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보건교사회와 경기도전문상담교사협회 회원들이 화났다. 지난 2일 도교육청이 비교과 계열(보건‧영양‧전문상담‧예술창작 4군) 장학사를 기존 전문전형(5년)이 아닌 임기제 전형(3년)으로 선발하겠다고 발표한 다음부터다. 전문전형 장학사는 5년, 길게는 9년까지 일하면서 장기계획과 정책을 수립할 수 있지만 임기제 장학사는 임기가 3년이다. 책임감 있는 상담과 위기지원 정책을 펼칠 수 없으며 본인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또 2년간 장학사 지원이 제한돼 직무연속성으로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장학사는 교육현장을 지도·조언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교육전문직 공무원이다. 이들은 교육의 목표와 내용, 학습지도법 등 교육에 관한 모든 조건과 영역에 걸쳐서 협력과 조언을 해준다. 전기한 것처럼 전문전형 장학사는 5년 이상 업무를 수행할 수 있지만 임기제 장학사는 임기 3년이 종료되면 본래 직위로 복귀해야 한다. 이들이 비교과 계열이라고는 하지만 교육현장에서 경험이 축적된 전문가들이다. 그러니 비교과 계열만 3년 짜리 임기제 장학사로 선발한 것과 관련 이들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보건교사의 경우 장학사로 5년간 경력을 쌓는 것이
모바일로 뉴스를 접하면서 새벽시간 현관 앞에 배달되는 신문을 집어드는 즐거움이 거의 사라졌다. 무슨 말이냐고 의아해할 젊은 미디어 수용자들이 있을 것이다. 신문 한 부를 확장하기 위해 자전거를 경품으로 주고, 1년 구독료를 받지 않던 시절이 오래되지 않았다. 이런 행태가 전설로 남겠지만, 지면 신문은 담길 기사량이 제한돼 기사의 질은 상대적으로 정제되었고 높았다. 정보기술은 뉴스의 무한 공급을 가능케했지만, 싸구려 기사가 양산될 가능성을 크게 키웠다. 실제로 뉴스의 질은 크게 떨어졌다. 특히 한국이 유별나다. 기사가 포털을 통해 유통되면서 뉴스 이용자들은 어느 언론사가 제공한 기사인지를 크게 따지지 않는다. 전통있는 언론사조차도 클릭수 높이기 전쟁에 뛰어들면서 이 같은 추세는 가속되고 있다. 선정적인 기사가 난무하는 배경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언론이 좋아하는 최고의 뉴스 메이커는 뭐니뭐니해도 김건희 여사다. 김 여사의 일거수일투족은 대통령의 뉴스를 덮을 정도로 집중적 관심을 받는다. 호불호를 넘어 기사 클릭 로켓이다. 이런 우려 때문에 김 여사의 활동이 부각되지 않기를 바라는 국민이 압도적으로 많다. 김 여사 뉴스는 청년실업, 경기침체와 인플레, 코로
- 발틱함대와 일본 해군 “두 줄로, 마치 바둑돌을 나란히 놓는 것처럼 저렇게도 정연하게 대오를 짤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 그 함대의 위용을 본 놀라움은 지금도 온몸에 남아 있어.” 러-일 전쟁의 최후결전 쓰시마(對馬島) 해전(海戰) 장면을 목격했던, 이제는 80살의 노인이 된 이의 증언이라며 일본의 이른바 국민작가 시바 료타로(司馬遼太郞)가 기록한 대사다. 러시아의 세계 최강 발틱함대와 일본의 도고 헤이하치로(東鄕平八郞)가 이끄는 함대의 격돌 직전의 장면이다. 이는 그가 쓴 『언덕 위의 구름(坂の上の雲)』의 한 대목으로 국내에서는 1979년 『대망(大望)』이라는 장편 시리즈의 35권에서 37권으로 번역되어 꽤나 읽혔다. 야마가타 아리토모(山縣有朋)가 육군의 신이라고 한다면 도고 헤이하치로는 해군의 신이라 불렸던 자다. 이 작품은 명치유신 이후로부터 러-일전쟁 승리까지 다룬 역사소설로 일본의 해군력 증강의 과정을 보여준다. 이 해전의 승패가 일본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인지에 대해 시바 료타로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일본 역사를 어떻게도 해석하고 논할 수도 있겠지만 일본해를 지키려는 이 해전에서 일본 측이 졌을 경우 그 결과에 대
횡단보도에서 충분히 건널 수 있다는 착각은 상당히 위험하다. 몇몇 보행자들은 횡단보도 신호가 끝날 무렵 건널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에 무리하게 뛰어드는 행동으로 인해 결국 사고와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경찰생활 36년차 어느덧 50대 후반의 나이가 되면서 횡단보도를 건널 때 보행자 등에 표시된 숫자를 보며 여유있게 걷다가 횡단보도 신호가 끝날 무렵 종종걸음으로 뛰다시피 한 경우가 있다. 그리고 20대 아들, 딸과 같이 걷다 보면 먼저 걸어가는 아이들이 뒤에서 걸어 오는 나를 뒤돌아 보면서 서로 눈빛 교환하는 일도 가끔 있다. 하지만 나는 아이들이 빠른 것이지 내가 느린 것은 아니라는 착각 속에 살았다. 