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고 있는 코로나19의 긴 진창 속에서 ‘혈장 치료제’ 개발에 진전이 있다는 낭보가 날아들었다. 방역 당국은 임상에 필요한 혈장 확보를 완료한 상태로 이번 주부터 혈장제제를 생산하고 임상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인하대병원은 코로나19 환자 5명이 혈액형이 다른 완치자의 혈장으로 완치됐다는 성과도 밝혔다.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애매한 효과를 내고 있는 시점에 ‘혈장 치료’체계 구축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혈장치료제는 재료 구하기가 수월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지만, 아직 확실한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가장 빠른 대안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국내 제약사 GC녹십자가 개발을 맡은 혈장 치료제 임상에 필요한 혈장은 최소 130명분 이상이다. 당국은 지난 11일 기준으로 완치자 375명 중 171명의 혈장을 받아놨고, 대구와 경북지역 신천지교회 신도 완치자 500명의 혈장도 기증이 시작됐다. 혈장치료제는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의 혈장(혈액의 액체 성분)에서 여러 유효 면역 항체(중화항체)를 추출해 만드는 전문의약품이다. 안전성은 물론 백신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어서 이론상 완벽한 약이지만 전 세계가 개발에 뛰어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대형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잊을 만하면 또 다시 대형 참사가 벌어진다. ‘재난 공화국’이란 소리를 들어도 항변할 말이 없다. 실제로 경기도가 지난 5월 11일부터 6월 25일까지 45일간 실시한 특별 안전 점검 결과 관계법령을 위반한 경기도내 대형공사장들이 대거 적발됐기 때문이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가 도내 대형공사장(연면적 3천㎡) 1천13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 안전점검, 소방관련업 지도·감독, 공사장 소방안전패트롤 단속에서 9.3%인 105곳(130건)이 불량판정을 받았다. 소방기술자·소방감리원 배치 위반이 가장 많았으며 소방시설 착공신고 위반, 소방시설공사 불법 하도급, 무허가 위험물 등이었다. 이 가운데 한 물류센터 공사장은 현장에 소방기술자를 배치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무허가 위험물을 저장했고, 소방시설 하도급계약과 착공신고도 위반하는 등 총체적으로 불량한 상태여서 시공업체와 시공사 대표가 입건되고 과태료와 행정처분도 함께 받았다. 지난 4월 29일 이천에서 물류창고 화재가 발생, 38명이 숨졌다. 2008년 1월과 12월 각40명,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와 비슷하다. 사고 이후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 중의 하나로는 자율주행 자동차(Autonomous Vehicle)가 있다. 운전자의 직접적인 조작 없이 자율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말한다. 만화나 영화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자동차가 우리 눈앞에 등장한 것이다. 내비게이션에 입력하거나 음성으로 목적지만 알려 주면 차량에 장착된 제어장치가 GPS와 통신하며 안락함과 안전성을 제공하면서 스스로 주행하는 자동차이다. 100여 년 전에 처음 등장한 이후 자동차 기술의 발전은 한계가 없어 보인다. 자동차의 증가로 인한 연료의 고갈과 대기오염의 대안으로 연비 향상과 배출가스 규제 등에 힘입어 성능이 개선되고, 환경 친화적 자동차도 등장했다. 이러한 배경에 힘입어 자동차 기술도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거나 진화된 효과를 본 것이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토대가 되는 기술로는 ADAS(Advanced Driver Assistant System)와 V2X(Vehicle to Everything)가 있다. ADAS는 운전자의 운전 피로를 감소시키고 안전 운전에 도움을 주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말한다. V2X는 다른 자동차 및 도로 등 인프라가 구축된 모든 사물과 연결되어 정보를 교환하는 기술
복습(復習) /이복현 하늘이 구름 한 점 없이 파랗다. 마음껏 낙서를 하고 싶은 하늘 노인학교 다니시는 어머니가 마당에 나와 서서 손가락 끝으로 빈 하늘에 무언가를 열심히 그리고 있다. 어머니가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하늘에 상상의 구름글자 한 자씩 생겨난다. 가갸 거 겨 고 교 구 규 … 줄도 열도 안 맞게 삐뚤빼뚤 빈 하늘을 채우는 꿈의 글자들 “어머니, 지금 뭐 하세요?” “으응, 어제 배운 글자를 복습하는 겨, 안 까먹으려고 하늘에다 자꾸만 써보는 것이지” “봐라, 하늘이 저렇게 파란 칠판 같잖여?” ■ 이복현 1953년 전남 순천 생, 동국대행정대학원(석사) 및 서울대법학연구소 수료.1994년 중앙일보, 1995년 시조시학을 통해 데뷔, 1999년 대산창작기금(시 부문)을 받고, 첫 시집 ‘따뜻한 사랑 한 그릇’ 외 1권의 작품집을 냄. 등단 후 중앙일보, 문학과의식, 문학사상, 현대시, 시평, 유심, 시와경계, 작가마루 등 약 30여 일간지 및 문예지에 시와 시조를 꾸준히 발표하고 있음. 현재 법무사로 일하며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 이사로 활동, 한국시인협회(상임위원), 한국작가회의 회원.
