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장에 갔다. 예식을 보고 식사도 맛있게 하고 나왔다. 신부와 신랑의 행복한 모습을 보는 것도 좋은데 나올 때 꽃다발까지 안겨준다. 이 무슨 횡재인가 싶다. 요즘 일부 예식장에서는 예식에 쓰인 꽃을 포장까지 해서 하객들에게 나눠준다. 꽃다발을 받아들고 보니 축의금을 더 내고 싶어진다. 기분까지 활짝 핀다. ‘꽃을 좋아하세요?’라고 묻는 것보다 ‘꽃을 싫어하세요?’라고 묻는 것이 더 쉽다. 다들 꽃을 좋아한다. 몇몇 예외를 뺀다면. 안 좋아하는 사람을 두 사람을 알고 있다. 어떤 플로리스트는 꽃다발 대신 돈으로 달라고 했다. 이해한다. 매일 만지는 것이 꽃이니까. 다른 한 명에게 꽃을 반기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배추라면 김치라도 담그지 꽃은 먹을 수도 없잖아” 먹어봤자 배도 안 부르다는 꽃. 그가 식물을 나누는 기준은 먹을 수 있는 풀과 먹을 수 없는 꽃. 두 가지다. 아마도 그의 아내는 평생 장미꽃 한 다발 받아본 적이 없을 것이다. 장미를 좋아한다. 화려하기도 하거니와 여러 품종, 다양한 색을 가졌다. 제각각 다르면서 하나같이 예쁘다. 부드러운 꽃잎의 질감이 좋고 시선을 끄는 크기가 좋…
포천은 동쪽·북동쪽에 가평군·강원 화천군, 서쪽으로 천보산맥을 경계로 양주시, 남쪽으로는 의정부시·남양주시, 북서쪽으로는 한탄강·지장봉·화인봉 등을 경계로 연천군, 북쪽으로 강원도 철원군과 접하며 북동쪽 경계에 백운산·국망봉·현등산 등이, 북쪽 경계에는 명성산·광덕산, 남쪽 경계에는 용암산 등이 있다. 포천천과 일동천은 영평천과 합쳐 연천군 신답리 아우라지 나루에서 한탄강으로 합류한다. 또 다른 수계인 산내천은 연천군 초성리를 거쳐 한탄강으로 들어간다. 이 두 하천의 유역은 비교적 넓어 경작지와 취락으로 이용된다. 내륙에 있어 대륙성 기후의 특징을 나타낸다. 연평균기온 10.5도, 1월 평균기온 영하 7.3도, 8월 평균기온 25.7도이며, 연강수량은 1천300㎜이다. 이처럼 포천은 지리적으로 산세가 좋고 물이 맑아 천혜 자연을 보유하고 있다. 전 토지의 69.1%가 임야이고 17.6%인 경지 중 논 5천239㏊, 밭 5천865㏊의 비중은 비슷하다. 주요 농산물로 쌀과 감자·콩 말고도 각종 채소류, 특용작물, 과일류가 생산되고 있고, 젖소&m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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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음식배달 역사는 오래됐다.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하니 적어도 250년은 족히 된듯하다. 1768년 실학자 황윤석이 펴낸 일기 ‘이재난고’에 “과거 시험을 본 다음 날 평양 냉면을 시켜 먹었다”라는 기록이 있다. 1925년 발간된 ‘해동죽지’를 보면 배달 음식 종류도 다양했다. 그중 인기 음식은 ‘효종갱(曉鐘羹)’이었다. 새벽종이 울릴 때 먹던 국이라는 의미다. 요즘으로 치면 ‘해장국’인 셈이다.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통행금지가 해제되던 새벽 4시 경 배달해 먹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당시 해장국 맛집이 많았던 경기도 광주에서 시켜 먹었다고 하니 유별난 우리의 배달문화를 엿보기에 충분하다. 통신수단이 전무 했던 시절이라 배달발품은 당연 노비들의 몫이었을 테고. 이렇게 시작된 토종 배달은 세월을 거치면서 진화를 거듭했다. 국민 중 배달음식 한번 안 시켜먹은 사람이 없고 이제는 배달 없는 음식은 상상을 못할 정도가 됐다. 시간도 상관없다. 전화 한 통 또는 클릭 한 번이면 갓 조리한 음식이 집 앞까지 온다. 그야말로 ‘배달의 왕국’이다. 덕분에 배달업계도 성장을 거듭, 기업화 하면서 새로운 배달문화가 생겼다. 음식점에 속해 있던 배달 시스템이
