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4개월도 지나지 않은 인천 남촌농산물도매시장 천정과 창틀에서 물이 새고 있다. 얼마 전 비가 내린 가운데 본보 취재팀이 현장을 둘러보니 식자재판매동 바닥엔 10여개의 깡통이 놓여 있었다. 천정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받기 위한 것들이었다. 건물과 건물을 이어주는 교각에 우수받이와 경사도가 잘못 시공되면서 내부로 빗물이 쏟아져 들어와 관리사무소와 카페, 농협 등이 들어서 있는 관리동도 물난리를 겪었다. 관리동 내벽엔 금이 가 있고, 에스컬레이터 안전판도 부실했다. 냉방시설도 문제다. 남촌농산물도매시장엔 지열식 냉난방 시설이 있다.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설치됐다지만 관리비만 잡아먹고 제기능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따라서 입점주들은 고객을 위해 적지 않은 사비를 들여 별도로 냉난방 시설을 설치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러니 입점주들과 방문객들의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총 400여 건에 달하는 민원이 접수됐다고 한다.(관련기사 본보 29일자 1면, 6면) 그러나 제때 처리가 되지 않는다니 답답한 일처리에 한숨이 난다. 이제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있는데도 말이다. 시급한 개선 또는 보완공사가 이뤄져야 할 것
시청의 간부공무원이 공직에서 40년 일하고 1년을 앞당긴 퇴임식에 참석해 눈물을 흘렸다. 시장님과 후배 공무원들은 멋진 공로패를 보내어 격려했고 지역주민들이 축하의 패를 만들어 공직을 떠나는 센터장(4급 동장)의 노고를 치하했다. 동단위 인구 7만6천명의 각 기관단체장이 참석하고 시의원, 도의원, 동민들이 자리했다. 경력을 소개하고 공직 40년을 회고하는 사진첩에서 역시 20대 젊은이의 모습이 나온다. 공무원 퇴직자에게도 아름답고 멋진 20대가 있다. 퇴임 인사의 문구도 아름답다. 여러 날 고민하고 여러 번 탈고한 퇴임사다. 그런 말과 주옥같은 단어들은 혼자 머리를 짜낸다고 나오지 않는다. 진심으로 함께 고민하고 걱정하면서 버티며 견뎌온 공직자의 고뇌속에서 생성되는 말이다. 아픈 조개의 몸에서 나오는 진주 같은 연륜이 있다. 푸석하기가 돌 같은 깻묵속에서 선홍빛 참기름이 흘러나오듯 공직의 무게가 응어리진 애증스런 단어들이다. 마치 ‘행정의 시’ 한 편이 아니던가. 20년간 4번을 같은 부서에 근무했다는 중간 간부의 송사도 우리의 마음을 울린다. 40년 근무하고 후배를 위해 1년을 양보하고 퇴임하는 날에 코로나19가 발을 잡으니 떠나는 센터장의 마음을 무겁다.
