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으로 9번이나 선출됐고 4개의 정당을 만들었으며 총리를 두 번이나 맡은 최초의 인물”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에게 붙은 수식어는 많다. ‘풍운의 정치인’도 그중의 하나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정치계를 풍미한 JP의 인생여정을 한마디로 집약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그는 거물급 정치인답게 상황이나 자신의 심정을 함축적으로 잘 표현한 촌철살인의 달인 이었다. 때문에 그의 뒤에는 항상 능변가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녔다. 뇌졸중으로 쓰러져 거동이 불편할 때도 변함이 없었다. 특히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졌을 때도 그랬다. 그는 당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하야(下野) 죽어도 안 한다. 누가 뭐라고 해도 소용없다. 5000만 국민이 달려들어서 내려오라고 해도 거기 앉아 있을 것”이라고 예견해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의 이른바 ‘뼈있는 말’의 시작은 60년대 초 부터다. 63년 권력의 중심에 있던 그가 4대 의혹 사건과 관련. 외유에 나가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떠난다”고 말한 것이…
우리는 생활 중에 예(禮)란 문제를 만나면 어찌해야 할지 몰라 부담을 느끼거나 어렵게 생각하거나 쉬이 고민에 빠지게 된다. 취업 면접에서든, 윗사람을 찾아뵙든, 사돈같이 어려운 분과 식사를 함께 하든, 예식이나 행사를 치르든, 특별한 자리나 만남에서 말이나 태도, 옷치레 등, 도대체 ‘禮’가 뭐길래 마음 씌게 하는지…. 공경의 표시 ‘禮’ ‘禮’는 서양(아브라함의 제사)이든 동양이든 하늘에 올리는 제사(禮=衣의관을 정제해+그릇에 재물을 담고+豆상을 차려+拜하늘에 절을 올리는)로 출발하여 군신관계 등으로 점차 확대되어 왔다. 동양에서의 ‘禮’는 주(BC1046~256)나라 당시 군자라면 누구나 교양으로 익혀야 할 6예(六藝~禮樂射御書數) 중 하나로 출발한 것을 공자(BC551~471)가 어린 날 학문에 뜻을 두고 주에 가서 배우고 왔다가 학문을 세우면서 제자들을 양성하고 고전을 정리(시경 서경 예경 악경 역경 춘추 등)한 것이 역대 왕조들의 통치 이념과 맞물려 사회 각층의 질서 규범과 정신적 이념으로 승화되어 왔다. 공자가 정립한 사상의 요체는 ‘仁’과 ‘禮’로 치자와 피치자 간의 치도와 공경의 도를 행함에 필요한 덕목을 정립한 것이니, 곧 정치적 이념에 부합
우연히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 아트 매니지먼트 관련 책을 검색하다가 발견한 책이 ‘고이데고문화회관(小出鄕文化會館) 이야기’라는 책이었다. 일본 니카타현 고이데고문화회관이 개관을 하고나서 10년간의 발자취를 다룬 책이었다.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관장을 추천하고 그가 지역 활성화와 공공극장을 연계해서 모든 것을 바치면서 공공극장을 운영해나가는 과정이 참으로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보여지는 형식이 아니라 그 지도자의 영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시설은 건설비에서 부터 운영비에 이르기까지 ‘판도라의 상자’와 같이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 특히 공공극장은 지출대비 수입에 한계점이 명확해 재정건전도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그래서 그 운영에 있어서 면밀한 검토와 지역민과 합의된 지역 공공성에 의해 제대로 운영이 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운영 대책을 세울 수가 없어진다. 그래서 경영성과, 합리적 운영, 공공성이라는 세 박자가 잘 돌아가야 한다. 그곳을 가기에는 너무나 먼 거리였다. 도쿄역에서 신칸센으로 타고 나가오카(長岡)역까지 갔다가 보통열차로 고이데역까지, 그리고 고