페루의 수도 리마에는 ‘수치의 장벽’이 있다. 장벽의 길이가 10㎞가 넘는데 3m가 넘는 담 위에는 철조망이 가로막고 있어 양쪽은 서로 오갈 수 없는 다른 나라처럼 여겨진다. 같은 도시 안에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한쪽은 판자촌이고 다른 한 쪽은 아주 고급 부촌이다. 한쪽은 몇 십억 넘는 넓은 수영장이 딸린 고급 주택들이 즐비하고 한쪽은 금방 쓰러질 듯한 남루한 판자촌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빈민가 사람들에 의해 오염되거나 절도와 약탈 등을 걱정하여 벽을 세운 것일 것이다. 이 경제적인 차이의 편가름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되며 오늘날에도 되풀이 되고 있는 패악(悖惡) 중의 하나 일 것이다. 오노레 도미에의 ‘삼등열차’와 ‘일등열차’를 보면 이점은 더 확실해진다. ‘삼등열차’는 철저하게 소외된 군상들로 침울하고 의욕을 상실한 침울함만이 지배하고 있음에 반해 ‘일등열차’ 우아함과 여유가 넘쳐흐른다. 경제적인 편가름에 비해 사상에 의한 편가름은 훨씬 무섭고 강렬하게 나타난다. 십자군 전쟁도 대표적이지만 전쟁을 비롯 학살, 감금 등이 난무한다. 좌우의 대립은 한국 사회를 가로지른 가장 끔찍한 형태로 제주 4·3, 한국전쟁, 광주민주항쟁을 거치며 현재까
10여 년 전 러시아 체홉 페스티벌 극장에서 제작한 셰익스피어의 <십이야>가 LG아트홀에서 상연된 적이 있었다. 작품이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상연되는 동안 몇 번이나 폭소를 터뜨렸던 기억이 난다. 작품을 보고 난 이후 종종 이 작품을 되새기곤 했는데, 그건 이 작품이 선사했던 후련한 느낌 때문이었다. 몇 쌍의 커플들이 엇갈림을 반복하다 이내 제 짝을 찾아가는 과정이 전형적인 해피엔딩의 스토리이다. 그런데 러시아 체홉 페스티벌이 제작한 <십이야>에서는 러브 스토리에 필수적인 여배우가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출연한 모든 배우가 남성 배우들이었다. 일부 배우들이 여성 분장을 한 후 여성의 역할을 소화했던 것이었다. 동성 간에 이루어지는 사랑 연기가 그 자체로 우스꽝스러웠을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그건 오산이다. 여성으로 분장한 남자 배우들이 사랑에 빠진 각양각색의 여성들을 얼마나 그럴싸하게 표현했는지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도 동성 배우들끼리의 사랑 연기에는 긴장감이 없어서 바라보기가 편안했다. 그때 처음으로, 텔레비전을 켜면 등장하는 허다한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에 필자가 피로를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셰익스피어의 작
숨어들다 /이위발 전등이 밤을 몰아낸 줄 알았더니 밤은 사람의 가슴으로 숨어들어가 지우기 어려운 어둠이 되었다는 생각 세상의 어둠은 빛 앞에서 소멸이 아니라 보다 은밀한 곳으로 숨어든다는 생각 한 권의 책으로 내 옆에 누워있는 그림자 - 이위발 시집 ‘바람이 머물지 않는 집’ / 천년의시작·2016 밤이면 도시는 어둠을 물리치듯 휘황찬란하다. 그러나 아무도 그 네온의 불빛이 어둠을 몰아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밤이 되면 사람들은 제 가슴속으로 숨어들어 빠져 나오지 않는 홀로 숨 쉬는 어둠이 된다. 사람들의 밤은, 아니 사람들의 어둠은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은밀히 살아내는 것이라는 시인의 상상! 완전한 밝음은 오히려 존재를 사라지게 할 지 모른다는 두렵고도 당연한 발견은 결국 어둠은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그림자처럼 옆에 두고 난감한 시간에 자신을 들여다보듯 보게 되는 내게 숨어든 한 권의 책이 아닌가. 오늘도 내 어둠의 책을 펼치고 부끄러운 밝음을 씻어내야겠구나. /김윤환 시인…