아베신조 일본 총리의 속 좁은 행태가 또 한번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일본 정부가 최근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확대 개편 구상과 관련, 한국의 참여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미국에 전달했다고 보도됐다. 일본은 북한 및 중국을 대하는 한국의 태도를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의 졸장부 행태는 하루빨리 복원돼야 할 한일 관계를 점점 더 어렵게 만들 따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열릴 예정이던 G7 정상회의를 9월쯤으로 연기하고, 규모를 확대해 한국을 참여시키고 싶다는 뜻을 5월 말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 회담에서 “(G7이) 낡은 체제로, 현재 국제정세를 반영하지 못한다. G11이나 G12 체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문 대통령의 의견을 물었다. 문 대통령은 “초청에 기꺼이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포함해 오스트레일리아, 러시아, 인도 등 4개국을 새로 참여시키자고 했다. 트럼프가 국제법을 위반한 크림반도 합병으로 G8에서 배제됐던 러시아를 슬그머니 포함한 것을 문제 삼아 영국, 캐나다 등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내놨
전 세계는 지금 코로나19로 전대미문의 고통을 겪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기도를 통해 기관지와 폐에 달라붙어 호흡곤란을 일으켜 열이 나면서 심한 통증을 가져온다. 바이러스를 옛날에는 벌레라고 하였다. 신약성경(마태, 마가복음)에 의하면 헤롯왕은 벌레에 물려 죽었다고 한다(사도행전 12장23절). 헤롯은 동생 빌립의 아내를 취한 음행을 지적한 세례 요한을 참혹하게 죽이는 악행을 저지르고 천벌을 받았으며, 기원전 2세기 대제국을 건설했던 알렉산더 대왕도 말라리아에 희생되었고, 영국의 유명한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과 신곡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시인 단테도 말라리아에 걸려 사망했다. 코로나19가 천재(天災)로서 인간의 입을 틀어막고 더욱 겸손하라는 싸인이 아닌가! 인류만큼 병을 많이 앓는 동물은 없다고 한다. 우리에게 찾아오는 질병의 수는 약 1만2천400개나 된다고 하는데, 그중 가장 치명적인 병은 광견병이고 가장 흔한 병은 잇몸 질환이다. 그런데 걸리고 싶지 않은 병은 혈관계 질환, 즉 혈액이 끈적끈적하여 혈관이 막히는 혈전이라는 질병이다. 중년 이후에는 혈전이 평균 40%까지 늘어난다고 하는데, 이것이 60% 이상이면 병이 생기고, 혈전이 80%까지 늘어나면 사
당신이었으면 /이복순 누군가 문을 두드려 선잠을 깨우는 밤 홀로 일어나 두 개의 소주잔을 앞에 놓고 대작을 합니다 창밖에 서성이던 달이 슬며시 내 곁으로 다가와 술잔을 들어 줍니다 말없이 웃어주는 달이 당신이라면 좋겠습니다. ■ 이복순 1957년 김포에서 출생했다. 2015년 계간 수원문학을 통해 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7년 KBS ‘시와 음악이 있는 밤’ 공모에 당선되기도 했다. 시집 ‘서쪽으로 뜨는 해도 아름답다’, ‘길 위의 인문학상’, ‘수원문학인상’을 수상했다. 현재 수원문인협회 이사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세상 바뀐 줄 모르는 강단사학계 추미애 법무장관은 6월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던 ‘초선의원 혁신포럼’에 참석해 현 검찰의 행태를 질타하면서, “해방이 돼 전부 태극기 들고 나와서 ‘대한민국 독립만세’ 하는데 그것도 모르고 일제 경찰 불러서 신고해야 한다고 하는 건 시대 흐름을 모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비판은 한국 강단사학계에 적용하면 더 정확하게 들어맞는 말이다. 남한 강단사학계는 75년 전에 일제가 패망했다는 사실을 부인하면서 아직도 조선총독부 직속의 조선사편수회에서 만든 역사관을 교리로 신봉하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다만 학계를 완벽하게 장악한 채 학문의 외피를 입고 자신들과 일본 극우파만 알아볼 수 있는 언어로 국민들을 호도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잘 알아채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 수많은 사례 중의 하나가 2019년 12월 3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이하 국박)이 개최했던 ‘가야본성(本性)’이라는 제목의 가야 특별전이었다. 역사서 이름은 왜 축약했나? ‘가야본성’이란 이름 자체가 일본식인 것은 둘째치고 이 가야특별전의 연표는 ‘369년’에 이런 사실이 있었다고 써놓았다. “369년 가야 7국(비사벌, 남가라, 탁국, 안라, 다라, 탁순, 가라
