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일(初冬日) /백석 흙담벽에 볕이 따사하니 아이들은 물코를 흘리며 무감자를 먹었다 돌덜구에 천상수天上水가 차게 복숭아에 시라리타래가 말러갔다.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은 어제나 오늘이나 다름없다. 국가채무가 산더미처럼 늘어나고 있다는 방송이 어지럽다. 아무도 걱정하는 사람들이 없어 보인다. 가을의 끝이자 겨울의 초입으로 읽혀지는 초겨울은 따스한 볕의 따사로움이 가을을 남기고 맞는 시간의 여로다. 음산하게 춥거나 어두운 밤 동네를 거닐다 초가집으로 흩어진 친구들 생각이 난다. 쌀이 넉넉하지 않아서 고구마로 허기를 채우거나 옥수수를 쪄서 먹었던 유년시절이 있었다. 동네마다 감나무는 식욕의 미음이었고, 바다에서 잡은 짱뚱이며, 문저리는 일미 생선탕이었다. 사람들의 원초적인 순수함과 애틋한 정성들이 이 시에도 생활의 풍경을 그리게 하는 동시에 가난한 옛 시절의 쉼터 같은 시공간적인 배경들이 펼쳐있는데 때 아닌 궁핍한 생활들이 닥쳐올 어려운 경제의 시계를 일어나게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사람들은 어렵다하면서도 복지에 시선이 가 있고 복지에 능숙한 사유들은 어려운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어 이를 어쩌나, 위기를 자신에게 돌리고 보니 더 불안한…
12월 9일은, UN에서 지정한 ‘국제 반부패의 날’이다. 2003년부터 각 나라의 부패행위를 척결하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유엔 회원국 90여개국이 참여 중이며, 오는 2020년에는 한국에서 제19차 ‘국제 반부패 회의(IACC)’도 열릴 예정이다. 권익위는 12월 5∼11일까지 7일간을 반부패 주간으로 지정하고 부패행위 척결을 목표로 공직자 모두가 본분을 다해줄 것을 강조한 바 있으며, 이에 경찰에서도 동 기간 동안 청렴·반부패 집중 홍보활동을 전개해 국제적인 청렴문화 확산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청렴의 사전적인 의미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을 뜻한다. 목민심서 ‘율기 6조 청심(淸心)’에는 ‘청렴은 수령의 본부로서 모든 선의 원천이요 모든 덕의 뿌리이다. 청렴하지 않고서 목민관을 잘할 수 있는 자는 없다’라는 말이 나온다. ‘청렴’은 모든 공직자로서의 근본일 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공직자라면 자신의 소양을 평생 갈고 닦아 스스로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청렴은 법과 시민의 가장 가까이에서 활동하고 있…
경기북부 겨울 산성 여행지 5선 하얀 눈꽃이 온 세상을 장식하는 겨울이 왔다. 겨울은 묵은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의미가 있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신년을 다짐하려는 여행객들에게 의미가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특히 내로라하는 명산들과 유구한 유적들이 많은 경기북부는 눈이 내리는 겨울이면 설경을 즐기려는 여행객들로 장사진을 이루곤 한다. 경기도가 겨울을 맞아 역사와 자연의 멋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경기북부 겨울 산성 여행지’ 5곳을 추천했다. 임진강변 도도히 흐르는 고구려의 기상, 연천 호로고루 호로고루는 당포성, 은대리성과 함께 연천군을 대표하는 고구려 3대성 중 하나로 장남면 원당리 임진강변에 위치한 삼각형 형태의 평지성터다. 약 4세기 백제, 신라와 임진강을 두고 패권을 다투며 남진정책을 펼치던 고구려에 의해 최초로 건립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수막새, 벼루, 금동불상 등 고구려 시기의 다양한 유물들이 출토됐다. 성벽 아래 흐르는 강은 비교적 수심이 깊지 않아 갈수기에는 도보로도 충분히 건너갈 수 있다. 이로 인해 분단 전까지 평양과 서울을 잇는 최적의 육상교통로 중 하나였다. 무엇보다 수십만 년의 시간이 빚은 주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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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2천300만대 시대. 