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지금까지 인천~제주 항로 여객선이 사라졌다. 인천~제주 사이를 운항하던 세월호와 오하마나호 소속사 청해진해운이 그해 5월 면허 취소를 당한 이후 4년 넘도록 이 항로의 여객선은 끊어졌다. 참사 이후 화물선 두 척이 투입돼 인천항 연안부두~제주항, 경인항~제주항을 오갔다. 이 가운데 경인항~제주항 화물선은 2015년 6월 초에 운항을 중단했으므로 화물선 1척만 남았다. 이로 인해 인천항을 통해 제주로 가던 여객들과 화물도 부산, 목포, 완도 등지로 빼앗겼다. 인천~제주항로는 화물과 여객 수요가 많아 사업성이 좋은 항로다. 인천~제주 항로 운항이 중단됨으로써 물류비용이 증가했다. 수도권에서 제주로 가는 화물은 부산이나 목포까지 차로 싣고 간 뒤 배에 실어 제주로 보내고 있다. 제주에서 수도권으로 오는 화물은 그 역순이다. 그러나 운항 재개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세월호 참사로 충격을 받은 국민의 관심이 이 노선에 쏠려 있어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지난 2016년 11월 인천~제주항로 여객운송사업 신규사업자 공모를 했지만 1개 업체만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사업제안서 평가결과 제안서 제출업체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수박을 가리켜 “세상 모든 사치품의 으뜸이며, 한 번 맛을 보면 천사들이 무엇을 먹고 사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며 사랑의 시인 칠레의 파블로 네루다는 “물의 보석상자, 과일가게의 냉정한 여왕, 여름의 초록고래”라 예찬했다. 수박은 이미 기원전 2000년 이 전에 이집트인들이 재배해 먹었을 정도로 역사가 유구하다. 그리고 서양에서는 주로 과일로 먹지만, 사막 국가들에서는 수분 공급원의 역할뿐 아니라 물을 담아 가지고 다니는 용기의 구실도 했다. 미국에선 치킨과 더불어 빈민층들의 양대 ‘소울푸드’라 부른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고려 때로 추정된다. 허균의 도문대작에 “고려를 배신하고 몽골에 귀화하여 고려 사람을 괴롭힌 홍다구(洪茶丘)가 처음으로 개성에다 수박을 심었다”고 적고 있어서다. 조선시대엔 수박을 ‘서과(西瓜)’라고 불렀다. 서쪽에서 온 오이 혹은 참외라는 뜻이다. 그때도 귀하고 맛있긴 마찬가지였다. 목은 이색은 ‘수박을 먹다’라는 시에서 ‘마지막 여름이 곧 다해 가니/이제 서과를 먹을 때가 되었다/하얀 속살은 마치 얼음 같고/푸른 껍질은 빛나는 옥 같다’고 읊을 정도였다. 또 여름철에 성균관 유
선풍기 소리 헤어드라이어 소리가 요란한 틈에서도 여인들의 수다는 한여름 잡초처럼 무성하다. 소음 속에서 내가 건진 말을 조합해 보면 누군가 자살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시골에 살면서 재산이라고 할 것도 없었고 여기저기 잔반을 얻어 짐승을 기르며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살았다. 아들 셋을 낳아 기르며 가난과 모진 시집살이를 견디고 살았다. 자식들이 자라고 시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결혼해서 살던 큰 아들이 이혼을 하며 코흘리개 손자 둘을 맡기고 갔다. 어려운 살림에 엄마 없는 손자들을 맡아 기르며 식당일 생수공장 그 외에 시간제로 일을 하며 손자들을 키우고 작은 아들들도 하나씩 짝을 지었고 낡은 집을 헐고 새집을 지었다. 이제 좀 허리를 펴나 하던 어느 날 헤어지면서 엄마가 데리고 간 애들이 보고 싶다고 땅이 꺼지도록 우는 막내아들에게 이다음에 커서 나이 들면 아빠 찾아온다고 겨우 달래 보냈다. 큰 아들에게 전화가 왔다. 자영업을 하는 막내가 어려운 것 같으니 힘드시더라도 돈 좀 융통해 주시라는 부탁이었다. 다음 날 막내아들이 찾아왔다. 그냥 몇 백만 원 정도 어떻게 만들어주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막내아들이 꺼낸 말은 자그마치 시골 집 한 채 값이 다 되는 오…
