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이 여름 휴가철이 되면서 반려동물을 휴가지에 버려두고 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휴가철뿐만 아니라 추석이나 설 등 명절 때도 반려동물을 데리고 나섰다가 중간 휴게소나 시골에 버리는 경우도 있다. 섬이나 계곡, 또는 바닷가에 버려진 동물들은 주인을 찾아 헤매다가 로드킬을 당하거나 붙잡혀 식용으로 팔려가기도 한다. 나머지는 동물 보호소에서 안락사 당한다. 부상당하거나 질병으로 인해 주인을 그리며 쓸쓸하게 죽어가는 동물들도 많다. 일부는 들개나 길고양이 등 야생화 되면서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구조된 유기동물 10만2천593마리 가운데 6월부터 9월에 구조된 숫자가 3만2만384마리나 됐다. 이는 한해 전체의 30%가 넘는 것이다. 그런데 휴가철인 7월에 1만1천260마리, 8월에 1만1천259마리가 구조됐다. 한때는 가족 같았던 반려동물을 헌신짝보다 못하게 버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몸집이 크고 관리가 힘들어서” “나이가 들고 병이 나서”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아기가 태어나서” 등 다양하다. 경기도 내에서도 반려동물 유기사건이 늘고 있다. 도에 의하면 도내 유실·유기 동물은 2015년 1만9천600여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 공모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출석하면서 이같은 의혹 등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킹크랩 시연회’를 본 적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드루킹에게 6·13 지방선거 도움을 요청했다는 의혹, 공직 등을 역제안했다는 의혹에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특검도 정치적 공방이나 갈등을 확산시키는 정치 특검이 아니라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진실 특검이 돼주시길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이른 바 ‘킹크랩 시연회’를 참관하고 댓글조작을 지시 또는 묵인했다고 보고 있다. 킹크랩은 드루킹 일당이 댓글조작에 동원한 프로그램이다. 또 2017년 12월 드루킹에게 일본지역 고위 외교공무원직을 대가로 6·13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요구한 것이 아닌지도 의심한다. 특검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강남역 인근 특검 사무실로 김 지사를 소환해 그의 컴퓨터 장애 등 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조사의 부실이라는 지적을 받고 특검까지 도입한 마당에 이제 김 지
공심돈이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곳은 수원화성 뿐이다. 높은 공심돈은 멀리서도 보이고 미학적으로 뛰어난 형태를 가지고 있어 화성의 랜드마크 역할을 해왔다. 공심돈은 순수하게 우리의 창작품이 아니고 중국에서 명나라시기에 처음 등장한다. 이 시설의 발생과정과 우리나라로 전파되는 과정을 여기서 살펴보고자 한다. 성벽을 기어오르는 적을 쏘기 위해 성벽 밖으로 내밀어 만든 구조물을 치(雉)라고 한다. 성벽에서 돌출된 모습이 꿩을 닮았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고 유럽에선 Bastion라고 한다. 치성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래전부터 만들어져왔고 한반도의 고대국가 유적에서도 발견된다. 치성제도(雉城制度)는 전쟁의 역사 속에 발전하여 적대(敵臺)가 되고 적대는 더욱 발전하여 공심돈(공심적대)이 된다. 적대는 본성과 높이가 같은 치성을 높게 만들어 공격력을 높이는 시설이다. 본성은 방어가 주된 목적이고 치성은 공격이 주된 목적으로 본성보다 높은 적대는 당연히 가성비(價性比)가 커진다. 수원화성의 적대는 성곽에서 가장 취약한 남·북대문의 좌우에 두어 공격력을 강화하고 있다. 공심돈(공심적대)는 적대가 발전한 제도이다. 적대는 내부가 비어있지 않고 자재로 꽉 차있…
