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오롯하게 혼자서 영화관을 찾았다. 내가 평생을 두고 사랑하는 파바로티와 고흐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들이 천재 예술가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파바로티와 빛의 마술가라 불릴 고흐의 능력과 감성은 아주 탁월하다. 하지만 그보다 그들은 필자가 삶을 이리저리 엮는 내내 노래로, 그림으로 나를 위로해 준 사람, 씩씩하게 살아가게 하는 힘이다. 사랑하면 그 값을 기꺼이 치른다고 했던가. 파바로티가 내한했던 공연과 수많은 CD들을 나는 즐거이 즐겼다. 네덜란드 고흐미술관에서 만난 고흐의 아몬드 꽃은 얼마나 강렬하고 화사했던가! 마치 내가 그 꽃길을 걷는듯했다. 그렇게 사랑에 빠진지 수년..이번에는 영화로 이들의 남기고 간 생애를 만날 수 있었다. 영화는 인간을 이해하는 하나의 창이자 치유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첫 번째 영화에선 파바로티가 남 몰래 흘리는 눈물을 부르는 그 모습이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흘렀고 두 번째 영화에선 가난과 외로움에 살던 고흐에게 운명같이 여겼던 고갱이 떠날 때 그의 슬픔이 전이되어 또 한 번 눈물이 흘렀다. 그렇게 깜깜한 극장에서 나는 숨죽여 남 몰래 눈물을 훔쳤다. “난 그저 사람들과 빵 한 조각,
사람들은 평화를 원하지만 전쟁이 끊이지 않는다. 인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비롯하여 세계의 명저 중에는 전쟁사가 여럿 들어있다. 전쟁사의 명저에는 ‘사실에 토대를 두고 진리를 탐구하는’ 실사구시의 정신이 살아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쟁사는 어떤 책일까? 조선 무인들의 필독서가 바로 <동국병감(東國兵鑑)>이다. <중종실록>에 “(<동국병감>은) 우리나라의 형세와 병가(兵家)의 승패가 기록되지 않은 것이 없어 무사들이 마땅히 배워야 하는 책”이라 했다. 이런 <동국병감>은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어김없이 호출되었다. 삼포왜란(1510년)이 일어난 직후, 임진왜란 전후에도 이 책이 널리 읽혀졌다. 경술국치(1910) 이후 우리나라 고전을 보존하고 보급하기 위해 설립한 조선광문회에서도 이 책을 가장 먼저 출판했다. 세종은 왜 전쟁사에 관심을 가졌을까? <동국병감>은 우리나라의 전쟁사를 국가 차원에서 편찬한 역사책이다. 동국은 우리나라를 가리키는 말이고, 병감은 ‘전쟁의 거울’이란 뜻이다. 세종은 집현전 학사들에게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전쟁…
경기도시·군의회의장협의회는 지난 31일 라마다용인호텔에서 제147차 정례회의를 열고 우수 기초의원들에게 ‘2019 지방의정봉사상’(훈격: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장)을 수여했다. 지방의정봉사상은 전국의 기초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지난 2019년 한 해동안 투철한 사명감과 봉사정신으로 지역사회 및 지방의정 발전에 힘써 온 지방의원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이번 지방의정봉사상은 최종 226명의 의원이 수상했고 그 중 경기도에서는 31명의 의원이 수상했다. 경기도내 지방의정봉사상을 수상한 영예의 얼굴들을 소개한다. “시민 복지증지·의정활동 최선” 수원시의회 이종근 기획경제위원장 수원시의회는 이종근 기획경제위원장은 그 동안 현장중심의 의정활동으로 민의를 대변하고 집행부 견제에 열정을 다하는 등 지방의정 발전과 주민화합을 위해 노력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됐다. 이종근 위원장은 “이 상은 시민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라는 의미로 주신 것이라 생각된다. 앞으로도 시민의 복지증진과 지역발전을 위한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수상
1918년 초여름 프랑스에 주둔하던 미군 병영에서 독감 환자가 나타났다. 그러나 특별한 증상이 없어 주목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독감은 곧 마수를 드러냈다. 8월 유럽 전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유행 하더니 첫 사망자가 나오는 등 위세를 떨치기 시작 했다. 생명을 앗아가는 사례도 늘었다. 시간이 갈수록 확산 속도는 걷잡을 수 없이 빨랐다. 한달만에 미국으로 전파돼 5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듬해엔 영국에서 15만명이 숨지는 등 2년 동안 전 세계에서 2천500만명 이상 사망했다. 그러면서 지구촌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우리나라도 피해 가지 못했다. 750만명이 감염돼 14만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옥과도 같았던 ‘스페인 독감’ 펜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내용이다. 14세기 페스트가 유럽 전역을 휩쓸었을 때보다도 훨씬 많은 사망자가 발생해 지금까지 인류 최대의 재앙으로 불린다 당시 정확한 독감 병원균을 파악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 물론 치료제 개발이 늦어진 것도 원인이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그나마 ‘세균’ 전파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거즈로 만든 ‘위생 마스크’ 덕분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이를 지금의 마스크 원조로 부르고 있다.
