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하늘이 사람을 만들 때 앞만 보고 살게 만들었다. 사람의 생각도 앞만 보고 산다. 과거사만 더듬고 사는 사람은 십중팔구 낙제 인생들이다. 사람은 걸음을 걸어도 앞으로만 걷는다. 표정을 지어도 앞에 있는 얼굴로 자신의 감정을 나타낸다. 좋을 땐 입으로 소리 내어 웃고 싫을 땐 눈살을 찌푸린다. 그리고 감정이 복받치면 입을 벌리고 소리를 지른다. 악수를 할 때도 얼굴을 마주 보고 손을 잡는다. 그렇다. 싫고 좋은 표정들이 앞면인 얼굴에 쏠려 있다. 그래서 그 사람의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현재 상태를 알 수 있다. 몸이 아프면 안색이 편안하지 않다. 기분이 나쁘면 입이 댓 발이나 삐져나와 있다. 행복하면 표정이 밝다. 이렇게 세상만사가 그 사람의 얼굴에 모든 것이 드러나 있다.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도 알 수 있다. 만물 중에 감정을 얼굴로 표현하는 동물은 사람밖에 없다고 한다. 가히 얼굴 하나로 사람은 희로애락을 표현한다. 과연 그러한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은 얼굴로만 감정을 표출하지는 않는다. 뒷모습으로도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다. 쓸쓸하고 외롭고, 화나고 분노에 찬 모습들이 뒷모습에서도 능히 드러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사랑하
이틀 후면 여야 간 말이 난무한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의 희비(喜悲)가 판가름 난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으로 나라 안팎으로 닥친 위기를 해결할 진정한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말로만 국민을 위하는 척 횡설수설한다. 모든 특권을 내려놓고 진정 어려움에 처한 국민을 살리는 국가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하려는 정치인이 보이질 않는다. 얄팍한 꼼수 수준의 말장난 개혁만 외친다. 정치인들은 언제나 말이 앞선다. 말은 곧 그 사람의 영혼이다. 말한 이의 철학이고 사상의 핵(核)이고 씨앗이다. 한 번 입에서 떨어진 말은 감옥과 같은 구속력을 가진다. 말하는 사람의 높은 책임성도 함께 진다. 말이 천금보다 무거워야 한다는 것은 그 때문이다. 정치지도자의 생명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정치는 국민과의 약속의 게임이다.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 국민을 존중하는 일이다. 말은 ‘빈 말’이어서는 안 된다. 비전이 ‘채워진 말’이어야 한다. 그래야 그 말은 화살이 과녁에 적중하듯이 들어맞는다. 총선이 끝나고 국회에 입성(入城)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정치를 보여주겠다.”고
봄, 가기 전에 /오현정 꿈은 해일을 넘어서는 생명이다 내 속에서 밀려오는 바라데로의 구름 네 속에서 넘치는 말레콘의 바람과 나란히 방파제를 넘어 은모래 야자수 아래 부르튼 발가락을 편다 모히또 맑은 잔 위에 초록 한 잎 띄우면 생과 사의 멀고도 가까운 마법의 부적 더 멀리 돛배를 저어간다 ■ 오현정 1952년 경북 포항 출생. 숙명여대 불문과를 졸업해 1989년 《현대문학》 2회 추천완료로 등단했다. 시집 『라데츠키의 팔짱을 끼고』, 『몽상가의 턱』, 『고구려 男子』 『봄온다』, 『에스더 편지』, 『보이지 않는 것들을 위하여』 등 9권을 출간했으며, 애지문학상, PEN문학상, 한국문협작가상, 숙명문학상 등 다수 수상했다. 숙명여대 취업경력개발센타 문예창작 강사, 한국문협 이사 역임. 현재 한국시인협회 이사,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를 맡고 있다.
