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콘택트(1997)’라는 영화를 보았다. 천문학자이자 과학저술가인 칼 세이건의 소설, ‘콘택트’를 영화화 한 외계인과의 접촉을 다룬 영화이다. 여주인공 엘리(조디 포스터)는 외계에서 보내온 신호음을 분석하여 소수임을 알아낸다. 신호음은 파동으로 2부터 101까지의 소수를 나타내는 데, 외계에 소수를 생각할 만큼의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존재함을 알게 된다. 칼 세이건은 과학교양서 ‘코스모스’를 통해 유명하며 다큐멘터리로 제작, 60개국 5억 명이 시청하기도 했다. “이 넓은 우주에는 약 4천억 개의 크고 작은 별들이 있는데, 그 중에 우리 만 있는 건 엄청난 공간의 낭비”라는 엘리의 말은 호기심과 상상력을 발휘하기에 충분했다. 우주 안에 모든 것들은 서로 연결되어 우주적 연대감을 갖는다. 이 조그마한 별, 푸르고 창백한 작은 점 위에서 아웅다웅하며 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넓은 우주를 올려다보고 심호흡을 한번 하며, 단 하나 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가 우리들임을 알고, 각자의 삶을 소중히 여기며, 서로 사랑하며 살았으면 한다. 콘택트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언택트 시대가 되었다. 언택트(untact)는 신조어로 접촉의 ‘콘택트(contac
코로나 이후 플랫폼은 넷플릭스가, 콘텐츠는 트로트가 대세다. 트로트는 일제강점기 식민지 설움부터 한국전쟁의 고난, 산업개발 시대의 애환을 달래주며 현대사의 발전을 국민과 같이한 노래다. 처음 등장한 1930년대는 근대 도시의 세련된 노래였으나 지금은 구시대와 나이든 세대의 정서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실 트로트란 말도 60년대 말에 사용되었지 그 이전엔 그냥 유행가였다. 트로트 열풍의 촉매제가 된 ‘미스터트롯’의 결승무대는 33.8%의 시청률, 56.5%의 점유율을 보였다. TV를 튼 사람 중 56.5%가 지상파,종편을 비롯한 200여 개의 채널 중 미스터트롯을 시청한 것이다. 사랑의콜센터, 트롯신이 떴다, 트로트퀸, 트로트의민족 등 지상파나 종편을 가릴 것 없이 트로트 프로그램이 차고도 넘친다. 사랑의콜센터를 보면 복면가왕, 불후의명곡과는 참 다른 분위기다. 방청객은 없지만 노래방과 지역 행사장의 후꾼한 열기를 TV로 담아낸 것이 주춤한 야외활동 대신 TV에서 행사를 보는 느낌이다. 불후의명곡에선 감동하고, 사랑의콜센터에선 흥을 나눈다고 할까? 코로나로 지역행사가 없어지면서 TV로 트로트가수 활동이 유입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결과적으로 대중
지난 9일 인천 서구 왕길동 빌라 주민이 민원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수돗물 유충 발견 신고가 서울과 경기 여러 지역, 멀게는 부산에서도 접수되는 등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인천지역을 제외한 전국적인 현상에 대해서 원인 규명이 지지부진하자 국민 불안이 가중되면서 수돗물포비아(공포증)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0일 전국 정수장 484곳에 대한 긴급 점검을 지시했지만 ‘소극 행정’이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 9일 인천지역에서 수돗물 유충 관련 민원이 처음 발생한 이후 20일까지 인천에서 90여 건, 전국에서 800여 건의 관련 민원 신고가 들어왔다. 실제 유충 발견 건수는 187건이다. 서울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서울에서도 지난 20~21일 이틀 동안 12건의 유충 발견 신고가 접수됐다. 아파트, 다세대 주택 등 서울 곳곳에서 같은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은 지난해 6월 ‘붉은 수돗물’ 사태로 큰 홍역을 치렀던 지역이다. 그 사실에 비춰보면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또다시 벌어진 것이다. 수계를 바꾸면서 관련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시민들의 공포를 조금이라도 헤아리는 건지 모를 일이다. 환경
