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가 살고 있었다. 이들은 평생을 함께 살아오면서 늘 티격태격 다투며 살아 왔다. 그러는 새 세월은 가고 자식들도 다 출가를 시켰다. 노부부는 그때까지도 사사건건 다투며 살고 있었다. 하루는 작은 일을 가지고 서로의 가슴에 상처를 줄 큰 싸움을 벌였다. 이에 노파가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 “더 이상 영감하고는 살 수가 없어요. 평생을 참고 살아왔지만 이제 출가한 자식들도 다 가정을 이루었으니 우리 돌아섭시다” 이 말에 영감이 지지 않고 소리를 질렀다. “그래 좋아. 난들 당신이 좋아서 참고 살아온 게 아녀! 우리 이혼해!” 그리하여 노부부는 합의이혼을 하고자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갔다. 사연을 들은 변호사도 그들의 말에 수긍했다. 이혼을 돕기로 결정을 내린 변호사는 그들 부부를 데리고 통닭집으로 들어갔다. 변호사는 노부부를 보며 말했다. “어쩌면 이 식사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천천히 맥주나 한 잔 드시면서 할 말이 있으면 다 하세요” 그러자 노인은 눈앞에 놓인 통닭을 집어 들었다. 이것이 마지막 식사라니, 허무한 생각에 그는 평소 가장 맛있게 먹던 통닭의 날갯죽지를 북 찢어서…
점점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일선 학교 여름방학이 가까워지면서 여름철 물놀이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달 13일 정부는 본격적인 여름철 물놀이 시기를 맞아 물놀이 사고 및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한 ‘여름철 물놀이 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그간 물놀이 안전관리가 소관 부처별로 추진되던 것을 관계 부처가 합동으로 추진함으로써 대국민 홍보와 교육, 안전점검 등의 대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요내용으로는 물놀이 안전관리의 협업체계 구축, 물놀이 안전 환경 개선 및 사고 대비, 현장 안전관리요원 배치 및 안전점검과 모니터링 강화, 안전교육과 대국민 홍보 강화, 물놀이 안전관련 제도개선 추진이다. 또 지난 해 7월 행정안전부의 ‘최근 5년간(’13~‘17) 물놀이 사고 현황’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여름철(6∼8월)에 발생한 물놀이 사고로 169명이 숨졌다. 사망사고 중 47%는 7월 하순부터 8월 초순 사이에 발생했다. 하천이나 강에서 발생한 사고가 56%로 가장 많았고 이어 바닷가 15%, 계곡 15%, 해수욕장 13…
삶 /베이다오 서랍 자물쇠로 자신의 비밀을 채운다 좋아하는 책위에 소감을 남긴다 편지를 우체통에 넣고, 묵묵히 잠시 서서 바람 속에서 행인을 훑어보다, 조금도 거리낌없이 네온사인 깜빡이는 쇼윈도를 살핀다 전화통에 동전 한 닢 던져 넣고 다리 아래 낚시하는 노인에게 담배 한 개비를 청한다 강 위의 증기선이 광활한 기적을 울렸다 극장 입구 어둠 침침한 전신 거울 앞에서 담배 연기를 뚫고 자신을 응시하고 있다 커튼이 은하수의 수다를 차단할 때 등불 아래서 색 바랜 사진과 메모를 펼친다 - 베이다오, ‘한밤의 가수’ / 문학과지성사·배도임 옮김 베이다오는 ‘삶’을 자아의 창조와 자아에게 보장되는 자유에 있다고 보고 있다. 가령, ‘서랍 자물쇠로 자신의 비밀을 채’울 수 있는 ‘좋아하는 책 위에 소감을 남기’는 소소한 자유에 베이다오의 ‘삶’이 의미한다. 그는 자신을 “국가에서 해고당한 사람”이라고 말할 만큼 국가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했다. 중국의 ‘문혁’을 겪으면서,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됐다. 그의
미국 하원이 ‘한국전쟁 공식 종식 촉구’ 내용을 담은 수정안을 가결시켰다. 이에따라 미국 의회내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는 한반도가 1953년 휴전이후 66년만에 종전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종전은 지금까지 한반도 평화의 선결조건이었다. 이 문제의 해결없이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통일은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는 것이 그동안의 현실이었다. 이 ‘한국전 종식 촉구 결의’ 조항은 미국 하원의 ‘2020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로 카나’와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이 공동 발의한 ‘국방수권법 수정안’으로 제출됐으며 지난 11일 하원 전체회의 구두 표결에서 가결됐다. 이 법안에 추가된 한국 전쟁 종식 관련 내용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는 외교적 노력이 필수적이며 ▲미국과 동맹국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하며 ▲북한의 비핵화와 한국전쟁 종식을 위해 미국은 외교적 노력을 계속 추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로 카나 의원은 “초당적인 노력으로 북한과의 대결상태를 종식시키고 평화를 찾을 때가 왔다”고 제안 취지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과의 전쟁을 벌이게