부천시 ‘소통하는 행정’ 호평 부천시가 시의 핵심가치인 소통하는 행정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코로나19의 상황서도 마찬가지다. 시민들에게 코로나19와 관련해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월30일 부천시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시는 빠르게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24시간 상담으로 시민들의 불편사항을 해결하고, 유증상자에 대해서는 보건소에 통보해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선제적 대응하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코로나19 전용 페이지 개설해 감염자 현황과 국민 행동수칙, 선별진료소 위치 정보를 게시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매일 카드뉴스를 제작해 부천시에서 관리하고 있는 공식채널인 블로그, 페이스북, 생생부천에 게시하는 것은 물론, 각 자생단체에서 활용하고 있는 SNS 등에 배포하여 시민들이 쉽게 접하고 부천시와 소통하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부천시의사회 등 민관협력 회의 市, 자가격리 대상자에 공무원 지정 생필품 지원·日 3회 전화 건강상태 확인 도공, 방역 봉사단 운영 밀집지역 방역 2개조 4명 현장 모니터링 요원 배치 자체 방역…
어디로 눈을 돌려도 꽃 천지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과 뒤질세라 노랗게 핀 개나리 그리고 진달래와 유채꽃까지 합세하여 세상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땅을 딛고 올라선 푸른 것들과 낮은 곳을 밝히는 민들레까지 노란 신호를 보내며 꽃소식을 북쪽으로 밀어주고 있다. 주말 나들이 약속을 취소하고 밭으로 가는 길이다. 밭을 갈아엎어 감자도 심고 상추며 아욱 등 채소를 심기 위해 가는 길에 황색 중앙선에 서 있는 흰 개를 보았다. 황색과 황색 줄 사이에서 꼬리를 뒤꽁무니에 바짝 붙이고 큰 눈을 두리번대며 서 있다. 양 방향으로 차들은 빠르게 달리고 흰 개가 검둥이가 된 녀석은 애완견 같았다. 집을 잃었거나 버려졌거나 한 모양이다. 온전히 길을 건넜을지 아니면 아직도 공포에 떨고 있을지 가출한 소녀가 떠올랐다. 세상 한 복판에 홀로 놓인 소녀도 저런 모습일거다. 막상 집은 뛰쳐나왔지만 오갈 데는 없고 세상 복판에 서서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공포와 굶주림과 외로움에 떠는 모습, 누구나 일탈을 꿈꾸지만 그 일탈 또한 정해진 규칙과 틀 안에서 진정 자유로울 수 있다. 연을 날려 보라. 연은 높이 오를수록 연줄이 팽팽해지고 그 팽팽함 가운데 비로소 제 몸을 맘껏 날리며 뽐
정치란 권력적 현상이다. 권력이란 타인을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다. 여기서 대상이 되는 타인의 의지는 중요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란 무서운 존재다. 그런데 그런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선거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선거에서 이겨야만 권력을 유지하거나, 권력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정치세력은 국민들에게 잘 보이려고 애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모든 정치집단은 “국민”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살고, 선거가 가까워 올수록 이런 증상은 특히 심해지는 것이다. 여기서 국민들이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정치권에 속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치란 선의 구현 수단도 아니고, 특정 정치 집단이 절대 선을 구현하는 존재도 아니다. 즉, 정치는 그냥 권력적 현상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정치인이나 특정 정치집단이 자신에게 손해나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것만 봐도 이런 것은 금방 알 수 있다. 만일 정치인이나 정치집단이 절대 선(善) 혹은 일반 선(善)을 구현하는 존재라면, 아마도 자기희생의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는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결코 없을 것이
탯줄부터 돈다 /나숙자 나를 찾기 위해 아라한의 둘레를 돌고 돌고 공감, 사랑, 화, 슬픔 속 나는 어디 있는가 오백 년 만에 빛을 안는다 짠하다 목이 잘린 고통 팔이 잘린 시간 그 모든 것이 화엄의 세계라고 순간순간을 미소로 말하는 그들 오백 아라한 내 미소는 어떤 걸까 나를 볼 수 없어 탯줄부터 돈다. ■ 나숙자 1951년 전남 나주출생. 문예사조로 등단해, 시집 <작은 자유를 위하여)>을 출간했다.영랑문학상을 수상했고, 국제PEN한국본부 이사를 맡고 있다.
위생수칙 준수·철저한 방역 사업장 셧다운 막아야 쉬운 해고보다 고통분담 통해 신뢰 높여 강한 체질로 변화 도모 ‘플랫폼 노동’ 뜨거운 감자로 부상 제도적 처우개선·노동권 보장해야 작년 ‘조직확대 실천우수조직’ 선정 전국 광역지자체 최초 노동국 신설 올해도 조직력 강화 최우선 목표 프리랜서 등 미조직된 노동자들 품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앞장서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노조가 된다면 조합원 수 늘어날 것 노동자들에게 희망·행복 주는 경기지역본부 되도록 노력하겠다 “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하나 되어 반갑게 맞아주는 조직원들을 보면 힘들어도 보람을 느낍니다.” 지난 2018년부터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를 이끌고 있는 김용목 의장은 ‘통합의 힘을 현장 속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노동자들이 있는 곳 어디든 찾아가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노동자와 기업 모두 코로나19로 사회·경제 전반이 침체돼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이 시기, 통합과 화합을 기반으로 24년간 노동운동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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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배달 앱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배민)’이 수수료 체계를 변경한 후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기존 정액제에서 주문이 성사될 때마다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정률제로 바꾼 것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데 속이 다 보이는 꼼수를 써서 수수료를 인상했다는 것이다. 이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나섰다. 이 지사는 지난 5일 페이스북에 “모두가 어려운 시기 특히,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극심한 이때 배달의 민족 등 배달앱 업체들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 이용료 인상으로 과도한 이윤을 추구하며 자영업자들을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난했다. 7일엔 “배달앱이 아닌 전화로 주문하고, 점포는 전화주문에 인센티브를 주자는 운동이 시작됐다”면서 “소비자와 국민이 무섭다는 걸 보여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달부터 공공앱 개발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지사는 공공앱 ‘배달의 명수’를 개발·출시해 호응을 받고 있는 전북 군산시에 도움을 요청했다. ‘배달의 명수’는 수수료와 광고료가 없는 공공앱으로써 가입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접속 폭주로 앱 접속 지연 사례가 발생할 정도라고 한다. 이에 전국 지자체 100여 곳이 배달의 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