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료 /박찬세 종례 시간에 선생님이 애들 이름을 부른다 다 나랑 친한 애들이다 종민이, 근영이, 군희, 그리고 내 이름까지 부른다 또 우리가 뭘 잘못했지? 생각하는데 생각이 안 난다 사실 생각 안 날 때가 제일 겁난다 변명거리를 준비 못 하기 때문이다 선생님께서 한숨을 내쉬며 말씀하신다 - 야 니네들 왜 수업료 안 내?! 이번 주까지 꼭 내! 그리고 찬세 너는 맨날 자니까 수업료 말고 숙박료 가져와! - 박찬세 청소년 시집 ‘눈만 봐도 다 알아’ 왜 우리는 끼리끼리만 친한 걸까. 잘 난 사람들끼리만, 못 난 사람들끼리만, 부유한 사람들끼리만, 가난한 사람들끼리만. 그건 그렇다 쳐도, 왜 우리는 매사에 제대로 대처를 못하는 것일까. 집에서나 모임에서 그리고 직장에서 내가 뭘 그렇게 잘 못 했기에 겁을 먹고 매번 변명거리를 준비해야 하는 걸까. 그것까지도 다 그렇다 쳐도, 또 왜 우리는 슬픔에 빠진 사람들을 더 이상 배려해주지 못하는 것일까. ‘수업료 말고 숙박료’ 가져오라는 말, 무거움을 가벼움으로 바꿔주는 말, 곤경을 웃음으로 바꿔주는 말. 왜 우리는 그런 마음에서 자꾸 멀어지는 것일까./김명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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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실망했다. 민선7기 경기도 홍보물에 아직 성차별적인 요소가 남아있다니. 하긴 도민 대표(도지사)가 바뀌었다고 조직 전체가 급변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변화는 전광석화(電光石火) 같아야 한다. 특히 성(性)에 대한 차별의식은 신속히 박멸해야 한다. 공정한 경기도를 홍보하는 매체에 성차별 요소라니 부끄럽다. 존재가 의식을 규정하기도 하지만 의식이 존재를 규정하기도 한다. 조직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그 조직의 실체를 규정하는 까닭이다. 무의식적으로 뱉는 말 속에는 그 사람의 세계관이 묻어있다. 성인지(性認知) 교육을 꾸준히 해야하는 이유다. 도정 홍보물에서 이같은 문제점이 드러난 것은 성인지 관점의 홍보물 가이드를 마련하기 위한 조사결과에서다. 도는 도가족여성연구원과 함께 지난 8~11월까지 도정 홍보물 249종의 홍보 영상 및 이미지에 대한 성인지 점검을 실시했다. 이 결과 53종 89건의 성차별적 요소를 발견했다. 20%를 웃도는 수준이다. 유형별로는 ▲성역할 고정관념 및 편견 48건(53.9%) ▲성별 대표성 불균형 28건(31.5%)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편견 9건(10.1%) ▲성차별적 표현 외모지상주의 4건(4.5%)순이다. 성차별 사례를 살펴보면…
지구 온난화로 대규모 풍·수해, 해일, 대설 등 자연재난 발생 위험과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 대비책 가운데 하나는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서민들은 적지 않은 보험료가 부담이 된다. 이에 정부는 풍수해보험 가입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풍수해보험은 자연재난 시 사유재산의 자율방재능력을 높여 국민생활안정에 이바지하기 위해 2006년에 처음 도입됐다. 정부에서 52.5~92%를 지원해주는 선진형 정책보험이다. 최소 일반은 52.5%, 차상위계층은 75%, 기초생활수급자는 86.2%, 소상공인은 34%의 보험료를 지원, 지자체 재정여건에 따라 최대 92%까지 추가지원도 가능하다. 저렴한 보험료로 각종 자연재해로부터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재난관리제도인 것이다. 파손정도에 따라 정액으로 일부만 지원되는 재난지원금과는 달리 가입금액의 최고 90%까지 보상 가능하다. 보험금도 지급 결정 후 7일 이내에 지급받음으로써 신속하게 피해복구를 할 수 있다. 태풍, 홍수, 호우, 강풍, 풍랑, 해일, 대설, 지진 등 모두 8개 유형의 자연재난 피해 보상을 받게 된다. 상가는 1억 원, 공장은 1억5천만 원, 재고자산은 3천만 원까지 보험가입…
