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죽음의 행렬이 이어진다. 평택에서 화마가 세명의 소방관들을 삼키더니 광주에선 6명의 노동자들이 무너진 콘크리트 철근 속에 아직도 묻혀있다. 희생자 가족들의 절규와 눈물이 뉴스 화면을 떠나지 못한다. 지난 1년 동안 828명의 노동자가 산업현장에서 쓰러졌다. 빌딩은 높아져가고 도시는 화려해졌다. 이를 위해 노동자들은 자신의 몸을 갈아 넣었다.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피눈물을 흘려야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을까? 밥 딜런의 노래 가사처럼 바람만이 답을 알고 있을까? 끔찍한 사고가 이어지자 주 52시간제 때문이라고 얼빠진 소리를 하는 언론도 있다. 줄어든 작업시간에 공기를 맞추려 무리를 하다 보니 사고가 난다는데.. 그럼 주 120시간이라도 굴려야 사고가 줄어들까? 툭하면 사고의 원인을 노동자의 부주의나 시간 부족 탓으로 돌리고, 경영이 어려우면 최저임금 인상 탓으로 돌리는 버릇! 자본의 천박한 넋두리이겠지만 사회에는 사악하기 그지없다. 저임금 장시간노동이 이어질수록 현장의 생산성이나 안전시스템은 나아지지 않는다. 인력을 투입하는 것이 가장 싸게 먹히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기업에 엄중한 책임이 뒤따른다는 법칙,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근 터키의 시장논리를 거스르는 “거꾸로 경제정책”에 관한 뉴스가 눈길을 끌고 있다. 물가 상승률은 20~30%를 오르내리는데 저금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년 사이 임대료는 70%, 생필품 가격은 140%나 뛰었다는 소식도 있다. 이자를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과 경제독립전쟁 수행 차원에서 저금리 정책을 고수한다고 한다. 최근 10년 터키는 유럽연합 가입을 포기하고 이슬람교와 이슬람권 중심의 지정학 전략에 몰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중심에 레제프 에르도안(Recep Erdoğan) 대통령이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954년 터키 최대의 도시 이스탄불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 용돈을 벌기 위해 음료와 빵을 거리에서 팔았다. 1993년 이스탄불 시장에 당선, 오랜 골칫거리였던 물부족, 쓰레기 처리, 공해, 교통문제 등을 깔끔하게 처리하여 주목을 받았다. 2003년 총리에 취임하여 눈부신 경제성장의 업적을 쌓았다. 일인당 국민소득이 3000불에서 2012년 1만 2000불로 증가하였을 정도였다. 2018년 6월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제로 헌법 개정 후 선거에서 무난히 당선, 제1대 직선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수행 중이다. 더불어 민주당의 이재명…
20대 대선이 54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형 이슈가 돌출하지 않는다면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대선 정국이 흘러갈 것 같다. 첫째가 정책 대결이고 또 하나는 후보 단일화 문제다. 우선 여야 후보들이 일제히 비전과 공약을 제시하고 나섰다. 그동안 비호감 선거라는 지탄을 받던 상황이어서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임기 내 5대 경제강국,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코스피 5000 시대 진입 등 이른바 ‘1·5·5’ 공약을 내놨다. 산업 전반에 135조 원의 재정을 투입해 디지털 전환과 인재 양성에 나서겠다는 청사진을 보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작은 정부’와 잠재성장률 4% 회복, 출산 시 1년간 매달 100만 원 지원 등을 약속했다. 임대료 나눔제, 사병 월급 인상 등도 제시했다. 이제라도 후보들은 치열한 내부 토론을 거쳐 상대당과 본격적인 정책 검증 대결에 나서야 한다. 여야 후보들은 특히 2030을 겨냥해 ‘19~29살 청년에 연 100만 원’ ‘취약계층 청년 8개월간 월 50만 원’ ‘20살 청년에 3000만 원’ ‘군 전역자 1000만 원’ 등 다양한 현금 지원 공약을 내걸었다. 한 방송사가 이 같은 청년 지원책을
