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식스센스’는 귀신을 볼 수 있는 감각을 지닌 아이의 얘기다. 안이비설신(眼耳鼻舌身).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5감 이외의 감각들을 흔히 6감이라 부르는데, 5감을 이용하여 기억하고 그 기억으로 생각하는 의(意)도 6감에 속한다. 6감은 물질적 접촉 없이 느끼는 감각들이다. 다중지능이론으로 유명한 ‘하워드 가드너’도 영적지능을 따로 구분했으며 시중에는 그런 6감으로 아이를 키우자는 책도 있다. 그런데 최근 로봇들의 5감이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다. 로봇의 두뇌가 될 컴퓨터의 후예 인공지능은 이미 일기예보나 증시예측, 심리분석 등에서 인간의 6감을 능가하고 있다. 즉 로봇 6감의 시대가 왔다. 시각과 청각은 카메라와 현미경을 생각해본다면 그리고 인간이 들을 수 없는 주파수를 로봇이 감지할 수 있기에 인간이 로봇을 이길 수 없다고 바로 느낌이 온다. 촉각의 경우 최근 과학뉴스들이 많다. 인조인간로봇의 피부가 될 전자피부는 온도와 압력과 질감을 느끼고 있다. 게다가 인간의 피부처럼 부드럽게 발전하고 있다. 부드러운 가짜피부 속에 부드러운 유기소자를 이용해 생물의 촉각 신경을 모사했으며, 동물의 피부처럼…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것은 무엇이고,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일까?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것은 남을 비판 하는 것이고, 아울러 가장 어려운 것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다, 라는 말과 더불어 세상을 옳게 사는 길이 무엇인가에 대해 그는 다른 사람이 그런 짓을 한다고 비난하는 바로 그 행위를 자신 스스로 행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참되게 사는 길이라고 외쳤다. 더불어 사는 현실 속에서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가 나를 이해하고 납득할 만한 처세를 하고 산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사람들 각자의 생각과 태도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으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 어떤 경쟁 관계에서 승패의 다른 입장에 놓였을 때 상대의 실패와 실족에 대해서 상대가 무능하고 부족하고, 자신은 역량이 뛰어나서 그러한 결과를 갖게 되었다는 과신과 오만함을 갖고 상대에 대한 비난과 자신의 실제 모습을 잃고 승리와 성취에 도취되어서 그릇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민의는 여당의 압승을 이끌어 주었다. 야당의 정치적 과오에 대한 심…
가만 /김병호 저 끝에서 요구르트 아줌마가 걸어온다 엘리베이터에 먼저 오른 나는 ‘열림’ 버튼을 누르며 잠시 기다리는데 지금 엄마 일하고 있으니까 전화하지 마 야위고 딱딱한 목소리 타박타박 타들어 가고 솔기 타진 비밀을 엿본 것처럼 뜨거워 서둘러 ‘닫힘’ 버튼을 누른다 여름휴가로 텅 빈 한낮, 아이 몸통만 한 가방을 매고 뒤뚱거릴 엄마나 종일 혼자 남아 엄마만 기다릴 아이가 떠올라 올라갈 층을 차마 누르지 못하고 망설이는데, 발자국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가만, 아이의 얼굴을 알 것도 같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이다. 뙤약볕이 집어삼킨 아스팔트가, 반 건조된 오징어처럼 흐물흐물하다. 게다가 여름휴가로 도시의 반이 떠나버린 듯하여, 이 ‘폭염’의 기세는 더욱 맹렬하다. 시인은 땀을 훔치며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저 끝에서 요구르트 아줌마가, 바쁜 걸음으로 뛰는 듯 걸어온다. 시인은 재빠르게 ‘열림’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는데, “지금 엄마 일하고 있으니까 전화하지 마”라는 짧고도 단호한 목소리가 들린다. 순간 그는, “야위고 딱딱한 목소리 타박타박 타…