망망대해 바다에는 한 가지 고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고기들이 조화를 이루며 산다. 특성과 개성이 다른 여러 종류가 어우러져 마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같이 하모니를 이룬다. 오케스트라는 하루아침에 조화를 이루게 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악기 소리와 타인의 소리가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선율을 표현하게 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그렇다. 각자의 개성과 생각의 차이 그리고 상대에 대한 인정과 배려의 조화를 통해 온전한 섞임으로 사람 사는 세상을 이루어 가는 것 이라 생각된다. 우리는 해방 이후 이념에 따라 남북의 갈등을 겪게 됐고 전쟁 이후는 동서로 나뉜 지역 감정으로 인해 기회비용 낭비와 더불어 평범한 국민들 간 정쟁으로 인해 상처를 안게 되었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금도 그 갈등은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남북과 동서의 지역적 한계를 넘어 전국적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진보와 보수에 대한 문제이다. 인간은 어느 민족 누구를 막론하고 자신의 고향에 대한 정을 가진다. 인간 본연의 감정이며 극히 자연스러운 발로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역적 한계를 뛰어 넘은 대립과 반목은 인간 본연의 태생적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목적 즉 선거
우리는 살아가면서 행복이란 단어를 떠올릴 때가 가끔 있다. 지금 현재가 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불행하다고 생각할 때나, 불행이나 행복 그 자체의 본질에 대해서 모르고 살아갈 때, 이럴 때 우리는 행복을 생각한다.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이라는 책은 실제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프랑수아 를로르가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실화 소설이다. 파리 중심가 한복판에서 꾸뻬 씨는 잘 나가는 정신과 의사다. 꾸뻬 씨의 진료실이 있는 도시 사람들은 풍족한 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점점 꾸뻬 씨를 찾는 환자들은 많아졌지만 정작 꾸뻬 씨 자신은 행복하지가 않았다. 정말 행복하게 산다는 건 무엇일까? 어떻게 사는 게 옳은 것일까? 자신 역시 행복하지 않다는 결론에 진료실 문을 닫고 진정한 행복의 비밀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그리하여 행복과 삶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한다. 꾸뻬 씨가 행복 여행에서 배운 23가지 중 마음에 와닿는 몇 가지 내용을 적어본다. ‘행복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행복은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산속을 걷는 것이다.’ ‘행복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다.’ ‘행복은 자신이…
여우난골 /백석 박을 삶은 집/할아버지와 손자가 오른 지붕 위에 한울빛이 진초록이다/우물의 물이 쓸 것만 같다//마을에서는 삼굿을 하는 날/건넌마을서 사람이 물에 빠져 죽었다는 소문이 왔다//노란 싸리잎이 한불 깔린 토방에 햇츩방석을 깔고/나는 호박떡을 맛있게도 먹었다//어치라는 산새는 벌배 먹어 고읍다는 골에서 돌배 먹고 아픈 배를 아이들은 띨배 먹고 나었다고 하였다. 백석의 공동체 사람들의 풍경은 여전히 맑고 울림이 온다. 햇츩방석은 그 해에 새로 나온 칡덩굴을 엮어서 만든 방석을 말한다. 삶의 풍경을 더듬어 기억하듯 백석의 주소를 더듬게 한다. 원색적인 시골마을의 풍경과 삶이란 죽음으로 지상의 삶과 현실 세계를 색과 맛의 이중주로 아프기도 하고, 다르게는 해맑고 평화로운 느낌들로 마을사람들의 정겹고 흥이나 기분 좋은 한 시절을 잘 그려내고 있다. 백석의 <여우난골족>이라는 시에서는 친족들의 명절풍속을 그렸다면, 여우난골 이시는 여우가 나오는 골짜기라는 의미를 지닌 토속적인 지명이다. 아이들의 말장난 놀이를 환기해 보니, 유년시절 명절날마다 유행하던 녹음기 테이프를 틀고 춤을 추다가 끊어지는 이색적인 저녁 밤이 그리워진다. 그 어두운 산골에서…