요즘 같은 형태의 아스피린을 개발한 사람은 독일 제약회사 바이엘의 화학자 펠릭스 호프만이다. 1897년 바이엘에 근무하던 호프만은 관절염을 앓던 아버지 때문에 특히 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살라실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약을 복용할 때마다 고통스러워 하는 아버지를 보며 연구를 거듭해 마침내 살라실산과 아세트산을 합성해 복용하기 편한 의약품을 개발했다. 호프만은 아세트산과 버드나무의 학명(spiraea)을 합성해 아스피린(aspirin)이란 이름을 지었다. 가루로 팔다가 1915년부터 알약 형태로 바뀌었다. 약품으로 출시 된 후 워낙 다양한 증상에 효과가 있어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약으로 꼽힌다. 지금도 매년 세계적으로 1조 알 이상이 팔린다. 해열 진통제의 대명사로 군림한 지 오래고 항염,항류머티즘제로도 쓰인다. 혈전을 억제해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까지 예방한다. 최근엔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등 각종암을 억제한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아스피린처럼 광범위한 질병의 예방 치료에 효험이 있으면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은 흔치 않다. 하지만 효능과 부작용을 둘러싼 논란도 그치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복용자중 평균 6%가 위장 장애를 일으켰다
자서전 /이우근 가을비 같았고 깨소금 같았고 은박지 같았고 시금치 같았고 찬물 한 그릇 같았다, 고 싶었던 스무 살 무렵도 있었습니다 이후로 지금까지 형편없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입니다 그렇지만 그냥 팽개칠 수는 없습니다 떠밀려 가더라도 손 내밀고, 혹은 끌려가더라도 드러누워 버팁니다 다만 저녁연기 피어오르는 사람들의 마을을 맑게 지켜봅니다 그 마음의 부동자세, 지속적이고 싶은, 다만 간절함으로. - 이우근 시집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한 번쯤 떠올려보는 것이 자서전이다. 특히 나이가 들어 힘들게 살아온 날들에 대한 회의가 들 때, 혹은 지나간 아름다웠던 한때를 되새겨볼 때, 그러한 일들을 글로 남길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을 한다. 그것은 지난 시간에 대한 반성과 아쉬움이며 또 다른 무언가를 향한 희망이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래도 우리가 자서전을 생각해볼 때 마음의 부동자세가 생긴다. 시인은 지나간 청춘이 깨소금 같았고 은박지 같았고 시금치 같았다 한다. 이후로 지금까지 형편없지만, 앞날을 생각한다. 그냥 팽개칠 수는 없는, 그리하여 다만 간절하고 지속하고 싶은, 그리하여 모든 것을 관조하며 살아가야 하는 우리네 삶. 어느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안이 발표됐다. 핵심은 경찰이 모든 사건에 대한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경찰이 수사하는 사건에 대해선 검사가 송치 전에는 수사지휘를 할 수 없다. 수직관계였던 검·경의 관계가 상호협력 관계로 바뀐다. 참여정부 시절부터 검·경 간에 논란과 갈등을 촉발한 수사권 조정의 초안이 우여곡절 끝에 나온 것은 일단 유의미한 일이다. 이번 수사권 조정안에서 검찰은 기소권을 유지하고 일부 특정 사건에 관한 직접수사권, 경찰수사 보완 요구권을 부여받았다. 경찰이 수사 재량을 대폭 늘렸지만, 검찰은 경찰수사 통제권을 그만큼 잃었다. 그동안 검찰은 본연의 업무인 송치사건 처리와 공소유지보다는 특수부, 공안부 등을 통한 1차 직접수사를 늘려왔다. 검찰 내에선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불만기류가 강하다고 한다.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검찰의 이런 반응은 실망스럽다. 검찰은 정부의 수사권 조정이 사실상 검찰개혁 차원에서 이뤄진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정부가 검찰을 개혁하려고 수사권을 조정하고 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을 추진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검찰의 직접수사 분야가 제한되는 것도 검찰 수
제주도가 예맨 난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3년째 진행 중인 예맨 내전으로 549명의 난민들이 말레이시아를 경유해 제주에 입국했다. 현재 남아 있는 난민은 486명이다. 이들은 난민 신청을 위해 제주에 체류하고 있다. 제주를 택한 것은 제주도가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2001년 제정된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근거,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다. 게다가 제주도가 안전한 지역이라고 알려지면서 많은 난민들이 들어오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의 난민 신청허가 문제를 놓고 국민들 사이에서 찬·반 양론이 맞서고 있다. 돌아가면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되는 예맨 난민들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받아들여 돌봐줘야 한다는 사람들도 많지만 난민 신청 허가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3일 난민 신청 허가를 반대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제주도 불법 난민 신청 문제에 따른 난민법, 무사증 입국, 난민신청허가 폐지/개헌 청원합니다’란 청원 참여 인원은 21일 오전 9시에 32만2천명을 넘어섰다. 청와대 게시판엔…