운행 중 발생하는 사고 또한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그중에는 날씨와 도로조건으로 인한 사고도 다수 포함하고 있다. 요즘 같은 계절 소위 ‘도로의 복병’이라 불리는 ‘블랙아이스‘ 는 최고의 원인 제공자중 하나다. ‘도로 결빙 현상’이라고도 하는 블랙아이스는 얼음이 워낙 얇고 투명해 도로의 검은 아스팔트 색이 그대로 비쳐 보여 붙여진 이름이다. 보기엔 단순히 도로가 조금 젖어 보이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고는 끔찍하다. 얼마 전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원주나들목 블랙아이스사고’가 대표적이다.11월 15일 사고 장소에서 40여 분 동안 블랙아이스 현상으로 미끄러진 20여 대의 차량들이 잇따라 충돌하면서 충격을 준 영상이다. 그런가하면 4일 오전 화성시 장안대교 평택방향에선 트럭과 트레일러 등 차량 10대가 잇따라 추돌, 2명이 숨졌다. 블랙아이스 때문이었다. 두 사건 모두 운전자가 미처 손쓸 사이도 없이 마치 ‘차량 컬링경기’를 연상시켜 운전자들 사이에서 블랙아이스의 무서움이 다시 회자 됐다. 블랙아이스는 주로 겨울철 아침 시간대에 터널 출입구나 다리 위의 도로에서 자주 발견된다. 눈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다리 위나 호숫가
우리가 사는 세상은 첨단기술의 산물로 움직인다. 사람의 지능을 탑재한 기계는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한다.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은 사람과 사물을 비롯한 모든 것들을 연결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엄청난 양의 정보는 가공 여부에 따라 화폐보다 더 큰 가치를 갖게 되었다.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에서 처음 언급됐는데,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새로운 산업 시대를 의미한다. 과거 컴퓨터,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3차 산업혁명(정보 혁명)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혁명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지금 우리 앞에는 세상을 뒤흔들 대전환의 물결이 몰려오고 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우버, 에이비앤비 등 오늘날 혁신기업은 유비쿼터스(Ubiquitous)와 모바일 인터넷, 인공지능을 통해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가치’를 세상에 내놓았다. 사물 인터넷(IoT : internet of things),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등이 기존 산업과 서비스에 융합되고, 3D 프린팅, 로봇공학, 생명공학, 나노기술 등 여러 분야의 신기술과 결합되면서 실세계 모든 제품
고방 /백석 낡은 질동이에는 갈줄 모르는 늙은 집난이같이 송구떡이 오래도록 남어 있었다//오지항아리에는 삼촌이 밥보다 좋아하는 찹쌀탁주가 있어서/삼춘의 임내를 내어가며 나와 사춘은 시큼털털한 술을 잘도 채어 먹었다//제삿날이면 귀머거리 할아버지 가에서 왕밤을 밝고 싸리꼬치에 두부산적을 때었다//손자아이들이 파리떼같이 모이면 곰의 발 같은 손을 언제나 내어 둘렀다//구석의 나무말쿠지에 할아버지가 삼는 소신같은 짚신이 둑둑이 걸리어도 있었다//넷말이 사는 컴컴한 고방의 쌀독 뒤에서 나는 저녁 끼때에 부르는 소리를 듣고도 못 들은 척하였다. 시를 접하고 마침 심훈문학관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건축디자인이 놀랍게도 아름다운 문학관에는 다락방의 전설을 읽어내게 했다. 물건도 두고 귀중한 사물들을 보관하는 창고와도 같았던 고방은 아이들과 놀기 좋은 다락방이었다. 어둡고 침침하지만 고방의 냄새는 사람이었고, 삶이었다. 친구들과 어머님 몰래 숨어서 음식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시인의 비유적인 표현과 고방의 풍경과 정서들이 환기되는 숨고르기가 강하게 느껴진다. 추억은 누구에게나 그리움으로 남는다. 어린시절의 기억에 머물러 어른이 되어서도 화자의 마음은 여전히 짙게 그려지고…
