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동명항 부두에 가면 포장마차가 줄줄이 늘어선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초겨울만 되면 나타나는 이 포장마차들은 간판도 없고, 상호도 없이 1호집, 2호집 등 숫자로 구별하는 게 특징이다. 바로 황금알을 품은 도루묵과 양미리를 구워 파는 곳이다. 요즘 동해안 일대 항포구 어딜 가나 이런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겨울의 별미 도루묵과 양미리가 한창 나고 있어서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사람들의 입맛을 돋우는 생선, 도루묵과 양미리. 우리가 알고 있는 도루묵의 어원과 양미리의 진짜이름이 다르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임진왜란 때 신의주까지 피난 간 선조가 먹고 맛이 있어 감탄했던 ‘목어(木魚)’라는 생선을 궁궐로 돌아와 다시 먹고 실망해 “도로 목어라 해라”는 말에서 생겨났다는 게 도루묵의 어원이라 알려져 있다. 이런 내용은 중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적이 있어 아주 널리 퍼져 있지만 정설은 아니라고 한다. ‘도루묵’이 옛 문헌에 ‘돌목(木)’으로 나오는 것만 보아도 ‘다시’라는 뜻의 ‘도로’와는 무관한 이름이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추진된 USKR(유니버설스튜디오코리아리조트) 조성사업은 화성시 신외동 420만109㎡ 부지에 5조1천억원을 투입해 테마파크, 워터파크, 골프시설, 프리미엄아울렛, 콘도미니엄 등을 갖춘 아시아 최대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유니버설스튜디오는 현재 미국 LA와 일본 오사카, 싱가포르 센토사 섬 등 3곳에 조성돼 있는데 항상 관광객들로 만원을 이룬다. 영화 속으로 들어가 환상과 같은 하루를 즐길 수 있다. 따라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는 ‘황금알 낳는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경기도와 화성시는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15만명의 일자리 창출과 연간 1천5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사업으로서 화성시를 넘어 대한민국의 경제 활성화에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꿈에 부풀었다. 특히 이 사업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사업으로 포함 되면서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었다. 도 역시 모든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도 경제투자실 투자진흥과에 USKR 조성팀, USKR 기반시설팀 등의 조직까지 갖췄다. 도는 5조1천억원이 투입되는 USKR 사업이 2018년 완공되면 지역경제에 큰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2007년 김문수 도지사의 민선 4기 취임
매년 유치원 입학지원자는 늘어나고 있으나 도 당국은 시설 부족에 따른 대처 부족으로 학부모들의 고통이 심화되고 있다. 유아교육은 인간발달의 기본원리인 적기성, 기초성, 누적성, 불가역성을 향상시켜 주므로 필요성이 절실하다. 현실적으로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출산율 저하가 심각해 국가의 보육책임과 보육의 공공성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와 가족구성원의 변화로 인한 유아에 대한 사회적 양육의 필요성이 늘어나고 있다. 건강한 유아교육을 이룩하기 위해 정부와 학부모 모두가 진정한 사랑으로 돌봐줘야 할 때다. 유아시절부터 기대와 사랑을 갖고 아름답게 성장해 갈 때에 독선과 아집이 없는 미래의 행복한 삶을 영위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내 공·사립유치원이 턱없이 부족하여 매년 유치원생 입학 전쟁이 벌어지면서 학부모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내년도 유치원 취원 대상 아동은 37만6천400명인 데 반해 공·사립유치원 수용 규모는 18만6천830명으로 전체 대상 아동 중 절반가량이 유치원에 다닐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턱없이 부족한 유치원 시설의 확충을 위한 과감한 예산확보와 유아교육의 프로그램개발이 절실하다
