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2년에 가야불교가 전래? 다시 가야불교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가야 불교의 전래시기를 452년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삼국유사》 〈가락국기〉의 아래 기사를 근거로 삼은 견해다. “원군(元君:수로왕)의 8대손 김질왕(金銍王)은 정치에 능력이 있고 부지런하며 또 참된 것을 매우 높였는데 세조모(世祖母) 허황후를 위해서 그의 명복(冥福)을 받들어 빌고자 하였다. 그래서 원가(元嘉) 29년 임진(452)에 원군과 황후가 혼인한 땅에 절을 세우고 왕후사(王后寺)라 하였고, 사자(使者)를 보내어 근처의 평전(平田) 10결을 헤아려 삼보(三寶)를 공양하는 비용으로 삼게 하였다(《삼국유사》 〈가락국기〉)” 김수로왕의 8대손인 김질왕이 시조모 허황후를 위해서 452년에 김수로왕과 허황후가 혼인한 땅에 절을 세우고 이름을 왕후사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기록을 근거로 452년 가야에 불교가 처음 전래되었다고 해석한다. 그러나 이 기사는 452년에 가야에 불교가 처음 전래되었다는 기록이 아니라 가야에 사찰, 그것도 시조모를 위한 왕실사찰이 세워졌다는 기록이다. 가야에 언제 불교가 전래되었는지를 추적할 때 파사석탑을 빼고 말할 수는 없다. 《삼국유사》 권3 〈금관성 파사석
지난 8일 경기조달지원센터가 수원시 영통구에 문을 열고 업무에 들어갔다. 이로써 조달업체 업무처리를 위해 인천지방조달청과 서울지방조달청까지 가야 했던 경기남부지역 중소기업들은 가까운 수원에서 일을 처리하게 됐다. 도내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기업(총 78만개)이 있다. 조달사업실적 역시 전국에서 가장 많은 6조5천억 여원이다. 그런데도 이런 대접을 받아 온 것이다. 수원에 경기조달지원센터가 신설되면서 도내 기업들의 애로사항 일부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조달청 독점체제다. 경기도는 공공 조달시장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조달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며 도 자체 공정조달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7월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가조달시스템(나라장터)의 지방조달 독점 개선을 위한 공정조달시스템 자체 개발·운영 전문가 간담회’에서는 현재 조달청 독점 체제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조달청이 정부·지자체·공공기관 등 공공 조달시장을 독점함으로써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간담회 참석자들의 발언은 타당성이 있다. 특히 “공정한 경쟁을 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를 하려면 저희 같은 일반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야 할
왜 그럴듯한 남성조차 여성존중에 실패하는가? 정의당의 장혜영 의원은 당대표가 자신을 성추행한 것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국민들에게 발표한 글에서 위와 같이 물었다. 사실 나도 계속 그것이 오래동안 궁금했다. 왜 그럴듯한 그들이 여성을 존중함에 실패하는가? 선한 가치의 추구, 인간 진보에 대한 희망과 그것에 대한 실천을 표방하는 이들이 왜 바로 옆의 여성을 존중하는데 성공하지 못하는지에 대해 궁금한 그것을 물을수도 없었고 행여 아주 조심스럽게 용기를 내어 물어도 대답은 석연치 않았다. 그냥 그러려니 하라는 말이 대부분이었다. 니가 너무 예민하다는 말을 많도 많이 들었다. 그러던차에 나의 오랜 내적물음을 표면화시킨 장의원의 글들은 나만 아팠던 것이 아니구나 나만 궁금했던 것이 아니구나 위로가 되었다. 문제제기를 하는 국회의원이 대한민국 국회에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어떤 희망을 보았다. 급진적 여성주의를 표명하던 한 여성의원은 한 한의사모임에 참여해서 그 모임에서 유일한 여성이었던 나에게 건배를 청하며 자신이 여성주의를 내세우며 핍박을 받은 역사를 알려 주었다. 여성주의를 표방하는 것이 과거에 어떤 시선을 받았는지 알기에 그녀의 용기에 지지를 보내었다. 그 말들 이
우리의 삶이 정신적일수록 우리는 더욱 더 불멸을 믿게 된다. 우리의 본성이 동물과 같은 성질에서 멀어짐에 따라 불멸에 대한 의심은 점점 사라져간다. (마르티노) 내세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가 내세를 믿는 근거는 이론적인 것이 아니라 도덕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신의 존재와 나의 불멸이 의심할 나위 없는 진실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다만 나는 신이 존재한다는 것과 내가 불멸한다는 것을 도덕적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할 수는 있다. 그것은 곧 신과 내세에 대한 믿음이 나에게서 결코 떼어놓을 수 없을 만큼 내 본성과 굳게 맺어져 있음을 뜻한다. (칸트) 내가 지금까지 보아온 것, 알고 있는 것의 전부는, 내가 아직 본 일이 없는 것, 모르는 것을 믿으라고 나에게 가르친다. (에머슨) 이 세상에서의 우리의 입장은, 학자가 자신의 학문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방에 들어간 어린아이와 같다. 어린아이는 그 얘기의 시작을 듣지 못했고 또 얘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도 못하고 나간다. 그는 무엇인가 듣기는 듣지만 들은 것을 이해하지는 못한다. 신에 관련한 말은 우리가 공부를 시작한 것보다 몇십 세기 전에 시작이 되
