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은 2022년 당 중앙위 제8기 전원회의 관련 내용으로 신년사의 ‘구멍’을 메웠다. 당 중앙위 전원회의 내용에서도 ‘구멍’을 숨기거나 남겨놓았다. 군사부문 및 대남, 대외 관계에 대한 언급은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이 언제든지 집어넣을 수 있는 ‘구멍’을 남겨놓고, 경제 특히 농촌문제에 상당부분 할애했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심어놓은 ‘구멍’의 흔적을 통해 장님 코끼리 만지듯 북한의 정세인식을 살펴보면, 무엇보다 스스로 자초한 고립을 올해도 이어가려는 의지가 보인다. 비상방역 사업을 국가사업의 제1 순위로 놓고, 방역을 명분으로 북한의 경제구조와 틀을 바꾸려는 것이다. 농촌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내세우고, 중앙집중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한동안 부업농업을 중시하는 등 개별 생산력 향상에 집중했던 것에서 탈피하여, 중앙 집중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협동적 소유의 협동농장을 국영농장으로 개변함을 의미한다. 기관 단위로 식량을 조달하는 방식에서 중앙에서 협동농장의 생산물을 취합하여 일괄 공급하는 과거 퇴영적 방식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것이다. 식량을 고리로 당원들과 주민들에 대한 통제에 대한 고삐를 더 강하게 조이려는 속셈이다. 대외적으론 식량문제가 심각한 것처럼
핀란드, 뉴질랜드, 캐나다 같은 나라에 30대 초중반 총리가 들어설 때마다 어떻게 새파란 나이에 국정을 책임지는 총리가 될 수 있는지 놀라는 분들이 많다. 30대 총리들의 비밀은 이들 나라에서는 중학교 때부터 정당가입이 가능해서 10대 중반부터 정치활동을 시작한다는 데 있다. 그 결과 나이가 젊어도 무려 20년 안팎의 정치이력을 자랑하는 30대 국회의원이 적지 않다. 대조적으로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대부분 전문분야에서 화려한 이력을 쌓은 후 50세 안팎에 정치권에 입문하기 때문에 나이가 많아도 정치경험이 짧은 편이다. 특히 2,30대 청년의 국회진출은 전 세계에서 최저수준이다. 2018년 국제의회연맹 자료에 따르면 노르웨이와 스웨덴, 핀란드에서 20대 국회의원이 10%를 넘어섰고 덴마크, 우크라이나에선 2,30대 국회의원비율이 40% 벽을 깼다. 30세미만이 전 세계 국회의원의 2.2%, 40세미만이 15.5%, 45세미만이 28.1%를 차지하는데 2018년 현재의 20대국회엔 30세미만이 0%, 40세미만이 1%, 45세미만이 6.3%밖에 안 된다. 청년이 희망을 잃은 사회가 된 저변에는 이처럼 청년의 목소리가 대변되지 못하는 정치현실이 놓여있다. 다행히…
20대 대선이 54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형 이슈가 돌출하지 않는다면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대선 정국이 흘러갈 것 같다. 첫째가 정책 대결이고 또 하나는 후보 단일화 문제다. 우선 여야 후보들이 일제히 비전과 공약을 제시하고 나섰다. 그동안 비호감 선거라는 지탄을 받던 상황이어서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임기 내 5대 경제강국,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코스피 5000 시대 진입 등 이른바 ‘1·5·5’ 공약을 내놨다. 산업 전반에 135조 원의 재정을 투입해 디지털 전환과 인재 양성에 나서겠다는 청사진을 보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작은 정부’와 잠재성장률 4% 회복, 출산 시 1년간 매달 100만 원 지원 등을 약속했다. 임대료 나눔제, 사병 월급 인상 등도 제시했다. 이제라도 후보들은 치열한 내부 토론을 거쳐 상대당과 본격적인 정책 검증 대결에 나서야 한다. 여야 후보들은 특히 2030을 겨냥해 ‘19~29살 청년에 연 100만 원’ ‘취약계층 청년 8개월간 월 50만 원’ ‘20살 청년에 3000만 원’ ‘군 전역자 1000만 원’ 등 다양한 현금 지원 공약을 내걸었다. 한 방송사가 이 같은 청년 지원책을
최근 터키의 시장논리를 거스르는 “거꾸로 경제정책”에 관한 뉴스가 눈길을 끌고 있다. 물가 상승률은 20~30%를 오르내리는데 저금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년 사이 임대료는 70%, 생필품 가격은 140%나 뛰었다는 소식도 있다. 이자를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과 경제독립전쟁 수행 차원에서 저금리 정책을 고수한다고 한다. 최근 10년 터키는 유럽연합 가입을 포기하고 이슬람교와 이슬람권 중심의 지정학 전략에 몰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중심에 레제프 에르도안(Recep Erdoğan) 대통령이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954년 터키 최대의 도시 이스탄불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 용돈을 벌기 위해 음료와 빵을 거리에서 팔았다. 1993년 이스탄불 시장에 당선, 오랜 골칫거리였던 물부족, 쓰레기 처리, 공해, 교통문제 등을 깔끔하게 처리하여 주목을 받았다. 2003년 총리에 취임하여 눈부신 경제성장의 업적을 쌓았다. 일인당 국민소득이 3000불에서 2012년 1만 2000불로 증가하였을 정도였다. 2018년 6월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제로 헌법 개정 후 선거에서 무난히 당선, 제1대 직선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수행 중이다. 더불어 민주당의 이재명…