겨울의 초입, 찬 바람속 입맛을 돋우는 별미 식객이 있다. 알큰 졸깃한 ‘꼬막’과 동해풍(東海風)에 몸 만들기를 끝낸 ‘과메기’가 주인공이다. 전남 보성 여자만(汝自灣)산을 제일로 치는 꼬막은 참꼬막, 새꼬막, 피조개 세 종류로 나뉜다. 일일이 4년마다 갯벌에서 손으로 수확, 꼬막 중 진짜 꼬막이란 부르는 참 꼬막은 표면에 털이 없고 졸깃한 맛이 일품이어서 제일로 친다. 이에 비해 수심이 깊은 곳에서 2년에 한차례 배로 대량 채취하는 새꼬막은 털이 있어 구분이 쉽다. 마지막으로 참꼬막과 새꼬막보다 월등히 크고 까만 털에 피까지 머금고 있는 것이 왕꼬막 즉 피조개다. 주로 삶아 먹지만, 벌교지방처럼 물을 붓지 말고 마른 냄비에 구워내듯 익혀 먹으면 풍미가 더하다. 거기에 숟가락으로 까먹는 재미까지 합하면 비릿하고 졸깃한 맛은 배가된다. 꼬막의 육즙이 붉은 것은 철을 함유한 헤모글로빈 때문이다. 필수아미노산, 단백질, 비타민 등을 비롯해 철분과 무기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노약자와 어린이들의 겨울철 보양식품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베타인과 타우린 성분이 들어있어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와 심장 기능 향상, 간의 독성 제거 효과로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겨울철 별
‘바라코차’는 안데스 지역에 살고 있었던 잉카인의 창조신이다. 폭풍과 태양의 신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잉카인들의 구세주로 여겨지던 신이었다. 전설에 따르면, 하늘과 땅을 지은 다음, 돌아올 것을 약속하고 태평양을 건너 서쪽으로 갔다. 그는 큰 키에 하얀 수염을 기르고 긴 외투를 걸쳐 입고서 말을 타고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16세기였다. 침략자 ‘피사로’는 황금의 나라인 엘도라도를 찾느라 평화로운 잉카인 앞에 나타났다. 그러자 잉카제국 아타우알파 왕은 ‘피사로’를 구세주 ‘비라코차’로의 오인이 비극의 서막이었다. ‘피사로’를 영접하려던 왕은 인질이 되고 결국, 160명의 군사에게 약 800여만 명의 대제국은 멸망했다. 우리에게도 비슷한 역사가 있다. 일본의 강요로 체결된 1876년의 강화도 조약이 그렇다. 독자들도 잘 알다시피 일본군은 강화도 조약을 빌미로 우리 땅을 침범했다. 철군 요구를 거부하고 경복궁을 무력으로 점령했다. 인질이 된 고종을 겁박하여 친일 정권을 세우고 자주적 개혁을 도모하던 동학농민혁명군을 궤멸시켰다. 그리고 조정을 쥐락펴락하다가 총 한 방 쏘지 않고 나라를 통째로 집어삼켰다. 오로지 무지와 무능이 불러들인 참사였다. 필자는 위의…
‘보이콧(Boycott)’이라는 말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영국의 귀족영지 관리인이던 찰스 커닝엄 보이콧(Charles Cunningham Boycott)이 토지동맹의 소작료 경감요구를 거부하자 소작인들은 비폭력 저항행동으로 대응하였고, 이에 보이콧은 체납소작인을 추방하려 하였으나 우여곡절 끝에 전체 소작인들에게 배척을 당하게 되어 결국 영지를 떠나게 된다. 이후 그의 이름은 어떤 목적을 관철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상대방을 배척하거나 거부하는 비폭력적 위협행위를 뜻하는 용어로 쓰이게 되었다. 이러한 보이콧의 성패는 직접적인 영향력의 행사와 사회적 지지를 통해 상대방의 태도변화를 이끌어내려는 주체, 즉 보이콧을 행사하는 주체의 정당성과 영향력의 크기에 달려있다. 일전에 어느 신문을 통해 작년 한해, 법정 정치후원금제도 중 하나인 기탁금(일반 국민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정치자금을 기부하면 중앙선관위가 정당별 국고보조금 배분비율에 따라 정당에 지급하는 정치자금) 모금에 참여한 국민이 2만2천54명이었으며 20억 5천여만원 정도가 모금되어 각 정당에 배분되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지난 해 기준으로 많게는 6억여 원에서 적게는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