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의 시야를 뜨겁게 붙잡은 보도가 있었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2020년 6월 11일 제주도 남방큰돌고래 조사에서 죽은 새끼를 등에 업고 다니는 어미 돌고래의 행동을 촬영했다며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이 과학원 고래연구센터는 제주시 구좌읍 연안에서 어미 돌고래가 이미 죽은 새끼 돌고래를 수면 위로 올리려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포착했다. 태어난 직후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새끼 돌고래의 사체는 꼬리지느러미와 꼬리자루를 제외하고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한 상태였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과학원 김현우 박사의 얘기다. 죽은 새끼의 크기나 상태를 고려할 때 어미 돌고래가 2주 이상 이런 반복적인 행동을 보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라. 자신의 몸에서 새끼의 사체가 떨어지면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와 새끼를 주둥이 위에 얹거나 등에 업고 유영하기를 반복하는 어미 돌고래의 모습을. 그런데 이러한 가슴 뭉클한 이야기에 아프게도 지방의 한 도시에서 일어난 9세 아이를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끔찍한 사건이 오버랩 된다. 여행 가방에 갇힌 A군은 계모를 향해 “숨쉬기 힘들다”고 호소했다고 한다. 하지만 갇혀있는 여행용 가방에
2006년 3월 개성 자남산여관, 남북대표단이 ‘안중근 의사 유해 공동발굴 및 봉환사업’ 실무협의를 위해 만난 자리다. 중국측은 남북이 합의하여 현지조사를 요청하면 긍적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낸 상황이고. 북한측은 안 의사 유해 발굴시 봉환장소가 황해도 해주(안 의사 고향)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현지 남북공동발굴을 위한 현지합동조사에는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었다. 우리측은 현지에서 매장 추정지를 직접 발굴시도해야 한다는 것과 유해봉환장소에 대해서는 우리 지역에 모셔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북측 의견을 들어주기로 의견을 모은 상황이다. 그 때 우리측 대표는 “만약 우리가 안 의사 추정 매장지를 직접 파보지 않고 이 사업을 중단한다면 안 의사 혼령이 우리들을 가만 두지 않을 것 같다”고 주장하며, 유해발굴 시 봉환장소는 당연히 북한 해주라고 제시했다. 그해 6월 남북의 현지조사단 22명이 중국 대련 여순감옥 안 의사 매장지로 향했다. 남북관계가 정체된 상황에서 북한측 의사를 포용하면서 남북관계 발전을 도모했던 경우는 많이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카자흐스탄에 안치된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사업이 지연되고 있으나 조만간 국내로 모셔올 것으로 예견된다. 일제가
인도의 경면왕이 장님(시각장애인)들을 모아 코끼리를 만져보게 했다. 그리고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각자 말해보라”고 물었다. 그러자 상아를 만져본 이는 ‘무’, 귀를 만져본 이는 ‘키(곡식 까부는 도구)’, 코를 만져본 이는 ‘절굿공이’, 배를 만져본 이는 ‘항아리’, 꼬리를 만져본 이는 ‘새끼줄’ 같다고 대답했다. 불교 경전 열반경(涅槃經)에 나오는 군맹무상(群盲撫象) 이야기다. ‘장님 코끼리 만지듯이’라는 말의 연원이다. 일제강점기라는 불행한 역사를 겪은 우리에게는 그 참혹한 역사를 보는 시각에 따라서 전혀 다른 관점에서 규정하고 평가하는 학설들이 있다. 그 중에도 소위 ‘학문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일제의 침략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그 역사관에다가 모든 역사적 견해를 꿰맞추는 편협한 학문 양식이 존재한다. ‘식민사학(植民史學)’과 ‘식민지근대화론(植民地近代化論)’이 바로 그것이다. 식민사학은 조선총독부 조선사편수회 출신 친일학자들이 해방 후 주요 대학 역사학과와 역사편찬위원회 등 역사 관련 국가기관, 중등국사 교원양성소까지 독점해 장기간 축성한 망국의 친일사학이다. 이른바 ‘강단사학자’로 통칭하는 그들은 해방 후 지금까지 오랫동안 독점해온 조직과 나라