또 다시 도내 물류창고에서 대형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21일 오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SLC물류창고 화재로 5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당했다. 보도(본보 21일자 18면)에 따르면 아직 명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삽시간에 불길이 번지고, 건물 내부가 검은 연기로 가득 찼다는 증언들을 종합하면 이전 사고와 대동소이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한다. 도대체 왜 이런 사고가 줄을 잇는 것일까? 원인은 안전불감증이다. 본란을 통해서도 누차 한탄하면서 참사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여전히 사고는 진행 중이다. 이번 용인 물류창고 화재 이전에도 도내에서 대형 화재가 빈발했다. 지난 4월 29일엔 이천 물류창고 화재가 발생, 38명이 사망했고 같은 달 21일엔 군포 물류센터에서 불이 나 220억여 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이천에서는 2008년 1월과 12월 각40명, 6명의 목숨을 앗아간 물류창고 화재참사가 일어났다.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개선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관계당국과 정치권도 판에 박은 듯 ‘철저한 조사 후 사고 원인 규명’, ‘참사 재발방지 대책’, ‘재난대비 제도 정비와…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는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에 의거해 만들었다. 쌍방의 대표는 각 5명이었으며 유엔군 측 대표단은 유엔군 총사령관이 임명하고, 북측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과 중국 인민지원군 사령관이 공동으로 임명했다. 또 각측 3명은 장성급으로 임명했다. 이들의 임무는 양측이 정전협정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서로 감시하고, 위반이 발생할 때는 협의를 통해 이를 처리하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는 ‘비무장지대와 한강하구의 수역에 관련된 협정 조항의 이행’을 감독했으며, 비무장지대 밖에서 일어난 협정 위반 사실에 관해서는 중립국 감시위원회에 조사를 요구할 권한을 가졌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끝나고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7년이 지났다. 정전협정 체결의 당사자인 유엔사는 한반도에서 정전협정 이행을 관리하는 중추적인 기구인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하여 정전체제를 관리하고 있다. 그동안 북한군의 끊임없는 도발과 정전협정 무실화 책동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 유지에 대한 책임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2018년 9월 19일 남북 군사합의 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 비무장지대에 상호 GP 시범철수 등으로 가시화도 있었다. 그러나 북한이 무력도발
정미극고(精微極高)라는 말이 있다.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해야 비로소 높은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말이다. 하나의 물방울이 모여 강물이 되고 그 강물이 모여 바다로 흘러가서 큰 바다를 이루듯이 소소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하찮다고 생각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이다.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그것이 습관이 되어 큰일도 잘할 수 있고 결국은 최고의 경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미극고의 실천은 자신의 주어진 업무부터 시작하여 소소하고 수입에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꼭 필요한 것에 먼저 집중했으면 좋겠다. 하루의 1분 1초를 최선을 다하다 보면 1시간이 충실한 시간이 되고 1시간을 최선을 다하다 보면 하루가 보람찬 하루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하루가 모여서 1개월이 되고 1개월이 모여 1년이 되며 그 1년이 모여져서 나의 인생의 역사가 되고 그림자가 된다. 이렇게 1초 1분에 최선을 다하여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집중하는 삶이야말로 인간이 추구해야 할 삶의 바람직한 모습일 것이다. 필자는 인생을 많이 살지는 않았지만 정미극고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의미 없이 지냈던 과거가 매우 후회스럽다. 그 후회가 바로 오늘날 매사 열심히…