젖소를 키우는 목장주인이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걸 본 옆집 농부가 다가와서 물었다. “자네 왜 대낮부터 술을 마시고 앉았는가?” 술 마시던 사내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조금 전에 내가 저기서 젖소 우유를 짜고 있었지 않았겠나. 우유 한 통을 다 채워갈 무렵에 저 젖소란 놈이 왼발로 우유 통을 걷어차 버렸어. 화가 나서 젖소 왼발을 로프로 말뚝에 묶어 버렸지.” “그런데? “ “일이 고약하게 꼬였어. 다시 젖을 짜기 시작해서 우유 한 통을 다 채워 일어나는데 이번에는 저놈이 오른발로 우유 통을 차버리는 게 아닌가.” “그럼 또 우유가 다 쏟아졌겠군.” “어찌나 화가 나던지 로프로 저놈의 오른발까지 말뚝에 묶어 버렸지. 그리고 다시 젖을 짜서 일어나는데 이번엔 저놈이 꼬리로 우유 통을 넘어뜨려 버리지 뭔가. 분통이 터져 로프를 찾는데 로프가 없어. 하는 수 없이 내 혁대를 풀어 저놈의 꼬리까지 말뚝에 묶어 버렸지.” 농부가 물었다. “그리고 다시 우유를 짰군?” “아냐. 다시 젖을 짜려는데 벨트 풀린 바지가 팬티와 함께 주르르 흘러내렸어.” “그런데?” “하필이면 그때 허연 가슴을 드러낸 내 마누라가 들어오지 뭐야.” 서양 속담에 ‘불행은 쌍 날개
영화 ‘부산행(2016)’에는 좀비들이 출현하자 군대가 동원되고, 사람들이 좀비를 피해 정신없이 도망가는 장면들이 나온다. 멀쩡하던 친구가 갑자기 좀비가 되어 달려드니 아무도 믿을 수 없다. 자기만 살려고 남을 비난하고 희생시키는 장면들도 나온다. 그런데 요즘 TV뉴스에서 실제 비슷한 장면이 연상된다. CNN과 BBC 등 외국 TV도 마찬가지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야기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정부의 초기대응 미흡을 비난하는 여론이 높다. 중국인의 입국을 금지하자는 사람들이 많고, 중국인에 대한 혐오사례도 많다. 중국 내에서는 우한 출신자의 방문을 막거나, 심지어 우한 출신자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준다는 지자체도 있다고 한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우한 거주 교민들을 국내로 수송하여 아산과 진천에 수용하기로 하자 주민들이 반대시위를 벌이기도 하였다. 2차, 3차 감염자가 발생하자 모두들 불안에 떨며 외출과 대인접촉을 꺼린다. 중국 내에서만 확진자가 1만 명을 넘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하자, 세계는 패닉상태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좀비영화의 현실판 우리 정부도 우왕좌왕하였다. 중국과의 협상에 차
최근 평택항을 통해 들어오는 필리핀 불법 수출 쓰레기 반입을 두고 일부 환경단체가 ‘환경 감시’를 이유로 ‘행정력’까지 흔들어 왔던 것으로 알려져 말썽을 빚고 있다. 필리핀 반입 쓰레기에 대해 일부 환경단체가 쓰레기 야적장으로 사용할 평택항 인근 물류업체를 물색한다는 소문이 한창 무성하게 떠돈 것은 물론, 지난해 12월 사전 계약된 물류업체 교체 및 일당제 환경감시원 근무 요구 등 ‘환경단체의 행정 개입설’이 쉬지 않고 터져 나왔다. 실제로 평택시는 환경감시원 1인당 4만 원씩(2명) 지급하는 방안을 결정했다가 시빗거리로 떠오르자 취소했다. 또 시는 1차 반입 때 쓰레기 컨테이너 운송을 담당했던 W물류를 배제하고 평택시 현덕면 임시야적장을 임대해 사용할 계획을 세웠다가 뒤늦은 계약 체결 등 최근까지 물의를 빚어 왔다. 