새해 벽두부터 죽음의 행렬이 이어진다. 평택에서 화마가 세명의 소방관들을 삼키더니 광주에선 6명의 노동자들이 무너진 콘크리트 철근 속에 아직도 묻혀있다. 희생자 가족들의 절규와 눈물이 뉴스 화면을 떠나지 못한다. 지난 1년 동안 828명의 노동자가 산업현장에서 쓰러졌다. 빌딩은 높아져가고 도시는 화려해졌다. 이를 위해 노동자들은 자신의 몸을 갈아 넣었다.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피눈물을 흘려야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을까? 밥 딜런의 노래 가사처럼 바람만이 답을 알고 있을까? 끔찍한 사고가 이어지자 주 52시간제 때문이라고 얼빠진 소리를 하는 언론도 있다. 줄어든 작업시간에 공기를 맞추려 무리를 하다 보니 사고가 난다는데.. 그럼 주 120시간이라도 굴려야 사고가 줄어들까? 툭하면 사고의 원인을 노동자의 부주의나 시간 부족 탓으로 돌리고, 경영이 어려우면 최저임금 인상 탓으로 돌리는 버릇! 자본의 천박한 넋두리이겠지만 사회에는 사악하기 그지없다. 저임금 장시간노동이 이어질수록 현장의 생산성이나 안전시스템은 나아지지 않는다. 인력을 투입하는 것이 가장 싸게 먹히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기업에 엄중한 책임이 뒤따른다는 법칙, 안전을 지키는 것이…
남을 대신하여, 그들의 신과 우주에 대한 관계를 결정할 권리를 넘보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한 권리를 남에게 양보하고 그들이 말하는 것을 그대로 맹신하는 사람들이 있다. 양쪽 다 잘못에 빠져 있는 것이다. 모든 종교상의 문제가 이미 해결되어 교리가 확립되어 있다고 믿고, 이내 그 같은 문제의 해결과 교리의 확립을, 뒤를 잇는 사람들의 손에 모두 일임하는 사람들이 있다. 남이 자기의 전매특허로 생각하고 있는 일에 대해 무슨 고민을 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 사람들은 밤낮으로 즐겁게 지내며 취생몽사하는 일생을 보내면 되는 것이다. 그 같은 어리석은 자기만족의 결과가 수많은 사람들이 남의 말을 무조건 받아들이고 있다. 맹목적인 신앙에 의해 만들어진 무쇠 멍에의 흔적이 노예의 증거로서 오래오래 우리의 목에 남게 되지 않을지 나는 두렵다. (밀턴) 사람이 자기의 도덕적 자주성을 포기한 그때부터, 자기의 의무를 내면의 목소리에 의해서가 아니라, 일정한 계급 또는 당파의 견해에 좇아 결정하기 시작한 그때부터, 자신이 몇천만 명 가운데 단 한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핑계로, 자기 의무를 돌아보지 않게 된 그 순간부터, 그는 자신의 도덕적 힘을 잃고 신만이
‘태양의 후예’ 이야기다. 강모연(송혜교)과 이야기를 나누던 유시진(송중기) 대위가 군대에서 온 전화를 받고 병원 옥상에서 헬기를 타고 이동하는 장면은 참 멋있다. 군대 갔다 온 남자들은 그게 뻥이란 걸 다 안다. 그러나 유시진 대위가 버스정류장에서 노선도를 보고 있다고 생각해봐라. 모양 빠진다. 이런게 드라마의 판타지고 맛이다. ‘태양의 후예’ 대사도 유난히 맛깔스럽다. 첫 키스 이후 어색하게 만난 유시진 대위가 강모연에게 말한다.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 심쿵이다. 남자도 그러한데 이 대사를 듣는 여자 마음은 어떠할까? 그냥 그 한마디에 오진다. 연말 김건희 씨 기자회견 뒷맛이 여전히 개운치 못하다. 남편한테 미안한 마음은 집에서 말하지 왜 국민에게….. 필자도 겸임교수다. 전임교수든 겸임교수든 그 일에 필요로 하는 덕목과 경력, 자질이 있어야 강단에 설 수 있다. 필요로 하는 부문이 모자라는데도 그렇게까지 그 자리가 절실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유치원 교사도 자격이 필요하다. 무자격자가 유치원 선생님 하면 법령위반이다. 남편 말로는 겸임교수는 시간강사라 그런게 중요하지 않다고 변호한다. 두리뭉실 화법이 그 부분에선 확실하다. 그래 이게 공정이지. 듣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6일 ‘열린공감TV’에 출연하여, 이재명 후보가 살아남은 것은 현재 국내 기득권 미디어의 힘이 약화되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20세기였다면 신문과 방송의 눈 밖에 난 정치인 살아남을 수 없었을 거라는 이야기다. 레거시미디어라는 말에서 드러나듯, 대중매체가 쇠락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들이 얼마나 약화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부분이 있다. 유 전 이사장이 지적했듯이 박근혜 씨는 그들의 비호로 대통령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석열 씨는 그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었다면 국민의 힘 대선후보가 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직전 대통령을 만들었고, 현재 야당 대권후보를 쥐락펴락할 정도의 ‘약한 힘’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대다수 기득권 언론이 ‘낙선운동본부’를 자처하는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가 여당 대선후보가 되어 굳건하게 나아가고 있는 것은 이 후보의 강력한 대언론 전투력과 맷집, 투명성과 관련이 있다고 봐야 한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 이재명 후보는 험난했던 가정사나 개인 스타일과 관련하여 주류언론의 융단폭격을 받았다. 대표적인 사례로 검사사칭사건, 음주운전건, 친형강제입원사건, 총각사칭과 여배우 스캔들,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