‘태양의 후예’ 이야기다. 강모연(송혜교)과 이야기를 나누던 유시진(송중기) 대위가 군대에서 온 전화를 받고 병원 옥상에서 헬기를 타고 이동하는 장면은 참 멋있다. 군대 갔다 온 남자들은 그게 뻥이란 걸 다 안다. 그러나 유시진 대위가 버스정류장에서 노선도를 보고 있다고 생각해봐라. 모양 빠진다. 이런게 드라마의 판타지고 맛이다. ‘태양의 후예’ 대사도 유난히 맛깔스럽다. 첫 키스 이후 어색하게 만난 유시진 대위가 강모연에게 말한다.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 심쿵이다. 남자도 그러한데 이 대사를 듣는 여자 마음은 어떠할까? 그냥 그 한마디에 오진다. 연말 김건희 씨 기자회견 뒷맛이 여전히 개운치 못하다. 남편한테 미안한 마음은 집에서 말하지 왜 국민에게….. 필자도 겸임교수다. 전임교수든 겸임교수든 그 일에 필요로 하는 덕목과 경력, 자질이 있어야 강단에 설 수 있다. 필요로 하는 부문이 모자라는데도 그렇게까지 그 자리가 절실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유치원 교사도 자격이 필요하다. 무자격자가 유치원 선생님 하면 법령위반이다. 남편 말로는 겸임교수는 시간강사라 그런게 중요하지 않다고 변호한다. 두리뭉실 화법이 그 부분에선 확실하다. 그래 이게 공정이지. 듣
남을 대신하여, 그들의 신과 우주에 대한 관계를 결정할 권리를 넘보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한 권리를 남에게 양보하고 그들이 말하는 것을 그대로 맹신하는 사람들이 있다. 양쪽 다 잘못에 빠져 있는 것이다. 모든 종교상의 문제가 이미 해결되어 교리가 확립되어 있다고 믿고, 이내 그 같은 문제의 해결과 교리의 확립을, 뒤를 잇는 사람들의 손에 모두 일임하는 사람들이 있다. 남이 자기의 전매특허로 생각하고 있는 일에 대해 무슨 고민을 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 사람들은 밤낮으로 즐겁게 지내며 취생몽사하는 일생을 보내면 되는 것이다. 그 같은 어리석은 자기만족의 결과가 수많은 사람들이 남의 말을 무조건 받아들이고 있다. 맹목적인 신앙에 의해 만들어진 무쇠 멍에의 흔적이 노예의 증거로서 오래오래 우리의 목에 남게 되지 않을지 나는 두렵다. (밀턴) 사람이 자기의 도덕적 자주성을 포기한 그때부터, 자기의 의무를 내면의 목소리에 의해서가 아니라, 일정한 계급 또는 당파의 견해에 좇아 결정하기 시작한 그때부터, 자신이 몇천만 명 가운데 단 한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핑계로, 자기 의무를 돌아보지 않게 된 그 순간부터, 그는 자신의 도덕적 힘을 잃고 신만이
겸허함이 없는 자기완성은 불가능하다. “내가 이렇게 훌륭한데 더이상 무엇이 완성되어야 한다는 건가.” 높아질수록 더욱 겸손하라. 많은 사람들이 높은 지위와 명예 속에 있지만 인생의 수수께끼는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만 계시된다. 너무 어려운 것, 자신의 역량 이상의 것을 구해서는 안 된다. 자기에게 주어진 사명을 진지하게 고찰하라. 자기에게 필요하지 않는 것에 호기심을 가지지 말라. 지금도 그대 앞에는 그대가 이해할 수 있는 이상의 것이 펼쳐져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의견으로 스스로를 속이고 있다. 그러므로 있지 않은 지식을 자랑하지 마라. (전도서) 예수께서는 그들을 가까이 불러 놓고 “너희도 알다시피 세상에서는 통치자들이 백성을 강제로 지배하고 높은 사람들이 백성을 권력으로 내리누른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사이에서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 사실은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쳐 몸값을 치르러 온 것이다.” 하셨다. 모욕을 당하고도 보복하지 않고 평온하게 그것을 참아 넘길 수