북유럽 일러스트레이션展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에서 행복을 찾으려는 삶의 철학을 간결한 문장과 함께 따뜻하고 포근한 그림으로 녹여낸 북유럽 일러스트 작가 4인의 ‘북유럽 일러스트레이션 展_My Winter Story, 숲길을 걸으며’ 전시가 내년 1월 6일까지 롯데갤러리 잠실 에비뉴엘에서, 또 내년 1월 12일까지 인천터미널점에서 각각 펼쳐진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 4인은 핀란드의 마티 피쿠얌사와 린다 본드스탐, 스웨덴의 제니 스위, 덴마크의 안나 마르그레테 키에르고르 등 각 국가를 대표하는 일러스트이자 그림책 분야의 작가들이다. 핀란드·스웨덴·덴마크 대표하는 북유럽 일러스트 작가 4인 그룹전 ‘My Winter Story, 숲길을 걸으며’ 국내 처음 롯데갤러리에서 선봬 북유럽 특유의 생태적 감수성 물씬 연말연시 가족에 힐링의 시간 선물 이번 전시에서는 핀란드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상(2019)을 받은 마티 피쿠얌사의 나무 부조 페인팅 및 일러스트 70여점과 북유럽 아동청소년문학상(2017)을 수상한 바 있는 린다 본드스탐의 ‘My Little Small’(201…
지난 16일 경기도의회 로비에서는 작지만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경기도의회 평화경제특별위원회(위원장 장현국)와 개성공단·금강산 재개 범국민운동 경기도본부,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이 마련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물품 전시·판매, 사진전이었다. 이 자리에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생산한 속옷세트, 남·여 신발, 생활용품 세트, 양말세트, 미세먼지 마스크, 참기름 선물세트 등 다양한 제품이 판매 됐다.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품질이 우수한데 다가 이날 가격도 저렴해 의원들과 도청 직원, 도청 방문객들은 앞 다투어 제품을 구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성공단 폐쇄조치로 피해를 본 국내 125개 기업 중 경기도 소재 기업은 41개사다. 서울 다음으로 많다. 영업부문과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도내 수백 개의 기업이 개성공단 폐쇄조치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봐도 된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도의회 장현국 평화경제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성공단 기업인들에게 힘이 되고, 개성공단이 가지는 의미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특히 서로의 문화차이를 극복하면서 남과 북의 ‘작은 통일’을 이루었던 개성공단의 의미를 널리 알리고
몰라도 해야 하고 알아도 해야 한다. 내년 4월 치러질 제21대 국회의원선거(총선) 예비후보 등록 이야기다. 첫날인 17일까지 선거구 획정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등록을 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에 올라있는 공직선거법 개정이 난항에 빠져서다. 더 큰 변수는 지난 4월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국회 내 폭력사태에 대한 수사 진행이다. ‘스스로 만든 국회선진화법을 스스로가 위반한’ 오만함을 보인 그 사태를 복기(復棋)하면 이렇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감금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팩스를 통해 접수된 법안 서류 찢기 ▲국회의원끼리 폭력과 충돌 등이 주 내용이다. 이 사태로 자유한국당 의원 60명 등 국회의원 110명이 고소·고발 당했다. 지난 10월 1일 황교안 대표가 피고발인 신분으로 검찰에 기습 출석했다. 이날 그는 모든 책임이 당 대표인 자신에게 있다며 한국당 의원들은 검찰 소환에 응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검찰이 수사진행을 늦추고 있어 해당 의원들은 아직 ‘직’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내에서 벌어진 일로 사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