정치권의 키워드 중 하나가 ‘복지’다. 특히 2005년 정부의 사회복지서비스 지방 이양화에 따라 지방정부는 사회복지 수요 증가, 서비스 욕구의 다양화 등 급격히 변화하는 복지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방안들이 요구됐다. 이러한 방안의 하나로 정부는 사회복지직 공무원을 증원해 사회복지 전달체계를 개선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민간영역에 종사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방안들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지방정부에서는 사회복지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사회복지사 등 종사자에 대한 처우개선이 선결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사의 처우개선은 선거용으로 전락돼 버린 현실이다. 이러한 민간영역 사회복지전문가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반영이라도 하듯 58.4%가 이직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2012년 한국사회복지사 기초통계연감). 이같이 높은 이직률은 결과적으로 사회복지 대상자들에게 양질의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함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사회복지전문가들에게 처우개선과 안정적인 고용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2011년 3월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
목적을 이룬 뒤에는 도와준 사람의 은공을 잊어버리거나 결심을 굳힘을 뜻하는데, 중국 元史(원사)에 나온다. 兵法書(병법서)나 春秋左氏傳(춘추좌씨전)에 보면 濟河焚舟(제하분주)라는 말도 유사한 뜻이다. 즉 건너온 배를 불태우고 물러설 수 없는 필사의 싸움밖에 없다는 배수의 진을 치는 전략으로도 사용되는 말이며, 이러한 말들을 인용해 자기의 결연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한다. 조선시대 학자 한분은 술을 끊고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인용했다. 술은 殺人之耽毒(살인지탐독) 麴蘖杯樽(국얼배준) 釜甑廬舍(부증여사) 保養精神(보양정신) 安享壽考(안향수고) 濟河焚舟(제하분주)로 ‘술은 사람을 죽이는 독이다. 술을 만드는 누룩과 술잔 술병을 곁에서 모두 치워라. 술 만드는 솥을 깨버리고 술 담는 장소를 없애버려라. 술을 끊어 내 맑은 정신을 유지하며 살리라. 남은 내 인생 술 안 먹고 편안하게 살리라. 이번에 금주에 실패하면 다시는 물러설 때가 없다’는 말이다. 인용이 다소 어색하기도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금주 금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던가를 보여주는 재미있는 비유다. 天下第一鐵關門 是花柳關(천하제일철관문 시화류관) 천하에 제일 뚫기 힘든 문이 철관문이 아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당연히 안정화되어야 한다. 안심이 되어야 평화가 있는 것이고 그러해야만 믿음이 생겨 사회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가질 수 있다. 그 신뢰의 끝은 안심이요 평화다. 우리는 사회생활하면서 이 점을 간절히 추구하고 있다. 나는 사회를 믿어야 하고 나 자신은 우리 사회에 믿음이 가게끔 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안팎으로 평화가 깃든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한 해는 저물어 가는데 사회는 불안하다. 불안은 불신에서 비롯한다. 소망 없이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불신하다 보니 상대를 바라보며 손가락질만 해댄다. 현재 사회적 갈등구조가 서로 충돌하여 양보 없는 자세가 마치 벼랑 끝에 선 절망적인 사람처럼 처신한다. 절망에 선 사람은 살고 싶은 소망마저 몽땅 잃어버렸기 때문에 벼랑 끝자리에 선다. 그런데 어떤 그룹들은 정략적으로 극한대치 법을 구사한다. 매파니 비둘기파니 하면서 자신들의 투쟁력을 과시만 할 뿐 진정으로 신뢰할 수 없는 언행 등을 한다. 각각의 기관별로 조직별로 자신들만의 생존을 위해 가다보니 사회는 불안만 조성된다. 신뢰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오호 애재(哀哉)라. 이 얼마나 사회적으로 불행한 일인가. 신뢰는 평화요 불
