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거의 모든 지식은 노동하는 사람들의 수고를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부자들의 게으름을 거들고 그것을 장식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인간의 본성을 배반하는 삶을 살아온 현대인들은, 바로 그러한 삶이 가장 참된 삶이라고 끊임없이 사람들을 설득하려 한다. 현재, 문화라고 불리고 있는 것, 즉 학문, 예술, 온갖 형태의 진보와 발달은 모두 인간의 정신적 욕구를 기만하려는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 어린이가 어른을, 어리석은 자가 지혜로운 자를 지배하는 것이 자연의 법칙에 어긋나듯, 굶주린 군중이 생활필수품도 없어서 쩔쩔매고 있을 때 몇몇 사람들이 사치품에 싫증내는 것은 자연의 법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루소) 식인(食人)의 시대에는 강자가 약자를 먹었다. 단적으로 말해 약한 자의 살을 먹었다. 그 뒤 온갖 법률이 정해지고 온갖 학문이 발달했지만, 무자비한 강자는 오늘날까지 여전히 불행하고 힘없는 약자들을 착취해서 살아가고 있다. 그들이 그 살코기를 먹지 않고 그 피를 마시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약자를 곤경과 궁핍에 빠뜨리면서 살고 있다는 점에서는 다를 바가 없다. 가혹한 노동으로 몸을 망쳐가면서 한평생 자신과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고생하고 있
진정한 생명은 시간과 공간밖에 있다. 그러므로 죽음은 이 세상에서의 생명의 현상을 바꿀 수 있을 뿐, 결코 생명 자체를 멸망시킬 수는 없다. 남을 아는 사람은 지혜롭고 자기 자신을 아는 사람은 밝음이 있다. 남을 이기는 사람은 힘이 있고, 자기 자신을 이기는 사람은 강하다. 죽으면서 자기가 멸망하지 않음을 아는 사람은 영원히 존재를 유지한다. (노자) 나는 현존하는 모든 종교를 믿지 않기 때문에, 내가 무언가의 전승과 교육의 영향에 맹목적으로 따르고 있다고 의심받을 이유가 없다. 나는 평생동안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깊이, 우리의 삶의 법칙에 대해 생각해 왔다. 나는 그것을 인류의 역사와 나 자신의 의식 속에서 탐구한 결과, 다음과 같은 흔들리지 않는 신념에 도달했다. 즉,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생명은 원래 영원한 것이어야 하며, 늘 그 자리에 있으며 변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생명의 법칙이라는 것, 내 안의 모든 능력과 모든 사상, 모든 요구는 실천을 통해 살려야 한다는 것, 우리 안에는 우리가 세상살이에서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훨씬 넘어서는 높은 사상과 동경이 있다는 것, 우리 안에 있는 그러한 동경은 우리의 감성을 통해 그 출처를 확인할 수…
최근 두각을 나타내던 테라·루나의 가격 폭락으로 인하여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테라는 알고리즘에 기반을 둔 스테이블 코인으로서 탈중앙화에 대한 매니아들의 맹목적 신뢰와 가격상승 편향의 알고리즘 구축으로 짧은 기간에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다. 테라 신화 몰락의 요인은 알고리즘 자체의 결함이다. 테라의 알고리즘은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완전경쟁시장을 상정하였기에 필연적으로 불완전할 수밖에 없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가격안정 시스템은 적시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기술적 측면에서 본 것이고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화폐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였거나 이를 경시하였기 때문이다. 현재 유통되는 법정화폐는 수십만 년 인류 진화의 DNA가 내재화된 정치·경제·사회적 산물이다. 암호화폐는 정치로부터 독립한 탈중앙화의 실현을 추구한다. 따라서 정치적 문제는 별개로 논의한다고 하더라도, 테라는 화폐의 사회적 성격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였다. 테라를 기반으로 하는 전자 상거래 생태계가 아직 성숙하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테라·루나의 가격상승을 통한 생태계 성장 전략을 추구하였다. 그 결과 네트워크 내 신뢰관계가 취약한 상태에서 포스
“이 땅에 저널리즘은 있는가?”는 지난 6월 4일 서울민예총 시각예술위원회 ’굿바이전‘작가 일동이 내 성명서의 제목이다. 이 성명이 나오기 전날인 6월 3일 한국기자협회는 “서울민예총...언론인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활동을 위축시키는 전시회를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낸 바 있다. 기자협회 ‘협박 성명서’ 덕분에 서울민예총에서 지난 6월 1일부터 광주시의 메이홀에서 ‘굿바이 시즌2 전(展)-언론개혁을 위한 예술가들의 행동’이라는 전시회를 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번 전시에는 ‘소녀상’ 조각가 김운성, ‘조선일보 두루마리 휴지’의 오종선 작가, 박근혜-최순실을 풍자한 ‘더러운 잠’으로 논란의 중심이 되었던 이구영 작가 등 만화, 회화, 캐리커처, 일러스트 분야의 작가 18명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가 성명서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소위 문재인정부에 비판적인 기자들을’ 붉은색으로 덧칠해 적폐세력으로 묘사하고 소속사와 실명을 거론하여 명예훼손을 하고 있다. 둘째, 전시하고 있는 것은 예술작품이 아니라 ‘편협한 이념과 사상이 개입되어 그들과 다른 생각의 존재를 비하하고 악의적으로 표현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명예훼손