우체국에서 상품 배송 중이라는 알림문자가 왔다. 주문한 물건이 없는데 무엇일까 궁금했다. 퇴근 후 현관 앞에 커다란 상자가 놓여있었고 살펴보니 진주에 사는 동생이 보낸 양파즙이다. 뜻밖의 선물이라 고맙다. 고맙다는 인사와 다음엔 내가 내려서 같이 나눠먹자며 통화를 하고나니 마음의 훈훈하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택배회사가 있어 어디든 제품을 배송해주기도 하지만 인터넷상에서 선물도 주고받는다. 며칠 전 딸아이의 생일이었다. 케이크와 선물이 모바일로 배달되었다. 커피도 왔고 아이스크림도 왔다. 젊은이들이라 그런지 생일선물도 다양하고 뜻밖에 선물도 있다. 한 친구는 수박을 보냈다. 전남 영암에서 택배로 도착한 수박 한 덩이를 보고 얼마나 우습고 재미있던지 한참을 웃었다. 큰 쟁반에 수박을 놓고 칼을 대는 순간 수박이 몸을 활짝 연다. 당도가 높아 맛이 좋았다. 수박을 생일 선물로 보낸 사람은 처음이라며 웃고 떠들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지만 한쪽으론 씁쓸한 생각도 든다. 생일이거나 축하할 일이 생기면 서로 만나서 얼굴 보며 커피를 마시든 소주를 한잔 하든 하면서 마음 나누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하면서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다르다. 선물도…
“아낙네가 잉태하면 결코 거꾸로 자지 않고, 모퉁이에 앉지 않고, 귀로는 음란한 말을 듣지 않고, 눈으로는 사악한 것을 보지 않으며….” 조선 영조때 여성 실학자 빙허각(憑虛閣) 이씨가 지은 규합총서 ‘청낭결(靑囊訣)’에 나오는 말이다. “무릇 임산부는 옷을 너무 덥게 입지 말고, 밥을 너무 배부르게 먹지 말고, 망령되게 약을 쓰지 말고, 지나치게 성을 내지 말고, 때때로 거닐어라”는 내용도 있다. 임산부의 금기사항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 기록으로 현대에도 유효하다. 태교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고려 말 정몽주의 어머니 이씨가 남긴 ‘태중훈문(胎中訓文)’이다. 이씨는 이 글에서 “선현들의 지나간 행적을 더듬고 그에 관한 책을 읽으며 나도 그와 같은 위인을 낳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보통 인간이 행하기 힘든 행동을 해야 한다”고 적고 있다. 아버지의 태교를 강조한 지침서도 있다. 1801년 편찬된 ‘태교신기(胎敎新記)’가 그것이다. “잉태 시 부친의 청결한 마음가짐은 모친의 열 달 못지않게 중요하다… 헛된 욕망이나 요망하고 간악한 기운이 몸에 붙지 않게 하는 것이 자식을 가진 부친의 도리다. 고로 아기가 똑똑하지 못한 것은 부친의 탓이다”라고 적혀 있
“지금 뭐 하는 거야! 내가 그렇게 만만해? 나한테 왜 이래?” 도저히 참기 어려워 배우자에게 한마디 했다. 결과는 서로 상처만 남는 부부싸움이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매번 같은 문제로 싸움을 하는 것이 부부일까? 변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부갈등이 발생하면 여러분은 어떻게 해결하는가? 2015년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부부갈등 해결을 위해 대화하는 부부는 25.1%에 불과했다. 부부갈등 해결을 위해 가장 많이 하는 것은 ‘그냥 참는다’(31.7%)였다. 다른 방법으로 혼자서 문제 해결 방법을 찾거나(17.1%), 주위 사람과 이야기(7.4%)를 한다, 술을 마시는 사람(6.6%)도 있다. 부부갈등을 혼자 해결하려고 하거나 배우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해결하려고 한다면 과연 그 문제가 해결될까? 배우자와의 갈등을 타인이나 혼자 해결하려고 한다면 부부 아포리아(난관)에 빠질 수밖에 없다. 부부갈등은 결국 배우자와 함께 해결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부부갈등 해결을 위해 대화를 하다 보면 갈등이 해결되기보다 감정만 더 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화를 포기하기도 한다. 어차피 대화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hellip
너의 아픔은? /공광복 나는 네가 되려해도 나는 네가 아니라서 너는 내가 아니라서 너의 아픔은 드러난 상처에만 있고 너는 내가 아니라서 마음 속 깊은 상처는 낯선 외국어 같이 늘 해석이 서툴다 나는 네가 되려해도 나는 네가 아니라서 장마 속을 걷다가 시인을 만난다. 아픔이란 근원은 어디에서는 오는 것일까? 의도하지 않더라도 감정에 이끌려 혀에서 일어나는 말이 어느 날은 칼날이 된다. 우리 인간은 완전한 자아의 성찰이 미숙한 탓에 잊혀 짐이 있고, 그 잊혀 짐이 있어, 희망을 걸고 꿈꿀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네가 되고, 나는 네가 아니라서, 여기서 시적화자는 슬픔과 아픔을 구별하는 근원을 찾을 수 있다. 세상사가 자신의 노력과 이해와 설득만으로 해결된다면 좋으련만, 성숙한 세계관으로 응시하고 뜻이 하나로 빚어질 때 진솔하게 대면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가난한 시간을 견디고 이겨왔다. 그렇다고 가난한 사람들과 소외된 사람들을 얼마나 이해하려 노력했을까? 소통하고 공감할 줄 아는 가슴으로 키워내는 일이 쉬운 일 많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깊게 찾아가는 시간을 인내해 보자 삶에서 결과를 알 수 있다면 무엇이 두렵고 불안하겠는가? 현실이란 상황에서 배려