철학에서 사고실험이라는 수행방법이 있다. 철학적 개념이나 이론의 적합성을 테스트하기 위하여 특정한 가정과 상황을 설정하여 생각으로 실험해보는 작업을 말한다. 상아탑속에 갇혀버린 철학을 현실로 불러내어 삶의 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철학상담에서 김선희 교수는 사고실험을 방법론으로 제안한다. 이는 내담자로 하여금 철학적 사고실험에 참여토록 함으로써 자신의 사고구조를 개선하도록 돕거나, 내담자의 사고에 새로운 통찰과 시각을 제공함으로써 고정되고 폐쇄된 사고체계에 전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세상에 알수 없는 이유로 내던져진 본질적으로 삶에 대해 순진한 인간은 대게는 어리석고 실수하기 마련이고 그 과정에서 고통이 발생한다. 한나아렌트는 그것이 인간의 조건이라고 말한다.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던 삶의 과정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예측과 기대를 벗어나는 경우들이 많아지면서 자신의 한계를 깨닫게 해주는 좋은 소재로 둔갑한다. 몸과 마음의 증상들은 복합적인 삶의 상황들과 얽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치유의 과정에서 이런 상황들을 잘 살펴서 정돈하는 것이 필요한 경우에 나는 사고실험을 적용하곤 한다. 특히 죽음에 대한 질문은 현재에서 멀리 떨어져서 지금을 조망할수
검찰사건사무규칙 제69조 제3항 제4호는 피의자가 사망한 경우 ‘공소권 없음’ 결정을 하도록 한다. 공소권 없음은 형사법이 피의자의 죽음을 규정하는 방식이다. 공소권이란 검사가 법원에 공소(公訴)를 제기할 수 있는 권(權)리다. 공소를 제기함으로써 비로소 검사는 피고인의 행위가 범죄에 해당함을 입증하여 처벌을 구할 수 있게 된다. 공소권 없음은 이처럼 검사가 피고인을 법정에서 세워 유죄를 주장할 수 있는 권리 자체가 없다는 뜻이다. 형사소송법 제195조는 검사는 범죄의 혐의 있다고 판단될 때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범죄사실은 범인의 행위다. 증거는 행위가 있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요소다. 결국 수사의 핵심은 범인이다. 그렇기에 범인이 없으면 수사 또한 불가능하다. 범인이 사망하면 수사의 대상이 사라지고 공소권은 없어지는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9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루 전인 8일에는 전 비서에 의해 강제추행 등 혐의로 경찰에 피소되었다고 한다. 그가 사망하자 경찰은 곧 해당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하였다고 발표했다. 피혐의자가 사망하여 존재하지 않으니 당연한 조치다. 서울시는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서울특
장애인복지법시행령 제2조의 장애의 종류 및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애 유형은 15가지로 정하고 있다. 최근에 ‘뚜렛증후군’이 정신장애 영역에 포함되어 지난 5월에 첫 번째 장애인 등록을 받았다. 장애의 범주가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에 무게가 실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터넷 동영상 강의와 화상 실시간 수업을 통해 장애에 대해 조금씩 이해하는 중이다. 법적으로 장애가 없는 사람은 일반인, 정상인이 아니라 ‘비장애인’이라 한다. 휠체어장애인이 아니라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라 한다. 우리나라 장애인은 전체인구의 5.39% 267만명이다. 이중 50세 이상이 76.9%를 차지한다. 장애인 비율이 높은 나라가 복지국가, 선진국이라는 생각을 한다. 외국의 장애인 비율을 보면 그렇다. 영국 21.0%, 미국 19.3%, 호주 17.7%, 스웨덴 16.1%, 독일 14.9%다. 선진국이 장애인 비율이 높은 것은 장애를 바라보는 다양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은 자국어를 못하는 외국이민자를 장애인으로 분류한다. 여권을 들고 스웨덴의 공항에 내리는 순간부터 다시 출국하는 날까지는 우리는 스위덴 언어를 모르는 장애인이 되는 것이다. 장애인 강사님들의