시의 한 관계자는 “환경단체 요구로 환경감시원 일당을 책정했다가 뒷말이 나와 재검토하다 보니 적절치 못한 것으로 판단, 취소하게 됐다”면서 “서평택지역 환경단체측이 1차 때 물류를 담당했던 W물류에 대해 환경오염 등의 이유로 반대 의사를 밝혀 다른 장소를 물색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더욱이 지난 1일 평택시의원(1명)과 평택시 공무원(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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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의 사전적 의미는 풍문이다. 유언비어, 헛소문, 뜬소문, 카더라 등으로 불리는 사회 담론이기도 하다. 어수선할수록 이런 근거도 없고 출처도 불분명한 얘기들이 양산된다. 그리고 진실과 관계없이 그럴 듯 하게 포장돼 혹세무민(惑世誣民)한다. 매번 발생할 때마다 피해도 크다. 지나고 나면 믿었던 허리석음을 후회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때만 되면 다시 창궐하는 병균과 같아 근절되지도 않는다. 루머에 대한 막연한 믿음과 무 비판적인 대중심리 때문이다. 거기엔 소문을 전하면서 죄책감을 갖지 않는 심리도 포함된다. 미국 심리학자 고든 알포트는 루머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상세한 것은 없고 두루뭉술한 상태로 나타난다’ ‘관심을 가질만한 사안 중 하나만 강조한다’이다. 공동체 안에서 불안이 가중되거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전환기에 있을 때 가장 기승을 부린다고도 했다. 사실과 관계없이 상실에 대한 두려움, 편견, 불확실성, 질투심 등과 어우러지면 루머는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된다는 뜻이다. 이처럼 루머는 사실이 아니고 근거 없는 헛소문이지만 사람들은 사실보다 루머를 더 믿으려 한다. 루머가 진실보다 빨리 쉽게 널리 퍼지는 이유다. 사회학자들은 전쟁,…
방학이 시작될 시기에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있다. 바로 성적표가 나오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늘 성적표는 방학을 알리는 대명사가 되었다. 최근 학생들의 성적표는 성취기준 도달도를 확인하는 평가로 변경되어 도달, 미도달을 평가란에 기재한다. 방학이란 분명, 더운 여름, 그리고 추운 겨울 잠시 학업을 멈추고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 위함이다. 우리나라 초등학교는 대개 7월 20일쯤부터 8월 20일쯤까지 여름방학, 12월 20일쯤부터 1월 20일쯤까지 겨울방학 기간이다. 최근에는 겨울방학을 늦게 시작하고 봄방학과 합쳐 겨울방학이 약 2달로 늘어나는 학교도 있다. 최근에는 자율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단기 방학(재량휴업)도 있고 지역에 따라 봄방학을 하는 곳도 있다. 일부 교육청의 경우, 학교에서 봄방학이 사라지고, 빠른 졸업식과 종업식을 진행하다보니, 2월 졸업식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있으며, 12월 말이나 1월초에 졸업식을 하는 학교가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학교자율로 학사일정을 결정하다보니, 시·도교육청별로, 지역별로 졸업식, 종업식 날짜가 상이하여 애를 먹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학교별로 교과 진도가 마무리되면서 자기계발시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