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교양 잡지 ‘샘터’의 휴간 소식을 접한 독자들은 매우 안타까워 했다. 내년이면 창간 50주년을 맞고 2020년 2월호를 내게 된다면 통권 600호가 나오는 국내 최장수 교양지가 올 12월호를 마지막으로 발행을 중단한다고 해서다. 휴간 이유는 물론 가중된 경영난이다. 한때 50만부를 찍어낼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에는 2만부 이하로 줄어들어 최악을 기록한데다 연간 3억씩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결국 휴간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것이다. 위축된 잡지시장의 현실을 피해가지 못한 샘터의 결정에 출판계는 더한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소식이 전해지자 샘터의 역사와 추억을 함께 한 독자들의 격려, 후원이 이어졌다. 정기구독 신청도 쇄도했다. 기업들도 지원의 뜻을 밝혔다. 덕분에 엊그제 휴간 방침이 철회됐다고 한다. 그러면서는 앞으로 계속 발행할 계획도 내놨다. 독자들의 힘을 받아 말라가는 샘물이 다시 솟아오르게 된것이다. 샘터에서 첫 글 샘물이 나온 것은 1970년 4월. 김재순 전 국회의장이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교양지’를 표방하며 창간호를 내면서 부터다. 당시 책값은 100원. “담배 한 갑보다 싸야 한다”는 김 전 의장의 뜻에 따른 것이
영조는 재위 40여년 동안에 금주령을 내릴 정도로 백성들의 살림이 팍팍했다. 그런데 할아버지의 뒤를 이은 조선의 제22대 정조는 어머니 회갑연에서 불취무귀(不醉無歸)라는 새로운 파라다이스를 말한다. 신하들이나 수원 화성을 축조하는 기술자들과의 술자리에서 정조는 늘 첫 마디로 했다는 이 한마디를 기억해야 한다. ‘불취무귀(不醉無歸), 취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못한다.’ 이는 양반의 권위의식이 하늘에 닿던 철저했던 계급시대에 조선 하늘 아래 제1인자는 기술자 ‘따위’의 천민들과 어울려 마음껏 술을 마시며 ‘불취무귀’를 부르짖었던 것이다. 정조의 사랑을 받았던 다산이 유배생활 중 그의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춘당대에서 임금을 모시고 공부하던 중 좋은 술을 큰 사발로 하나씩 하사받았는데, 그때 여러 학사들이 곤드레 만드레 되어 정신을 잃고 혹 남쪽을 향해 절을 하고 더러는 자리에 누워 뒹굴고 하였다”며 임금과의 술자리의 진풍경을 기록했다. 왕에 대한 예의범절이 지중한 엄격한 시절에 이런 장면이 있었던 것이다. 예의란 시대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지난 날 여자의 목소리가 담장을 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Influencer Marketing)은 영향력 있는 개인을 활용한 마케팅이다. 인플루언서는 타인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Influence + er)이라는 뜻의 신조어이다. 주로 SNS에서 영향력이 큰 사람들을 일컫는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충성도가 높은 팔로워(Follower) 및 구독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Influencer)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해 영향력을 제공한 만큼의 광고비를 받거나, 광고주와의 계약을 통해 상품이 노출된 사진 및 동영상 등을 게재하는 형태이다. 요즘 SNS의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그 중 힘을 가진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파워블로거, 1인 방송 진행자, 인기 유튜버, 인스타그램 스타들. 우리는 이들을 ‘인플루언서’라 부른다. 이들은 일반인이지만 연예인급의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 과거 연예인들이 가까이 할 수 없는 신비로운 존재였다면, 인플루언서는 일상적인 삶에서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 SNS 유명인을 활용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연예인을 기용한 기존의 광고보다 더 큰 파급효과를 일으키며 마케팅 업계의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쥐구멍에 든 별 /이주희 숟가락질 설거지 냉장고 문 여닫기 얼마나 하고 싶었던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깁스를 하는 바람에 왼손의 신세를 질 수밖에 없었다 백수 생활을 청산하듯 깁스를 풀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 물 한잔을 따랐고 봄바람도 한 그릇 받았다 쥐구멍에 든 별이 알밤처럼 보였다 - 시집 ‘마당 깊은 꽃집’ / 푸른사상사 일상이 무의미 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밥먹고 씻고 자고 냉장고 문이나 여닫는 일, 이렇게 사는 것도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반문할 때가 있다. 하지만 살아간다는 건 대단한 명제가 있는게 아닐 것이다. 일상을 별 탈없이 평범하게 이어간다는거, 얼마나 고맙고 중요한 일인지 몸이 아파 불편해 봐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이다. 아무 일도 없는 하루하루가 감사하다. /최기순 시인
