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에겐 위기 아닌 때가 없다. 그나마 잘 되는 가게는 괜찮았다. 그런데 변화가 읽힌다. 2~30분 줄서서 먹는 음식점에 빈 좌석이 생겼다. 소비경제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정부는 지난 3일 '소상공인 25조 원 규모 맞춤형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대환대출 확대 ▲대출상환 연장 ▲전기료 지원 등이 그것이다. 샌드박스를 활용해 규제도 개선하겠단다. 하지만, 전가의 보도처럼 쓰이는 ‘규제개선’은 폐업 속출의 원인이기도 하다. 음식점을 예로 들자. 미국선 술을 팔려면 주류 라이선스가 있어야 한다. 라이선스 발급에 60여일 소요, 발급비용은 1만 2000불. 7월 5일 기준으로 한화 1060여만 원이 든다. 우리나라는 교육생이 2만 6000원 교육비를 내고 식품위생집합교육 6시간을 받으면, 주류 판매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미국의 강력한 규제에 비해 대조적이다. 신고만으로 자영업을 할 수 있는 제도는 결국, 자영업을 전쟁터로 만드는 원인으로 작동한다. 스위스 경우는 레스토랑 오픈에 3~5년이 소요된다. 창업자는 식당 근무 경력이 3년 이상임을 증빙해야 한다. 지역 민간전문가위원회에서 사업계획을 브리핑하고 위원 다수의 동의를 얻어야 영업허가를 받을 수 있다. 캐
6월 27일(목) 오후. 윤 대통령과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연관된 믿기지 않는 뉴스가 보도 됐다. 김 의장이 자신의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 왔는가'에서 밝힌 윤 대통령의 발언이다. ‘이태원 참사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김 전 의장은 “나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며 “극우 유튜버 방송에서 나오는 음모론적 말이 대통령의 입에서 술술 나온다는 것을 믿기 힘들었다”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런 방송 보지 마십시오라고 말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으나 꾹 참았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회고록은 보도된 다음 날부터 판매될 예정이었다. 회고록 출판사의 홍보전략을 감안하더라도 발언자와 그 발언을 듣고 전한 사람은 행정부와 입법부의 수장이었다. 소속된 정당은 다르지만 대통령이 한 말이었다. 김 전 의장은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13년 선배이기도 하다. 허튼소리가 오갈 가능성이 희박한 자리였다. 대다수 언론은 스트레이트 뉴스에서 이 책에 언급된 내용과 대통령실이 내놓은 입장을 포함해 철저한 기계적 균형(?)을 유지해 보도 했다. 대통령실에서 낸 “국회의장을 지내신 분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
기후 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그 영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광범위하고 깊다. 많은 나라에서 기후 변화는 전통적인 문화와 관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우리나라의 복날 문화다. 복날은 삼복(三伏)으로 불리며, 초복, 중복, 말복으로 나뉜다. 이 기간은 대체로 여름의 가장 더운 시기로 더위를 이기기 위해 보양식을 섭취하는 전통이 있다. 그러나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복날의 의미와 보양식 문화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여름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열대야 현상이 빈번해지며 더위가 길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복날을 기준으로 여름의 더위를 이기기 위한 보양식을 준비했지만, 이제는 여름 전반에 걸쳐 더위를 피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특정 기간의 더위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여름 내내 지속되는 더위를 견디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기후 변화는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더위로 인한 탈수나 열사병을 예방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물 섭취와 휴식을 중요시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식습관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예로부터 복날에는
나는 일본과 이웃하여 사는 것이 매우 불편하다. 10만년에서 3만년 전 사이의 어느 때까지는 우리의 대륙과 붙어 있었기 때문에 선사시대 원주민들의 영토에 우리의 조상들은 물론 중국과 몽골족, 시베리아 인종들 다수가 건너가서 오늘날 일본족의 조상이 되었다. 지금 저 대한해협은 1만2천년 전에 생겼다고 한다. 일본에 대해서 관심이 크다. 일본에서 공부한 사람들, 특히 한국말 좀 하는 일본친구들과 대화하는 걸 좋아하며 질문을 많이 한다. 지난 연말연시를 휴가차 서울에 온 일본의 유력지 기자와 보냈다. 노래하고 춤추고 마시고 얘기하고…특별한 시간이었다. 그는 대학 1학년 때 일어판 ‘뜻으로 본 한국역사’를 읽은 특별한 친구다. 내가 속한 ‘씨알의 소리’에, 45년 전 그가 경험했던 감격적인 독서와 그 기쁨과 쑈크를 내용으로 기고하게 하였다. 멋진 인연 아닌가. 조만간 양국에서 각 열명씩 참여하는 문화교류협회를 만들어 왔다갔다 하며 함께 놀기로 했다. 작년 9월, 나는 본 지면에 ‘일본’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20년 전, 일본총리 고이즈미에게 썼던 편지글이었다. 반응이 뜨거웠다. 일본에 대한 나의 관심은 함석헌 선생의 ‘내가 겪은 관동대지진’을 읽고나서부터다.