기밀 유지를 명목으로 증빙자료도 없이 지출할 수 있는 국회 특수활동비 대부분이 교섭단체대표나 상임위원장 등 국회직 의원들의 ‘쌈짓돈’으로 활용돼 온 것으로 드러나, 현행 국회 특활비 제도를 전면적으로 손질해야 할 때가 왔다. 참여연대가 국회사무처를 상대로 정보공개를 청구해 제출받아 분석한 2011∼2013년 국회 특수활동비 지출 현황에 따르면 지출된 상당수 예산이 기획재정부의 예산 및 기금 운영계획 지침에 따른 특수활동비의 정의에 부합하지 않게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처를 보고하지 않아도 되고 영수증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특수활동비는 ‘기밀 유지가 필요한 정보 및 사건수사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를 의미하는데, 정작 국회 특활비는 ‘특수 활동’이 아니라 국회 보직에 따라 ‘제2의 월급’처럼 다달이 정액 지급된 경우가 태반이었다. 교섭단체 대표는 활동비 명목으로 매달 6천만 원을 받아왔고, 상임위원장과 특별위원장은 매달 600만 원을 타갔다. 무슨 영문인지 법사위원장은 매달 1천만 원씩을 추가로 받아 간사에게 100만 원, 위원들에게 50만 원, 수석전문위원에게 150만 원씩 나눠 준 것으로 나왔다. 특수 활동 여부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출범식이 3일 문화역 서울284(옛 서울역사)에서 열렸다. 이날 출범한 위원회는 내년에 100주년을 맞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사업을 범국가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기구로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한완상 전 통일·교육부총리를 공동위원장으로 정부·민간위원 총 100명 이내로 구성된다. ▲기획소통 ▲기억기념 ▲발전성찰 ▲미래희망 등 4개 분과위원회에서 사업을 검토한 뒤 종합계획을 확정한다. 이 자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격려사를 통해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의 의미를 이렇게 강조했다. “우리에게는 민주공화국 100년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일이 정의롭고 공정한 나라의 토대가 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이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역사적 정통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과 박근혜 정부시절 고개를 들었던 이른바 ‘건국절’과 역사 국정교과서 문제 등 역사 논란을 사실상 정리한 것이다. 이·박 정권과 일부에서는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일을 건국시점이라고 주장, 임시정부를 건국시점으로 여기는 많
조선시대 안동별궁이 있던 서울 안국동 풍문여자고등학교 자리에 서울공예박물관이 5천여 점의 한국자수박물관 기증 소장품을 가지고 개관할 예정이다. 길 건너가 인사동이고 뒤가 삼청동과 사간동으로 이어져 가장 좋은 자리에 한국공예문화의 정수를 보여줄 수 있는 공예문화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100개가 넘는 북촌과 인사동에 흩어져 있는 공방들과 더불어 경복궁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도 가깝다. 아름답고 품격있는 한국공예를 현대공예로 해석하여 전시와 연구, 작업공간 구성을 통해 공예문화와 산업이 묶인 도심관광의 허브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공예전문가들이 알고 있는 숨겨진 보석같은 공예문화를 활성화 시켜줄 기술적 공간들이 주변에 포진되어 있어 공예 활성화의 기대감이 높다. 현대 작가마다 창작의 아이디어 보고가 있듯이, 경복궁 옆 국립궁중유물관에서는 아름답고 섬세한 최고의 궁중 공예문화를 볼 수 있다. 조선시대까지 공예문화는 최고의 장인이 만드는 왕실에서 비롯되어 민간으로 퍼져 나갔다. 조선시대 정조 왕세손 책봉 교명에서 보이는 좌우 목축의 색동, 홍, 황, 청, 백, 흑색의 서사면 비단색은 한국전통염색을 연구하여 색을 비교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2017년에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