광명에서 90대 할머니와 70대 할아버지의 사망사고 사례를 보면 두분 모두 분명히 좌우를 살폈고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을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아마도 두분은 신체 나이와 운동신경이 젊은 사람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 교통법규를 위반해도 안전하게 건널 수 있을것이라는 착각을 했을 것이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빛의 속도로 차량을 피하는 일은 영화일 뿐, 현실은 전혀 그렇지않다. 고령자들의 경우 신체 능력이 저하되어 차량을 발견하더라도 피하기 쉽지않고 경미
세계경제의 불가측성이 확대되면서 한국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 올라 1998년 11월(6.8%)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반기 무역수지는 100억달러가 넘어 사상 최악이다. 금융 흐름은 더욱 우려스럽다. 원·달러환율은 지난 2020년 1월4일(1082원)에서 최근 2년 반 사이에 1300원선까지 올랐다. 20%나 환율이 급등했다.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을 비롯해 대만 인도 태극 등 아시아 주요 7개국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자본 유출이 빚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2분기(4~6월) 이들 국가에서 빠져나간 글로벌 펀드 자금은 약 400억 달러(약 52조 원)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맞먹는 규모다. 한국경제는 개별 기업들의 체질은 개선됐지만 국가 전체로 보면 1997년 외환위기 상황보다 훨씬 더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위기 국면이다. 게다가 지금의 글로벌 환경은 위기의 장기화 가능성으로 문제가 더 심각하다. 첫째 우크라이나 사태가 끝나면 글로벌 고물가가 해소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단기적으로는 곡물 등 일부 공급망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하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 1월27일짜로 시행됐다. 그동안 양주 삼표산업 채석장 붕괴사고 등 여러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했고,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을 받는지가 중차대한 문제로 부각됐다. 한편 뇌심혈관계 질병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상 ‘직업성 질병’에 포함되진 않지만, 과중한 업무나 급격한 업무환경 변화로 인한 뇌심혈관계 질병으로 인한 사망은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산업재해에 해당된다는 검찰의 유권해석이 기사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말로 그러한지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모두 예방에 초점을 두고 예방에 필요한 적절한 조치의무를 하지 않은 경우 처벌하겠다는 법이다. 반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목적은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며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복귀를 촉진하는데 있다. 즉,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은 “예방”을 목적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보상”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의 “산업재해”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업무상재해”의 의미도 동일하지 않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중대산업재해는 산업안전보건법의 산업재해를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산안법의 산업재해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중대재해처벌