“현재 ‘부부’로 살고 있습니까?”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면 고민이 필요 없는 질문이다. 그런데 질문을 다시 보자. ‘결혼 생활’이 아니라 ‘부부’에 대한 질문이다. 많은 사람이 ‘부부’가 아니라 그냥 ‘결혼 생활’을 한다. 그것을 잘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한다. 여러분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인가? 혹시 부모 역할이나 경제, 가사, 육아 등 노동자 역할은 아닐까? 정말 ‘부부’로 살고 있을까? 결혼 후 시간이 지나면서 부부 사이에 원가족, 자녀, 직장 등 다른 존재가 개입한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부부 아포리아(난관)에 빠진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될 때까지 행복하자고 시작한 결혼 생활이 부부가 아닌 다른 것을 위한 삶이 되어버린다. 이 난관을 벗어나기 위해 무언가 필요하다. 바로 부부 사이에 개입된 것에서의 ‘독립’이다. 부모, 형제, 자매 등 원가족은 우리에게 소중한 존재다.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사람이다. 하지만 원가족이라도 부부 사이에 들어온다면 부부…
행복의 사전적 의미는 무엇일까?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살고 있는 기쁨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라고 정의되어 있다. 그렇다면 범인들이 생각하는 행복의 정의는 무엇일까? 저마다 그 대답은 다르며 특히 자신의 삶의 가치관에 따라 제각각 다르리라고 본다. 다만 공통적인 대답은 정신적이며 육체적인 만족을 행복이라고 정의내릴 법하다. 중국의 성현 노자는 말하기를 ‘행복이란 원하지 않는 곳에 있느니라’라고 했다. 이것은 아예 원하지 않는 그것이 바로 행복이라고 생각해도 되겠지만 인간의 무한정한 욕심을 경계하며 올바른 정신으로 자기의 일생을 깨끗하고, 본분을 잊지 말며, 분수를 지키라는 뜻인 것 같다. 작자 미상의 <신과 인터뷰>라는 시에서 ‘행복은 선택이다. 행복은 가까운 곳에, 현재에 있다. 행복은 쟁취해서 얻는 먼 훗날의 결과물이 아니다. 더 자주 웃고 더 많이 사랑하고 남과 비교하지 않는 것, 지금 이 자리에서 숨 쉬고 생각하고 있는 그 자체 즉, 우리 존재에 감사하는 것, 이것이 행복이다.’라는 말처럼 영어 단어에서 과거(past)는 역사(history)이며, 미래(future)는 수수께끼(mistery)이지만…
지난해 9월 부산항에서 ‘살인 개미’라고 불리는 붉은 불개미 1천200여 마리가 발견돼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이어 인천항에서 1마리, 부산항에서 2마리가 발견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엔 경기도 평택항에서 애벌레를 포함, 700여 마리나 발견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평택항 컨테이너터미널 야적장에서 붉은 불개미가 수백 마리 발견됐다고 밝혔다. 불개미 집도 발견됐다고 한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여왕개미는 포획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걱정이 된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개미는 여왕개미의 산란으로 개체수를 확산시킨다. 그러므로 반드시 여왕개미를 찾아내야만 한다. 방역당국은 점성페인트 방어벽, 스프레이 약제 살포, 컨테이너 소독 후 반출 등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붉은 불개미의 크기가 3~6㎜정도로 작아서 발견하기 쉽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다. 몸체가 적갈색인 붉은 불개미는 강한 독성을 갖고 있다. 꼬리 부분에 있는 날카로운 침에 찔리면 심한 통증과 가려움, 심한 경우 현기증과 호흡곤란 등 과민성 쇼크를 유발해 체질에 따라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살인개미라고 불리는 것은 북미에서 붉은 불개미 침에 찔려 사망한 사례가 다수 발생했기 때문이