“지방자치 30년이 된 이제는 우리의 감시·감사 기능으로 충분히 자주적 결정을 할 수 있고 독립할 때가 됐다.” 지난 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가조달시스템(나라장터)의 지방조달 독점 개선을 위한 공정조달시스템 자체 개발·운영 전문가 간담회’에서 안병용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장(의정부시장)이 한 말에 동의한다. 이날 간담회에 나선 전문가들도 조달청이 독점하고 있는 조달시장에도 합리적이고 공정한 조달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는 경기도의 입장에 적극 공감했다. “조달청에서 구매했다는 것만으로 면책되는 현재 담합구조가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이왕재 나라살림연구소 부소장), “공정한 경쟁을 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를 하려면 저희 같은 일반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야 할 것”(김기태 아이코맥스 대표이사), “지역에 환원되는 공공조달 정책 수립이 가능할 것”(박경철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이라는 의견을 정부가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이날 이재명 지사는 나라장터 물품 가격 비교를 해본 결과 시장가보다 더 비싼 경우가 90개 발견됐다면서 “대량 구매하니까 더 싸야 하는데 강제로 비싸게 사는 것”이라고 조달청의 독점을 비판했다. 이 지사는 “경쟁이 배제되면 부정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충격적인 자진 사건이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박 시장의 비보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은 유사한 추문에 연루돼 있어서 더불어민주당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작동하고 있다. 아직 석연히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정황증거 상 박 시장의 죽음 역시 시장실 여비서의 ‘미투(Me too)’ 고소사건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론이 유력하다. 아무리 그래도 박 시장의 마지막 선택에 동의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박 시장의 비극적 종말은 진영의식의 포로가 돼버린 정치권에 또 한바탕 대결적 논쟁을 몰아오고 있다. 논쟁의 핵심에는 서울시가 결정한 서울시장(葬)을 놓고 벌이는 ‘과잉 장례식’ 비판, 성추행 피해자가 존재하는 인사의 장례에 대한 조문의 당·부당 문제다. 하나는 한 인물이 남긴 업적에 대한 평가에 연결돼 있고, 또 하나는 좀처럼 설명되지 않는 지도층의 천박한 성인지감수성(性認知感受性) 문제와 연관돼 있다. 안희정 전 지사는 수행 여비서에 대한 위력에 의한 성폭행 혐의로 영어(囹圄)의 몸이 돼 있다. 그는 사건이 발생하자 곧바로 ‘잘못했다’고 죄를 깨끗이 인정하고 징벌을 감수하고 있다. 오거돈 전 시장 역시 자신의 범법을 전면 부
무릇 ‘시장이란 팔 물건이 있으면 사람이 몰리고 그 물건이 다 팔리면 사람들이 떠나서 파장이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러한 시장의 이치는 세상만사의 진리라고할 수 있다. 그래서 시장이라는 것은 ‘가치의 교환’이라는 경제적 논리와 함께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하는 삶의 현장이기도 하다. 그동안 많은 재래시장도 다니면서 시장이야말로 문화 콘텐츠의 요소가 가득한 장소라는 것은 느꼈다. 강화도 교동면 대륭시장은 6.24 때 연백군에서 교동도로 잠시 피난 온 주민들이 한강 하구가 분단선이 되어 고향에 돌아갈 수 없게 되자 실향인 그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향에 있는 ‘연백시장’을 참고해서 만든 것이 이 골목시장이다. 이 재래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시장 골목마다 ‘제비거리’, ‘둥지거리’, ‘와글와글거리’, ‘조롱박거리’, ‘극장거리’ 그리고, ‘벽화거리’등 뒷골목 거리를 구분해서 표시하였다. 2014년 7월 교동대교의 개통과 함께 1970년 경의 분위기가 풍겨서 영화 세트장과 같은 대륭시장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찾아오면서 이 시장이 알려지면서 강화도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영덕 강구항은 항상 시끌벅적한 수산시장으로 활기가 차 있다. 아침마다 붉은 대게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