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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뉴스읽기] 요람을 흔드는 손

 

한국과 일본 재계가 ‘저출산 해법’을 찾고자 머리를 맞댄다고 한다. 양국은 지난 13일 ‘한일 저출산 대책 교류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저출산 정책 및 연구를 공유한다고 밝혔다. 한국 측 위원장은 SK그룹 회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일본 측은 고바야시 캔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이 위원장을 맡았다.

 

인구가 현 수준을 유지하려면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2.1명이 되어야 하며, 이보다 낮으면 저출산이라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명에 그쳤다. 일본은 1.15명이지만 9년 연속 하락세였다. 저출산은 결국 노동력 부족, 경제 규모 축소, 국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기에 산업계의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저출산이 유럽과 북미 등에서 발생하는 문제였으나 점차 세계 여러 나라의 심각한 문제가 되었다. 저출산으로 한 국가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나라마다 다양한 정책과 지원책들을 내놓았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저출산 위기를 겪었던 일본은 지난 30여 년간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해 왔다. 육아휴직제도 도입, 보육 서비스 확대, 일 가정 양립을 위한 노동환경 개선에 이어 아동수당 확대, 다자녀 가구 대학 등록금 무상화, 남성 육아휴직급여 실질 보전, 유연근무 확대 등으로 지원책의 강도를 높여왔다. 이런 지원책들은 우리나라에도 시행되었다.

 

작년에 만들어진 민간단체인 일본생산성본부의 ‘미래를 선택하는 회의’는 지난달 27일 발간한 「인구문제백서」를 통해 일본 정부에 보다 근본적인 정책 전환을 요구하였다. 단편적인 지원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저출산 문제를 노동, 주거, 교육, 지역 정책과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출산 문제는 정부, 기업, 사회 전체가 대응책을 찾아가야 하는 구조적 문제이지만 이를 개인의 삶과 직결된 문제로 생각하도록 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긴 호흡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 인구정책에 처음 관심을 가졌던 사람은 서울여대를 설립, 초대 학장을 맡았던 故 바롬 고황경 박사다. 그녀는 전쟁으로 피폐해진 나라를 재건하는 출발점으로 1958년에 대한어머니회를 창립하였고, 가장 먼저 한 일이 모자보건사업이었다. 베이비 붐 영향도 있었지만, 당시 가정 당 자녀 수는 6, 7명이 보통이었다. 대한어머니회는 어머니들이 깨달아 자신의 소명과 꿈을 갖도록 하며, 여성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가족계획사업을 추진했다. 정부에 적극 촉구하여 가족계획협회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서울여대 제자들로 편찬위원회를 구성해 발간한 「고황경 평전」(신영숙, 박에스더, 배선영, 2025)에 그녀가 구상한 ‘깨달은 어머니 정신’에 관한 대목이 나온다. “아기 요람을 흔드는 것을 제일 쉽고 간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기를 가장 만족하게 해줄 수 있는 정도로 잘 흔들어 주는 사람은 어머니뿐이다. 강한 국가도 깨달은 어머니가 없으면 안 되고 세계를 개조하는 일도 어머니의 손이 없으면 안된다.” 산아제한을 위한 가족계획사업을 했던 대한어머니회가 작년에는 대전, 대구, 광주, 전남 지역을 대상으로 저출산 극복을 위한 교육사업을 시행했다. 새로운 ‘깨달은 어머니’ 교육을 장기적인 안목으로, 긴 호흡으로 이어감으로써 저출산 극복의 길을 함께 열어갈 수 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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