일본이 일방적으로 저지르고 있는 수출규제 행위에 대다수 국민들이 분노하며 일본제품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최배근 교수는 한 방송에서 ‘21세기판 임진왜란’ ‘무역 분규가 아니라 침공행위’라고 규탄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불매운동을 ‘의병 운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국가나 어떤 단체가 주도하지 않고 시민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제안하고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역사를 보면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백성들이 일어서서 나라를 구했다. 반대로 권력자를 비롯한 엘리트 집단들은 제 한 몸 영달을 위해 국가와 민족을 배신하거나 도망치기에 급급했던 사실을 볼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응해 일본 제품 불매, 일본여행 취소 등 국민적 에너지가 결집하고 있다. 지난 11일 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 실태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에 따르면 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참여 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실제로 일본 제품 판매량이 급감했고 국산 제품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일본 항공노선이 중단되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
행복지수 상위권, 성평등 국가, 복지천국,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가가 책임을 진다고 알려진 북유럽 3개국(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을 다녀왔다. 자료로만 보고 이야기 듣던 곳을 직접 가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서 어떻게 시스템이 가능 할 수 있는지 등 나에게 연속적인 질문들이 생겼다. 기관들을 방문해 설명을 들으면서 ‘다르긴 다르다’는 생각과 한국에서 연수를 많이 오긴 하지만 와서 듣는 형식적인 태도에 실망했다는 소리도 같이 들었다. 방문한 기관은 노르웨이-12개주 사회복지위원회의 행정관리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위원회 중앙사무국, 스웨덴-지방자치단체의 이익을 감시하고 보호하며 광역 지방자치를 대변하는 지방자치단체협회(SALAR), 실비아왕립치매센터, 핀란드-지적발달장애인협회, 지적발달장애인 공동생활가정, ESPOO City를 방문했다. 설명하는 그들을 통해 공통적으로 많이 나오는 키워드는 ‘성평등, 인권-권리, 개인의 선택의 존중-자기결정권’이었다. 아동에게도, 발달장애인에게도, 치매를 가진 노인들에게도 주거방법, 참여권, 다양성을 고려한 맞춤별 프로그램 등을 선택 할 수 있었다. 당연한 권리로서 느리더라도 본인이 충
얼마 전 안성시의회는 제181회 제4차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6월 14일)를 개최한 바 있다. 각 부서들의 행정사무감사 중 ‘안전총괄과’에 대한 질의가 있었고, 이에 대해 답변하는 공무원들의 ‘거짓말’ 논란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거짓말 논란은 본지가 몇 차례에 걸쳐 보도한 ‘CCTV 사업 외압설’과 ‘해당 공무원의 부당한 행위’에 대해 황진택, 박상순 의원이 질의하는 영상이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박 의원이 “언론 보도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하자, 한기현 안전도시국장은 “조달청에 우수제품으로 조달 요구한 사항을 가지고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신문 보도에는 뭐라고 할까 특정제품을 강요한 것으로 표현이 된 것”이라고 답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그리고 CCTV 외압설의 중심에 서 있는 안전총괄과 소속 C팀장 역시 “준공 전부터 설계 내용을 가져 오라고 설계업체 측에 이야기 했지만 준공 당일 날 가져 왔다”며 “사전에 설계에 대해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