혼자 살아서 불편한 일이 많을까, 함께 살아서 불편한 일이 많을까? 혼자 샤워를 할 때마다 등 한가운데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에 비누칠을 하려고 팔을 최대한 천천히 꺾는 순간, 등이 간지러워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부분이 있을 때 생각한다. 아, 혼자는 불편하구나. 그러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함께가 되었다 치자. 이젠 등 한가운데의 문제를 풀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의외로 이 문제를 잘 풀어나가는 커플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싱글들이 커플이 되면서 지금까지 혼자서도 잘해왔던 일들을 상대방에게 전가하기 때문이다. 등 한가운데 뿐 아니라 온몸을 상대에게 맡기며 그걸 믿음이라고, 사랑이라고 오해한다는 거다. 등 한가운데만 해결해주는 상대방에 대해서는 늘 불만이 많다. 그러나 다시 한번 잘 생각해보자.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고 관계를 맺는 현명한 방법은 모든 것을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거다. 기대한다고 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그도 나와 똑같은 인간이므로, 나에게 똑같이 기대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그래서 지금까지 스스로 해오던 삶을 상대에게 내던지지 말고 그저 꾸준히 등 한가운데를 제외한 자신 전체를 스스로 돌보고 가꾸어야 한다. 그때 상대방
내가 전통주를 함께한 지도 25년이 되었다. 현재 나는 북촌에 있는 전통주갤러리에서 다양한 우리 술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매일매일 전통주와 일상을 함께하는 나의 삶이 참 풍요롭다. 술을 즐겨 마시지는 않지만 이것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행복하다.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술이 나의 인생에 반을 차지하는 일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나와 술의 첫 인연을 말하자면 아버지께 해드렸던 음식에서부터 시작이 되었다. 어려서 자주 몸이 아파 아버지의 손이 많이 필요한 딸이었다. 늦은 밤 아프다는 딸을 업고 빗속을 달리던 아버지의 따뜻한 등이 생각난다. 등굣길 어지럼증 때문에 지하철 역사 나무의자에 몸을 쪼그리고 있으면 한걸음에 달려와 나를 안심시켰던 아버지의 음성도 떠오른다. 아버지의 따스한 보살핌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맛있는 음식을 즐기시는 아버지를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었다. 아버지만의 음식을 맛있게 먹는 방법은 각 음식의 온도에 따라 즐기는 것이다. “찬음식은 차게, 뜨거운 음식은 뜨겁게”. 특별한 날, 우리의 식탁에는 모든 음식이 한꺼번에 올라오지 않았다. 매 음식을 그렇게 즐기셨다. 부엌에서 준비하는 사람은 힘들
공부하는 목적은 인식의 변화를 꾀하며, 철학적 사상의 확충과 상상력을 풍부하게 하는 데 있다. 한마디로 영혼을 풍요롭고 밝게 가꾸는 일이다. ‘나는 지금 무엇하며 사는가?’를 생각하면서 아침에도 실비 내리는 산길을 걸었다. 읽히는 수필, 내 아이들이 읽어줄 만한 글을 써야 할 텐데- 하는 작가로서의 의무적인 생각을 했다, 예술가에게도 공주병 같은 심리가 있는 것일까. 내가 쓴 글이 감동적이고 울림이 있어 독자의 사랑을 원하고 있는 것 같다. ‘공주병 스타일’이라는 유머다. 이순신 스타일 : 나의 미모를 적에게 알리지 마라./ 안중근 스타일 : 하루라도 예쁜 척하지 않으면 온몸에 닭살이 돋는다,/ 맥아더 스타일 : 공주는 죽지 않는다. 다만 사리질 뿐이다./ 나폴레옹 스타일 : 내 사전에 추녀는 없다. 몸 기능은 낡고 세월 수치는 쌓여 가는데, 어느 날의 오후 가족까지 잃었다. 황량한 우주의 한가운데 홀로 서 있다는 느꺼움이 가슴을 날카롭게 찔러댈 때가 있다. 새는 제 이름으로 운다고 한다. 이름대로 운다는 것은 운명대로 운다는 것이다. 조상이 내린 운명과 이름대로 살면서 울어댄다면 나는 여자 이름이어서 남자로서 그 울음도 비 매력적일 것이다. 남달리 타고난…