박원순 서울시장이 목숨을 끊었다. 한국 사회의 발전을 위해 피땀 흘리신 분의 말로는 너무도 비극적이다. 이 세상에 슬프지 않은 죽음이 어디 있으랴. 그런데 애도도 맘 놓고 할 수 없다. 죽음을 놓고는 왈가왈부 편 가르기에 여념이 없다. 우리 사회의 감정의 골, 이제 치료할 수 없을 정도까지 와 버린 느낌이다. 왜 우리 사회는 이다지도 혹독한가. 정치인들의 말로는 왜 이다지도 비극적이어야 하는가. 비극을 선택한 것은 그들의 몫이라고 수수방관만 할 것인가. 우리사회에 내재되어 있는 문제점을 해부할 필요성은 없는 것인가. 우리는 스피노자의 말처럼 “아무 곳에도 실재하지 않을 인간성을 여로 모로 찬양하고, 그러면서 실제로 존재하는 인간성을 이러쿵저러쿵 헐뜯으며 무슨 숭고한 일이라도 한 것처럼… 있는 그대로의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있어 주었으면 하는 인간을 머릿속에 그리고” 그러다가 실망하고 분노하고 처형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한국과는 대조적으로 프랑스 정치인들의 말년은 영광이다. 파리시장을 18년간 지내고, 대통령이 되어 12년간 프랑스를 통치한 자크 시라크는 2007년 정계를 은퇴해 편안한 노후를 보내다 작년 9월 88세로 타계했다. 마크롱
‘사이다’는 대표적 무색 탄산음료다. 예전엔 초등학교 시절 소풍을 갈 적에나 맛보던 귀한 마실 거리였다. 처음에는 사과를 발효시켜 만든 사과술을 뜻했던 사이다는 1853년 영국 해군에 의해 일본에 전래됐다고 한다. 1868년 영국인 노즈 안드레가 일본 요코하마에서 복합향료를 사용한 ‘샴페인 사이다’라는 이름의 제품을 개발했고, 1905년 고종 광무 9년에 우리나라에 ‘사이다’라는 이름으로 들어온 것으로 돼 있다. 지방선거 TV토론회에서 ‘친형 강제입원’ 의혹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가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으로 벼랑 끝에서 살아 돌아온 이재명 경기지사의 비상(飛翔)이 범상치 않다. 이 지사는 각종 정치현안에 대해 특유의 ‘사이다’ 발언을 시리즈로 내뿜고 있다. 불과 며칠 사이에 대권 잠룡 선호도에서 장기간 1위 자리를 굳혀왔던 이낙연 의원을 오차범위 안까지 따라붙고 있다. 20일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전국 성인 1천 명에게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를 보면, 이낙연 의원은 23.3%, 이재명 지사는 18.7%로 각각 집계됐다. 둘의 선호도 격차는 4.6%포인트로, 이 지사의…
이제 연재를 마무리할 때가 되었다. 나는 아직까지 살면서 마음의 병, 고난과 실패, 마음고생을 겪은 가운데 나름대로 깨달은 것이 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어지는 시련과 도전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좌절과 불행, 아니면 도약과 행복의 길로 갈라진다는 것을 알았다. 그 길을 결정하는 요인은 바로 마인드셋, 마음가짐이었다. 또 마음근육은 훈련에 의해 강화되는데, 고난, 도전, 실패에 성공적으로 대처할 때마다 멘탈은 강해진다. 나는 강한 마음근육, 멘탈경쟁력은 인생경쟁력임을 믿는다. 멘탈경쟁력은 현실적인 성공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강력한 무기일뿐더러, 현실적인 성공여부를 떠나 단련된 마음근육을 지닌다는 것은 행복의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 사용한 멘탈경쟁력이란 용어는 회복탄력성, 복원력, 마음근육, 마음의 근력, 내공, 평정심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수 있는 용기, 담력, 배짱과도 통하는 말이다. 외람되지만 지금 나는 언제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 행복할 수 있는 비결을 알고 있다. 그리고 최상의 마음상태를 유지하도록 스스로 훈련하는 방법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진리는 쉽고 간단한 법
면사무소에 다니는 형이 늘 자랑스러웠던 중학생 동생이 친구들과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페인트통을 들고 지나가는 공무원 3인과 조우(遭遇)했다. 검정과 흰색의 페인트가 묻은 옷을 입고 걸어가는 형을 발견한 동생은 끝내 외면하고 말았다. 정장을 입었거나 최소 점퍼에 새마을 모자를 쓴 형이라면 따라가서 인사하고 친구들에게 자랑했을 것이다. 집에 도착한 동생은 아버지에게 하소연했다. “형은 면사무소 7급 공무원 다닌다면서, 페인트칠 작업을 하네요.” 저녁에 집에 돌아온 아들에게 아버지가 이 사실을 말하자 설명할 길이 없다. 당시에는 산 정상에 헬기장과 관정(管井), 양수기는 중앙의 높은 기관에서 관리하고 평가를 했다. 요즘에는 업체에 용역계약을 하면 될 일이지만 당시에는 시골 산 정상까지 올라갈 용역사가 없으므로 공무원 서너명이 페인트, 붓 등 자재를 사들고 산 정상에 올라가 낙엽을 걷어내고 흰색으로 H자를 새겼다. 하늘을 나는 조종사가 헬기의 다리를 내릴 자리가 잘 보이도록 표시를 하는 것이다. 이즈음에 공무원들은 남의 집 농사를 잘도 지었다. 특히 동네 어귀의 논은 가을 논갈이, 봄날의 모내기, 피살이, 농약뿌리기와 벼베기까지 모두 공무원들이 자발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