇 번이고 장면과 장면을 응시하면서 차분하고 깊게 영화에 빠져들었다. 평소에도 좋은 영화라면 같은 영화를 2, 3회 보았던 터지만 이 영화는 5회나 보고 말았다. 필자가 회장을 맡고 있는 영화예술협회 회원들에게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이 영화를 꾸준히 추천영화로 관람을 권하고 있다. 다소 무거운 주제인 성폭력 사건과 인간애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잃어버린 가족애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소원>은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인 소원이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조두순 사건이라는 실화를 소재로 하고 있는데, 상처받은 이들에 대한 연민에서 출발한다. &ls
겨울눈이 풀풀 내리는 세모의 거리 풍경이 서글프게 느껴짐은 왜일까? 2013년을 보내며 우리 사회의 지금 모습이 마치 이 겨울날처럼 스산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거리를 지나치는 힘겨워 보이는 시민들의 일상 모습들에서 ‘청 말의 해’라 하는 2014년을 겨눈 힘찬 역동이 그리 실감나게 느껴지지 못함은 왜일까? 비단 혹한의 날씨 탓만은 아니리라. 연일 뉴스 헤드라인을 휘감아 도는 위기사회, 갈등사회, 과격사회, 고위험사회의 징후들….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파다하게 퍼져 나가는 안녕 대자보 파동, 장성택 처형사건 이후 북한의 심상치 않은 위태로운 정변 상황, 국토 대동맥 철도 파업의 힘겨운 대치 상황, 여야의 벼랑 끝 대치 정국들 모두가 세모를 맞는 우리네 마음을 우울하게 만든다. 잘사는 대한민국 우리의 행복지수가 고작 세계 90위란다. 하루에 평균 4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률과 우리 국민의 스트레스지수가 불행하게도 세계 최고란다. 안톤 슈낙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 떠오른다. 깊은 어두움의 터널을 빠져 나가고 싶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며, 문득 다시 드는 생각은 ‘절망의 접
경기도의회가 시·군도 감사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아무리 도가 위탁 또는 위임한 사무에 국한한다고 하지만 너무한다는 생각이다. 기초자치단체는 물론 경기도의 집행부까지 난색을 표시하는 일에 왜 나서는지 모를 일이다. 경기도의회는 박동우(민·오산) 의원이 제출한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이 개정조례안에는 도의회가 시·군에 위임한 사무에 대해 직접 감사를 실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공무원들이 반발할 것은 뻔한 이치다. 가뜩이나 경기도내 지자체들은 경기도와 함께 국정감사를 비롯해 정부 각 부처로부터 1년 내내 감사를 받는 일이 허다하다. 사안에 따라 감사가 겹치기도 한다. 게다가 예산심의까지 받다보면 1년이라는 시간 동안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게 녹록치 않다. 그런데 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까지 받게 된다면 업무과중에 시달리고 행정력 또한 낭비될 것이 우려된다. 더욱이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회의 국정감사도 폐지해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있는 마당에 공무원들의 볼멘소리가 나올 것은 당연하다. 광역자치단체가 국가위임사무를 수행하고 국정감사를 받듯이 시·군도 광역자치단체의 위임사무를 수행한다. 물론
지방선거를 6개월 정도 앞둔 지금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 출마 예정자들은 누구의 눈치를 볼까? 유권자일까, 아니면 공천권을 틀어 쥔 정당 관계자일까? 물론 정답은 ‘둘 다’이다. 그러나 아마도 후자가 우선순위에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현 정치 체제하에서는 정당의 공천을 먼저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은 평소에 지역의 현안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이들이 지역민에 의해서 선출돼야 한다. 지역을 위해 일해야 하는 지역일꾼을 선출하는 지방선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정당선거다. 당선된 사람들은 차기 선거를 위해 재임기간 중에도 유권자들보다는 정당에 충성하면서 눈치를 봐야 한다. 정당공천제의 폐해는 지방이 중앙정치에 예속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정치 상황 아래서는 공천만 받으면 사람을 보지 않고 특정 정당에 무조건 표를 몰아주기 때문에 정치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지방선거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1년 전 대선 과정에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후보자의 정당공천 폐지를 담은 정치쇄신안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민주당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그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