지지율에 가장 민감 한 것은 대통령 일 것이다. 갖고 있는 권한을 수행하며 국정추진의 동력을 확보하려면 국민들의 높은 지지가 바탕이 되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정권이든 청와대는 지지율에 민감하다. 늘 지지율을 챙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겉으론 태연한 척하면서도 여론조사 발표에 따라 일희일비한다. 정부 부처도 마찬가지다. 만약. 지지도가 추락하면 레임덕이 동반된다. 공직자 기강해이는 물론 부처간 극심한 무소신주의도 팽배해 진다. 덩달아 국민들을 더욱 등을 돌린다. 당연히 지지율하락은 가속화되고 심해지면 국민 저항에 부딪친다. 그래서 정권마다 기술적·객관적으로 불안전성을 내포한 여론조사 추이에 목을 맨 다. 정치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당대표가 교체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정당지지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사활을 거는 것도 결과에 따라 존립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7주 만에 반등해 63%가량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어제(6일) 나왔다. 6월 둘째 주 75.9%를 기록했던 문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주 61.1%까지 6주 동안 하락했다. 이어 지난달 30일 일간 집계에서 58.8%로 60%선을 내줬다. 취임 이후 처
어린 시절에는 그토록 선호하였지만, 지금은 별로인 것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만 가고 있다. 그 시절에는 그토록 기다려지고 좋아했지만, 나이가 들어 갈수록 멀리 하고 싶은 것이, 멀어져가는 몇 가지가 있으니, 이 글을 읽는 이들이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을수 있겠지만, 순전히 필자 개인의 의견일 뿐이니 복잡한 셈법이 없음 하며 몇 자 써보는 것이다. 명절, 명절이 그렇다. 명절이면 사촌들과 어른들께 세배하고 세뱃돈 받는 재미와 맛난 음식을 먹으니 몇칠 전부터 밤 잠을 셀레이며 손꼽아 기다렸지만, 이제는 명절이 돌아오면 걸리는 것이 많아지고 길에서 소비해야 하는 시간이며 목돈 들고 챙겨야 할 것들이 많아지니 명절 스트레스가 쌓일 때가 있다. 또한 인간관계가 그렇다. 젊은 시절에는 친구로 인해 슬픔과 기쁨이 공존하여 슬픔도 나누고 기쁨도 함께 하였지만, 날이 갈수록 주변의 사람들이며 친한 이들이 성가실 때가 간혹 있다. 의리로 뭉치고 헤어짐을 아쉬워 하였던 인간관계는 서로의 필요에 의하여 주고받는 상대적이고 다분히 계산된 관계로 정립되어 갈 때 차라리 홀로 먼 섬에서 살고 싶은 충동이 가끔 들 때가 있다. 이제는 서울이 그렇다. 서울에는 온갖 만물이 풍요롭고 활기차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이 한창이던 작년 3월 기무사(국군기무사령부)는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이라는 문건을 보고했다. 탄핵심판 후 경찰이 치안을 담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면 전국에 계엄령을 실시한다는 내용이다. 20여개 언론사를 검열하고, 국회의원들을 불법시위 등 포고령 위반으로 사법처리해 계엄해제요구의 정족수미달을 유도하는 계획도 담겼다. 기무사는 통상적인 검토문건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수사를 지시했고, 검찰과 군 합동으로 ‘계엄령 문건 관련의혹 합동수사단’이 발족했다. 수사와는 별도로 청와대는 67쪽짜리 더 상세한 문건을 공개했고, 2년마다 수립되는 계엄실무편람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기무사 문건작성이 내란 예비음모죄에 해당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 지난 2일 수사단은 기무사의 계엄문건의 원 제목은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으로 계엄이란 단어가 없었다고 했다. 한편 한국당은 노무현정부 때도 위기대응 문건을 만들었다며 이것도 조사하자고 했다. 이에 민주당은 불법을 감싸려는 전형적인 물타기라고 맞섰다. 그러자…