중앙정부는 종합부동산세 인상을 내용으로 하는 보유세 개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세부적인 내용은 종합부동산세 세율과 세금부과기준이 되는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시가격비율인 공정시장가액의 비율 인상이다. 이와 같은 보유세 강화 정책은 최근 들어 서울 강남의 재건축 추진 등 부동산시장 과열로 문제가 되었던 주택가격의 이상 상승과 주택에 대한 갭투자 등에 대한 대응이다. 즉, 부동산 투기 억제와 빈부격차 및 지역간 균형발전이 목표라 할 수 있다. 수도권 일부지역의 과열된 부동산시장과 주택 및 토지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전국적인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개입하는 것이다. 이번 보유세 개편은 주택과 토지를 보유하는 것에 대한 과세로 지방세인 재산세와 취득세의 세원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즉, 중앙정부가 정책의 수단으로 지방세의 세원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지방세라 하여도 우리나라의 현실은 중앙정부가 세목과 세율을 결정하는 구조이다. 그래서 지금 중앙정부가 주택과 토지에 대한 세율과 과세표준을 인상하면서 보유세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중앙정부에 의해 지방세의 세율과 과세표준이 결정되는 것은 지방자치 측면에서 보면…
늦게 피는 꽃 /김효선 사람들은 부지런한 꽃만 기억한다 셔터를 눌러대며 일찍 핀 꽃을 벌떼처럼 나른다 그 꽃나무 아래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묻지도 답하지도 않으면서 누가 내 손금을 보더니 늦게 피는 꽃이라 했다 마음 한 구석이 뾰료통해졌다 철 지나 아무도 모르게 피는 꽃처럼 꽃놀이도 끝나고 상춘객도 다 돌아간 자리 놓쳐버린 말, 놓쳐버린 어깨, 놓쳐버린 길 위에서 붙잡지 못한 한 시절, 한 사람,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 운명이 불온한 선 하나 그어놓는다 내 손금 어디에 늦게 피는 꽃이 있어 나를 살게 하는 것인지 -시집 ‘오늘의 연애 내일의 날씨’ / 2016·시인동네 시를 읽다 나도 모르게 찔끔했다. 나야말로 “부지런한 꽃” 앞에서만 “셔터를 눌러대며” 환호했던 사람이었고 아이를 키울 때는 다른 집 아이보다 말이 늦다거나 걸음마가 늦는 것 같으면 안절부절못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천천히 생각하는 것조차 견디지 못하고 무엇이든 빠르고 먼저인 게 좋은 거라 배워왔던 탓일까. 시인은 사람도 조금 늦게 피어나는 사람이 있다고, “붙잡지 못한 한 시절, 한 사람&rdquo
제10대 경기도의회가 10일 개원해 첫 임시회에서 3선의 민주당 송한준(안산1)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했다. 송 의장은 이날 본회의 전체투표에서 재석 의원 140명 가운데 125명의 지지로 전반기 의장에 선출됐다. 부의장에는 같은 당 김원기(의정부4)·안혜영(수원11) 의원이 각각 뽑혔으며 12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은 오는 17일 본회의에서 선출할 예정이다. 인천시의회는 지난 2일 제248회 임시회를 시작으로 4년 간의 의정활동을 시작했다. 경기 인천 각 기초의회도 지난 주에서부터 의장단을 뽑고 원 구성을 마친 뒤 각각 의정활동에 들어갔다. 의회 출범에 축하를 하면서도 여당 독주체제로 우려되는 바 크다. 10대 도의회의 재적 의원 142명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135명, 자유한국당 4명, 정의당 2명, 바른미래당 1명 등이다. 8대 인천시의회 역시 여당이 압승을 거두어 전체 37석 중 34석(91.9%)을 확보했고 한국당은 2석, 정의당이 1석이다. 여당 이외에는 교섭단체조차 구성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래서 벌써부터 풀뿌리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을지 우려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여당의 지방선거 압승으로 의석 편중에 따른 부작용은 이미 예견됐다.
