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만(ombudsman) 제도는 여러 기능이 있을 수 있으나 행정권의 확대·다양화 및 재량권 증가에 따른 권리 보호의 불충분에 대하여 의회의 개입을 통한 행정 구제 제도의 결함을 보완함으로써 국민의 권리 보호 기회를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 주요한 기능이라 할 수 있다. 행정 옴부즈만제도는 현대 행정국가화 현상의 심화에 대응한 행정 통제와 국민권리 보호 차원에서 도입됐다. 최초의 옴부즈만 제도는 1809년 스웨덴에서 시작돼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려는 제도’로 시행되다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행정부의 역할과 기능이 강화되자 이에 대한 통제와 국민의 권리구제 차원에서 세계 각국에 널리 보급돼 있다. 옴부즈만 제도는 세 가지의 성향을 보유하게 되는데, 이는 시민사회의 옴부즈만이기 위한 전제이기도 하다. 첫째, 옴부즈만 제도는 정부의 잘못을 정부 스스로 시정하는 하나의 제도로서 시민 위주 성향을 갖는다. 인간은 누구나 전지전능하지도 않고 감정의 지배를 받으므로 인식과 판단에서 오류를 범할 수밖에 없다. 어떤 사람은 올바르고 좋은 의견을 제시하면 반대하거나 화를 내다가도 잘못을 깨닫고 그 의견을 따른다. 또 어떤 사람은 계속해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이승하 오죽했으면 죽음을 원했으랴 네 피고름 흘러내린 자리에서 꽃들 연이어 피어난다 네 가족 피눈물 흘러내린 자리에서 꽃들 진한 향기를 퍼뜨린다 조금만 더 아프면 오늘이 간단 말인가 조금만 더 참으면 내일이 온단 말인가 그 자리에서 네가 아픔 참고 있었기에 산 것들 저렇듯 낱낱이 진저리치게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을. - 시집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 문학사상·2018 시인의 윤리성은 고통을 발견하고 표출하는 곳에서 발현된다. 이러한 시적 노력은 참혹한 고통 속에도 생은 값진 것이니, 좀 더 참고 견뎌보자는 정언이다. 시적 주체는 ‘오죽했으면 죽음을 원했으랴’ 타자의 고통과 직접 소통한다. 시인은 제 고통을 차단하고자 했던 타자의 한계상황과 끊임없이 정동하며 묻는 것이다. 이승하 시인은 표제작인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에서 이렇듯 새로운 대속적(代贖的) 고통관을 제시하고 있다. ‘네 피고름이 흘러내린 자리에서/꽃들 연이어 피어난다’는, 이를테면 ‘너’의 ‘참음’의 영향이 미래의 가능성으로 부활한…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50주년 기획전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50주년을 맞이해 한국미술 100년을 조명하는 대규모 기획전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를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 1969년 10월 20일 개관 이래 국내 유일의 국립미술관으로서 한국미술의 연구·수집·전시 및 해외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번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는 개관 50년을 맞아 지난 50년 역사를 돌아보고 한국미술과 미술관이 나아갈 미래를 국민과 함께 그려본다는 취지 아래 20세기 여명부터 현재까지 격동의 한국사와 미술사를 살펴보는 기획전이다. 이에 전시는 한국미술 100년을 대표하는 회화, 조각, 설치 등 450여 점의 작품을 시대별 1·2·3부로 구성해, 지난 1900년부터 1950년대를 다루는 1부는 덕수궁관에서, 1950년대부터 현재를 통사적으로 바라보는 2부는 과천…
다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엔 22일 오전 미세먼지가 몰려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초 우리를 고통 속으로 몰아넣은 미증유의 미세먼지가 다시 등장하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 근본 대책을 세우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거세다. 중국 발 미세먼지에 대한 긴밀한 국가 간 협조와 함께 국내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제거하라는 것이다. 특히 디젤차량을 수소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문재인 정부는 미세먼지 대책 일환으로 2035년까지 화물차 등 사업용 차량과 건설기계 동력을 디젤 등 화석연료에서 수소·전기로 전면 교체키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 특히 수소 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수소차 보급 확대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국내 수소차 보급은 2017년 말 170대였는데 올해 7월에 1천898대로 증가했고 연말에는 6천400여대(누적기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르면 오는 2040년까지 수소차 290만대를 보급하고, 수소충전소 1천200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부의 경력한 의지는 내년 예산에서도 드러난다. 수소승용차 1
경기도가 보행안전 위협 요소 제거를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다중이용건축물 주변에 설치된 이동편의시설과 교통안전시설이 대상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기준에 맞지 않거나 파손된 채 방치됐기 때문이다. 비장애인 보행에 위협이 될 정도라면 장애인들은 오죽 힘들었을까, 할 말이 없다. 이처럼 생활 속에 심각하게 널린 장애물들은 4천956건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은 도가 시민감사관 20명과 함께 지난달 2~27일까지 14개 시·군에 있는 전철역과 관광지, 종합병원, 장애인·노인복지관 등 다중이용건축물 30곳 주변 도로를 감사한 결과 드러났다. 대상은 보도·점자블록, 음향신호기 등 이동편의시설과 횡단보도 신호기, 안전표지, 과속방지턱 등 교통안전시설이다. 심각한 문제는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가 거의 전무(全無)하다는 점이다. 대중 교통의 대표주자인 버스정류장만 봐도 그렇다. 점검대상 170곳의 79%인 135곳이 휠체어 진·출입이 어렵고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이 없다. 뿐만이 아니다. 도로면 배수덮개는 틈새가 넓어 휠체어가 빠질 위험이 크다. 점검대상 439곳 가운데 76%인 334곳이 이 모양이다. 또 있다. 점자블록 2천440곳, 음향신호기 569곳, 자동차진입방