수원 팔달구는 지난 5월 중국 산둥성 지난시 시중구(市中區)는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5월 22일부터 3박 4일 동안 시중구를 방문해 교류협력 의향서를 체결하고 시중구 곳곳을 둘러봤다.이어 지난 8월에는 시중구 대표단이 팔달구를 방문해 화성행궁, 전통시장 등을 방문하고, 수원델타플렉스를 시찰하면서 두 구간 협력을 약속하며 의향서를 체결했다. 시중구를 방문했을 때 신기하게도 처음 만난 시중구 관계자들이 낯설지 않았다. 마치 오래전부터 만나왔던 친구와 해후하는 그런 기분이었다. 왜 그랬을까? 팔달구와 시중구가 같은 목표를 설정하고, 서로를 배려하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시중구와 팔달구는 닮은 점이 많다. 시중구는 산둥성의 성도인 지난시의 중심구역에 있다. 산과 공원이 있고, 수원천과 비슷한 ‘옥부하’가 시중구를 관통하고 있다. 전통시장인 영웅산 문화시장과 백화주 역사문화마을은 행궁동 주변과 비슷했다.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발달한 팔달구의 가장 큰 자산은 문화관광자원이다. 많은 외국 관광객이 팔달구를 찾을 수 있을때 이 지역과 수원시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팔달구와 시중구의 교류는…
미세먼지를 불법적으로 배출한 업체들이 적발됐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이 지난 10월 24일부터 11월 6일까지 실시한 ‘미세먼지 불법배출 사업장 수사결과’다. 이들은 주택가 부근에서 방지시설 없이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했다. 또 날림(비산)먼지를 방지하기 위한 억제시설도 가동하지 않았다. 참 나쁜 사람들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살인병기인 미세먼지를 이웃들에게 마구잡이로 뿌려댔다. 거칠게 표현하면 ‘남들은 죽던말던 내 배만 불리면 된다’는 악마적 심성의 발로(發露)다. 미세먼지는 인체에 들어와 암을 발생시킨다. 이미 지난 2013년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에서 미세먼지를 ‘사람에게 발암(發癌)이 확인된 1군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미세먼지의 발생원(發生源)에는 자연적인 것과 인위적인 것이 있다. 원인을 살펴야 방지가 가능하다. 자연발생원은 흙먼지와 소금, 꽃가루 등이다. 주요 위협 요소인 인위적 발생원은 크게 다섯 종류다. ▲보일러나 발전시설 등에서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생기는 매연 ▲자동차 배기가스, 건설현장 등에서 발생하는 날림먼지 ▲공장 내…
최근 경기침체로 건설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가 내년 역시 건설경기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지역 건설업체들은 자본 규모 등 경쟁력 부족으로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이에 각 지방에서는 지역 건설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인천시의회 고존수 의원이 지역 건설업체를 보호하는 조례안을 상정했다. 지역 건설산업에 참여하는 건설업자에게 인천지역 업자에 대한 하도급 권장비율을 현행 60%에서 70%로 상향 조정한다는 내용이다. 고의원은 지난 3년간 지역 건설업체의 하도급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지역 건설 산업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안들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인천시와 대형 건설업체는 지역 건설업체의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의원은 지역 건설업체 일감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어느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기 보다는 지역 업체 참여비율에 따라 용적률을 추가하는 등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하자고 제안했다. 오는 10일 건설교통위원회에 상정돼 심사·의결될 예정인 이 조례안에 따르면 자본과 시공실적 등 경쟁력이 부족한 인천지역 건설업체의 공사 참여 확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