스페인에서 있었던 나토(NATO) 정상회의에 대해서 타임지는 지난 10년간의 국제회의 중 가장 중요한 회의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북대서양의 유럽국가들 군사 동맹체인 나토가 이렇게 주목받게 된 것은 단순히 윤석열 대통령이 국제무대에 데뷔했다거나, 쏟아지는 뒷이야기 때문이 아니다. 나토가 군사방어의 영역을 태평양으로까지 확대하고 그 방어의 대상도 러시아와 중국이라고 명백하게 한 회의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새로운 철의 장막과 죽의 장막을 재현한 신냉전 시대(new-cold war)의 개막을 알린 회의였다는 것이다. 1945년 2차대전이 종결되면서 세계는 평화의 시대가 올 것을 예상했지만 뜻밖의 이념대립이라는 냉전이 시작되었다. 냉전의 주역인 미국과 소련은 직접 전쟁하지는 않았지만 두 국가의 대리전쟁은 지구상 곳곳에서 치러졌다. 하나같이 자신들의 체제 우월을 주장하는 미국과 소련의 대리전들이었다. 우리의 6.25 참변이 대표적인 전쟁이었다. 그러나 1989년 독일 베를린장벽이 기적처럼 무너지면서 냉전은 종식되었고 강대국 소련은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이후 미국 유일의 슈퍼 파워로서 절대적 패권이 인정되는 국제질서가 지속되는 듯했지만 세계의 공장으로 등장한 중국이…
학교에서 하루하루 견디기 힘들어지고, 소화가 잘 안 되거나, 배가 자주 아프면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무덥고 습한 날씨 탓인지 이 시기가 되면, 아이들이 전반적으로 살짝 맛이 가기 시작한다. 수업이 진행되기 어려울 정도로 교실이 시끄러워지고, 크고 작은 사건들이 연달아 터진다. 덩달아 한 학기 동안 교실을 운영하며 쌓인 스트레스가 몸으로 표출되고, 나 역시 화가 많아진다. 부디 무사히 남은 날들을 보내고 방학하게 해주세요- 저절로 기도가 나온다. 교실에 앉아 있는 게 힘들어서 하루하루 방학만 손꼽는 상황이지만, 가끔 열세 살의 푸릇푸릇한 여름들이 귀엽고 싱그럽다. 우리 반 아이들의 귀여운 모먼트를 떠올리며 남은 몇 주를 잘 버텨보려 한다. 아직 청소년이 아니고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닌 청린이들의 풋풋한 순간들. 매순간이 이렇게 귀엽기만 하면 좋을 텐데 현실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1. 반 친구 중에 누군가를 좋아했던 경험이 있으면 적어 보자고 했다. 열광적인 반응이 나올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모두 부끄러워해서 아무도 자신의 이야기를 쓰지 못했다. 아직 반에서 커플이 생기지 않았고, 누가 누구를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들리지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가 결과는 평가받을 만하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원전 세일즈가 성공했고, 외교적 차원에서도 신(新)블록화 시대에서의 새로운 외교적 지향점을 정립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른바 “기타 수행원” 문제 때문에 이런 치적이 가려지고 있다. 처음 이 문제가 불거졌을 때, 민간인이 김건희 여사를 수행했다는 보도가 이어졌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해당 인사가 김건희 여사를 수행한 것은 아니고, 민간인이지만 ‘기타 수행원’으로 순방에 참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행사기획이라는 것이 전문성도 필요하겠지만, 중요한 건 대통령 부부의 의중을 잘 이해해야 대통령실이 생각한 효과를 최대한 거둘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과 잘 아는 해당 인사가 순방에 함께 할 수밖에 없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런데 대통령실의 이런 설명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이렇다. 우선, 해당 인사가 아무리 행사기획에 출중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손 치더라도, 일반 행사와 정치적 행사는 그 근본 속성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이런 사례를 생각해 보자. 상업 광고와 장치 광고는 그 속성이 비슷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상업 광고의 경우, 광고 덕분에 해당 상품의 매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