하루 일을 시작하는 아침,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자치(自治)’라는 말을 검색해 본다. 내가 이곳에 왜 있는지, 무엇을 하려는지 스스로를 점검하기 위한 나만의 주문이며, 다짐의 방편이며, 등을 곧추세우고 긴장하는 의식이기도 하다. 모니터에는 ‘자기 일을 스스로 다스림’이라는 명료하고 기분 좋은 첫 번째 검색결과가 떠있다. 그런데 이어서 ‘지방자치단체가 국가로부터 위임받은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일’이라는 두 번째 뜻도 같이 보인다. 지방자치단체는 저 두 가지 일을 모두 해내야 하는 곳이다. 민선5기 출범 이후 시장으로서 풀어내야할 숙제들이 참 많았다. 특히 교육문제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우리시가 지속적으로 상장하기 위한 가장 큰 숙제다. 왜 많은 시민들이 이렇게 일자리가 많고 성장가능성이 높다는 우리 시를 떠나는 걸까? 아이가 어렸을 때는 산과 바다, 도시와 농촌이 있는 다양한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는 데 만족하지만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시기가 오면 어쩔 수 없이 대학진학률을 따지고, 입시학원이 많은 지역으로 빠져나간다. 문제의 본질을 들여다보지 않고 일시적인 해결책을 남발하는 오류를 범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교육’, ‘아이를 키우는 일’이 무엇인지 철학적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정부는 1955년 오페라하우스의 부지로 하버 브리지 인근의 베넬롱 포인트를 선정했다. 1940년대 말 뉴사우스웨일스 주립음악원 교장 유진 굿 센스가 오페라와 음악회를 펼칠 수 있는 대형 극장을 건설해야 한다며 정·재계 요인들을 대상으로 설득에 나선 지 15년 만의 일이다. 그리고 2년 뒤에는 국제 공모전을 통해 세계 각지에서 응모된 200여건 중 덴마크의 건축가인 요른 우촌의 설계를 채택했다. 항구에 정박된 요트의 닻 혹은 조개껍질을 나란히 엎어 놓은 듯한 독특한 외관으로 호주의 랜드마크이자 시드니의 상징물이 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탄생은 이렇게 이루어졌다. 세계에 ‘오페라하우스(Opera House)’란 명칭이 붙은 건물은 무수하다. 그중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유명함과 조형미에서 단연 최고로 꼽힌다. 그래서 예술에 관심이 없더라도 시드니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르는 명소이다. 1958년 착공된 오페라하우스의 공사는 순조롭지 않았다. 아이디어를 뒷받침할 기술이 부족했던 탓이다. 공사 중간에 건축사 우촌의 사임도 불러왔다. 그러나 당초 700만 달러였던 건축비가 기하급수적으
어젯밤 집사람이 심한 기침을 하며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며칠 전부터 감기기운에 시름시름 하더니 본격적인 몸앓이를 시작하는 것 같아 매우 안쓰러웠다. 그리고 출근 전 병원에 가보라고 한 말이 생각났다. 그러나 집사람의 대답은 ‘아니요’였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슬그머니 짜증이 났다. 안쓰럽던 집사람에 대한 관심도 나에게로 바뀌었다. 기침소리로 잠을 설치는 것이 꼭 불이익을 당하는 것 같아 ‘사서 고생이냐’는 목소리 톤도 높아졌다. 그러면서 하루저녁 기침소리에 이처럼 짜증이 나니 만약 저 사람이 병들어 쓰러지거나 아파 눕는다면 그 많은 나날들을… 하는 이기적인 생각이 들었다. 바로 후회하고 자책했지만 미안한 마음은 지울 수가 없었다. 이렇듯 남의 아픔을 헤아리는 따뜻한 마음을 갖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가 보다. 필자처럼 가족의 중심인 부부 관계에서조차 그러하니 말이다. 일상의 어제 일을 생각하며 오래전에 읽은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라는 책속에 두 가지 이야기가 기억난다. 한 가지는 간디이야기다. 막 출발하려는 기차에 간디가 올라탔다. 그 순간 그의 신발 한짝이 벗겨져…
반야심경(般若心經). 대승불교 반야사상(般若思想)의 핵심을 담은 경전으로 본래 명칭은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이다.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의 입을 빌려 시작하는 이 경전의 핵심은 마지막 구절에 있다. 그것을 독송하기 전에 관자재보살에 대해 잠깐 짚어본다. 누굴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의 다른 이름이다. 산스크리트어로 된 원본을 구마라지 번역본은 관자재보살로, 현장법사의 번역본은 관세음보살로 표기했다. 관세음보살에 익숙한 한국인들이 잠시 갸우뚱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시 마지막 구절로 돌아가자. ‘故說般若波羅蜜多呪 卽說呪曰 揭帝揭帝 波羅揭帝 波羅僧揭帝 菩提娑婆訶(고설반야바라밀다주 즉설주왈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로 돼 있다. 이 가운데 진언(眞言)은 ‘揭帝揭帝 波羅揭帝 波羅僧揭帝 菩提娑婆訶(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다. 사실, 예부터 진언은 신비함을 깨뜨릴 수 있다고 해서 해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간의 호기심이 진언이라고 그냥 두었겠는가. (사과도 따먹었는데.) 이 부분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지만 큰 틀에서는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