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신문 = 황기홍 기자 ]
연말연시. 소외된 사람들이 가장 춥고 외로움을 느끼는 시기이다. 그들이 품위 있고 유쾌한 한때를 보내도록 특별한 손길이 필요하다. 이를 몸소 실천한 인물이 있다. 아르망 마르키제(Armand Marquiset)다. 이 프랑스인은 20세기 사회사의 핵심 인물이다. 그는 사람들의 관대함을 동원해 크리스마스시즌에 노인들이나 취약 계층이 홀로 남겨지지 않도록 ‘가난한 이들의 작은 형제회(Petits Frères des Pauvres)를 설립했다. 이 ‘작은 형제회’는 크리스마스이브 연대 행사를 조직할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들의 지원을 받아 연중 내내 노인들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음으로써 꾸준한 명성을 쌓아 왔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활발히 진행된 홍보 캠페인은 당시 프랑스의 아파트와 주택, 도시와 시골의 호스피스에 숨어 있는 소리 없는 고통에 대한 사회의 무관심을 일깨우기에 충분했다. 마르키제는 수도원을 자주 방문하는 신비주의자로 예술을 즐기는 귀족이었다. 이런 그가 소외계층을 위해 헌신할 수 있었던 건 할머니의 영향이 컸다. 남작 부인이었던 그의 할머니는 1차 세계대전에서 남편과 외아들을 잃었다. 동병상린 때문이었을까. 그녀는 전쟁에서 아들을 잃고 무일푼이 된…
경기도에서 사업을 중단하는 소상공인이 새로 개업하는 소상공인을 크게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생태계는 그 국가사회의 건강성을 판별하는 결정적인 척도라는 측면에서 이는 예사 문제가 아니다. 일단은 시중 경기의 한없는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보이지만, 제도적인 허점이나 약점이 작용하는 것인지 면밀하게 살펴볼 지점이 있어 보인다.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시점이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 발간한 경기도 소상공인 경제 이슈 브리프 ‘2024년 상반기 경기도 소상공인, 개업보다 많은 폐업’에 따르면 폐업률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경기도 소상공인 점포 수는 2020년 상반기 447,259개에서 2024년 493,413개로 증가했지만 2023년부터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2024년에는 폐업률이 개업률을 앞지른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개업 점포 수는 2020년 34,188개에서 2024년 33,213개로 감소했으며, 폐업 점포 수는 2022년 21,753개에서 2024년 상반기 33,555개로 늘어나 같은 기간 폐업 점포 수는 무려 54.2%나 증가했다. 경기도 소상공인 점포의 개업 대비 폐업 비율은 2022년 0.59에서 2024년 1.01
영화는 망했다. 최소한 극장용 영화는 망했다. 쿠테타가 일어나는 사회에서, 내란이 일어나는 사회에서, 그것이 비록 조기에 진압됐다 하더라도 대통령 탄핵이라는 중차대한 사회변화가 일어나는 세상에서, 그리고 매일처럼 헤드라인으로 누구누구가 공조본(공동조사본부)에 소환되고 구속됐다는 기사가 뜨는 사회에서 극장에 영화를 보러 가는 사람들이 있을 수가 없다. 많을 수가 없다. 고로 한국의 영화는 망했다. 극장도 망했다. 아무리 짧게 잡아도 헌법재판소의 탄핵 판결이 나는 내년 3월말까지 영화의 흥행은 기대하기가 난망인 상황이다. 어떻게 키운 영화산업인가. 1년에 2억명 정도가 극장을 가고 국민 1인 연평균 관람회수가 4~5회인 나라가 아니었던가. 이런 시장을 쿠테타 시도로 한방에 날려 버렸다. 12월 4일에 개봉했던 영화 ‘대가족’은 3일 밤의 내란 소요 사태로 피폭을 당하면서 17일 현재 20만 여명에 그치고 있다. 손익분기점은 260만명이다. 92억원을 들인 영화이다. 투자배급사인 롯데, 영화를 만든 양우석 감독 모두 심한 좌절감에 빠져 있다. 송강호 주연의 ‘1승’ 역시 30만에 채 미치지 못하고 있다. BEP는 180만명이다. 턱도 안된다. 그나나 곽경택 감독이
백화점, 대형마트, TV홈쇼핑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또다시 납품업체에 수수료 덤터기를 씌우기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대형유통업체 판매수수료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대형 유통업체들이 납품업체에 부과하는 수수료율이 지난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유통업체 각종 비용의 수취 과정에 불공정행위가 없는지를 정밀 분석해 강력하게 시정해야 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힘없는 납품업체를 약탈해서야 될 말인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업태별 실질 수수료율은 TV홈쇼핑 27.3%, 백화점 19.2%, 대형마트 18.0%, 아울렛·복합쇼핑몰 12.8%, 온라인쇼핑몰 11.8%로 집계됐다. 실질 수수료율은 업태별로 대규모 유통업자가 납품‧입점 업체로부터 받은 수수료 금액과 추가 부담 비용(판촉비‧물류비 등)의 합을 상품 판매총액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2022년까진 대다수 업태에서 실질 수수료율 하락 추세가 뚜렷했지만, 작년에는 대부분의 업태에서 수수료율이 상승하거나 하락 폭이 둔화했다. TV홈쇼핑의 경우, 2019년 29.1%였던 실질 수수료율이 2020년·2021년엔 29.2%로 소폭 상승했다가 2022년에는 27%로 2.2