일요일 아침이다. 새벽잠이 깨었는데도 나는 일어날 줄을 모른다. 오늘 하루만큼은 내 자유다. 출근할 걱정 없고 지시받을 일 없고 눈치 볼 일도 없다. 종일 컴퓨터 앞에서 낑낑거릴 이유도 없다. 그러니 세상천지가 내 것이다. 그런데 또 귀가 간질간질한 게 아주 신경에 거슬린다. 귀찮지만 반쯤 몸을 일으켜 화장대 서랍에서 면봉 하나를 꺼내 든다. 이걸로 후벼, 말아? 잠시 망설이다가 면봉을 귀에다 살그머니 집어넣는다. 오매, 오금이 저린다. 이 순간, 이 느낌은 이루 형용할 수가 없다. 살살 후빈다. 오장육부가 녹아내리듯 시원하기가 이를 데 없다. 그러면서도 생각한다. 너무 깊이 넣지 마라. 이비인후과 가기 싫으면…. 알지, 알아. 그렇지만 이 정도론 시원찮다. 조금만, 조금만 더…. 나는 조금 더 면봉을 귓속에 밀어 넣고 살살 후빈다. 돌린다. 심하지 않게 간지러운 곳을 찾아다닌다. 그럴 때 기분은 홍콩 가는 길이 따로 없다. 조금 돌린다는 게 조금 더 돌린다. 조금 넣는다는 게 조금 더 들어간다. 면봉이 귓속 깊숙이 들어가 고막에 닿은 듯하다. 찌릿, 한순간 고막에 통증이 온다. 아차! 너무 깊이 넣었네. 과유불급이라. 후비는 데도 정도가 있어야 한다. 이렇
과거에는 변화의 속도가 거의 없었거나 느렸기 때문에 대부분 안정성을 중요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강했다. 그래서 기업들은 과거 경험에 비추어, 효과적이었던 개념과 기법을 계속해서 사용하게 되었고, 이러한 보수적인 경영활동의 흐름이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과거에 생각하지도 못 했던 새로운 기술들과 상품들이 시장에 선을 보이고 있다. 변화의 속도(speed), 폭(Width) 그리고 깊이(depth)는 점점 더 빠르고 광범위해져 가고 있다. 2016년, 87세의 나이로 별세한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는 무려 50년도 더 전에 인류의 미래는 제조업 기반에서 지식기반 사회로 옮겨 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대표 저서인 ‘제3의 물결(The Third Wave)’에서 정보화 사회의 도래를 예고했고, 탈대량화, 다양화 지식기반 생산 등의 현상이 거의 맞아 떨어지면서 세계적 미래학자로서 명성을 떨치게 된다. “지식은 인류의 미래 경제에 있어 핵심 자산이자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1980년 앨빈 토플러가 ‘제3의 물결’을 출간하면서 강조했던 내용이다. 이 책에서 그는 세…
분당, 일산, 평촌, 영통에 이어 최근 광교분양이 마무리된 듯하고 이어 동탄지구에 추가 분양이 늘고 있다. 새 아파트에 입주하면 누구나 신도시에 산다는 자부심이 커질 것이다. 그래서 시(市) 명칭보다는 신도시 이름을 앞에 놓고 싶어한다. 대표적으로 분당, 판교에 산다하고 성남시민이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수원광교라 하지 않고 화성동탄이라 부르지 않는 이유는 글자수가 많거나 말하기에 길어서가 아닌 것이다. 요즘 잘나가는 신도시에 산다는 것을 강조함일게다. 과거 젊은이들 대화를 들어보자. 친구가 아파트에 산다고 하면 몇 평이냐고 논스톱으로 되묻는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 아파트가 어디에 있는가 궁금해 한다. 중부권에서는 평수보다 어느 신도시인가 궁금한 것이다. 평수를 묻는 것은 가격까지 답하라는 것이니 조금 미안한 일이고 한양서울을 중심으로 동서남(東西南) 어느쪽인가 알고싶은 것이다. 내심 우리집보다 넓은 아파트면 기분이 상할 위험도 있다. 4년전에 남양주시는 8개 책임읍·동으로 행정의 효율성을 증진했다. 같은 시기에 다른 지역에서는 이를 중단했다. 신도시 00에 산다고 자랑했는데 읍, 동으로 개편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었나보다. 얼마전에 130㎝짜리 오래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