오늘(13일)부터 경기도내 수원시, 용인시, 고양시와 경남 창원시가 특례시가 된다. 이들 도시는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였음에도 몸에 맞지 않는 중소도시의 옷을 입고 있었다. 이제야 비로소 대도시 위상에 어울리는 명칭을 갖게 됐다. 2020년 12월 9일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인구 100만 명 이상 대도시인 수원·용인·고양·창원시에 ‘특례시’ 명칭이 부여되었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는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와 실질적인 행정수요, 국가균형발전 및 지방소멸위기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과 절차에 따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정하는 도시에 특례시 명칭을 부여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특례시라고하지만 기초지방정부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권한이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일반 시와 차별화되는 법적 지위를 부여받을 뿐 도시 이름도 특별시나 광역시와 달리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즉 공식적으로는 ‘서울특별시’나 ‘인천광역시’처럼 ‘수원특례시’가 아닌 그냥 ‘수원시’다. 따라서 광역시급 위상에 걸맞은 행정·재정 자치 권한을 확보하는 것이 숙제로 남아 있다. 다만 특례시가 됨으로써 달라진 것도 있다. 대표적인 것은 기본재산액이 대도시 기준으로 상향된
“죽음의 숫자가 너무 많으니까 죽음은 무의미한 통계숫자처럼 일상화되어 아무런 충격이나 반성의 자료가 되지 못하고 이 사회는 본래부터 저러해서, 저러한 것이 이 사회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생명안전 시민넷 공동대표이기도 한 김훈 작가의 ‘빛과 어둠-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에 부쳐’ 글의 일부이다. 2018년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고 김용균 씨의 사망 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 활동을 기록한 책 ‘김용균이라는 빛’을 발간하는 자리에서 작가가 소리내 읊었다. 누군가의 죽음은 삶의 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생명의 안위보다 그 무엇도 앞세워 이야기할 수 없음을 다시 확인하게 한다. 한국전력(이하 한전)이 매년 공시하는 ‘안전경영책임보고서’를 보면 2016년 이후 2020년까지 산업재해 사망자수는 총 39명이다. 이 중 1명은 본사(직영) 직원이지만 나머지는 ‘건설발주’로 구분했다. ‘하청’이 아니라 ‘발주’에 의한 사고사로 표시를 했다. 산재 사망사고 뉴스를 접하다 보면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는 하청 혹은 협력업체라는 표현이다. 희생자 다수가 직영 직원이 아니기에 하청 업체 근로자, 협력사 직원, 하도급업체 노동
2022년 1월 10일 15시. 파리 8구 마들렌느 대성당. 프랑스 전 장관 뤽 페리(Luc Ferry), 작가 라파엘 앙토방(Raphaël Enthoven), 방송인 시릴 아누나(Cyril Hanouna) 등 프랑스의 유명인들과 유고슬라비아 엘렌느 공주 부부 등 해외인사, 그리고 익명의 프랑스인 1000여 명이 모였다. 보그다노프(Bogdanoff) 형제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해서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방송인 보그다노프 이고르(Igor)와 보그다노프 그리슈카(Grichka). 이들은 일란성쌍둥이다. 바늘과 실처럼 항상 붙어 다녔던 그들. 영혼의 반쪽이었을까. 그리슈카가 코로나 19로 세상을 떠나자 이고르도 6일 만에 같은 길을 걸었다. 데칼코마니를 보는 듯한 그들의 형상. 할리우드 배우 뺨치게 핸섬했었다. 그런 그들이 우주복을 입고 나타나 미래로 시간여행을 하고 천체의 신비와 빅뱅, 외계인 등을 '땅 익스(Temps X)'에서 거침없이 보여주면 시청자들은 홀딱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 인기는 이 프로를 10년간 장수케 했다. 그 덕에 과학과 공상과학(Science fiction)이라는 딱딱한 주제가 대중과 아주 친밀해졌다. 물론 이고르와 그리슈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