얼마 전 강은희 소방관이 응급출동했다가 술 취한 후송자에게 폭행을 당한 뒤 목숨을 잃은 사건이 우리에게 충격을 줬다. 또 경찰관이 칼에 찔려 중상을 입었으며 불법조업 단속을 하던 해경이 선원에게 떠밀려 바다에 빠져 생명을 잃을 뻔한 일도 있었다. 그런데 경북 영양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현장에서 흉기에 찔려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8일 낮 경상북도 영양군 한 주택가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영양파출소 소속 김선현(51) 경위가 40대 주민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고인은 공직 기간 수차례나 상을 받았고 성실한 근무 태도로 조직 안에서 신망이 두터운 모범 경찰관이자 민중의 지팡이였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국민들과 함께 애도를 표한다. 공권력을 집행하는 경찰관을 살해하고 응급환자를 돕는 119소방관이 맞아 숨지는 등 공권력이 무시당하고 있는 요즘 국민들 사이에 법·제도를 강화하고 인력을 증원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찰들도 분노하고 있다. 9일 경찰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한 경찰관의 글엔 “현행범 체포 과정에서 경찰관이 떨어뜨린 테이저건을 집어 경찰관에게 발사한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한 최근 판결이 ‘솜방망이 처벌’의 대표
현대산업사회는 전문화, 분업화, 다양화, 정보화, 기계화 등 모든 분야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새로운 제도, 기술들이 출현하게 되었다. 그 결과 인간은 미래 지향적인 사고를 갖게 되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얻는 것만큼이나 잃는 것도 너무나 많다. 시대와 사회가 사람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갈라놓고, 공동체와 지역사회가 무너지고 있는 21세기에 살아가고 있는 인류는 생존자체를 위협받기도 한다. 먼저 얻는 것이 있다면 불과 10∼20년 전만 해도 자녀보육과 양육 및 노부모의 요양과 부양,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등 사회복지는 가족 내에서 거의 모든 것이 이루어져 왔다. 그만큼 사회복지의 문제는 개인과 가족 또는 시장경제체제 안에서 이루어져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사회문제에 대해 국가와 사회가 책임지는 그야말로 국정목표도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것이 일반화 되었다. 실제 복지국가를 지향하지 않고서는 수준 높은 국민들의 니즈(needs)와 삶의 질 향상이라는 과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반면 잃는 것이 있다면 물질만능주의,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스트레스와 과로, 인간성 상실과 가족해체, 환경오염과 교통문제 등으로 현대사회는 인간에게 편리한 문명
경제발전과 국민의식 현대화에 따라 여가활동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국토의 65%가 산악지형인 우리나라는 거주지에서 수십분에서 1~2시간 이내에 수많은 산이 있어 등산 활동에 적합한 환경에 있다. 최근에는 등산인구 2천만 시대를 맞이할 만큼 등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바야흐로 ‘등산 르네상스’ 시대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8천m급 14좌 완등자를 4명이나 배출한, 세계 산악강국으로 급부상하였으나 등산문화의 발전은 그 양적 증가에 못 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무분별한 산행으로 인한 자연훼손, 각종 산악사고 역시 급속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일반 등산인을 위한 교육기관은 전무한 상태다. 이에 필자는 지난 10여 년간 일탈된 산행문화 확산방지와 건전하고 올바른 산행문화 정립을 위해 교육프로그램을 구성, 산악조난 사고 예방 및 안전 대책 강구, 스스로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등산 교육과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음에 따라 자연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자연친화적인 등산교육을 진행하여 왔다. 다년간의 경험으로 지켜본 우리나라의 등산 유형을 보면 주로 단체로 움직이고, 버스투어를 하고 있다. 등산의 형태가(암릉…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근로자들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명찰이 각각 달랐다. 같은 일을 하면서 정규직은 가로명찰을, 비정규직은 세로명찰을 달았다. 정규직과 외부인력을 쉽게 구별하기 위해서였다. 현대차는 2000년 초부터 이런 식의 명찰제도를 써왔다. 위화감을 느낀 비정규직들은 사내 출입 때 명찰을 경비원에게 잠깐 보여줄 뿐 늘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아울러 인간적 모멸감을 느낄 때가 많다며 지속적으로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득권자의 반감 등으로 실행은 흐지부지다. 자신의 이름 석자를 세상에 알리는 도구인 명찰은 이처럼 매우 중요하다. 당사자 자부심의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제복 문화에 어김없이 명찰이 부착 되는 것도 그중 하나다. 대표적인 것이 군인이다. 군인 중에서도 해병대가 압권이다. 이름 석자가 새겨진 빨간 명찰은 본인은 물론 해병대의 상징으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병대원들은 빨간 명찰을 뺏기는 것을 굉장한 치욕으로 여긴다. 그럼에도 명찰은 개인을 규정한다는 점에서 계급장과 유사한 이미지를 갖는다. 명찰은 또 자신을 알리는 수단이면서 동시에 누군가의 관리 대상임을 암시하기도한다. 일탈 행위는 줄이기 위해 학생에게 명찰을 붙이는 것이나 직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