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백령도는 여름이면 바다가 여러 빛깔로 반짝인다. 에메랄드, 코발트블루, 세루리안 블루. 햇살의 강도에 따라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백령도의 바다색깔을 보면 누구라도 감탄사를 자아낸다. 운이 좋은 날은 점박이 물범을 바다에서 만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희귀종인 점박이 물범은 백령도에서만 볼 수 있다. 이처럼 아름다운 백령도를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지만 아직도 백령도에 와보지 못 한 사람들도 많다. 이는 무엇보다 교통편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교통편이 많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백령도를 찾을 것이고 백령도는 관광의 보고가 될 것이다. 안보적 측면에서도 국내외 관광객이 많이 발걸음을 한다면 긴장상태는 크게 완화될 것이다. 백령 대청 등 서해5도 주민들은 휴전 이후 지리적, 정치적 이유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과 불편함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왔다. 주민들은 경제, 문화, 교육, 의료에 이르기까지 온갖 차별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 하고 교육 문화 혜택을 받지 못하면서도 서해5도 주민들은 고향을 묵묵히 지키고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섬사람들이 생존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은 섬에서 고기 잡고, 농사를 짓는 오직 생업 밖에…
인간의 지적 활동은, 종종 진리를 해명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를 은폐하는 데 이용되곤 한다. 재판의 목적은 현재의 사회체제를 유지하려는 것에 불과하다. 그래서 지적 수준이 높은 사람들 또한 수준 낮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박해하고 처벌한다. 나는 농부들을 사랑한다. 그들은 잘못된 판단을 내릴 만큼 많이 배우지 않았으므로. (몽테뉴) 도대체 왜 그 사람은 종교적, 정치적, 학문적으로 그토록 괴상하고 불합리한 입장을 옹호하는 것일까 하고 참으로 이상하게 여겨질 때가 종종 있지만, 잘 살펴보면 그저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는 호신술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잘 알 수 있다. 사람이 자신의 행위를 복잡한 이론으로 설명하려 할 때는, 그 행위가 나쁜 행위라는 것을 믿어도 된다. 양심의 결정은 항상 간단명료하고 솔직하다. 영혼이 구원 얻기 위해 먼저 도덕적인 인격의 자유로운 사람이 되지 않을 수 없고, 자유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현실의 발길에 채이는 돌을 우선 치워놓지 않을 수 없다. 목적은 하늘에 있으나 일은 땅에 있다. 땅을 박차지 않고 날아오르는 새는 하나도 없다. 이 의미에서 예수께서 기도를 가르치실 때에 “나라가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나는 내 앞의 그녀에게 이렇게 대답한다. 이러저러한 자신의 증상을 호소한후에 잠을 계속 잘 못자서 그런가. 하는 혼잣말을 하는 그녀에게 말이다. 5일전부터 소변이 1,2시간에 한번씩 자주나와서 모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미세한 혈뇨가 보인다고 간단한 처방을 받았는데 남편이 한의원가서 보약지어먹고 빨리 회복하라고 성화여서 한의원에 들른 차였다. 나는 혈뇨가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에 대해 말하며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혈뇨일지라도 지금부터 몸을 잘 돌볼 것을 일렀다. 어느식당에서 서빙을 하는일을 하루 종일 소변생각도 잊을 만큼 바쁘고 고되다. 열심히 해서인지 손님들이 많이 좋아해줘서 일할 때는 힘든줄 모르다가 밤이 되면 넘 피곤하데 밤에는 편치 않아 잠을 잘 못잤다고 하였다. 검은 흙빛의 얼굴로 이런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표정은 밝은 그녀다. “그래요. 잠이 보약입니다. 지금 필요한 한약을 복용하면서 제가 안내하는데로 일상생활을 관리하면 점점 좋아질거예요. 잠을 잘 못잤던 분들은 몸이 회복될때까지는 잠이 많아진답니다. 몸이 이제까지 쌓인 피로를 풀려고 하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니 잠이 오면 주무세요. 한달 쉴 수 있어 정말 다행이예요. ” 수면장애의 대표적 증상인
"왜 어린 애들에게 미사일을 쏘아 죽이려 하는 거죠? 정말 불공정합니다.”(팔레스타인 소녀 나딘 압델 타이프가 지난 15일 중동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점점 팔레스타인의 숙명에 익숙해지고/ 우리 삶이 감옥이 되어 갔다는 것/(....) 나는 죽는 것이 두렵지 않아요/ 이미 그때 내 삶은 죽음과 손잡고 있었으니까"(2011년 출간된 정한용 시인의 『유령들』에 실린 시 '레퀴엠' 중에서) "이 무지막지한 이스라엘 군인 놈들아/ 내 자식 내 남편 내놓아라./ 이 갈갈이 찢어 죽일 아브람, 모세, 다윗, 솔로몬의 새끼들아/ 통곡의 벽 안쪽은 그 벽 밖의/ 통곡이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이 외신은 울음의 전도체인가, 아닌가"(1983년 출간된 황지우 시인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에 실린 시 '베이루트여, 베이루트여' 중에서) 2021년, 2011년, 1983년. 팔레스타인 소녀와 한국의 두 시인이 40년이라는 시간 격차 안에서 절규한 이 연도들은 무엇을 뜻할까? 너무 명백해서 묻는 것 자체가 부질없다. 팔레스타인 상황은 그만큼 전혀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지난 20일(현지 시각) 휴전하기로 합의했지만 합의서는 두루마리 화장지