1989년 7월 한 영화가 개봉되었다. 강우석 감독의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이다. 좋은 성적을 바라는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여중생 딸 은주가 자살하고 만다. 이 영화는 학교 성적에 목을 매고 사는 가정의 비극을 고발하고, 한국교육의 어두운 면을 경고하였다. 1960-70년대에 이룬 우리나라의 근대화는 교육의 발전을 통해 가능한 것이었다. 자연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인적자원을 양성하여 산업화를 추구하였다. 교육을 위해 초중등 교원을 양성하고 존중하여(君師父一體) 기초교육과 중등교육을 견고하게 하고, 실업교육을 통해 산업화의 기반을 만들고, 고등교육 특성화, 산학협력 등을 추진하였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근대화를 이룩하게 되었다. 2023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0위가 되고, 국민총소득(GNI)은 3만 6000달러가 되었다. 인구 5천만명 이상이고 국민총소득 3만불 이상인 국가에 속하게 되었다. 경제발전은 교육발전을 통해 성취되었다. 그러나 지금 한국교육에는 어두움이 짙게 드리워졌다. 12-14세 아동과 15-7세의 청소년의 자살율이 2021년 각각 5명, 9.5명으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통계청 아동청소년 삶의 질, 2022).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우리 사회는 분명 정상적으로 가고 있지 않다. 정치, 경제, 사회, 외교 등 모든 영역에서 갈등과 분열이 증폭되고 있다.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혹자는 윤 대통령이 너무 극우적 유튜브를 많이 시청하기에 모든 것을 정의로운 일반인과 불법적인 범죄자로 구분한다고 한다. 실제로 대통령은 야당과의 대화와 타협을 통한 국정 운영보다는 오히려 극한 대립을 야기하는 이상한 통치방식을 행한다. 진정 윤 대통령은 정치를 모르는 것일까. 분명한 사실은 윤 정부 들어서 한국판 극우를 상징하는 뉴라이트 사관에 경도된 인물들이 지배층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정치권에는 이토 히로부미를 찬양하는 인물이 국회의원에 당선될 정도이고, 정의의 보루라는 사법기관에도 이런 인물들은 부지기수일 것이다. 사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부 내에도 통일부 장관과 실세 중의 실세라는 국가안보실 1차장이 대표적인 뉴라이트 인물이고, 최근에 좌파 언론 척결이라며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KBS와 YTN의 사장들도 그렇고. 심지어는 과거 억울한 국가폭력 희생자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 앞장서야 하는 진실화해위원회의 위원장도 뉴라이트 출신이다. 한발 더 나아가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대통령은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의 갈등 격화·불충분한 책임성 등을 시정하기 위하여 4년 중임 대통령제(결선투표제) 등을 제시하였다. 개헌이 번번이 실현되지 못한 이유는 개헌 내용보다는 개헌 시기 및 방법에 대한 여·야의 정략과 대통령과 여당, 여당 내 의견 차이에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종반 개헌 시안(2007)은 여·야가 제18대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하였으나 지켜지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의 개헌 제의는 야당의 반대와 여당 내의 의견 차이로,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제의는 임기 후반 탄핵사태에서 야당의 반대 등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제안(2018)은 여·야와 여당 내 의견 차이로 투표 불성립·폐기되었다. 지난 정부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개헌을 실현시키려면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보장하여 안정감을 주고 개헌의 책임감과 신뢰성을 제고해야만 한다. 국회에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국회 내 각 정당이 제출한 개헌안을 심의한다. 각 정당의 입장이 사전에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효율적인 심의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합의안을 도출하기 어렵게 된다. 국회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반복적으로 약속했던 개헌의 실현을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