바람 /박종국 메뚜기가 앉은 풀잎은 미세한 바람을 일으키고 바람을 눈치챈 사마귀 두 팔을 곧추세우고 기회만 엿보고 긴장은 초록을 만들고 초록이 만드는 싱싱하고 풋풋한 들녘에는 바람에 일어나고 바람을 일으키는 것들로 가득하다 시간과 공간 사이에 이름 없는 바람들과 이유 없는 바람 사이에서 우리는 방향을 잃어버리고 아주 오래도록 서 있다. 시인은 시간의 찬미에 어떤 외로움들을 느낀다. 모든 생태계와 그 속에 인과 된 우리는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 눈으로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한계점에서 안 보인다는 직감의 사실을 인정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자신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것과 실제로 존재하는 것, 더 나아가서 인식할 수 있는 것은 서로 다른 범주에 속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바람을 찾아 나가본 사람들은 알 수 있다. 바람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비바람과 천둥은 해마다 찾아오지만 이를 견뎌내고 이겨낸 뒤에야 비로소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시집 ‘숨비소리’ 출간을 축하드린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우리는 매 순간 초월을 꿈꾼다. 현실은 항상 미완이고 결핍이기 때문이다. 계속 미루어오던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1877∼1962)전을 친구와 함께 찾았다. 전시실을 들어서자 유신체제의 대학시절 모두가 꿈꾸었던 비상의 상징인 ‘데미안’의 새의 이미지가 우리를 맞는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 투쟁한다. 알은 하나의 세계이다. 세계를 창조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헤세의 일생은 현재적 자아를 넘어서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고 이를 완성하기 위한 끝없는 투쟁이자 초월의 과정이다. 참된 자아와 세계를 발견하기 위해 끊임없는 자기탈각을 시도하면서 그는 모든 초월의 방법을 꿈꾸었다. ‘데미안’에서 새의 비상을 통해 상향적 초월을 꿈꾸기 시작한 헤세가 마지막 도달한 곳은 하향적 초월의 표상인 강물소리(‘싯다르타’) 차랑차랑한 루가노 호수 근처 몬타뇰라이다. 헤세의 삶은 자아의 깊은 내면으로의 하강의 상징인 “더 아래로, 더 깊이 가라앉는” 강물소리로 완성된다. 헤세는 왜 그다지도 기존의 세계를 깨뜨리고 새로운…
제1회 해공(海公) 민주평화상 시상식이 지난 1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렸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이 수상했다. 문의장은 민주주의 수호와 적극적인 의정활동으로 국회의 견제기능 강화를 통해 정치발전에 기여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의정발전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전 장관은 남북 평화무드 기반 조성과 한반도 평화포럼 창립을 주도해 평화증진과 남북 교류협력 확대를 위해 노력한 점이 공적으로 인정됐다. 안타깝게도 글로벌리더 부문은 ‘수상자 없음’이다. 광주시(廣州市)가 지역출신 독립운동가이며 현대 정치사의 거목인 해공 신익희 선생의 정신과 업적을 재조명하기 위해 이 상을 제정했다니 놀랍다. 지자체가 기획하고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니 더욱 그렇다. 시는 이 상을 통해 해공 선생의 핵심가치를 선양하고 매년 해공기념주간을 선정해 선생의 정신과 업적을 재조명 하기 위한 학술대회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첫번째 해공 주간은 지난 8일 시작, 14일까지 시청과 남한산성 아트홀 일대에서 진행된다. ▲사진 및 유묵(遺墨) 전시 ▲탄신제 ▲학술대회 ▲해공을 해설하다 ▲토크쇼 등이 주 내용이다. 해공 선생은 1894년 7월 11일 경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