생의 전면(正面) /권대웅 어느 순간 와락 진저리쳐질 때가 있다 허리를 굽히고 마당을 쓰는데 머리 위로 쓰윽 이상한 바람이 지나간 것 같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아무 일 없듯이 가을 하늘 너무 푸르고 맑을 때 힘이 없는데 정면으로 맞장떠야 할 어느 한순간이 올 때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뙤약볕 시골길 흰 적막이 가득 들어 있을 때 맑은 정신으로 눈이 떠진 새벽 오로지 홀로 나와 맞닥뜨릴 마지막 시간이 떠오를 때 홀연 엄습하는 생의 낯섦을 견디며 불안한 영혼들이 숙연해지고 고요해져 간다 -시집 『나는 누가 살다 간 여름일까』(문학동네, 2017) 어렸을 적, 늘 같은 시간이면 마당에 찾아오곤 하는 새 한 마리를 보고 할머니는 ‘죽은 영혼이 새가 되어 찾아오는 것이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들은 뒤로는 자주 등 뒤가 서늘해지고 머리카락이 쭈뼛해질 때가 많았다. 세상이라는 섬에 나 홀로 서 있는 것 같은 절망까지. 그러나 한 번도 맞장 떠볼 용기를 갖지 못했다. 오히려 뒷걸음치며 살았던 것 같다. 이 시의 화자는 ‘홀연 엄습하는 생의 낯섦’까지도 도망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 얻게 된, 삶을 관통한 고요한 철학적 사유를 우
매미를 선충이라 부른다. 인간에게 해가 없다는 뜻이다. 중국 진나라 시인 육운은 이런 매미를 ‘다섯 가지 덕을 갖췄다’며 곤충 중의 군자라 불렸다. 그가 칭송한 오덕(五德)이란 “머리 부분에 선비의 갓끈이 늘어져 있으니 문(文)이 있고, 이슬을 먹고 사니 맑음(淸)이 있다. 또 농부가 가꾼 곡식을 먹지 않으니 염치(廉)이 있고, 집이 없으니 검소(儉) 하고, 올 때 오고 겨울 전에 갈 줄 아니 신(信)이 있다”는 것이다. 조선시대엔 매미날개를 응용해 왕과 세자의 관(冠)을 만들기도 했다. 정무를 볼 때 입는 곤룡포에 맞춰 쓰던 익선관(翼善冠)이 그것이다. 왕의 관에 매미모양의 날개를 단 것은 나라를 다스릴 때 매미의 오덕(五德)을 늘 염두에 두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곤충을 보면서도 백성의 귀감이 될 지침을 생각해 낸 선현들의 지혜가 돋보인다. 그러나 매미의 덕을 노래했던 것은 분명 옛날인가 보다. 독한 울음소리가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사고 있어서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는 매미들로 넘쳐나 더욱 그렇다. 매미 울음소리는 90dB을 넘는다. 도로변 자동차 주행소음 67.9㏈보다 큰 것은 물론 주거지역 야간 소음규제 기준인 45㏈
매일 기록을 경신하는 불볕더위가 무섭다. 열대야 이야기도 이제는 너무나 낯이 익어 우리나라도 열대지역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 보니 신문기사에도 한프리카니 홍프리카니 하면서 지역 이름에 아프리카에 프리카를 따다 붙여 더위를 실감 나게 하는 센스도 보이기는 하나 옛말에 귀신은 속여도 절기는 못 속인다는 말이 있다. 이 더위 또한 입추가 지나고 나면 슬며시 고개 숙이는 것을 아침저녁으로 느끼게 되리라. 복더위에는 어느 일을 하던지 힘겹고 작업 능률도 오르지 않으리라. 실내에서 하는 일은 그런대로 타격이 적겠지만 들에 나가서 하는 농사일이나 건설 현장은 그야말로 뙤약볕에서 해야 하기에 그 어려움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땅에서 올라오는 열기까지 받아가며 하는 김매기나 모종 하기도 이 정도면 미루거나 포기가 답 일듯 싶다. 전업농은 아니지만 제법 많은 농사를 짓는 우리 집도 올해는 농사가 엉망이다. 고추농사를 비롯해서 봄에 심은 작물들이 더위에 대부분 망가졌고 들깨 모종을 하려 씨앗을 뿌렸으나 잘 나오던 모종이 모두 녹아 버렸다. 이런 와중에 바로 집 옆에서 제법 큰 건축 공사가 봄부터 진행중인데 요즘 공사장 소음으로 인해서 스
내가 나를 베다 /이권 오늘 아침 A4 용지를 만지다 손가락을 베었다 하얀 종이 속에 숨겨져 있던 칼날을 미처 알아보지 못한 것이다 누구의 지령이었는지 순간의 역습이었다 쓰라려 오던 손가락 방울지어 떨어지던 피 지난밤 떨어진 홍매화 꽃잎처럼 붉었다 오랜만에 내 몸에 붉은 꽃이 다녀간 날이다 - 이권 시인의 시집 ‘꽃꿈을 꾸다’ 중에서 정작 나를 아프게 하고 피를 흘리게 하는 원인은 ‘나’일지도 모른다. 나를 구성하고 있는 얇고 가벼운 속성들, 말투며 손짓 발짓이며 웃음소리이거나 혹은 실없는 농담 같은 것들, 하다못해 손톱 뜯는 버릇 같은 것들이,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여, 그 아픔이 나에게 되돌아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또는 내가 믿어왔던 나의 속내, 흠결 없이 순수한 빛으로 나를 ‘나’이게 만들어주고 있다고 믿어왔던 내 속내가 나를 쓰라리게 하고 피 흘리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 속에 숨어있던 나의 칼날이 내가 흘린 핏방울의 원인이었음을 알게 된다면 그것을 붉은 꽃이라 불러도 좋겠다. /김명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