[ 경기신문 = 황기홍 기자 ]
오늘날의 박물관은 단순히 유물을 수집하고 전시하는 공간이 아닌,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살아 숨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는 스페인 빌바오(Bilbao)시에 건립된 구겐하임박물관(Guggenheim Museum Bibao)을 들 수 있다. 박물관은 1997년 개관하자마자 세계적인 명소가 되었고, 쇠퇴하던 공업 도시 빌바오를 단숨에 문화의 도시로 탈바꿈시켰다. 우리 지역에 박물관이 생긴다는 것은 빌바오 지역 사례처럼 다양한 문화 혜택을 누리게 될 뿐만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널리 알리고 지역 구성원으로서 자긍심과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가 포천에 처음 왔을 때, 교육자로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학생들이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문화 공간이 부족하다는 사실이었다. 학생들이 포천의 역사와 전통을 온전히 느끼고 체험하며, 이를 바탕으로 창의적으로 자신만의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 최근 백영현 포천시장님께서 포천 시민 모두가 풍부한 인문환경을 누리며 경험할 수 있도록 ‘품격 있는 인문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민선 8기 공약사업 중 하나로 ‘포천시립박물관 건립’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말은 달려보아야 그 힘을 알고 사람은 겪어봐야 진면목을 알 수 있다는 것은 고전의 교훈이요. 우리들 체험적 삶의 진실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견뎌내는 일이다. 한 문장으로 쉽게 표현한다면 ‘삶 = 인내’라는 등식이다. 지금껏 내 삶은 작은 물웅덩이 하나쯤 될 만한 눈물을 흘리는 길이었다. 그래서 인생은 제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데 동의하며 살아갈 이유가 되기도 했다. 또한 모든 것을 단념하고 산속으로 들어가 오두막살이를 할 결단도 버팀의 의지와 능력도 부족했다는 것도 사실이다. 사람은 제 각각의 인생을 살게 되어 있다. 성공과 실패는 세상의 가치로 판단하는 것. 내가 살아오면서 공부한 인문학과 철학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진정한 철학은 인문학과 공존하게 된다. 인문학은 자유와 평등한 인간애를 생각하는 휴머니즘적 삶의 가치를 소중히 하는 학문이요 공부이다. 그런 가운데 인간으로서 도리를 생각하며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어느 날, 나는 내 어머니와 외할머니 그리고 그 윗대 조상들은 어떻게 웃음과 친해질 수 있었으며 허허 허! 하는 마음가짐으로 삶의 무게를 지탱해 왔을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또한 헛웃음이든 가짜 미소든 지성적인 유머와 해학이
“비상계엄 조치는 대한민국 헌정 질서와 국헌을 망가뜨리려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망국의 위기 상황을 알려드려 헌정 질서와 국헌을 지키고 회복하기 위한 것” “지금 야당은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에 해당한다며 광란의 칼춤을 추고 있다” “국정 마비의 망국적 비상 상황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대통령의 법적 권한으로 행사한 비상계엄 조치는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라는 궤변에 가까운 말까지 쏟아내며 끝까지 싸우겠다던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결국 직무정지 당했다. 여당의원들조차도 윤 대통령이 자진 하야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탄핵 찬성으로 돌아섰다. “탄핵 대신 질서 있는 퇴진”을 주장하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탄핵 말고는 사실 대통령 권한을 뺏을 방법이 없다”며 표결 참여를 독려했다. 한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이틀 앞둔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은 탄핵으로 대통령의 직무 집행 정지를 시키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며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2∼3월 퇴진하고 4∼5월 조기 대선을 치르는 이른바 ‘질서 있는 퇴진‘을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