최근 인천의 경인항과 인천항, 서구에 위치한 사업장에서 외래 병해충인 ‘열대거세미나방’과 ‘긴다리비틀개미’가 발견돼 검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0월 17일 인천의 경인항과 인천항에서 잇따라 발견된 ‘열대거세미나방’은 유충 시기에 벼와 옥수수 등 작물의 잎과 줄기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병해충이다. 열대·아열대가 원산이지만 현재는 세계 104개국으로 퍼져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이 해충에 의한 옥수수 피해 규모는 태국 25~45%, 아프리카 20%, 스리랑카 10%,인도 1.2~9%등이라고 한다. 열대거세미나방이 인천에서 처음 발견된 것은 아니다. 지난 6월 13일 지난 6월 제주도에서 처음 발견된 후 전남·전북(6월 24일), 경남(6월 28일), 경북·충북(7월 23일), 충남(7월 30일), 강원(8월 2일) 등에서도 나왔다. 그리고 이번에 인천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리고 지난 5일에는 인천시 서구에 위치한 사업장에서 ‘긴다리비틀개미’가 나타났다. 베트남 호치민 시에서 수입돼 인천항을 통해 입항된 3개 화물의 나무 포장재에서 여왕개미 3마리, 일개미 약 3천600마리, 번데기 약 620마리가 발견 됐다. 사업장 관계자가 환경부 산하 전문기관
6년 여정 마침표 복지사각지대 소외계층 지원 온힘 ‘희망나눔 명패달기’ ‘희망풍차’ 등 다양한 모금프로그램 개발 힘써 세월호 참사 때 100일 넘게 봉사활동 경기적십자 봉사원 아니었다면 불가능 2천개 조직 90만명에 다시한번 감사 끝나지 않는 봉사 ‘국민이 주인’ 인식 부족 안타까워 자발적 봉사·참여 이끌어낼 방법 고민 도민의 변함없는 관심과 사랑 절실 남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자리 있다면 기꺼이 받들어 최선 다하겠다 “적십자는 철저히 나를 버리고 남을 위해서 봉사하는 조직입니다. 보내주신 소중한 성금은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과 재난 구호활동에 투명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와의 6년이란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은 김훈동 전 회장이 말하는 적십자는 여전히 봉사였다. “그동안 위기상황에 처한 이웃들을 돕기 위해 달려왔다. 힘든 만큼 보람된, 내 생에 가장 명예스러웠다는 자부심을 가질만한 자리였다고 생각한다”며 말문을 연 김 전 회장과 적십자의 인연은 고등학교 1학년 시절 JRC(Junior Red Cros…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고 했다. 사고가 나거나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는 목적과 요건에 맞게 일을 진행해야 탈이 없다. 의도를 가지고 모종의 ‘작전’을 펼치다보면 꼭 사달이 난다. 오산시와 여주시가 그 짝이다. 망신살이 뻗쳤다. 감사원이 공개한 ‘오산·여주시 기관운영감사’ 결과에서다. 두 지자체는 재정자립도가 낮고, 인구는 적고, 면적도 작아 20년 동안 기관운영감사를 받지 않았다. 그런데 감사원은 올해 계획에 반영하고 감사를 실시했다. 다소 이례적(?)이다. 그 결과 오산시는 국비 보조금, 여주시는 공무원의 채용에서 탈이났다. 감사원의 결과 발표를 살펴보면 두 지자체들이 왜 이런 꼼수를 부렸는지 속내가 보인다. 먼저 오산시다. 시는 지난 2014년부터 올해 5월까지 ‘오산장터 주거환경관리사업’을 추진했다. 국토교통부의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에도 선정돼 전체 사업비의 절반인 25억 원을 국비로 지원받았다. 외형은 아름다웠으나 속사정은 달랐다. 이 공사를 위해 시는 2017년 11월 한 회사와 23억4천만 원에 계약을 체결하고 공사에 착수했다
2018년 한국인 평균 수명은 82.7세로서 내가 공직에 첫 발을 디딘 1970년대보다 19년이 증가했다.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 수명이 곧 90세가 될 때가 머지않고 100세까지 늘어날 전망까지 나온다. 노인 인구 비율을 나타내는 65세 인구는 2018년 현재 14.8%로서 노령사회에 진입했고 노령화율은 세계 1위이다. 장수는 축복일까, 재앙일까? 공직 은퇴자들이 장수를 축복으로 누리려면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죽어야 할까? 이에 대한 해답을 말하기 전에 먼저 두 개의 예술작품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최근 서울 대학로에서 연극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를 관람했다. 스웨덴의 ‘잉엘만순드베리’의 소설이 원작이며 줄거리는 이렇다. 요양원에 입소해 사는 79세의 메르타 할머니는 정부의 지원금이 깎였다는 이유로 종사자들의 근무태도와 음식의 질이 떨어지고 외출도 불허하는 등 전반적으로 서비스의 질이 점점 나빠지는 것에 강한 불만을 품게 된다. 그러다 TV에서 생각보다 괜찮아 보이는 교도소의 내부생활을 자주 보게 접하게 되고, 결국 감옥에 가기 위해 요양원에 있던 4명의 친구와 함께 요양원을 탈출한다. 박물관의 그림을 훔치고 그림을 돌려주는 대가로 5
팔당호를 내려다보는 카페. 창가 자리에 앉아 호수를 눈에 담는다. 눈으로 들어온 호수는 잔잔하다. 강 건너까지 닿은 시선이 주황색 지붕의 건물에서 멈춘다. 초점을 맞추고 보니 길고 네모진 창에 하얀 커튼이 펄럭인다. 아스라한 풍경이다. 식당인가? 분홍색 간판이 보인다. ‘200개의 스푼’ 뭘까? 200개의 스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가. 아니면 200개의 스푼을 다 쓸 수 있을 만큼 손님이 많다는 것인가. 몽환적인 강 저편. 하얀 에이프런을 두른 메이드가 긴 식탁에 200개의 스푼을 하나씩 놓는 모습을 상상한다. 중앙에는 촛불이 타오르고 소매에 하얀 수건을 걸친 집사가 와인 잔을 조심스레 내려놓는 모습도 그려진다. 드레스 자락을 말아 쥔 내가 식탁 의자에 우아하게 앉는 모습도. 양식당이겠지. 한식이었다면 200개의 숟가락이라 했겠지. 일식이라면 200개의 젓가락이었을 테고. 상상이 맞은편을 향해 헤엄친다. 커피가 맛있다. 함께 주문한 빵도 맛있다. 그럼에도 시선은 강을 건넌다. 그곳은 여기보다 더 멋질 것 같다. 바람에 나부끼는 커튼이 그렇다고 유혹한다. 어서 오라고. 그곳이 점점 끌린다. 피츠 제럴드의 소설을 영화화 한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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