“광산의 조건이 지금보다 더 나빴던 것은 오래 전의 일이 아니다. 젊은 시절 깊은 지하 갱도에서 말 등에나 씌우는 마구(馬具)를 둘러메고 팔 다리로 기어서 탄차를 질질 끄는 그 지독한 노동에 시달렸던 노부인들이 아직도 몇 사람 살아 있다.” 조지 오웰이 1937년 출간한 《위건 부두로 가는 길 (The Road To Wigan Pier)》의 한 대목이다. 이 작품은 영국 북부 탄광지역 위건의 빈민노동자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조사한 르포 문학이다. 다음 문장을 보자. “그녀들은 임신 중일 때도 이 일을 계속하곤 했다. 요즈음에도 만약 임신한 여성들이 탄차를 끌어야만 석탄을 얻을 수 있다면 우리는 석탄 없이 지내기보다 차라리 임신부들이 탄차를 끌게 하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왜 그럴까? “우리 모두가 비교적 고상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정말이지 목구멍에는 석탄 먼지가 가득하고 눈까지 시커멓게 된 채 강철같은 팔과 배의 근육으로 삽질을 해대면서 지하에서 악착스럽게 일하는 이 가련한 사람들 덕택이다.” 그러면 그 ‘가련한 사람들’은 왜 이리 일해야 하는가? 그 까매진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어찌 하랴. 조지 오웰은 수입이 끊기는 공포를 이렇게 단적으로 짚는다. “가장 훌
대한민국의 하수처리 시스템이 갖추어진 것은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88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하수처리시스템이 도입되어 30년을 갓 넘겼다. 100년이 넘는 유럽의 하수도 역사에 비하면 늦은 편이지만, 현재 국내 하수처리시스템은 전 세계의 어느 나라보다 엄격한 기준에 따라 관리하고 또 잘 운영되고 있다. 유럽, 미국, 일본 등 여러 선진국에 비해 한층 강화된 방류수 수질기준 관리로 더 이상 전국의 어떤 하천과 바다에서도 예전의 오염된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하수도 통계를 살펴보면 전국적으로 현재 3% 남짓인 30년 이상된 하수처리장이 2030년 이후에는 전체의 30%까지 대폭 늘어난다. 노후화에 따른 시설개선 또는 재건설 수요가 함께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환경부도 이런 문제점을 인지하고 기존의 경제성장 기조에 기반한 인프라 구축 위주였던 하수도행정을 최근에는 노후시설의 효율적 개선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식으로의 정책적 전환을 꾀하고 있다. 성남시 복정동에 위치한 성남하수처리장은 1992년에 완공, 올해로 30년을 맞는다. 100만 인구의 하수를 처리하는 큰 규모로 노후 진행이 빠르게 진행돼 운영비와 별도로 매년 수십억…
4.7 재·보궐선거는 부동산 정책 실패 등 여권심판론이 대세를 갈랐다. 승자와 패자가 모두 국민의 선택에 ‘겸손’과 ‘경외감’을 표했다. 그런데 정작 국민들은 씁쓸하고 허전하다. 성추행으로 시작돼 진흙탕으로 끝난 싸움에 국민들의 공간은 아예 없었다. 역대 선거의 과정과 끝난 이후를 보면 국민으로서는 흑역사다. 5년마다 4년마다 국민의 혈세 꼬박꼬박 받아가고, 그것도 모자라 온갖 ‘갑’ 행세를 하다가 선거 전후해서 잠시 대국민 립서비스를 한다. 이번 선거 이후는 다른 모습이길 기대한다. 이제 대한민국과 정치권은 어쩔 수 없이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대선국면으로 급속히 빨려들어갈 것이다. 11개월 남았다. 이번 재보선은 강요된 정당 투표였다. 정책이나 인물론은 실종됐었다. 앞으로는 정치권이나 후보자, 국민도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정당이나 이념, 진영 논리를 뛰어넘어 인물과 정책, 미래비전 등 원칙에 충실한 상품을 내놓고 거기에 합당한 유권자의 냉정한 평가가 내려지는 선거가 돼야 한다. 선거구도가 적폐니 심판론 등 과거를 가르키면 미래를 열 수 없다. 군부정권이 끝난 1993년 이후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정권심판론 중심
오 하느님 나이는 먹었어도 늙은 아이에 불과합니다 햇살은 발끝에 기울었는데 내 몸이나 구하자 하고 굽은 마음 어쩌지 못해 얼굴을 숨기기도 합니다 몸 안에 가득 들여놓은 꽃은 붉은 조화 나부랭이였습니다 어찌 고요를 보았다 하겠습니까 ▶약력 ▶청주 출생, 동국대 국문과 졸업. ▶[현대문학](1964)으로 등단. ▶시집 [떠돌이 별] [사랑굿] 1·2·3 [멀고 먼 길] 외 6권. ▶수필집 [하얀물감] [그대 하늘에 달로 뜨리라] [생의 빛 한줄기 찾으려고] [함께 아파하고 더불어 사랑하며] ▶한국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현대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유심작품상, 공초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