예부터 가을을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이라 하여 책을 가까이 하는 계기로 삼았다. 평소에는 어떤 이유로든 게을리 했던 독서를 이때만이라도 제대로 해보자는 교훈적인 뜻에서 그런 말이 만들어 졌을 것이라 짐작된다. 실제로 인간의 정신이 살찌고 결실을 맺게 되는 것은 마음의 양식이 되는 독서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현대와 같이 융복합 다변화된 사회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빠른 변화와, 하루가 멀다않고 쏟아지는 정보와 새로운 지식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독서는 필수적이라 여겨진다. 책을 읽지 않는 변명과 구실을 보자면 흔히 시간의 부족과 바쁘다는 핑계를 들게 된다. 독서란 습관적으로 길들여 져야한다. 하루 세끼 밥을 먹듯 규칙적이어야 한다. 익히 알려진 명심보감의 한 구절인 일일부독서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口中生荊棘)은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라는 뜻으로 매일 같이 책을 읽고 사유하라는 의미다. 안중근 의사가 옥중에서 서체로 남긴 글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이토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사살한 뒤 여순 감옥에 투옥돼 사형 집행전 간수가 소원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때 “5분만 시간을 달라, 책을 아직 다 읽지 못…
어느새 세월이 참 빠르다는 것을 계절이 바뀔 때마다 느끼게 된다. 시월도 중순이 넘어 가을이 깊어간다. 지금은 사계절을 가리지 않고 아무 때나 결혼식을 하지만, 그래도 주로 봄가을에 결혼을 많이 한다. 지금이 한창 결혼의 계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요즘은 결혼하는 나이도 점점 늦어지는 추세이다. 그나마 1인 가구가 많아지는 시대에 결혼의 의미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자식을 둔 부모는 결혼을 시킬 때 한 번쯤 눈물을 글썽이게 된다. 언젠가 지인의 자녀가 결혼을 하게 되어 결혼식장에 간 적이 있다. 그 혼사는 아들을 결혼시키는 자리였다. 그런데 혼주인 아버지가 계속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것이다. 어머니는 아무렇지 않게 앉아있는데 끝날 때까지 아버지는 많이 울어서 눈자위가 붉어졌다. 하객들이 모두 의아심에 궁금증을 느꼈다. 혼주인 어머니 말인즉 원래 아버지가 감성적이고 눈물이 많아서 그렇다는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아도 그렇게 잘 운다고 하였다. 내가 결혼을 할 때는 스물셋의 나이였지만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철부지였다. 그때도 가을인 시월의 마지막 날에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을 가려고 부모님과 인사를 하는데, 어머니의 눈이 붉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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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를 가로수로 둔 지방자치단체들이 열매 처리에 고심이 깊다. 길가에 떨어진 열매가 밟혀 깨지면서 악취가 풍겨 민원이 자주 발생해서다. 전국의 가로수 중 은행나무가 차지하는 비중이 24%로 벚나무(25%) 다음으로 많다. 도내 도시지역은 30%를 웃돈다.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많이 심는 것은 성장이 빠르고 추위와 더위는 물론 대기오염에도 강하기 때문이었다. 이산화황 흡수력도 뛰어나다. 장점은 또 있다. 은행잎 속에는 모기 같은 해충을 쫓아주는 플라보노이드 등 각종 성분이 들어 있다. 은행 알은 우리에게 단백질과 비타민 공급원 역할도 해 사람들이 즐겨 먹는다. 단점도 있다. 은행 겉껍질 속의 옻 성분으로 인해 열매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것이다. 가로수 은행나무를 다른 나무로 교체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하지만 모양은 악취 주범이라 가늠 하기 어렵다. 고상한 은빛 속살을 간직한 은행알은 자태가 고와서다. 한자 이름도 은(銀)자에다 살구와 비슷한 외형을 나타내는 행(杏)자를 붙여 모양과 걸맞는다. 그런가하면 많은 사람들이 노랗게 물든 은행잎에서 각별한 정취를 느낀다. 잎은 모양이 오리발을 닮았다고 해서 압각(鴨脚)이라고도 부르는데 한때 혈관성장애 치료 물질이 많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 날은 의미심장하다. 1909년 안중근 의사는 하얼빈 역에서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척살한다. 그것은 일본인들이 주장하는 테러리스트로서가 아닌 의병장으로서의 전쟁 수행이었다. 안 의사는 스스로 한국인임을 알리기 위해 “코리아 우라(대한국 만세)”를 힘차게 외치고 선선히 체포된다. 세계만방에 한국의 상황을 알리고자 의도했던 쾌거였다. 70년 후인 1979년 10월 26일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김재규 정보부장에 의해 총살 당했다. 한국의 현대사가 요동을 치던 역사의 한 장면이다. 그렇게 10월 26일은 한국인들에게 특별히 기억되는 날이 되었다. 이토는 1841년생이며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 대륙을 넘어서 아시아를 아우르는 대동아공영권을 꿈꾼 침략자였다. 그는 1905년 11월 을사늑약(乙巳勒約)을 체결함으로써 대한제국의 외교권과 내정을 장악하였다. 그리고 헤이그 특사사건을 빌미로 고종을 강제로 퇴위시켰으며 일제의 통치기관인 조선통감부의 초대통감으로서 한국의 식민지화를 주도한 원흉이다. 잃어버린 조국의 주권을 되찾고자 독립운동에 뛰어든 안중근으로서 이토는 용서할 수 없는 조국과 민족의 원흉이었다. 안중근은 1879년 황해도 해주 출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