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일기 /허수경 안개의 쓸쓸한 살 속에 어깨를 담그네 유배지의 등불 젖은 가슴에 기대면 젊은 새벽은 이다지도 불편하고 뿌리 뽑힌 꿈의 신경이 막막한 어둠 속에서 부서지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가장 그리워 쫓아낸 자의 어머니가 될 때까지 이 목숨 빨아 희가 입을 때까지 - 허수경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 실천문학사·1988 허수경(1964∼2018)의 ‘유배일기’는 실존적 현실이 아니라심리적 현실에서 재현된다. 첫 시집(1988년)에 실린 그의 내면은 자발적 유배성의 시적 공간으로 활용된다. 유배지는 ‘낙향’의 의미를 내포하므로, 나의 ‘꿈’은, 나의 현실보다 좀 더 어려운 거처로 퇴거됨을 암시한다. 나는 왜 나의 꿈과 분리되어야 하는가. 꿈의 잉태에 기준으로, 이전의 나와 이후의 나는 동거할 수 없는 성질을 가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주체는 ‘유배’의 결단을 내릴 만큼 ‘대(大)소명’을 받은 자이다. 운명처럼. 나와 나의 꿈은 분리되는 고독감을 감수한다. 하지만 나로부터 이주한 나의 꿈은 &l…
■ 경기도 내 머물기 좋은 스테이 투어 도시의 가을은 깊고 그윽한 브라운이다. 그 진한 색깔을 찾아 떠날 수 있는 경기도의 특별한 숙소를 찾아본다. 천년 고찰에서 자연을 벗삼아 조용히 스스로를 돌아보는 템플스테이, 펫팸족이라는 말처럼 이미 하나의 가족이 된 펫과 함께하는 여정, 사랑하는 가족과 즐기는 피크닉을 더한 캠핑까지. 나 홀로 여행도 좋고, 친구·가족과 함께해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것도 좋다. 신륵사 템플스테이 체험형·휴식형 프로그램 선택 영릉 등 문화유산 답사도 가능 천년고찰에서 만난 또 다른 나. ‘템플스테이’ 천천히 소리없이 흐르는 여강. 그 곁을 천년 동안 지킨 고찰 신륵사는 가을에 더 빛난다. 산책 삼아 천천히 걸으며 풍경을 즐겨도 좋고, 잘 짜여진 신륵사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 참여해도 좋다. 가을이 머무는 사찰에서 불교문화를 체험하는 하루는 더욱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경내에는 경기도지정문화재와 보물로 지정된 유물이 가득하니 문화유산 답사와 템플스테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신륵사 템플스테이는 체험형과 휴식형 두가지 프로그램이 있다. 체험형 ‘강따라 물따라’는 예…
경기도 남·북한 접경지역과 서해연안을 생산·소비·교육·레저 복합도시로 육성하자는 제안이 눈길을 끈다. 1년전 9.19 평양공동선언에서 언급된 ‘서해경제공동특구(서해특구)’를 개성공단 모델을 넘어 한반도 ‘메가 리전(Mega-region)’의 중추 거점으로 만들자는 주장이다. 미래 남북 경제통합의 실험장으로 만들자는 큰 그림으로 읽힌다.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를 메트로폴리스(metropolis)라 부른다. 또 인구 1천만 명 이상의 도시를 메가시티(megacity)라 칭하고 이들 대도시들이 띠 모양으로 모여 이룬 지역을 ‘메가 리전(mega-region)’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 메가 리전은 ‘서울-경기’와 ‘울산-부산’ 등 두 지역이다. ‘서해 특구’는 이정훈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이달 초 발표한 ‘한반도 경제권의 중핵 서해경제 공동특구 구상’에서 제안했다.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위원은 서해 남북한 접경지역이 고려와 조선의 수도인 개경과 한양의 방어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이며 세계와 교류하는 관문 등 역사적으로 한반도의 중추지대 역할을 담당했다고 깅조한다. 이어 현재에는 풍부한 자연·생태를 바탕으로 산업과 인구 성장 잠
“기본적인 안전장치 없는 스쿨존 지정은 유명무실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재호(고양을) 의원이 한 말이다. 그의 말에 공감한다. 정 의원은 지난 3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스쿨존 내 어린이 사망은 19명(2016년 8명, 2017년 8명, 2018 3명), 부상은 1천470명(2016년 510명, 2017년 487명, 2018년 473건)에 달했다고 한다. 연도별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016년 480건, 2017년 479건, 2018년 534건이었다. 경기도내에서도 최근 3년간 총 292건의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가 발생, 5명이 사망하고 303명이 부상했다. 이처럼 매년 500명에 가까운 어린이가 스쿨존에서 죽거나 다치고 있다. 2019년 7월 기준으로 전국의 어린이 보호구역은 1만6천789곳이다. 그런데 무인 단속 장비는 789대 밖에 설치돼 있지 않았다. 설치율이 고작 4.7%인 것이다. 다행인 것은 지난해 행안부와 유관기관이 단속장비 설치필요 지역 3천194곳을 선정, 올 연말까지 250여 곳에 단속장비를 설치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정 의원의 지적처럼 기본적인 안전장치 없는 스쿨존 지
중국의 대 혼란기에 정권을 잡은 등소평은 흑묘백묘 론을 주창하며 개혁과 개방의 경제 정책을 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의미로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상관없이 인민을 잘살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 생각하고 과감히 자본주의 경제 원리를 도입하고 주적으로 여겼던 미국과 수교를 하고 침체된 시장을 건져내어 경제대국의 문턱에 들어서는 기반을 조성했다. 등소평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중요한 대외정책을 발표 했는데 도광양회(韜光養誨) 즉 빛을 감추고 밖에 비치지 않도록 한 뒤 어둠속에서 은밀히 힘을 길러야 한다는 뜻으로 국제적인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는 경제력이나 국력이 강해질 때까지 침묵을 지키면서 힘을 키운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등소평을 일컬어 혜안이 있는 지도자라 칭했다. 그의 경제정책에 대한 개방을 두고 진짜 애국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실천한 훌륭한 지도자로 여겨지고 있다. 