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조선인 태평양전쟁 전범을 끝내 외면한 것은 일본 국민의 책임이라는 반성이 일본 언론에서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7일 자 '일본의 정의를 묻고 또 묻는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조선인 태평양전쟁 B·C급 전범 중 마지막 생존자였던 이학래 옹의 별세 소식을 전하면서 "살아 있는 동안에 구제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고인은 1942년 17세의 나이로 징집돼 일본군 군속(軍屬·군무원)으로 동남아시아의 철도 건설 현장에서 노역하는 연합군 포로를 감사하는 일을 했다. 상관의 명령은 절대적이었고 포로 취급을 규정한 제네바협약의 존재는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 건설 현장에는 의료물자가 턱없이 부족해 포로 중 환자가 발생해도 대응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이었다고 고인은 생전에 밝힌 바 있다. 당시 많은 연합군 포로가 사망했고, 전쟁이 끝난 뒤 고인은 포로 학대 혐의로 전범 재판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고, 이후 감형돼 1956년에 석방됐다. 고인은 출소 후 고향인 전라남도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조선인 전범은 친일파로 낙인찍혀 마을에서 따돌림을 당한다는 소식에 귀국을 포기하고 일본에 남았다. 아사히는 "전범이 된 사람들(조선인)을 괴롭힌 것은 고국의 차가운 시
15개 미국 로스쿨의 아시아계 학생들이 백악관에 위안부 문제 관여를 촉구하는 편지를 보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하버드대 로스쿨 재학생 자넷 박(27)은 논의 과정에서 인권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했다고 소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외교정책에서 인권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20세기 최악의 전쟁범죄 중 하나로 꼽히는 위안부 문제에도 바이든 행정부가 관여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편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박씨는 6일(현지시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 미얀마 인권을 거론하는 등 인권문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위안부 문제에도 나설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도 위안부 문제는 반드시 매듭지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미국 입장에서 일본은 중요한 동맹국이지만, 또 다른 동맹국인 한국이 포함된 한미일 협력이 원활해져야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한미일이 협력하려면 위안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아시아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선 한일의 관계 복원이 시급하고, 이를 위한 출발점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과라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학생들 요구대로…
일본이 핵·미사일 문제 등을 이유로 북한에 15년 동안 부과해온 독자 제재를 연장하기로 했다. 6일 일본 정부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 주재의 각의(국무회의)에서 오는 13일 기한을 맞는 대북 제재 조치를 2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북한의 비핵화와 탄도 미사일 폐기가 구체화하지 않고 일본인 납치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을 상대로 한 수출입 전면 금지, 북한 선적과 기항 경력 선박의 입항 불허 등 일본 정부 단독으로 취해온 대북 제재가 유지된다. 이번 제재 연장 결정으로 스가 총리가 추진하는 북일 정상회담 실현 가능성은 한층 희박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
미얀마 동부 샨주의 난민캠프에 거주하는 주민 수천 명이 미얀마군의 공습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대피용 벙커를 파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6일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태국 국경을 따라 위치한 샨주의 국내난민(IDP) 캠프 5곳에서 약 6천 명에 달하는 난민들이 미얀마군 공습이라는 심대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태국국경 샨주난민위원회(SSRC-TB)가 전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위원회는 미얀마 군부의 타칠렉 국경위원회가 지난달 30일 태국 매사이주 국경관리 당국에 서한을 보내 이 지역에서 곧 공습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고 전했다. 군부측은 샨주의 소수민족 반군인 샨주복원협의회/샨주군(RCSS/SSA)이 통제하고 있는 군기지에 공습을 계획 중임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는 또 "이들 반군이 군사정부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공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군부는 이와 함께 태국 측에 이번 공습 기간 태국 국경 너머로 포탄이나 폭탄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안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RCSS/SSA의 군사기지들은 태국 치앙마이·매홍손주 국경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들 부대가 있는 지역에는 5개의 샨족…
군경의 무차별 총질에 구급대원들의 목숨까지 위태로운 상황이 속출하면서 도로 위의 한 여성의 시신을 수습하는데에만 한 시간가량이나 걸린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6일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와 이라와디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밤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19세 여성 텟 텟 윈이 군경 총격으로 숨졌다. 그녀는 당시 남편이 몰던 오토바이 뒷자리에 앉아 있었다. 부부가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시각은 군부가 정한 통행금지 시간인 오후 8시를 넘긴 오후 9시 안팎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차로를 지날 즈음 군인들이 멈추라고 외쳤지만, 남편은 그대로 오토바이를 몰고 지나갔다. 군경 중 한 명이 총을 한 발 쐈고, 이 총알은 남편의 복부를 관통하면서 뒷좌석의 텟 텟 윈까지 타격했다고 한 구급대원은 전했다. 남편은 총을 맞은 채 인근의 병원을 찾았지만, 아내는 도중에 도로 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구급대원은 그녀의 사망원인이 총상인지, 아니면 오토바이에서 떨어지면서 머리를 심하게 다쳤기 때문인지는 불명확하다고 말했다. 