코로나19 시대 아버지들의 아픈 사연이 속속 들려 온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고령의 아버지가 객지에서 방문한 아들의 손을 잡으며 반갑게 맞이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숨졌다는 참 어이없고 슬픈 소식이다. 돌아온 아들을 환대하기 위해 마련한 가족 모임에서 아들과 접촉한 부모 등 일가족 16명이 한꺼번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겨울 어느 날 밤 11시, 부산 엄궁동 강변도로서 구포 방면으로 달리던 승용차가 길가 전신주를 들이받고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가족의 생계 때문에 밤낮으로 일하던 한 50대 가장이 심야에 배달 일을 하러 가기 위해 차를 몰다 전봇대를 들이받고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경찰은 A씨가 피곤한 상태에서 운전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했다. 두 아이의 아버지였던 A씨는 학원을 운영했지만, 생계가 어려워지자 1년 가까이 부산 사상에 있는 한 농산물 시장에서 배달 일을 하고 있었다. 사고가 일어난 이날도 밤에 농산물시장에 배달 일을 하기 위해 가던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및 자영업자 903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투잡 백서’를 주제로 설문조사 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7명꼴로 부업을 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조크이거나 농담으로 읽어주시기 바란다. 영어로 된 긴 이름을 자랑하는 아파트가 인기를 끌던 시절이 있었다. 시중의 조크로 일부 며느리들이 시어머니 찾아오지 못하게 하려고 영어와 프랑스어가 뒤섞인 이름을 자랑하는 아파트로 이사를 했더니 길눈 밝고 어려운 외래어를 잘 읽는 시누이, 손자손녀를 데리고 찾아오시는 바람에 다시 간명한 이름을를 가진 아파트로 이사했단다. 경기테크노파크에 근무하면서 방문자들의 편의를 위해 건물 위치와 동번호, 중요 시설명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명함에도 넣었다. 그동안 처음 방문하는 기업인, 세미나 참석자, 강사, 택배회사 직원 등이 5개 건물 중 자신이 가야하는 시설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사무실과 회의실 등의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주차장에서 잘 보이는 건물의 벽면에 1~5동까지 대형 번호를 새기고 어린이집은 6동으로 표기했다. 효과는 현관 안내데스크 근무자의 하루 업무에서 나타났다. 전보다 사무실 위치를 묻는 질문이 줄었다며 환하게 웃는다. 요즘 스마트폰에는 매일 한 두건 코로나19 관련 재난문자 알림이 울린다. 수원에 사는데 용인서도 오고 중앙에서도 발송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이처럼 정보를 발빠르고 손빠르게 전해준 시절
언 땅이 풀릴 때 /김완 덕산골 편백나무는 홰친홰친 우듬지를 흔들어 운다 언 땅이 풀릴 때 땅은 제 몸에 박힌 얼음을 깨뜨리고 몸 공양한다 등 굽은 농부의 곡괭이가 채마밭 고랑을 돋우고 참새들 수다는 시작된다 언 땅이 풀릴 때 터지는 속울음이면 남북 관계도 스르르, 설핏 희망을 품어도 되는가 바람은 아직 차지만 여린 햇살에 너덜겅 바위들도 쌓인 눈을 털어낸다 서리서리 너와 나의 가슴에도 오래 참은 봄, 기꺼이 불러낼 수 있겠다 ■ 김완 1957년 광주출생 2009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 ‘그리운 풍경에는 원근법이 없다’, ‘너덜겅 편지’, ‘바닷 속에는 별들이 산다’가 있다. 2018년 제4회 송수권 시문학상, 남도시인상 수상. 김완혈심내과 원장