당시의 중국의 분위기속에서 숙청을 무릎 쓴 위험한 시도였으나 오로지 인민들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런 정책을 펼 수 있었고 등소평 이후 중국은 도광양회의 유훈을 잘 지켜 왔으며 그로 인해 조용하게 키워온 힘은 G2의 기반을 닦은 밑거름이 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들어 시민들의 제조 영상이 꾸준히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교통 법규 위반 차량에 대한 운전자들의 영상 고발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운전자들은 차량 블랙박스 영상, 시민들은 개인 스마트폰의 동영상 촬영 기능을 이용해 국민신문고 또는 스마트 국민 제보 앱을 통해 다른 차량의 교통위반 사실을 고발한다. 때문에 경찰서 영상 고발 접수 처리자의 업무가 폭주하고 있으며 각 지구대로도 범법 사실 확인과 통고서를 발급받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일방통행로 역주행, 신호위반, 중앙선침범, 불법유턴, 난폭운전, 담배꽁초투기, 안전지대 불법주차 행위, 급차로변경, 그리고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하면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는 행위까지 고발을 한다. 내가 운전을 할 때 등 뒤에서 계속적으로 누군가 보고 있는 것이다. 위반 사실은 영상으로 증거가 딱 떨어지다 보니 법규 위반 차량 운전자는 자신이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지내다가 고발된 영상을 보고는 “내가 이랬나?”하면서 결국 사실을 인정하고 범칙금 납부통고서를 발부 받는다. 인천남동경찰서의 경우 시민 제보에 의해 고발된 영상 적발 처리 건수가 하루 수십여 건에 이…
2019년 상반기 경기소방의 구급출동 건수는 32만 3천959건으로 시간으로 환산하면 49초당 1회 출동을 했다. 이처럼 구급출동이 매년 증가하면서 동시에 같이 증가하는 것이 구급대원폭행사고다. 지난해 4월 전북 익산역 앞 도로에 쓰려져 있던 취객을 구조하던 구급대원이 폭행을 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처럼 국민의 생명을 구하고 위험에서 구출하기 위해 불철주야, 고군분투하는 119구급대원들이 오히려 더 큰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현행 소방기본법 제50조에 의하면 출동한 소방대원에게 폭행 또는 협박을 행사해 화재진압·인명구조 또는 구급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한, 폭행 방지를 위해 구급차내 CCTV설치, Wearable캠 보급 등 여러 가지 예방책을 내놓고 있지만 소방공무원 폭행사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처벌 규정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벌금형, 또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 폭행사범이 많아 실질적인 예방 효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경기도에서 발생한 구급대원 폭행은 모두 46건이었으나 이 중에서 처벌을 받은 것은 단 1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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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울에 있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짜뉴스와 인터넷저널리즘 위기진단’토론회가 열렸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후원하고 한국인터넷기자협회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김철관 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은 “전 세계가 인터넷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스마트폰과 쇼셜미디어의 대중화가 확산되면서 가짜뉴스의 폐해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국내에도 세월호 참사, 일본군 성폭력피해자, 조국 법무부장관 의혹 사건 등에 이르기까지 가짜뉴스에 대한 논란들이 대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잘못된 언론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짜뉴스는 사회통합과 민주주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가짜뉴스가 나돌 때마다 생산자와 유포자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여론은 그동안 꾸준히 확산돼왔다.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민주당 허위조작정보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박광온 의원)가 가짜 뉴스를 방지하기 위한 법률 개정안을 내기로 한 것이다.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가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를 방치할 경우 매출액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이다. 박광온 특위 위원장온 1일 국회에서 ‘
수원화성문화제가 고심끝에 축소 운영하기로 가닥을 잡고 3일 개막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를 위해 경기도내 행사 대부분이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내린 결정이라 쉽지 않았을 것이다. 수십 억 원의 예산을 투자해 격년으로 치러지던 세계적 축제인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도 직전에 취소를 결정한 상황이니 오죽할까. ‘축소’와 ‘취소’ 사이에서 ‘깊은 고민’이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도내에서 ASF 확진이 결정된 후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한 담당 공무원과 관계자들의 고민이 깊었던 흔적은 SNS 등 여러 곳에서 묻어났다. 특히 염 시장은 행사 개최 직전까지 ‘고민 중에 있다. 쉽지 않은 결정을 해야하기 때문에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고민의 중심에는 시민경제 활성화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화려하고 대외적으로 널리 알려진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과 ‘개막공연’을 취소했다는 점이 그 증거다. 외형보다 내실을 추구해온 염 시장의 평소 정치철학이 담긴 결정이라는데 다른 의견이 없는 까닭이다. 밖으로 보이는 화려함보다 시민을 중심에 두고 내실을 다지겠다는 지방정부주의자, 염 시장의 결정이 돋보인다.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의 주제는 ‘인인화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