성장과 부를 추구하며 빠르게 달려가던 세상은 육체적, 정신적 조화를 통해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웰빙(well-being)’을 일으켰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치유와 회복을 추구하는 ‘힐링(healing)’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이제 칠랙스(chillax)의 시대다. ‘쉬다, 놀다’를 의미하는 ‘chill’과 휴식을 의미하는 ‘relax’가 합쳐져 생겨난 속어 ‘chillax’는 ‘느긋하게 쉬다,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보낸다’는 의미다. ‘chill’의 본래 뜻은 ‘무언가를 얼지 않을 정도로만 차갑게 한다’지만, 영어적 표현인 ‘cool’과 비슷하게 쓰인다. 즉, 시원하고 차분(cool)한 태도는 한층 나아가 삶이 과열되지 않도록 차갑게 식혀주는(chill) 삶에 대한 태도로 진화됐다. 실제로 칠랙스는 ‘긴장 풀다’를 의미하는 ‘chill out’과 같은 의미로도 사용된다. 삶에 대한 태도는 조화에서 치유로, 치유에서 식힘(가라앉힘)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긴장되고 과열될 것 같은 삶은 어떻게 식히고, 풀어줘야 할까? 웰빙, 힐링에 비해 칠랙스에는 주체성이 더 짙다. 앞의 두 개념이 명상, 요가, 산책 등을 통해 신체적, 정신적 이완을 꾀한다면…
- 임오군란(壬午軍亂)과 사대주의(事大主義) - “민(閔)중전(中殿)을 잡아내라!” 왕이나 민비는 폭동 군중들이 그렇게도 벼락같이 창덕궁으로 들이닥치리라고는 감히 생각하지 못했다. 수문장이나 무예별감은 폭동군중을 막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모두 혼비백산하여 도망치고 말았다. - 박춘명의 소설 『임오군란』의 한 장면이다. 김주영의 『객주』는 군란의 시작에 대해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식량을 급료로 받아든 군병들은 경악했다. - 이 곡식 자루를 한번 들여다보게. 곡식 자루에서 뜬내는 안 나고 갯내와 먼짓내 뿐이니 이것이 어찌 사람의 입으로 들어갈 끼니가 되겠는가? - 정부재정은 민씨 일파의 손에 있었고 세도가(勢道家) 민겸호는 이에 대한 전권을 발동하고 있었다. 쌀로 세금을 내는 미납(米納)제도이기에 군병들의 급료도 쌀로 내주게 되어 있었는데 정부재정 부족을 이유로 급료 지불은 무려 10개월이나 넘기고 있었다. 그러다가 더는 솟구치는 군병들의 불만을 누를 수 없어 내어준 배급쌀은 대부분 폐미(廢米)에 다를 바 없었고 모래도 섞여 양과 무게를 속인 것들이었다. 그러니 이들 군병의 분노는 어찌 되었겠는가? 안국동의 민겸호 집이 이들에게 습격
회의(Meeting)·포상관광(Incentives)·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용어로 폭넓게 정의한 전시·박람회와 산업을 마이스(MICE)산업이라고 한다. 대규모 회의나 전시회 등을 아우르는 마이스 산업은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획사·개최지·숙박업체·음식점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되면서 발생하는 부가가치가 매우 크다. 한국관광공사는 참가자들의 1인당 평균 소비액이 일반 관광객의 3.1배나 되며 체류기간도 1.4배라고 한다. 일자리 창출과 도시브랜드 향상에도 크게 기여한다. 세계 각국에서 ‘황금알을 낳는 산업’ ‘굴뚝 없는 산업’이라며 마이스산업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특히 경기도는 마이스산업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수도 서울과 인접해 있는 데다 국제공항, 국제항구가 지척에 있어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다. 뿐만 아니라 오래된 역사와 자연·문화에 더해 안보라는 특화 관광자원이 있다. 갖출 것을 다 갖춘 지역이다. 따라서 코로나19로 위축된 상황이었지만 지난해 12월엔 마이스 산업 활성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기도 마이스산업 중장기 육성 종합계획(2022~2026)’을 수립하기도 했
인간은 모두 노예가 아니면 안 된다. 문제는 누구의 노예가 될 것인가이다. 만약 욕망의 노예라면 말할 것도 없이 인간의 노예가 될 것이고, 정신적 본원의 노예라면 신의 노예가 될 것이다. 기왕이면 높은 주인에게 속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너희 곁에 있다’는 예수의 말씀은 매우 사악한 의도로 해석이 되고 있다. 오늘날의 사회적 진보와 발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잘못도 아닌데 기초생활을 꾸려나갈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있다면, 이는 ‘우리’의 잘못이며 ‘우리’의 치욕이다. 누구든지 주위를 돌아보면 노동자들에게 당연히 주어져야 할 권리와 이익이 보장받지 못하고 있고, 가진 자들의 부정과 불의로 인해 우리 모두가 부유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헨리 조지) ‘모든 것이 합동하여 선을 이룬다’는 성서의 가르침이 이상하게 작동을 하여 기독교인들로 하여금 악도 선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잘못된 태도를 낳고 있다. (조헌정) 어떤 사물, 어떤 습관, 어떤 법률이 존중받으면 받을수록, 정말로 그것이 존중할만한 가치가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현재 생활의 악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 속의 종교적 허위를 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