해남 땅끝순례문학관이 학의 날개처럼 숲으로 장관이다. 유배지문학의 산실인 해남에는 법정스님을 비롯한 이동주, 박성룡, 김남주, 고정희 시인 등 문학가들이 탄생했다. 법정스님을 떠올리면 ‘무소유’다. “무소유는 단순히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것을 뜻한다”고 정의하고, 생명 중심사상으로 나눔의 인문학을 실천하셨다. 송광사 불일암 암자에서 홀로 땔감을 구하고, 밭을 일구며 세속적인 삶과 번잡한 삶들을 멀리했던 스님의 청빈한 정신은 해남태생의 근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법정스님의 생가 터가 도서관으로 복원되는 소식도 있고, 해남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던 도올 김용옥 선생의 서당도 전언되고 있어 필자의 가슴 한쪽이 뿌듯하다. 대흥사 사찰길이며, 미황사의 웅숭한 산골에 곱게 물든 신록이 깊어가는 것을 마주하면 성찰과 사색의 힘을 읽는다. 땅 끝의 상징성과 서정성이 배합된 해남문학에는 시문학의 싹을 틔운 문학사의 줄기가 길다. 심호 이동주 선생의 언어 절제와 남도특유의 가락과 리듬으로 한국적인 서사들을 노래한 ‘강강술래’, ‘새댁’등 빼어난 곡조로 감미롭다. 한국문학사에 상처요, 잊을 수 없는 김남주 시인과 고정희 시인의 시대적
국제적인 시간과 세상의 표정은 어둡다. 망명정부 비밀 결사대같이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장갑을 낀 데다 선글라스까지 걸쳤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못한 사람은 대중교통도 이용할 수 없고 불법체류자 같이 어설프고 불안하다. 풀씨엔 막힌 통로가 없다. 곳곳의 들풀과 하나의 자연이 되기 위해 날아간다. 코로나19의 위험 속에서 우리는 자연의 풀씨를 보면서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공부해야 할 것 같다. 수필가 박연구 씨는 ‘바보네 가게’ 저자이다. 1973년 ‘범우사’에서 나온 그의 책 표지를 보면 화가 이중섭이 스케치한 ‘바닷게가 어린이 고추를 물고 있는’ 그림이 있다. 박연구 씨는 그가 범우사에서 주간을 맡고 있을 때 나와 두어 번 만났다. 그런 그가 ‘속담에세이’ 에서 ‘부자유친’의 글을 내비쳤다. “막내인 아들이 자기 닮아 아침 일찍 일어나지 못하는 게으름이 있다. 그래서 일요일만이라도 같이 등산을 하러 가기로 약속했다. 어느 날 아침 아들과 마을 뒷산을 오르면서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지 않는 사람치고 성공한 사람 못 보았다’고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서 말했다. 그런데 아들은 ‘나는 보았어요. 아빠가 있잖아요’라고 말하더라는 내용이다. 이어서 그는 자신이
“백종원 씨 같은 분은 어때요?” “백종원 씨는 남녀노소가 모두 좋아하는 분 같더라. 싫어하는 사람이 없던데요” 미래통합당 김종인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 말 한마디 때문에 통합당 내부는 물론, 언론에서도 갑자기 대선 후보 논란이 일고 있다. “‘한물간 노래’라고 생각했지만, ‘미스터트롯’ 무대를 여니 쟁쟁한 실력자가 쏟아졌다. 차기 당 대표와 협의해 대선 주자들이 탄생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겠다. 새로운 인물이 분명히 나온다.” 이 말은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의 발언이다. 그런데 미스터 트롯 방식으로 대선 후보를 뽑자는 것은 김태호 의원이 먼저 제안했었다. 이렇듯 ‘백종원’ ‘미스터 트롯 방식의 경선’ ‘임영웅과 영탁’ 등이 거론되는 이유는, 지금 통합당 내에서 눈에 띄는 대선 후보가 고갈됐기 때문이다. 여당은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 지사 등 쟁쟁한 대선 후보들이 있지만, 통합당에는 그런 후보들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것은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백종원을 소환하고 미스터 트롯 방식의 경선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점이 있다. 미스터 트롯이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이유는, 그리고 미스터 트롯 출연진들이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