지난해 1월 경기도 김포시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일이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코로나19 이후 더욱 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62세 어머니, 남편과 별거 중인 37세의 딸과 그의 8살 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집 안에서는 “삶이 힘들다”는 등 처지를 비관하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이들은 극심한 생활고로 3개월간의 아파트 관리비 98만4000원을 내지 못했다고 한다. 세상을 떠난 이들 가족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올해 3월에도 충청북도 청주에서 40대 부부와 4세와 6세 아이 등 일가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생활고로 인해 가족을 동반한 채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다. 오죽 힘들었으면 막다른 길을 갔으랴. 특히 스스로 선택권조차 없는 어린이들도 함께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가 들릴 때마다 몹시 슬프고 괴롭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2019년 사망원인통계 결과’(2020년 통계청 발표)를 보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수는 전체 사망자 29만 5110명 중 4.6%(1만3799명)이었다
앞에 산이 버티고 섰다. 세찬 물살이 앞길을 가로막았다. 갈 길 바쁜 나그네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다시 산그늘 속으로 들어간다. 아득한 길을 탓해봤자 허망한 일, 묵묵히 신발끈을 동여맬 뿐이다. 한미 정상회담을 보며 들었던 느낌이었다. 부동산문제, 검찰개혁 문제 등은 고구마를 입에 털어 넣은 듯 답답하다가도 1년 남은 임기에 그래도 한반도의 숨통을 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을 보니 짠한 마음이 들었다. 정상회담은 역대급 성과였다. 내 기억에 정상회담에서 이런 굵직한 합의가 나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 꽉 막혔던 남북-북미회담을 뚫기 위해 판문점선언과 싱가폴 공동성명으로 출발선을 다시 맞춰놓았다. 백악관을 어지간히 설득했을 것이다. 또 백신 공동생산이나 달 탐사계획 참여도 반갑다. 미사일지침 완전해제는 상상조차 못했을만치 미래지향적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안보는 물론이고 우주로까지 시야를 넓히게 되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대한민국을 대하는 미국의 태도가 과거보다 진심어린 예우와 환대를 느낄 수 있었던 점이었다. 그것은 높아진 한국의 국제적 위상에 기인했겠지만 한편으론 그동안 정부의 균형 잡힌 외교가 지렛대 역할을 했을 것이 틀림없다.
제1야당 국민의힘에서 시작된 ‘젊은 피’ 돌풍이 심상치 않다. 한 번도 총선에서 당선된 적이 없는 만 36세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비롯해 초선의원들이 국민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고 새 바람의 기수로 등장했다. 보수를 표방하는 정당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만만치 않다. 중요한 것은 바람 그 자체가 아니라 그들이 내세울 변화의 지향점이다. 어떤 콘텐츠로 국민이 원하는 시대 정신을 구현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제대로 된 지표가 세워지지 않고 국민으로부터 박수를 받지 못한다면 결국 한바탕 헛바람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제1야당에서 먼저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난 것은 철저하게 절박한 필요성에 의해서이다. 4·7 재보선에서의 압도적인 승리는 결코 내부혁신의 결과물이 아니었다. 철저하게,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반에 다른 반사이익으로 읽는 것이 옳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정권을 잃고 난 이후에도 국민의힘은 당명만 바꿨을 따름 한 번도 제대로 된 환골탈태를 일궈낸 적이 없다. 국민의힘 내의 권력 구도에서 여전히 이른바 ‘태극기 부대’에 이념의 뿌리를 둔 수구꼴통 근성을 지닌 무리가 핵심으로 온존한다. 완승으
죽어가는 자의 말과 태도는 주위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것은 그에 못지 않게 매우 중요하다. 미련을 버리지 못한 추한 죽음은 잘 살아온 자신의 삶에 상처를 내고, 깨달음을 얻은 의연한 죽음은 이전의 나쁜 삶을 보상해준다. 무대장치가 한 장면에서 다른 장면으로 완전히 바뀔 때, 우리가 그때까지 현실 속의 장면처럼 생각했던 것이 한탙 장치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너는 죽음의 순간,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무대장치였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죽어가는 사람은 살아 있는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데, 그것은 그가 그 순간 이해력을 잃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는 뭔가 다른 것을, 살아 있는 자는 알지 못하고 알 수도 없는 뭔가를 알게 되어, 그것에 영혼이 사로잡혀버렸기 때문이다. 한 인간이 죽는 순간, 그가 그때까지 그 아래에서 불안과 기만과 슬픔과 악으로 가득 찬 책을 읽어 왔던 촛불이, 그 어느 때보다 밝게 타올라 지금까지 어둠 속에 있던 모든 것을 비추어낸 뒤, 이윽고 지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어두워지면서 영원히 꺼지는 것이다. (아미엘) 죽어가는 사람은 어느 정도 이미 영원한 세계에 발을 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