이윽고 남편은 구급대원들과 함께 현장으로 갔지만, 구급대원들이 텟 텟 윈의 시신을 수습하기까지는 거의 한 시간이 걸렸다고…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격화하고 있다. 각국이 백신 접종에 돌입했지만 그 예방효과가 속출하는 감염자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인 모양새다. 인구가 13억명에 달하는 인도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으며 감염의 새 진원으로 독보적 위치를 차지했다. 올해 들어 확진자가 감소 추세에 있던 미국은 '4차 유행'에 진입했고, 프랑스는 전국 재봉쇄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브라질은 방역이 정치싸움의 수단으로 변질하며 지방 당국이 중앙정부와 소통을 건너뛴 채 각자도생하는 상황이다. ◇인도, 하루 확진자 10만명 쏟아졌다…최다치 경신 인도는 최근 일일 확진자 자체 최고기록을 다시 쓰며 전 세계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의 새로운 진원지가 됐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는 지난 5일 자국의 신규 확진자를 10만3천558명으로 집계했다. 인도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명을 넘은 것은 지난해 1월 30일 첫 확진자 발생 후 처음이다. 이런 수치는 이날 전 세계 최다치이기도 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5일 인도의 신규 확진자 수는 프랑스(6만922명), 터키(4만1천998명) 등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새
역사 왜곡 논문으로 논란을 일으킨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와 일본 우익의 접점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가 2일(현지시간) 입수한 우익 성향 연구단체 '일본 문명 연구 포럼' 임원진 명단에는 램지어 교수의 이름이 명기돼 있다. 이 연구단체의 임원 9명 중 일본인이 아닌 학자는 램지어 교수와 제이슨 모건 일본 레이타쿠(麗澤)대 교수, 케빈 도크 조지타운대 교수 등 3명이다. 모건 교수는 램지어 교수가 자신이 발표한 역사 왜곡 논문들의 책머리에 빼놓지 않고 감사를 표시한 인물이다. '미국·중국·한국도 반성하고 일본을 배우세요' 등 일본 극우파 취향의 단행본을 잇따라 발표했을 뿐 아니라, 램지어 교수가 위안부 왜곡 논문에 참고한 하타 이쿠히코(秦郁彦)의 저서 '위안부와 전장의 성'을 영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일본학자인 도크 교수도 친일적인 언사로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그는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옹호했을 뿐 아니라 한국의 야스쿠니 비판에 대해 "북한에 자신들도 같은 반일(反日) 민족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는 억지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일본 극우파의 구미에 맞는 미국인 학자들을 대거 이사진으로 위촉한 이 연구단체는 201
습진이나 아토피성 피부염(AD)은 참기 어려운 만성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이런 가려움증은 종종 발진에 앞서 나타나기도 하는데 효과적인 치료법은 아직 나온 게 없다.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성 가려움증은 의외로 많은 환자에게 고통을 준다. 일례로 미국의 AD 환자는 성인 1천650만 명, 어린이 9천600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그래서 만성 가려움증은, 때때로 생기는 가벼운 가려움증과 달리 하나의 질병으로 간주한다. 이런 만성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분자 메커니즘을, 미국 하버드 의대와 하버드 의대의 주요 교육 병원 중 하나인 '브리검 앤드 위민스 호스피털(Brigham and Women's Hospital)'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이 메커니즘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시스테인 류코트리엔 2 수용체(CysLT2R)'를 유력한 치료 표적으로 지목했다. 대증 요법에 의존해야 하는 만성 가려움증을 효과적으로 고치는 치료법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논문으로 실렸다. 4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가려움증 지각과 관련이 있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유혈사태가 악화하면서 미얀마에서 귀국하는 교민 수가 점차 늘어나는 등 탈출 행렬이 가속화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일 외교부에 따르면 미얀마 현지에는 애초 교민 3천500여 명이 체류했으나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지난 2월 첫째 주 이후 4월 첫째 주까지 두 달간 미얀마에서 411명이 귀국했다. 귀국자 수가 지난 2월엔 75명이었지만, 3월에 293명으로 급증한 뒤 이달 첫째 주에는 43명이 한국에 들어왔다. 외교부는 지난달 15일 미얀마 양곤 일부지역에 계엄령이 선포된 이후 귀국자 수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얀마에는 교민 약 3천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달 말까지 임시항공편을 통해 추가로 귀국할 예상 교민 수는 274명으로 파악됐다. 외교부는 귀국 수요가 증가할 것에 대비해 기존 주 1∼2차례 운항하던 양곤-인천 간 임시항공편을 이달부터 최대 주 3차례로 늘릴 수 있도록 조치한 데 이어 필요시 주 4차례로 증편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외교부는 미얀마 사태가 더 악화할 경우 철수 권고보다 더 높은 수준의 조처를 할지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일 미얀마 전 지역의 여행경보를 3단계(철수권고)로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를 향한 군경의 무력진압이 거세지는 미얀마에서 '부활절 계란'이 반(反) 군부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4일(현지시간) 미얀마 시민들의 SNS에는 민주주의 회복 의지와 군부에 대한 저항 메시지를 새긴 '부활절 계란'의 사진이 다수 올라왔다. 인구의 약 90% 가량이 불교 신자로 대표적인 '불교 국가'로 잘 알려진 미얀마에 기독교에서 큰 의미를 갖는 '부활절 계란'이 왜 등장한 걸까? 이는 미얀마 시민들의 자발적 제안과 참여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매체와 SNS에 따르면 '부활절'을 맞아 자국의 현실을 널리 알리고 서로 더욱 단결해 반 군부 저항 의지를 다지자는 제안이 SNS를 통해 올라왔고, 이에 동참하는 인원들이 빠르게 늘면서 이같은 행동이 확산됐다. 시민들은 이날 '부활절 계란' 껍데기에 군부에 대한 저항 메시지와 민주주의 회복 의지 등을 새긴 뒤 이웃과 나누고 SNS에 공유했다. 이들의 SNS를 보면 미얀마 국기와 함께 '미얀마를 구해달라'(Save Myanmar)는 글귀는 물론,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 그림을 그려놓거나 반 쿠데타 운동의 핵심 줄기인 'CDM'(시민불복종운동) 등의 메시지를 담은 계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